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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새로 출간한 건 책값을 올리기 위함?
"책을 새로 출간한 건 책값을 올리기 위함?" 내용보기
이미 절판된 '하버드 병원의 의사가 되기까지'라는 책에 대한 소개를 읽어보니 이 책과 동일한 내용인 것 같다. 왜 개정판을 내고 제목을 바꿔야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같은 의미의 단어가 불과 몇 페이지를 사이에 두고 (의미는 같지만) 다른 한글로 번역되는가 하면 -대개 일선에서 활동중인 바쁜 의사분들이 역자로 참여를 했기 때문에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바는 아니지만- 의
"책을 새로 출간한 건 책값을 올리기 위함?" 내용보기
이미 절판된 '하버드 병원의 의사가 되기까지'라는 책에 대한 소개를 읽어보니 이 책과 동일한 내용인 것 같다. 왜 개정판을 내고 제목을 바꿔야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같은 의미의 단어가 불과 몇 페이지를 사이에 두고 (의미는 같지만) 다른 한글로 번역되는가 하면 -대개 일선에서 활동중인 바쁜 의사분들이 역자로 참여를 했기 때문에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바는 아니지만- 의학전문용어가 등장하지 않는 부분의 번역은 전문번역가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 것이 확연히 드러날만큼 어색하고 다소 유치한 단어선택이 종종 눈에 띄어 책을 읽어나가는 데 방해가 되었다. 차라리 원서를 구해서 읽는 것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한 문장 속에서 주어와 동사가 서로 맞지 않은 부분도 꽤 많으며 오자, 탈자도 여기저기서 눈에 걸린다. 과연 번역초고들을 모은 후에 전반적인 검토, 교정 작업을 거치기나 한건지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책이 실망스러웠던 점은 그 내용에 있다. 저자는 도표나 각종 자료들을 배제함으로써 딱딱한 내용의 책이 되는 걸 피하려 했다고 말하고 있으나 그러한 것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인 내용이 개인적인 시각에서 의대생 시절의 일상을 그날그날 일지를 써나가듯이 기술하는 데 그침으로써 현대의학에 대한 체계적인 비판도 건설적인 대안 제시도 못하는 결과만을 낳았다. 그렇다고 '닥터스'와 같은 책이 가지는 소설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책도 아니다. 도대체 이 책의 의미를 어디서 찾아야 할지 혼란스러울 정도이다. 단, 의대생이나 의사들의 경우 자신의 경험과 비교해가며 미국의 80년대의 의대 실습과정을 엿보는 재미는 조금이나마 얻을 수 있을 듯하다. 그렇지만 인류학자로서 보여줄 거라 믿었던 참신한 시각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에 대한 내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으며 단지 따뜻한 마음씨, 그리고 적당한 비판의식이 살아 있는 의대생이라면 보여줄 수 있는 시각 정도만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물론 현재 의료계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이 모두 저자와 같은 마음가짐의 소유자라면 현대의학이 가지고 있는 의료의 비인간화, 의료로부터의 환자의 소외 등 많은 문제점들이 상당부분 완화될 거라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그런 기대를 하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이며 진정한 비판이 되기 위해선 현실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대안 제시가 뒤따라야 했었다고 본다. 애초에 그러한 것을 기대한 것이 아니었다면 또 모를까... 제목을 '하버드 대학병원의 의사들'로 바꾼 것도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원래 제목이었던'...의사가 되기까지'가 이 책의 내용에 훨씬 더 부합하는 제목이 아닐까 싶다. 그나마 별 세개를 준 것은 하루하루 바쁘게 돌아가는 의대 실습 과정 속에서 그 일상과 여러 사람들 혹은 사건들에 대한 감상 등을 꾸준히 기록해 나간 저자의 성실함과 열의에 대한 감탄의 의미이다. 의대 실습과정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동의하겠지만 그렇게 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 책은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책은 아니다.

[인상깊은구절]
그가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아기 머리와 엄마 골반의 크기로 인해 어렵고 고통스럽게 분만하는 것은 불완전한 인간진화의 유산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원숭이는 쉽게 분만을 한다. 그런데 인간이 직립하면서 골반이 체중부하에 맞게 적응되었던 것이다. 이로 인해 골반이 짧아지고 단단해져서(별로 좋지 않은 산과 강사처럼)아기를 낳는 데 부적절하게 되었다. 반면에 아기는, 뇌가 커짐에 따라 머리도 크게 진화되었다. 즉, 진화의 역류가 일어난 것이다.
l******1 2002.02.20.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