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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인력이 강한 소설과의 조우
"흡인력이 강한 소설과의 조우" 내용보기
오랜만에 강한 흡인력이 있는 소설을 만났다. 강한 흡인력이란 정의는 간단하다. 나를 밤새우게 만든 책이라는 뜻이다. 근 420페이지의 분량의 소설이 왠만한 흡인력없이는 나를 밤새우게 만들지는 못한다. 밤새서 책읽는 것이 어렵다는 게 아니라 근래에 들어 나에게 보기 힘들다는. 각설하고. 이 책을 선택한 건 앞서 글을 올려주신 분들의 극찬과 제목에서 받아지는 호기심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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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강한 흡인력이 있는 소설을 만났다. 강한 흡인력이란 정의는 간단하다. 나를 밤새우게 만든 책이라는 뜻이다. 근 420페이지의 분량의 소설이 왠만한 흡인력없이는 나를 밤새우게 만들지는 못한다. 밤새서 책읽는 것이 어렵다는 게 아니라 근래에 들어 나에게 보기 힘들다는. 각설하고. 이 책을 선택한 건 앞서 글을 올려주신 분들의 극찬과 제목에서 받아지는 호기심에서였다. 처음 시작하는 부분에서는 사실 실망스러웠다. 되도록이면 간결하고 쉬운 문장을 선호하는 나에게는 첫 페이지에서 시작되는 묘사, 너무나 문학적인 표현 들이 눈에 거슬린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나름대로 그런 부분이 필요한 뜻을 조금이나마 알겠다. 내용에 관한 글은 대충 넘어가겠다. 주인공들은 취재기자 인영, 대학후배 명윤, 갑자기 사라진 의선, 의선을 찾아나가는 과정에서 알게되는 10년간 탄광사진을 찍어온 장씨, 의선의 아버지로 밝혀지는 광부 임씨 등이다. 이들은 대부분 상처로 인해 삶이 왜곡되었거나 삶을 간신히 버티어나가는 사람들이다. 생활환경에서 시작된 상처, 아내의 가출, 아버지의 가출, 어려운 생활고, 언니의 갑작스런 죽음..이유는 서로 달라도 그들의 모습은 한결같이 상처받은 자들이다. "검은 사슴"에선 의선이라는 묘한 주인공이 등장한다. 평범한 회사생활을 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눈부신 햇살에 자신도 모르게 대낮 도로에서 나신으로 뛰어 다니는 여자..그녀를 사랑하게 되는 명윤이 선배인 인영을 설득해 그녀를 찾아나가는 과정이 이글의 주된 스토리다. 의선이란 여자는 왠지 다른 소설을 떠올리게 한다. 이외수의 들개, 신이현의 숨어있기 좋은방, 이남희의 사십세...그 속에 나오는 주인공들과 비슷한 얼굴을 하고 있다. 글이 길어지는군. 다시 각설한다. 다 읽고 난 지금은 사실 아주 크게 각인되어 남은 것은 없다. 그러나 읽는 와중엔 도저히 몰입하지 않고는 못 배긴다. 다시 한번 읽고 싶다. 괜찮은 소설이라고 권해주고 싶다. 많은 이야기들이 탄탄하게 구성되어있어 읽어나가는 재미가 크다. 또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상처를 다른 이에게서 확인하고 위안받을 수도 있다.

[인상깊은구절]
인영은 자신의 직업에 관련된 모든 사무를 완벽에 가깝게 처리했지만 개인적인 일들은 엉망이었다. 이를테면 그녀와 영화보기, 전시회 함께 가기 따위의 약속을 했을 때 그것이 단박에 실행되는 일은 드물었다. 그녀는 사무 외의 스케줄은 거의 관리하지 못해 사람들을 실망하게 했다. 사람들은 그녀가 무심하다고, 마음이 찬 일중독자이며 깊은 관계를 맺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들의 생각이 어느 정도 옳았다. 인영은 사람들이 먼저 전화해주면 반가워하기는 했지만 결코 먼저 연락하는 법은 없었다. 그녀는 자급자족하는 조그만 섬에서 혼자서 살아가는 가난한 주민과 같았다. 그녀의 에너지는 자신에 호의를 베푸는 사람들에게 그에 상응하거나 약간 못한 보답을 하는 것만으로도 녹초가 될 만큼 빈약했다. 더구나 그런 식으로 형성된 인간관계조차 조금만 더 나아가려 하면 완고한 성벽 같은 그녀의 경계선에 부딪히게 되는 것이었다. 그녀에게 호감을 가졌던 사람들은 대부분 그 성벽 바깥에서 물러서곤 했다.
t******e 2001.01.17.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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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움까지 아름답게 표현하는 소설
"어두움까지 아름답게 표현하는 소설" 내용보기
언젠가 한강의 소설이 도가 지나치게 어둡다는 평을 읽은 적이 있다. 그렇다. 그녀의 소설들은 하나같이 어둡고 쓸쓸한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쾌활한 사람들은 좀처럼 보기 어렵다. 하지만 그녀가 그리는 어두움과 쓸쓸함은 삶의 막바지, 또는 상처로 얼룩진 삶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어두움으로 고통을 받으나 절대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항상 누군가를
"어두움까지 아름답게 표현하는 소설" 내용보기
언젠가 한강의 소설이 도가 지나치게 어둡다는 평을 읽은 적이 있다. 그렇다. 그녀의 소설들은 하나같이 어둡고 쓸쓸한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쾌활한 사람들은 좀처럼 보기 어렵다. 하지만 그녀가 그리는 어두움과 쓸쓸함은 삶의 막바지, 또는 상처로 얼룩진 삶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어두움으로 고통을 받으나 절대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항상 누군가를 찾는다. 누군가를 찾는다는건 그래도 희망이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작가의 다른 뛰어난 점은 템포를 조절할 줄 안다는 것이다. 작가가 템포를 잃어버리면 자잘한 부분을 너무 무시하며 지나가게 된다. 그런 글은 소설이라는 이름을 붙이는것 자체가 너무 이상하다. 그런 면에서 한강의 소설은 정말로 소설같은 소설(?) 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의선의 행방을 추적하는 인영과 명윤. 그들이 우연히 의선의 행방을 알게 되는 부분에서는 말할 수 없는 긴장감마저 느껴졌다. 하지만 끝내 그들은 의선을 찾지 못했다. 약간의흔적만 발견하였을뿐. 묘한 아쉬움을 남기지만, 한편으로는 그들이 의선을 찾았다면 소설이 얼마나 어색하게 됐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햇빛은 보는 순간 녹아버린다는 검은사슴. 그토록 그리워하는 빛이건만 그걸 보는 순간 녹아 죽어야만 하는 운명은 곳 우리 현대인들의 모습이 아닌가 한다. 죽음에 이르렀을때 사람은 진정한 평화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9*****5 2000.08.23.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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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치끝이 아파왔던 그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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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나서도 며칠 동안은 명치끝이 계속 아팠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한숨이 새어 나왔다. 이 책을 추천해 준 사람을 잠깐 동안 원망도 했다. 세상 살아가기도 가뜩이나 힘들고 버거운 내게 이런 늪같은 책을 추천해 주다니... 아직도 의선이, 입고 있던 옷이 자신의 몸을 옭죄어 와서 자신도 모르게 대로에서 옷을 벗었던 그 여인의 모습이 눈에 밟히는 듯 하다. 의선만 그런
"명치끝이 아파왔던 그들의 이야기..." 내용보기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며칠 동안은 명치끝이 계속 아팠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한숨이 새어 나왔다. 이 책을 추천해 준 사람을 잠깐 동안 원망도 했다. 세상 살아가기도 가뜩이나 힘들고 버거운 내게 이런 늪같은 책을 추천해 주다니... 아직도 의선이, 입고 있던 옷이 자신의 몸을 옭죄어 와서 자신도 모르게 대로에서 옷을 벗었던 그 여인의 모습이 눈에 밟히는 듯 하다. 의선만 그런가? 자신의 기둥이자 분신과도 같았던 언니를 기억하며 바다의 모습을 촬영했던 인영은 또 어떤가.. 그리고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나약하기만 한 명윤에 광부들 사진찍기에 미쳐버린듯 열성을 쏟았던 장씨는 또 어떠한가? 하지만 저주하고 싶도록 무거운 삶의 단면을 갖고 사는 건 비단 이 사람들뿐만은 아닐 것이다. 내 부모도 내 친구도 또 그 밖의 많은 사람들도 다 자기만의 고통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자 난 이 소설이 더 미워졌다.
j*****s 2003.12.23.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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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사슴을 쫓다보면 상처입은 나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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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인터넷이나 신문을 통해 작가 한강에 기사를 대한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한강의 대표작품인 [채식주의자]가 노벨문학상, 프랑스의 콩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문학상으로 꼽히는 영국의 맨부커상에 후보로 올랐다는 기사나, 얼마전 끝난 프랑스 국제 도서전에서 그녀의 작품이 인기를 끌었다는 기사이다. 개인적으로는 아쉽게도 아직 [채식주의자]라는 작품을 읽은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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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인터넷이나 신문을 통해 작가 한강에 기사를 대한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한강의 대표작품인 [채식주의자]가 노벨문학상, 프랑스의 콩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문학상으로 꼽히는 영국의 맨부커상에 후보로 올랐다는 기사나, 얼마전 끝난 프랑스 국제 도서전에서 그녀의 작품이 인기를 끌었다는 기사이다. 개인적으로는 아쉽게도 아직 [채식주의자]라는 작품을 읽은 적이 없다. 이번 기회에 이 책을 구입해서 읽으려고 생각하던 도중에 책꽂이에 꽂여 있는 이 책에 눈길이 갔다. 한강의 [검은사슴]은 그녀의 첫 장편소설이다. 이 책은 그녀의 소설들이 90년대 후반 여러 여성작가들의 소설과 함께 인기를 얻기 시작할 때 관심을 가지고 구입했던 책이다. 


10년 넘게 내 책꽃이에 꽂여 있던 이 책을 읽으려 몇 번의 시도를 했었다. 하지만 작품 초반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암울한 상황이 당시의 내 상황과 너무 비슷해 읽을 때마다 마음이 무거웠다. 결국 3분의 1정도 이 책을 읽다가 그 묵직함에 눌려 읽기를 포기했었다. 이번에 다시금 이 책을 집어 들어 읽기 시작했고, 어느 정도 분량을 읽기 시작한 다음부터는 저자가 이끄는 강원도의 탄광마을로 나도 함께 걸어가고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주된 감정은 '서늘함'이었다. 무언가 날카롭고 예리한 것을 마주대할 때 느끼는 그 서늘한 느낌이 들었다. 어렸을 때 손으로 어린 시절 손으로 책가방 속을 뒤지다가 미처 접어놓지 못한 연필깍기 칼날을 잡았을 때의 서늘함이, 또는 박물관에서 날이 선 장검의 칼날을 보았을 때의 서늘함과 비슷한 감정들이 느껴졌다. 마치 예리하고 날카로운 한강이라는 작가의 마음 속을 들여다보는 느낌이다.



소설은의 내용은 잡지사 기자인 '인영'이 후배 '명윤'의 부탁으로 '의선'이라는 여자를 찾으러 가는 내용이다. 의선은 원래 인영이 일하던 잡지사 아래 층에서 제약회사 계약직 직원이었다. 우연히 지하철에서 마주한 의선을 마주한 인영은 그 날 갈 곳이 없다던 의선을 자신의 자취방에 재운다. 그 후 얼마 있다가 의선의 정신을 잃고 옷을 모두 벗은채 거리를 달리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 날 저녁 집에 돌아 온 그녀는 자신의 집 앞에 서 있는 의선을 발견한다. 그리고 둘은 함께 생활을 한다. 우연히 인영의 집에 들린 명윤은 의선을 보고 호감을 느낀다. 의선은 재정신이 아닌 상태였음에도 명윤은 집착적으로 의선을 사랑한다. 그러나 어느날 의선은 사라진다.


소설은 명윤의 부탁으로 인영이 함께 의선의 고향으로 추정되는 강원도 탄광마을인 '황곡'이라는 곳으로 여행을 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둘은 의선을 쫓는 여행을 하면서 자신들의 과거의 상처를 만나게 된다. 명윤은 한 때 촉망받는 작가였으나, 지금은 아무런 글도 쓰지 못한채 자포자기의 삶을 살고 있다. 그가 이렇게 사는 이유는 과저의 상처 때문이다. 그는 어린 시절 병든 아버지 밑에서 몸서리치는 가난을 겪었고, 그 가난으로 인해 막내 여동생인 명아를 잃어버렸다. 그는 이런 죄책감에 시달리며 의선을 사랑하고 돌보는 것에 집착하게 되었다.


명윤이 학창 시절 공부에 열을 올릴 수 있었던 것 역시 그 연탄 공장 골목과 아버지에게서 벗어나고 싶어서였다. 그는 서울에 잇는 대학에 들어가 먼 거리를 핑계로 따로 방을 얻을 생각이었다. - 중략- 그러나 여름밤 모기장을 치고 마루에 잠들어 있는 아버지의 얼굴을 볼 때마다, 그 곁에서 새우잠을 자는 어머니의 등에서 풍겨오는 미미한 파스 냄새를 맡을 때마다, 그는 그 모든 것들을 일시에 배반해버리고 싶다는 은밀한 욕망을 느꼈다.

이제 아버지와 어머니는 죽었고 누이들은 모두 제 가족들을 만들어 떠났다. 더 이상 명윤을 속박하는 가족은 없었다. 그런데도 명윤은 습관적으로 계속해서 달아나려 하고 있다.

아니, 어쩌면 명윤은 그전보다 더한 속박감을 느꼈다. 눈만 돌리면 기다리고 있는 음습한 기억들, 이 세상의 지옥 끝 어디쯤에 명아를 방치해둔 무력감, 그 지긋지긋한 자괴감 땨위로부터 단칼에 벗어나기를 원했다. (P135)


인영의 상처는 소설의 후반에서야 드러난다. 소설은 초반에는 주로 명윤의 시각에서 보는 인영의 차가운 성격에 대한 묘사가 대부분이었다.


인영은 사람들이 먼저 전화해주면 반가워하기는 했지만 결코 먼저 연락하는 법이 없었다. 그녀는 자급자족할 수 있는 조그만 섬에서 혼자서 살아가는 가난한 주민과 같았다. 그녀의 에너지는 자신에게 호의를 베푸는 사람들에게 그에 상응하거나 약간 못한 보답을 하는 것만으로도 녹초가 될 만큼 빈약했다. 더구나 그런 식으로 형성된 인간관계조차, 조금만 더 나아가려 하면 완고한 성벽 같은 그녀의 경계선에 부딪히게 되는 것이었다. 그녀에게 호감을 가졌던 사람들은 대부분 그 성벽 바깥에서 물러서곤 하였다. (P36)


소설 후반에 가서야 인영의 상처의 실체가 드러난다. 그녀는 어린 시절 홀어머니와 언니와 함께 살았다. 실질적인 가장의 역할을 감당하던 언니는 대학을 입학하고 어렵게 떠난 제주도여행에서 실종된다. 낚시배에 탔다가 배가 전복될 때 자신의 구명튜브를 친구에게 주고, 자신은 물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이다. 그 후로 그녀는 사람과의 관계에 벽을 쌓고 살았다.


그 무렵부터였을 것이다. 나는 누군가를 처음 만날 때면 이 사람은 튜브를 던져줄 수 있는 사람인가를 생각했다. 그것은 쉽게 사람을 환멸하게 만드는 생각이었다. 결코 타인에게 튜브를 던지지 못할 사람도 있었고, 던져야 할지 말아야 할지의 경계에서 미쳐버릴 것 같은 사람도 있었으며, 아무런 생각 없이 던져주고 말 사람도 있었다. 튜브를 거머쥔 꿈속의 내 모습이 스스로 환멸하고 증오하게 만들었다.(P328)



소설에서는 예리한 인물묘사와 함께 황곡이란 탄광도시에 대한 묘사가 이어진다. 이미 폐광만이 넘쳐나는 한물간 탄광도시는 검은색 어둠과 찬바람에 을씬년스럽게 묘사된다. 그리고 남은 사람들은 탄광 깊은 곳에서 가졌던 육신과 마음의 상처에 시달리고 있다. 저자는 이런 폐광 마을을 묘사함으로서 어둠 속에 갇혀 있는 인간의 아픈 상처를 묘사한다.


이와 함께 등장하는 이미지가 검은사슴이다. 여기서 등장하는 검은사슴이란 광부들 사이에서 전해지는 전설의 동물이다. 동굴 깊숙한 곳에는 혼자만 사는 검은 사슴이라는 것이 있다. 광부들은 어느 순간 깊은 동굴에서 이 검은 사슴과 마주한다. 검은 사슴의 소원은 한 번이라도 빛을 보는 것이다. 그러나 광부들은 사슴의 소원을 들어주기 보다는 그 뿔을 자르고 이빨을 뽑는다. 그렇게 검은 사슴은 햇볕을 보지 못하고 사람의 손에 죽어간다. 혹시나 운 좋게 햇볕을 본 사슴은 그 햇볕을 보는 순간 순시간에 녹아내려 살쾡이의 먹이가 된다.


몰락한 을씬스러운 검은 탄광마을과 어둠 속에 갇혀 있다가 사람들에게 살해되는 검은사슴의 이미지는 이 소설의 주된 이미지이다. 그리고 이 둘의 이미지는 상처입은 인간의 내면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또한 검은 사슴은 '의선'을 의미하기도 한다. 더 나아가 결국 그 검은 사슴은 상처입은 '인영'과 '명윤'이기도 하다. 결국 '인영'과 '명윤'은 상처입은 검은 사슴인 '의선'을 쫓아가다가 결국 자신들 안에 있는 상처입은 검은 사슴을 발견하게 된다.


빛깔 때문에 분별하지 못했던 짐승이 다가오는 것을 나는 마침내 보았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검은, 목이 잘록하고 다리가 기다란, 자그마한 사람의 몸집만한 짐승이었다.

그 짐승이 거의 구별 없이 어둠에 뒤섞여 있었으므로 나는 그 얼굴이나 눈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그것과 나의 시선이 잠시 허공에서 만났다. 찰나 길쭉한 다리가 유연한 걸음ㅇ로 겅중겅중 움직였다. 아궁이의 불빛이 비치지 않는 먹물 같은 어둠 속으로 그것의 몸이 비껴졌다. 나는 어둠에 멀어비린 듯한 누을 손등으로 문질렀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P340)



한강 작가의 거이 초기작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작품에서 나는 그녀가 가지고 있는 서늘한 감성을 만났다. 마치 끊어질듯한 가느다란 실과 같은 운율을 가지고 있는 릴케의 시처럼, 불안정하고 위태로운 고호의 그림처럼, 그녀의 소설은 읽는 이로 하여금 내내 위태로움과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그러면서도 무언가 잡을 수 없는 떨림과 섬세함이 마음 속으로 전해진다. 물론 대부분의 위대한 작가들의 초기작에서 발견되는 구성상의 부족함이 이 작품에서도 보여진다. 긴 이야기의 구성에서 전개가 조금 느리고, 반복되는 듯한 지루함이 있기도 하다. 내용의 연결부분에서 조금의 매끄럽지 못한 부분도 느껴진다. 그럼에도 그 이야기를 끌고 가는 섬세한 감성과 묘사로 인해 작품의 인물들이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가지게 한다.

 

 

 

 

i*******3 2016.03.20. 신고 공감 2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그들이 황곡으로 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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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익. 책을 덮고 나서 초조하게 담뱃불을 붙였다. 숙취가 덜 깼던, 얼마 전의 아침처럼 손가락이 가늘게 떨렸다. '검은 사슴' 일주일이 넘게 가방에 넣고 다녀 어느새 귀퉁이가 뭉그러진 책을 지금에서야 다 읽고 나서 나는 왜 내 손이 떨리는 가를 생각한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에는, 그리고 며칠 동안 진도가 나가지 않아 초조한 마음으로 사람들에게 '아, 이 책은 읽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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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익. 책을 덮고 나서 초조하게 담뱃불을 붙였다. 숙취가 덜 깼던, 얼마 전의 아침처럼 손가락이 가늘게 떨렸다. '검은 사슴' 일주일이 넘게 가방에 넣고 다녀 어느새 귀퉁이가 뭉그러진 책을 지금에서야 다 읽고 나서 나는 왜 내 손이 떨리는 가를 생각한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에는, 그리고 며칠 동안 진도가 나가지 않아 초조한 마음으로 사람들에게 '아, 이 책은 읽는 것이 너무 힘들어' 되지 못한 엄살을 늘어 놓을 때에는 머릿 속으로 다른 서평을 생각하고 있었다. 대학교때 줄곧 채 익지 않은 영어로 써내려가던 레포트처럼. 『작가는 황곡으로 가는 길 위에 난 철로 처럼 대비되는 상황을 설명하는 것으로 작품의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늙은 개와 의선, 장과 그의 아내, 명윤과 인영. 삶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을 상실하고 어둡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기위해 작가는 계속해서 구불구불 난 강원도 철길처럼 이미지를 병치시키고 있다. 거듭되는 어둠이 겹겹이 내려앉아 그 무거움에 짓눌리는 것을 바라는 것이었을까. 작가의 의도가 그러했다면, 이 소설은 그런 면에서 성공한 작품이다.』 오가는 전철 속에서, 샤워꼭지를 비틀어 뜨거운 물에 하루의 때를 씻어내면서, 나는 이런 내용들의 감상문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것은 내가 작품에 몰입하지 못했을 때의 일이다. 사실 작가는 너무 많은 이야기를 숨기고 있었다. 사백쪽이 넘는 분량의 소설 중반부가 넘어갈 때까지도 짤막한 단문들을 연결해 놓은 문단들은 내내 지루하도록 정교한 세부묘사에 치우쳐 있었다. 나는 읽다가 곧 피로를 느끼고 책을 덮곤 했다. '좀더 끈기가 필요한걸까' 한번 책을 잡으면 쉽게 놓지 못하는 내 스타일에 비추어 '검은 사슴'은 너무 진도가 나가지 않는 소설이었다. 얘기를 너무 감추는 작가가 미웠다. 빨리 결말을 보고 이 어둡고 숨을 조여오는 소설을 덮어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중반이 넘어가면서 빠른 속도로 작가는 모든 것을 풀어놓았다. 그동안 참고 있던 이야기의 물고를 더이상은 견디기 어려웠던 동네 아낙처럼, 세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불행들을 한자리에 사열해 놓은 채 순위를 매기려는 듯, 읽는 이의 가슴을 쥐어짜게 만드는 이야기들을 풀어놓을 때에는 이제껏 주인공 인영처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오던 작가도 흥분을 하기 시작했고, 나도 따라서 호흡이 가빠졌다. 마치 벼랑끝에서 급정거를 하는 자동차처럼 날카로운 파열음을 내고 소설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은 채, 독자들에게 모든 것을 알려주는 것은 작가의 자존심이 허락치 않는다는 듯이 허무하게 끝나버린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나는 심한 멀미를 느꼈다. 이제까지 정리하면서 읽었던 모든 명료한 사고가 한순간에 책속의 주인공들이 그렇게 자주 뇌까렸던 '눈빛'으로 덮인 것처럼 막막해졌다. 차근차근 다시 짚어보자. 순간 적당히 유지했던 거리를 잃어버리고 헤맸던 나는 모든 이들이 마법에 걸린 듯이 찾아갔던 '황곡'이라는 폐탄광촌을 떠올린다. 산으로 둘러싸여 음울하기 짝이 없는, 이곳에도 사람들이 태어나고 발랄한 어린 시절을 보내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울려퍼질까, 의심스러운 그런 기괴한 곳으로 그들은 왜 찾아갔던 것일까. 어렸을 때 언니를 잃어버리고, 어머니마저 그 언니를 따라 보냈던 인영의 음울한 과거. 창녀촌으로 떠난 어린 동생을 찾아 전국을 떠돌았던, 찌든 가난이 석탄재처럼 묻어 있는 명윤. 탄광의 아픔을 찍었던 사진들을 모두 화재로 날리고 아내까지 잃어버린 채 폐인의 삶을 사는 장. 괴로운 과거에 대한 기억을 닫는 것으로 남은 시간을 견디려했던 의선. 이 모든 사람들은 마치 자석에 이끌리듯이 하나 둘 '황곡'이라는 곳으로 모여든다. '귀소본능'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는 이들의 행위, 힘든 여행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하는 사이에 희고 견고했던 담배 한가치가 부스스, 흩어지는 재로 변했다. 자신들의 과거를 부정하기 위해서 눈물겹게 애를 썼던 그들은 어이 없게도 '황곡'이라는, 그 불행이 석탄재처럼 날리는 곳에 가서야 무너졌던 자아를 찾게 되는 것이다. 불행도 수돗물처럼 정화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부정하고 떨쳐버리는 것이 아니라 불행을 스스로 감싸 안고 인정하는 행위를 통해서만이 정제되어 온전한 하나의 과거로 자리매김 되는 거라고. 불행한 과거를 부정한다는 것은 결국 자아의 한쪽 귀퉁이를 상실한 채 불완전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작가는 지칠 줄 모르고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들의 모습을 들이대면서 집요하게 주장하고 있다. 자신의 죽음도 예감하지 못한 채 오직 빛을 보기 위해서 어둠을 헤치고 가는 검은 사슴이 결국 빛을 보면 한순간 그 빛을 이기지 못하고 녹아내리는 것처럼, 네가 어두운 과거를 너의 한 부분으로 인정하지 않는 이상은 밝은 미래란 네게 허락되지 않는다. 작가가 말하고 싶은 잔인한 진실이 가슴을 내내 후빈다. 한 사람의 논조로는 이런 잔인한 진실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까봐 불안했는지, 작가는 여러명의 화자를 통해서 조각맞추기를 하듯이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설득력을 높이고자 했을까, 산만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꽤 긴 작품의 길이에 비해서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효과를 얻어내고 있다. 조금더 깊이 생각을 해야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을 할 수록 마음이 무거워질 것 같아 서둘러 생각을 매듭져야 겠다는 느낌이 든다. 내 가슴이 두근거리는 이유가, 앞으로 내가 끌어안아야 할 불행이 버거워서인지, 오랜만에 좋은 작품을 만난 작가에 대한 고마움인지 조차 가려지지 않는 혼란스러운 밤이다. 마지막으로 시치미를 떼고 다음의 객관적인 사실을 나열하는 것으로, 이 어디에도 싣기 부적당한 이 감상문을 끝맺어야겠다.
n******e 1999.09.27.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어둠 속의 나를 찾아서,검은 사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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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원 작가에 빠져서 그의 책들을 읽다가 '한강'이란 작가를 알게 되었고 또 그녀의 책에 빠져서 몇 권의 책을 읽었고 이 책 또한 읽어 보리라 구매해 놓고 미루다 읽게 되었다. 그녀의 첫 장편소설,그런데 표지의 소개처럼 친숙하면서도 왠지 낯설어 페이지가 잘 넘어가지 않고 자꾸만 같은 곳을 반복하고 있는 것만 같은 생각이 들어 더 오기를 부려 읽어 보았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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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원 작가에 빠져서 그의 책들을 읽다가 '한강'이란 작가를 알게 되었고 또 그녀의 책에 빠져서 몇 권의 책을 읽었고 이 책 또한 읽어 보리라 구매해 놓고 미루다 읽게 되었다. 그녀의 첫 장편소설,그런데 표지의 소개처럼 친숙하면서도 왠지 낯설어 페이지가 잘 넘어가지 않고 자꾸만 같은 곳을 반복하고 있는 것만 같은 생각이 들어 더 오기를 부려 읽어 보았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녀의 필력은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이 정말 첫 장편이라니 여리여리한 그녀의 모습과는 너무도 대조적인 듯한 이 거대함은 무엇인지.소설을 잡고 나서부터 검은 사슴 한마리가 내 영혼에 각인된 듯 하다.

 

잡지사 기자인 인영에게 명윤은 의선을 찾으러 가자고 한다.의선에 대하여 알고 있는 것은 거의 없다.그가 한 이야기 속에서 겨우 알아 낸 것은 탄광이 있던 황곡인가 하는 지명과 연골등 몇 안되는 단어들밖에 없다는 것이다. 의선은 인영이 다니는 잡지사 아래층 제약회사에서 일하던 아가씨인데 어느 날 갑자기 대로변에서 옷을 모두 벗어 버리고 거리를 달리던 일이 있어 모두에게 회자되던 아가씨이다.그런데 그녀가 갑자기 인영의 집앞에 나타나 인영은 그녀와 동거아닌 동거를 하게 되었지만 그녀에 대하여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인영이 아끼던 바다사진까지 몽땅 태워 버렸다.그리고 그날 목욕탕에 가겠다고 나서고는 없어진 것이다. 어디로 갔을까 기억도 흐리고 정신마져 온전하지 못한 그녀가 갈 곳이란 도대체 어디란 말인가.그런 의선을 명윤은 왜 좋아했는지.

 

인영은 겨우 그들이 가야 할 곳의 사진작가와 이야기 구성을 대충 짜 놓고는 의선을 찾아 보기로 한다. 탄광이 있었지만 지금은 폐허가 된 곳에서 그들이 마주하게 될 것은 무엇일까.출발부터 명윤은 무척 흔들린다. 가진 것도 없어 탈탈 털어서 가지만 기차를 타는 것도 무서워 하고 모든 것을 무척이나 불안하게 만든다. 그런면에서 인영은 강단이 있다고 할까. 그런 인영과 함께 하니 여행은 아니 의선을 찾아 나서는 취재는 아무 탈 없이 잘 끝날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그게 아니다. 산을 넘으니 다시 더 거대한 산을 만나는 것처럼 더 큰 난관이 그들을 가로막고 있듯이 무척 힘들게 한다. 숨을 들이 마시고는 언제 내쉬어야 할지 모를 것처럼 숨 막히게 만드는 이야기의 전개,그러면서 빠져들어 읽게 만든다.

 

의선을 찾아 나선 길은 그들이 잃어 버렸던 '검은 사슴'을 만나는 길처럼 그들에게는 과거 자신의 '나'와 만나는 시간과 같다. 실체는 존재하지만 어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모르는 것처럼 언제 어디서 검은 사슴을 만날지 모르는 상황이지만 이 터널을 꼭 지나야만 한다. 광부들 사이에서 전해지는 '검은 사슴'에 대한 전설,광부를 만나 햇빛이 쏟아지는 지상으로 나갈지 모른다는 희망에 자신의 이빨과 뿔을 주지만 어두운 땅 속에서 죽어가야만 하는 검은 사슴,그것은 과거 자신의 '아픔'이다. 명윤은 가난 때문에 막내 동생 명아가 집을 나가게 되고 동생을 찾으러 다녔던 이야기가 전개 되며 인영은 엄마와 언니와 살았는데 집안의 가장이나 다름없던 모든 것을 가졌다고 생각되었던 언니가 제주도 여행에서 친구와 자신의 생명을 바꾸면서 그녀의 삶 또한 변하게 되었다.과거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그들에겐 의선이라는 인물은 그들에게는 과거이며 현재이고 미래다.그래서 그녀를 꼭 찾아야 되는 이유다.

 

그저 밖으로 끄집어내지 않고 어두운 굴 속에 그대로 두면 언젠가는 서서히 죽어갈 검은 사슴처럼 그들의 과거 또한 그대로 두면 언젠가는 그들의 가슴 속에서 사라져 아니 지워져 버릴 것이다. 스스로 묻어 두는 것이겠지만.하지만 그들은 방치해 두지 않고 황곡이라는 이제는 폐허가 된 탄광에서 그들의 과거를 들추어 내어 한번 더 보듬어 준다.연골의 의선이 찾아 왔던 그의 아버지 집처럼 그들은 과거 아픔에게 화해주를 건낸다.막장의 광부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아니 좀더 살아 있는 사진을 원했던 장처럼 과거의 아픔을 있는 그대로 날 것 그대로 꺼내어 고스란히 아픔으로 겪어 내며 이겨낸다. 모진 환경 속에서 지독한 감기로 일어나지 못할 것만 같았던 명윤도 일어났고 기차 사고로 모든 것을 날렸어도 인영은 건재하다.살아가면서 검은 사슴 같은 과거의 아픔 한가지 없는 이가 있을까.그 아픔을 간직하고 있기에 더 밝은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게 되는 이야기다.

 

인영과 명윤이 찾아 다녔던 의선의 존재는 간혹 등장을 한다. 그녀의 시선에서 마주하는 인영과 명윤의 이야기도 등장을 하고 그녀가 어디엔가는 존재함을 간간이 나타내며 그녀가 없어도 그들의 과거와 마주했던 황곡여행 후의 그들의 삶은 희망적으로 소설은 끝이 난다고 본다. 의선이라는 존재는 어쩌면 우리 의식속의 어떤 존재나 생각이라 할 수도 있다. 의선을 만나기 전과 후,검은 사슴의 존재를 알기 전에는 몰랐던 과거속에 잠들어 있던 것들과 마주하는 순간 검은 사슴이 누리지 못했던 햇빛이 있는 희망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더욱 강하게 느끼게 해주는 이야기를 작가는 여리면서도 강하고 때로는 소름이 돋게 표현해 낸다. 탄광의 이야기는 실감나면서도 그녀와 함께 호흡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잘 표현해 놓았다.사진을 좋아하는 작가라 사진작가에 대한 이야기도 능숙한데 탄광에 대한 자료나 이야기도 사전답사가 있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그려 놓아 철저한 준비가 밑바탕이 된 소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y******2 2016.06.1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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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과거들이 회오리쳐 만들어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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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하늘, 그 이외의 것은 프레임 바깥으로 치운 채 오로지 바다와 하늘만 사진에 담는 여자. 대학 새내기 시절 교내 문학상을 타고 어린 나이에 등단하고 여러 곳에 기고도 하였으나 최근 3년여간 글을 놓아버린 남자. 그 여자와도, 그 남자와도 한 방에 살았던, 깡마른 몸으로 생각나지 않는 과거를 떠올리려 애쓰던 또 다른 여자. 또 다른 여자는 사라졌고, 남은 남자와 여자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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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하늘, 그 이외의 것은 프레임 바깥으로 치운 채 오로지 바다와 하늘만 사진에 담는 여자. 대학 새내기 시절 교내 문학상을 타고 어린 나이에 등단하고 여러 곳에 기고도 하였으나 최근 3년여간 글을 놓아버린 남자. 그 여자와도, 그 남자와도 한 방에 살았던, 깡마른 몸으로 생각나지 않는 과거를 떠올리려 애쓰던 또 다른 여자. 또 다른 여자는 사라졌고, 남은 남자와 여자는 그녀를 찾아나선다. <검은 사슴>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현재의 주인공들 모습은, 그렇다.


하지만 이건 그들의 현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바다 사진을 찍던 여자의 언니는 바다에서 죽었다. 구명정을 남에게 양보하고 차가운 물 속에서 발버둥치다 죽었다. 여자는 타인을 바라볼 때 '저 사람이 내게 구명정을 양보할 사람인가'로 판단했고, 결국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못했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열어제친 사람이 기억을 잃기 전, 한없이 자기 것을 내어주려 했던 또 다른 여자였다. 더 이상 글을 쓰지 않는 남자의 고향은 탄광촌. 남자의 가족들 모두는 그 탄광촌으로부터, 가난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했다. 그 열망을 가출이라는 직접적인 수단으로 표현한 남자의 여동생. 몇 번이나 찾으러나서고 데려오곤 했지만, 끝끝내 떠난 여동생을 제 옆에 두지는 못했다. 그런 남자 앞에 나타난 또 다른 여자의 모습은 여동생의 환영같았을지도. 또다른 여자는 산속에 살았다. 엄마가 먼저, 아빠가 다음으로 떠나버린 후 정신적인 성장은 멈춰버린 오빠와 살았다. 배우고 싶어서, 밖으로 나가고 싶어서, 그녀는 떠났다. 하지만 어느 곳에서도 자리잡지는 못하고 떠돌았다. 흩어지는 기억들을 애써 부여잡으며. 그렇다, 이것은 그들의 과거가 회오리쳐 만들어낸 현재의 이야기다.


이것은 내가 읽은 한강의 두 번째 작품. 첫 번째로 읽었던 소설집 <내 여자의 열매>에서처럼 죽은 동물의 이미지(죽은 새, 정체를 알 수 없는 탄광 속 검은 그것)가 주요한 부분으로 등장하고, 나로서는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날것의 표현들(p254 그 때 의선의 나신이 햇볕에 뻘뻘 흘러내리는 것을, 살색의 끈끈한 액체가 보도 블록에 고이는 것을 본 것 같은 착각에 나는 몸을 떨었다. 와 같은 표현)이 문득문득 튀어나온다. 환상(검은 사슴과 같은)이라는 요소가 이야기에 주요하게 배치된다는 건 여전히 내가 이야기에 몰입하는 데 방해가 되지만, 전체적인 짜임과 표현들이 나를 마구마구 삼켜댄다. 그래서, 아마도, 나는 또 한강의 작품을 읽을 것이다. 한달에 한권씩, 야금야금 읽어나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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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1 명윤은 죽음을 넘어서는 사랑이라는 따위의 말을 믿지 않았다. 단지 멀리 있다는 이유만으로, 상대의 고통이나 병이나 죽음을 알아낼 수 있는 힘조차 잃어버리고 말 만큼 무력한 것이 사랑이었다.


y********1 2012.02.2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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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오는 중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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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사슴. 한 강.두껍다.닮기를 꼭 저 같은 글을 써..아직..작가 한 강으로는 나에게 닿지 않고그저 문학동네 소설(주) 출판사 의 번호를 따라주욱..사 읽었던.. 때.더러 호감이 가서지켜보게된 작가들이..지금의 중견 작가들이 된 셈이다.막..데뷔를 치르고 장편들을 펴낼 신인들 였을 작가들.어쩌다 읽은 책을 체크하다보니한강 마니아가 되었다길래..이럴 때..한 숨..난다.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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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사슴.

한 강.

두껍다.
닮기를 꼭 저 같은 글을 써..

아직..작가 한 강으로는 나에게 닿지 않고

그저 문학동네 소설(주) 출판사 의 번호를 따라
주욱..사 읽었던.. 때.

더러 호감이 가서
지켜보게된 작가들이..지금의 중견 작가들이 된 셈이다.
막..데뷔를 치르고 장편들을 펴낼 신인들 였을 작가들.

어쩌다 읽은 책을 체크하다보니
한강 마니아가 되었다길래..
이럴 때..한 숨..난다.
그녀의 책을 좀 읽기는 했지만..
마니아..라..
어쩐지 떳떳하지못하다.
나는 그녀의 글 중..반했다..한건..몇 개 안되는데..
책 장을 보면 대 번에 아는 걸.
뭔가...불편해.
읽은 거라도 붙여놔야 심기가 편하지싶다.

겨우 이제야
그녀의 글들이 나한테 오는 중인데..



명윤이 무덤같아 아늑함을 느꼈을지, 오래전 읽어 기억이 희미하게 휘발 된

소설 을 다시 꺼내 보면서, 아직 못 읽은 그녀의 책들 사이를 서성일때..

가끔 은 돈이 좀 더 많아도 좋겠다...하릴 없는 생각을 하며

갈등을 한다..

마구 나가 돌아다닐 수 있다면, 그럼 이런 고민도 부질없는 것일 텐데..

나도 무서운 무력감을 느낀다.. 


 

 

 



 

 

y*****7 2015.06.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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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글솜씨가 돋보이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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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라는 소설로 한강이라는 작가를 접했다. 그후 그녀의 장편 '검은사슴'과 소설집'내 여자의 열매'를  함께 읽어 갔다. 이 소설이 풍기는 분위기가 너무 강해 사실 다른 것을 하다가도 이 책을 집고 읽어 나가는 순간 난 한강이라는 소설가가뿜어내는 어두운 오후 4시경의 겨울 속으로 빨려가는 기분이다.   언니의 갑작스런 죽음과 어머니의 죽음으로외로움에 익숙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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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라는 소설로 한강이라는 작가를 접했다. 그후 그녀의 장편 '검은사슴'과 소설집'내 여자의 열매'를  함께 읽어 갔다.

이 소설이 풍기는 분위기가 너무 강해 사실 다른 것을 하다가도 이 책을 집고 읽어 나가는 순간 난 한강이라는 소설가가뿜어내는 어두운 오후 4시경의 겨울 속으로 빨려가는 기분이다.

 

언니의 갑작스런 죽음과 어머니의 죽음으로외로움에 익숙하고 그것에 집착하는 인영.

똑똑하지만 가난함과 가출한 동생을 찾아 헤멨던 명윤

기억을 잃어버리고 헤매이는 의선

자신의 삶을 이해받지 못하고 괴로워 하는 사진작가 장

그리고 이들이 얽혀내는 관계가 강원도 황곡이라는 장소에서 함께 만나게 된다.

 

한때 호황을 누리기도 했지만 이제 사향의 길을 가는 석탄광산의 모습을 작가가 묘사하고 취재하는 모습을 보며 작가가 분명 탄광이라는 곳을 가보지 않았을까 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곳의 눅눅함과 깊고 어두움이 사실적으로 읽는 나에게 전해져 왔다. 

 

소설의 분위기는 내내 어둡다. 이미 호황이 지나 모두들 떠나는 고장의 모습도 그렇고 , 밝은 봄이 아닌  겨울의 으산함들이 내내 소설속을 잡고 있고, 주인공들 모두 삶의 아픔들을 하나하나 가지고 살아가는 모습들도 그렇고..

읽으면서 마음 속 편지 않았지만 뛰어난 문장력과 내용들이 책을 놓지 못하게 했다.  그렇게 명윤과 인영이 찾으려고

한발 한발 다가가면서도 의선에 대한 애기가 전혀 언급하지 않다가 마지막 한장으로 그녀의 행적을 보여줌으로 읽는 내내 궁금함을 증폭 시켰다. 그들은 결국 어떻게 되었을까... 서로 만났을까 ..

결국 어긋난 삶을 계속 살았을까..

 

묵었던 상처를 뚫고 새로운 상처가 파이고, 그 위로 다시 굳은살이 박혔다.

어떤 환부에는 약도 시간도 듣지 않는다는 것을, 오로지 익숙해지는 것으로만 잊을 수 있는 통증이 있다는 것을 나는 알게 되었다. p329 

YES마니아 : 로얄 m*******r 2008.05.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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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사슴으로 만나는 또 다른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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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 더운 요즘 나는 나를 달래가면서 검은 사슴을 읽게 되었다. 이 여름날 꽃가루처럼 날리는 눈을 떠올리며 깊은 골짜기의 울림에 귀기울이며 책장을 넘기고 넘기고 또 다시 주춤하다 그렇게 읽었다. 갑작스레 느껴지는 답답한 먹먹함 이랄까,그것이 맞는 답일까? 한강의 검은 사슴. 초반에는 너무 어렵게 다가왔다. '내 여자의 열매'라는 단편들로만 그녀의 글을 접한 내게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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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 더운 요즘 나는 나를 달래가면서 검은 사슴을 읽게 되었다.

이 여름날 꽃가루처럼 날리는 눈을 떠올리며 깊은 골짜기의 울림에 귀기울이며 책장을 넘기고 넘기고 또 다시 주춤하다 그렇게 읽었다.

갑작스레 느껴지는 답답한 먹먹함 이랄까,그것이 맞는 답일까?

한강의 검은 사슴.

초반에는 너무 어렵게 다가왔다. '내 여자의 열매'라는 단편들로만 그녀의 글을 접한 내게 검은 사슴은 긴호흡을 필요로하기에 내심 두려워지기도 했다. 이러다 책을 덮어버리면 어쩌지? 그래서 더 열심히 들어오지 않는 책장을 넘기도 또 넘겼다.

 

검은 사슴을 만난다는 것은 어쩜 꿈이었는지 모른다.

검은 사슴,북한에 서식하고 있다는 검은 털을 가진 사슴. 막장속에서 광부를 만나게 되면 뿔을 잘라주면서 빛을 보게 해달라고 했다는 검은 사슴.

깊은 막장에서 하루 하루를 살아가면 터널을 빠져나오는 광부들이 검은 사슴이리라.

그네들이 보는 막장을 뚫고나와 만나는 그 눈뜨지 못할 빛이 바로 삶이리라.

잡지사 기자인 인영,기억을 잃고 사라진 의선,의선을 사랑하는 명윤,그리고 황곡에서 만나는 사진작가 장, 임씨와 그의 아내

의선을 흔적을 찾아 헤매는 명윤과 인영은 강원도 황곡에서 장이라는 사진작가를 취채하게 된다.

왜 사진을 찍는지 잃어버린 남자,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한 채 살고 있는 장은 자신을 떠나간 아내를 끌어안고 산다. 그러나 그녀를 잡지 못했다.

취재를 핑계삼아 떠나왔지만 인영은 사실 의선을 찾아야하는 이유를 말할 수 없다.간절하게 의선을 찾아 헤매는 명윤도 사실은 명확하게 대답할 수 없었다.

얽힌듯 엮긴 그네들의 만남에는 어떤 필연이 있었을까? 인영과 명윤이 찾고 있는 의선이라는 여자가 사진작가 장이 떠올리는 임씨의 딸이라는 것을 나는 너무 늦게 깨닫게 되었다.

눈발이 가득한 겨울이  눈 앞에 그려진다.

밝음과 멀리있는 사람들이 있다. 짐짓 그렇게 보이려고 애쓰지 않았는데도 흐림으로 보이는 사람들.

실은 나도 잘 웃지 않는다. 소설속의 인물이라도 어쩐지 닮은 꼴 성향의 사람을 발견하면 주춤하게 된다.

엄마와 언니를 잃고 세상에 홀로남은 인영에서 가녀린 손가락으로 머리를 매만져주던 의선이 가족같은 존재였다는 걸, 세상을 향해 몸부림치던 명윤에게는 의선은 또 다른 자신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때 의선은 곁에 없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삶에 지쳐가고 있을 때를 만나게 된다. 나에게 향한 따뜻한 시선을 알지 못하기도 하고 주변의 지인과 가족들에게 마음과는 달리 무뚝뚝하기도 하다. 한줄기 빛을 향해 달려나오는 검은 사슴처럼 우리가 갈망하는 빛을 알아가는 과정이 산다는 것일까?

 인영도 명윤도 의선도 사진작가 장도 모두 검은 사슴이었겠지. 잘라줄 뿔은 없지만 세상의 빛을 향해 이제는 눈을 크게 뜰거라는 걸 안다.

무엇인가를 갈망하는 것을 멈출 때 비로소 평화를 얻게 된다는 것을 나는 어렴풋이 깨닫고 있었다.- 251쪽

인영이 너무 일찍 깨달은 것을 나는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있으니 그 깨달음을 얻을때까지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혼잣말로 중얼거려본다.

 

 

r*********s 2007.07.2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