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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개 순돌이가 도시에서 살아가는 이야기
"똥개 순돌이가 도시에서 살아가는 이야기" 내용보기
초등학교를 다닐 때 개를 기른 적이 있습니다.‘똥개’라고 말하는 토종 누렁이였는데 건강하게 뛰어 놀며 자라 십여 마리 대식구로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우리 가족들은 별다른 불편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녀석들이나 우리 가족 모두 어쩌면 무심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며 지냈으니 말입니다. 때마다 먹을거리를 챙겨주고 퇴비로 쓸 똥만 좀 치워주면
"똥개 순돌이가 도시에서 살아가는 이야기" 내용보기
초등학교를 다닐 때 개를 기른 적이 있습니다.‘똥개’라고 말하는 토종 누렁이였는데 건강하게 뛰어 놀며 자라 십여 마리 대식구로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우리 가족들은 별다른 불편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녀석들이나 우리 가족 모두 어쩌면 무심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며 지냈으니 말입니다. 때마다 먹을거리를 챙겨주고 퇴비로 쓸 똥만 좀 치워주면 그만이었습니다. 대식구로 늘어난 개들을 보며 어린이답지 않게 어쩌면 큰 돈을 벌지 모른다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전염병이 돌았는지 어느 날부터 한 마리씩 거품을 물며 쓰러져 그 많던 개들을 다 묻어야만 했습니다. 그 뒤로 개를 거들떠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특히 도시에서 자라는 애완견을 보면 불쌍하기도 하거니와 못마땅합니다. 실상 애완견을 키우는 사람에게 돌아가야 할 감정이 애완견으로까지 향하는 것입니다. 나는 조용한 앞마당으로 슬금슬금 걸어나갔습니다. 하지만 몇 걸음 걷지 못하고 그 자리에 서 버리고 말았습니다. 옆마루에 앉아 있던 아줌마의 무서운 눈초리와 마주쳤거든요. 아줌마는 마루에서 럭키를 데리고 앉아서 조그만 가위를 들고 럭키의 흰털을 깎아 주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은 마치 엄마가 자기 아이를 안고 머리를 깎아 주는 것처럼 정겨워 보였습니다. 아줌마의 품에서 럭키는 그 큰 몸을 맡겨 놓고 사르르 눈을 감고 있었습니다. 나를 발견한 아줌마가 먼저 럭키에게 말했습니다. “럭키야, 잠시 기다려. 저 강아지 새끼를 혼 좀 내고 올 테니.” 아줌마는 어디서 회초리 같은 걸 들고 오더니 다짜고짜 나를 내려치기 시작했습니다. (166 - 168쪽) 그늘진 뒤란에 사는 순돌이가 앞마당 밝은 곳에 사는 럭키를 보러 가다 주인한테 호되게 매를 맞는 장면입니다. 럭키는 체격도 크고 온몸이 하얀 털로 덮인 멋쟁이 개라서 주인한테 사랑을 받는 반면 순돌이는 럭키와 견주면‘똥개’와 다름없습니다. 그러니 똑같은 개라도 차별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개를 순전히 애완용으로나 생각하는 사람의 시각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똑같은 동물이나 똑같은 생명체로 보면 그런 차별이 있을 수 없을 테니 말입니다. 그러나 순돌이에게 아줌마의 차별보다 더 견딜 수 없는 것이 있었습니다.‘세상에서 가장 믿었고 좋아했던 상조 씨’‘그가 나를 버렸을 때’‘욕심쟁이 아줌마네 집에서 겪은 배고픔이나 매 맞는 아픔보다 그건 몇 갑절 더 큰 고통’이었으니 말입니다. 상조 씨가 배가 고플 자신을 위해 버린 것이지만 순돌이에게 더 필요한 것은 사랑이었습니다.
YES마니아 : 로얄 g*******g 2005.09.2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