| 지젝의 글쓰기의 난해함은 유명하다. 그가 슬로베니아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코메디일 것이다.. 어쨌든 이 책은 히치콕의 영화를 포스트 라캉적 시선으로 재단한 것이다. 지젝은 다양한 글들을 모았지만 인지도가 있는 저자는 제임슨 정도? 이 책은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것인가? 분명 영화라는 매체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제목에서 보여지듯이 지젝은 라캉의 개념들을 히치콕의 텍스트의 기반 위에서 징후로써 도드라지게 나타내려고 한 것 같다. 결과적으로 히치콕의 텍스트는 영화도 아니며 라캉의 텍스트도 아닌 어중간한 것이 되었다. 히치콕은 분명 정신분석학의 중요한 개념과 연관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그의 텍스트 중간중간에 드러나는 사건의 흐름같은 것들은 징후적으로 읽어낼 수 있으며 그럴 가치도 지닌다. 하지만 항상 드는 의문들.. 이러한 작업의 한계는 텍스트의 징후적 요소를 작가라는 위치에 무리하게 환원시키려는 시도로 자칫 오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플롯이나 스토리와 구별되어야 하는 영화 요소를 간과할 수 있는 부분은 정신분석학적 영화분석이 극복해야 할 어떤 것이 될 것이다. 지젝은 과연 이것을 극복했을까? 몇몇 글들에서 이것을 극복하지 못한 어리숙함 같은 것이 느껴지는 것은 나의 편견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