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쫓다보니 『나는 어떻게 미래를 지배했는가』까지 읽게 되었다. 이어령의 『축소지향의 일본인』을 읽으면서 축소지향이라는 총론에는 어느 정도 수긍할 있었다. 그렇지만 일본여행 20일 동안 만나고 이야기하고 일본인 친구들을 생각해보면 『축소지향의 일본인』의 각론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많았다. 그것은 일본다운 것이라 부를 수 있는 민족과 전통이 점점 서구와 닮아가기 때문일 것이다. 독특하게도 한국과 일본은 굉장히 오랜 시간동안 독자적인 언어와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얼마 전 한일 양국에서 영어 공용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진 걸보면 오랜 시간 유지된 독자적인 언어와 민족, 전통도 그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 까 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민족과 전통을 극복하고 세계화에 유연하게 성공한 일본의 집단을 꼽으라면 첫째로 기업을 꼽을 수 있다. 모리타 아키오와 이부카 마사루가 1946년에 설립한 소니. 세계화에 성공하기 위해 일본이라는 민족과 전통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무릎을 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책에 무엇인가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니다. 모리타 아키오가 거듭 말하듯이 일본은 수출 없이는 수입을 할 수 없는 나라이다. 이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다. 세계화가 오지 않더라도 세계화를 만들어야 하는 나라가 바론 일본이다. 모리타 아키오는 이러한 현실을 냉정히 파악하고 낙관적인 가치관 아래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해나간다. ‘일에만 매달리는 인생을 허무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회사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며(1978)’ 그들에게 ‘기업의 직원들에게 필요한 것은 인간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지만 노력에는 한계가 없다는 사고방식(1963)’을 이야기한다. 이것을 무슨 비밀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나는 비즈니스에서 기적을 믿지 않는다. 물론 운이라는 것도 있겠지만 근본 원칙은 반드시 통하기 마련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 매사를 장기적인 안목으로 생각하는 사고방식 때문에 이런 결정이 가능했는지도 모른다.’ 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근본원칙을 철저히 믿고 이것을 실행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는 것. 모리타 아키오는 사업가 이전에 지혜를 가진 자였다. 그리고 일본에 필요한 것이 경제와 정치 모두의 개혁이라며 정치의 중요성을 역설한 그를 보며 사업가의 역할과 책임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할 수 있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애당초 일본다운 것, 일본이란 무엇인가란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 반대로 일본의 민족과 전통을 과감히 극복해버린 기업. 소니와 모리타 아키오, 『나는 어떻게 미래를 지배했는가』를 읽으면서 나는 답할 수 없는 문제를 잡고 있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