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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의 사전적 의미는 현실적으로 아무데도 존재하지 않는 이상의 나라, 또는 이상향(理想鄕)을 가리킨다. 유토피아는 중세적 사회질서에서 근세적 사회질서로 옮아가는 재편성의 시기를 맞아, 또는 거기에서 생기는 사회 모순에 대한 단적인 반성으로서, 근세 과학기술 문명의 양양한 미래에 대한 기대에서 생긴 것이다. (네이버 지식 백과) 그런데 유토피아는 현실에선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기에 우리는 잡을 수 없고 잡힐 수 없는, 그러나 사람들 마음속에 영원히 함께 하는 ‘사랑’에 집중하는지도 모르겠다. 체제에 유토피아가 없다면, 마음속 유토피아는 ‘사랑’일까 사랑 없는 결혼을 한 유희. 그녀는 실패를 예감했지만 결혼을 했고 이제는 이혼을 생각하고 있다.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선택한 부잣집 아들인 남편. 처음부터 이 결혼을 반대했던 아버지의 말을 무시하고 시작한 결혼 생활. 하지만 유희의 결혼 생활을 결코 행복하지 않다. 대학 교수라는 남편은 젊고 아름다운 여성들과 바람을 피운다. 그렇게 별거를 시작한 유희. 그녀 앞에 다가온 세 명의 남자. 각기 다른 형태의 사랑을 유희에게 보여주고, 남자들에게 미안하지만 유희는 모두와 만남을 이어간다. 가난한 소설가인 아버지 역시 결혼 생활에 실패했다. 때문에 현실에서 벗어난 유토피아. 현실과 판타지를 혼동하며 결혼에 실패한 딸에게 국경을 넘어 신세계로 떠날 것을 권한다. 유희는 남편 상훈과 이혼을 원하지만 그녀의 시어머니는 상훈이 국회의원에 출마하고 선거가 끝나면 이혼을 하라고 말한다. 그렇게 해준다면 두둑한 위자료로 상가 건물을 주겠다며 각서를 쓰라고 말한다. 그렇게 사인을 하지만 훗날 그것이 유희를 위험에 빠뜨린다. 아버지가 사위 상훈의 그간 행동을 신문사에 기고하면서 상훈은 죽일 놈이 되지만, 그들(상훈과 상훈의 어머니)이 만든 또 다른 시나리오는 유희와 유희의 아버지를 또 다른 피해자로 만든다. 사람은 유희를 ‘쾌락에 중독된 더러운 창녀’가 되었다. 그나마 어떤 동영상에 의해 유희는 세상의 오해에서 벗어나지만 상훈 모자에 이길(?) 수는 없다. 현실에선 진실이 승리하지 못하고, 현실은 있는 자의 시나리오대로 움직인다. 유희는 현실에 절망하고 실종된 아버지를 찾아 길을 떠나게 되는데... 얼마 전 읽은 ‘악의’라는 책이 생각난다. 거기에서도 정치인의 두 얼굴이 나왔었다. 없는 사람들은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탈 안에서 생활한다. 그 틀이 누구에게 유리한지 모른 채. 그리고 없는 사람들은 있는 사람에게 법으로 복수에 성공할 수 없다. 법이라는 것이 억울함을 심판해줄 수 있다고 믿는 순진한 사람들이 있을까? 그래서 ‘악의’라는 책에선 정치인의 목숨을 거두려고 했는지 모르겠다. 이 책은 읽으면서 처음엔 정치인의 이중적인 모습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꼭 그것만을 이야기 하는 건 아니구나 싶었다. 가난했던 여주인공은 현실에 충실한 선택을 했다. 기왕이면 돈 많은 남자가 삶을 편안하게 할 테니까. 하지만 그 선택은 실패했다. 남편은 유희가 아닌 다른 젊은 여자와 아무렇지 않게 바람을 피웠고, 그걸 시어머니가 돈으로 막았다. 겉으로는 비싼 옷에 매너가 좋은 정치학 교수. 하지만 뒤로는 오로지 자신만 아는 이기적인 사람.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상훈과 상훈의 어머니가 잘못일까? 현실에선 없는 유토피아를 이야기하는 유희와 유희의 아버지가 이상한 것일까? 유토피아에 이르는 과정, 상훈과 별거하고 유희가 남자를 만나 사랑하는 것은 크게 납득이 가는 건 아니다. 그래서 중 후반으로 갈수록 조금은 고개를 갸웃했지만, 유희가 찾아가는 유토피아는 결국 사랑이 아닐까 상상할 뿐이다. ‘희망이 있다면 사랑뿐이다.’ ‘유토피아는 결국 사랑이다’라는 결론이 사실 조금은 진부한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다. 현실에선 나라마다 국경이라는 눈에 보이는 그 뭔가가 있지만 사랑에는 국경이 없다. 현실에서 유토피아로 갈 수 있는 지름길은 결국 사랑하는 마음뿐이라는 것이겠지. 이렇게 해석하고 이렇게 결론을 내리는 것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내 스스로 이게 아닐까 추측만 할 뿐. 신경진 작가의 책은 처음 읽었다. 이 작가의 다른 책도 찾아보고 싶어졌다. 다른 책에서는 어떻게 이야기하고 어떤 주제를 담고 있는지 궁금해졌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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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인 홀아버지의 손에 자라난 유희라는 여자는 돈많은 남자와 결혼을 한다. 하지만 돈이 세상에 전부인줄하는 시댁에서 행복할수 없었고, 3년이라는 고통스러운 결혼생활 끝에 이혼을 하기로 한다. 별거중에 만난 세명의 남자와의 사랑~ 막장드라마에서 자주 보아온 설정이고, 남자들과의 정사부분 묘사도 많아서 그렇고 그런 삼류 연애소설인것 같았다. 하지만 남편이었던 상현의 정치진출이 나오는 중반부부터 갑자기 소설은 장르를 바꿔 버린다. 노작가이자 주인공의 아버지인 현우는 글을 통해 사위인 상현을 고발한다. 대중은 가십거리에 열광했고, 딸 유희는 하루아침에 돈많은 집에 시집가서 남편의 외도로 고통받는 가련한 여자로 둔갑된다. 아이러니하게도 평생을 인기없는 작가로 살았는데 정치인 사위를 고발하는 글을 올린뒤 한순간에 유명해져 버렸다. 장인의 고발로 모든것을 잃어 버린듯 했던 상현은 대중들 앞에서 자신은 부인을 정말 사랑했지만 결혼전부터 사랑했던 남자를 잊지 못했고, 자신과 결혼후에도 외도를 했다고 기자회견을 함으로써 전세를 역전시켰고, 한순간 유희는 하루아침에 섹스중독자(?)로 전락해 버린다. 모든것이 자신때문이라고 자책하던 노작가는 어느날 홀연히 사라져버린다. 실종되기전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이 시어머니이고, 시어머니도 함께 종적이 묘연해졌다고 기사가 나감으로써 유희는 아빠와 함께 시어머니를 납치한 납치범으로 몰리고 만다. 하지만 민중의 도움으로 시어머니의 납치는 자작극이었음이 밝혀진다. 시어머니는 노작가 즉, 사돈이 사라진걸 알고 납치당한 것 처럼 연락을 끊고 제주도에 숨어 있었던 것이다. 다시 민심의 화살이 막장 시어머니에게로 넘어간듯 보였지만 상현의 당선으로 더이상 한국에 머물 이유를 찾지 못하고, 아버지를 찾으러 떠난다. 실종직전에 출간한 <국경>이라는 소설을 단서로 '엠베리 오르삭'이라는 작은 도시 국가를 찾아 나선다. 트란실바니아에 있는 '엠베리 오르삭'이라는 나라. 헝가리와 루마니아의 국경 지대에 있다는 그곳을 찾아서. 함스테르담 스히풀 공항을 거쳐 부다페스트 공항에 갔다. 거기에서 다시 에르되엘브로 향했다. 그리고 헝가리와 루마니아의 국경 지대에 도착한다. 그리고 마침내 최종 목적지인 트란실바니아에 도착했다. 어느 카페에서 우연히 만난 집시에게 'Gylkos to'(질코시 토)라는 단서를 얻게 된다. 살인자의 호수라는 뜻을 가진 질코시 토에서도 동쪽 숲을 따라 한참을 가서 드디어 '엠베리 오르삭'의 국경에 도착한다. 국경초소에서 만난 젊은 군인은 유희를 입국 심사한다. 하지만 '엠베리 오르삭'을 부정하는 유희에게 하루의 기한이 주어진다. 다음날 마지막 인사의 메일을 받고 한국에서 한달음에 달려온 민중. 어떻게 찾아왔나는 유희의 질문에 자신도 현우의 소설 <국경>을 읽었고, 자신은 '엠베리 오르삭'을 믿었다고 말한다. 현우도 입국 심사를 받는다. 물론 둘다 PASS를 받지만 모든것은 자의사에 달린 것이다. 유히는 결국 자유와 평등의 이념적 가치를 추구하는 이상주의자인 민중을 남겨두고 몰래 현실세계로 돌아온다.
극중 인물들의 대칭 구조가 재미있다. 돈의 노예로 살아가는 옛 남편과, 시어머니. 이상주의를 꿈꾸지만 적당히 타협하며 살아가는 황사장과, 다니엘. 철저히 이상주의를 꿈꾸는 노작가와 민중. 그 사이에서 자신이 무엇을 꿈꾸는지 자아를 찾아가는 주인공 유희라는 인물의 내적 갈등을 잘 묘사하고 있다. 현실과 이상의 줄당기기가 쉼없이 이어짐으로써 왠지 책을 읽는 동안 정신없이 숨가쁘게 뛰어다니는 듯한 긴장감을 제공하고 있다. 돈과 권력의 힘에 취해서 듣고싶은 것만 듣고, 보고싶은 것만 보는 대중들의 마녀사냥에 일침을 가하기도 한다. 그리고 선거에는 관심도 없는 대중들에게 누구라도 상관 없다는 무관심이 결국에는 권력에 미쳐 날뛰는 인간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고, 그 권력을 손에 넣기 위해 어떤 악행도 저지르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고자 한다. 또한 일반 사람들도 하루아침에 권력의 희생양이 될수 있다는 것을 유희를 통해 일깨워 주려 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극중 인물중 가장 우위에 있는 유희의 아버지 현우와, 가장 하위에 있는 민중만이 유토피아를 발견한다. -유희를 제외하고- 그리고 유희(즐겁다)의 마음을 사로잡은 남자는 결국엔 민중과, 황사장의 아들 지우였다. 극중에 민중은 약하지만(유희보다 어리다. 가진것도 없고, 배운것도 없다.), 강함(자신의 행동과 말에 책임을 진다.)을 동시에 지닌 남자로 묘사된다. 그리고 아이인 지우도 자신의 감정을 어린아이처럼 순진하게 표현할때(아줌마가 엄마였으면 좋겠어요.)와, 감정을 숨겨야 할 때를 정확히 알고 있는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이런 경계를 오갈수 있는 감정 상태를 국경에 갇히지 않은 진정한 자유로움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것일까? 결국엔 자기 성찰과, 자기 반성만이 진정한 자유로의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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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하게도 이번 주에 읽은 책들에서 사랑에 관한 단면들을 보았다. 먼저 읽은 <사람이 악마다>에서 보여준 사랑의 힘은 사람의 악함을 바꿀 수 있다는 보편적인 것이었다면 이 책 <유희의 국경>에서는 남녀 간에 이루어지는 보다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보여준다.
기본적으로 소설에서 보여주는 설정은 내가 평상시에 생각하는 가치관과는 대립된다. 이혼이라는 점도 그렇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이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남자를 만나는 유희의 태도는 솔직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런 생각도 든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얼마나 삭막할지. 그 사랑이 남녀 간의 사랑이든, 부모·자녀 간의 사랑이든 사랑이 우리의 삶을 풍부하게 만드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기에 소설 속 주인공 유희뿐 아니라 모든 이들이 사랑의 유토피아를 꿈꾸는 것일지도 모른다. 때로는 육체적인 사랑을 통해, 때로는 정신적인 사랑을 통해, 때로는 지극히 현실적인 사랑을 통해.
소설에서 그린 것처럼 사랑에도 국경이 있다. 누군가에게는 결코 넘을 수 없는 선이기에 사랑에 실패하고 누군가에게 모든 것을 버리고서라도 넘어가야할 선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희망이 있다면 사랑뿐이라는 그 한 마디가 가슴 깊이 와 닿은 것은.
신경진이라는 작가를 처음 만났는데 간결하면서도 매력적인 이야기에 깊이 빠져들었다. 게다가 환상과 현실을 오가는 이야기 구성과 사랑을 통해 정치 등의 문제를 논하는 기법도 상당히 흥미로웠다. 그의 전작들은 어떤 이야기일지 읽어보아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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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의 국경 흡입력이 상당하다. 앞부분을 읽는 순간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쭉 읽혀 내려갔다. 유희와 국경이라! 언뜻 살펴보면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다 보면 유희와 국경의 절묘한 하모니를 이해할 수 있다. 국경은 나라와 나라를 가로지르는 경계선인데, 항상 일정하지는 한다. 때에 따라서는 국경이 휴지조각처럼 될 때도 있다. 유희는 즐거움이지만 때로는 휴지조각처럼 버려질 때가 있다. 특히 사랑의 유희가 그렇다. 유희의 국경은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불처럼 타올랐던 사랑도 시간이 지나면 차갑게 식어질 때가 종종 있다. 차가운 사랑은 결국 깨어지기 마련이고, 그 사랑의 끝은 항상 깨끗하지만은 않다. 주인공의 이름이 이중적이다. 사랑이 깨어진 여주인공 유희는 새로운 사랑을 찾는다. 사람에게 아파한 상처는 사람에게서 치유를 받는다. 매력적인 유희에게 남자들이 모여드는 건 자연스러운 이치이고, 아파했던 유희가 그런 남자들에게서 치유를 받으려고 하는 것도 자연스럽다. 사랑은 유토피아적인 부분이 많다. 하지만 이상적이라고 해서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다. 이혼을 결심한 유희는 현실적인 상황에 의해 번민한다. 그렇기에 시어머니의 이혼 1년 연장에 대해서 합의한다. 현실에 대한 굴복이자, 애타게 원하던 자유에 대한 희생인 셈이다. 건물 한 채를 받는 것으로 고귀한 자유를 희생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자유 희생을 대부분 사람들은 기꺼이 받아들일 것 같다. 1년 동안의 희생으로 오층 건물 한 채가 생긴다면 대부분 사람들이 받아들일 것처럼 느껴진다. 물질만능주의 시대에서 돈은 자유와 비견될 정도로 거대한 힘을 발휘한다. 소설에는 정신적 그리고 육체적인 사랑이 꿈틀거린다. 정신적으로의 사랑과 함께 육체적인 사랑도 불태운다. 어느 한쪽만의 사랑은 절름발이인 셈이다. 꿈과 환상이 실현된 세계의 사랑이 되기 위해서는 완벽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쓸데 없는 소리일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어떤 사랑이 좋고 나쁘다를 논하기에는 무의미하겠다. 좋아하는 사랑을 하면 그것으로 좋다. 책은 계절을 따라 여름, 겨울, 봄으로 이어진다. 읽다 보면 왜 이런 순으로 이어지는 지 알 수 있다. 여름이 발단이라고 하면 겨울은 이야기가 더욱 복잡해진다. 여름의 이야기의 심층 부분이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현재의 삶에는 과거가 있고, 미래가 있다. 과거 여름의 이야기가 현재 겨울에서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복잡하게 피어난다. 그리고 그 사연들의 이야기는 서로의 국경이 된다. 그리고 그 국경을 넘나드는 감정에는 아무런 장애물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 장애물이 없음으로 인해 인간의 마음은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요동친다. 이 요동치는 이야기를 읽다 보면 마음이 서늘해질 때가 있다. 책을 통해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와 앞으로 살아갈 이야기 그리고 현재의 삶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의 이야기는 흥미로우면서도 많은 걸 생각하게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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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진 저의 『유희의 국경』을 읽고 여러 문학 장르 중에서 역시 소설만큼 작가의 역량이 확 들어나는 경우는 드문 것 같다. 일반적 생활의 세상이 아닌 상상의 나래를 활짝 열고서 새로운 세상을 활짝 열고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기술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독자들이 열광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평소 생활 속에서 느껴보지 못한 것들을 소설 속에서나마 마음껏 느껴볼 수 있는 희열과 함께 상상의 세계에서 대신 살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내 자신 벌써 환갑을 넘겼다. 이제 직장도 곧 이별을 해야 할 시점에 와있다. 그 동안 꼭 짜여 진 일정에 따라 생활하다 보니 솔직히 여유 있는 시간이 힘들었다. 틀에 박힌 시간 속에서 주어진 범위 안에서 생활이 조금 답답함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내 자신에게 소설 속의 세상이 조금은 해방감을 느껴지게 하는 것이 아닌 가 해서 이 소설을 읽으면서 새로운 세상이 느껴짐을 배웠다. 참으로 사람 사는 세상은 다양한 곳이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FM대로만 생활해왔던 내 자신에게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일이지만 소설 속에서 전개되는 세상들이 새롭게 다가오는 것도 어쩔 수가 없었다. 이제 현실이니까. 제목의 여자 이름 뒤의 국경을 보고, 조금은 이해가 안 되었지만 역시 소설이라.. 그런데 내 자신이 알고 있는 국경의 의미가 아니라 사랑과 신분의 국경, 이념과 영토의 국경 등 다양한 국경을 복합적으로 풀어내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소설가다운 맛을 느낄 수가 있어 진면모를 느낀 시간이 되었다. 어쨌든 주인공인 유희를 중심으로 하여 전개되는 이야기들은 보통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이어서 머리에 혼란이 오는 이야기들이기도 하지만 당사자로서는 최선의 선택을 향해 가는 모습들로 비춰지는 것은 작가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이혼과 별거, 동거와 위자료, 시어머니와의 관계, 아버지와의 관계 등 많은 가족과 가정의 문제 등 인간의 탐욕, 에로티시즘, 죄의식, 어리석음, 성적인 자각, 도덕적인 딜레마에 관한 여러 각성들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해본다. 그렇다고 한다면 이 소설은 분명코 많은 교훈을 우리에게 주리라 확신한다. 진정한 인간관계와 가정의 모습, 가족관계 그리고 사회생활 속에서의 바람직한 모습 등에 대해서의 확실한 국경의 모습을 확립하는 계기로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었으면 한다. 비록 픽션의 세계이지만 오히려 논픽션의 세계로 옮겨갈 수 있도록 하여서 진정한 이 사회의 멋진 계기의 모습으로 갈 수 있도록 하는데 일조하리라 확신해본다. 그런 의미에서도 이 책은 분명코 좋은 기회를 주리라고 보면서 일독을 강력 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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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엄마의 자살로 작가인 아빠와 단 둘이 살았던 유희는 이혼을 앞둔 별거녀다. 부유한 집안의 아들인 남편은 수많은 여성편력을 쌓아가고, 이에 남편과 별거하여 홀로 살아가는 아버지가 계신 부산으로 내려와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여인이다. 그런 유희 앞에 어느 날 시어머니가 찾아온다. 그리곤 남편이 국회의원에 출마해야 하니, 그 때까지 이혼을 보류하자고 한다. 1년 동안 생활비도 보내주겠고, 1년이 지난 다음에는 상가 건물 하나 위자료로 떼어줄 테니 그 때까지 이혼을 보류하자는 시어머니. 서류상으로는 부부이지만, 실제적으로는 이혼한 상태이니 며느리가 남자를 만나든 뭘 하든 상관치 않겠으니 마음대로 하라는 시어머니.
이렇게 이혼을 위한 1년이란 유예기간을 갖게 된 유희 앞에 거짓말처럼 세 명의 남자들이 나타난다. 명문대학을 나오고 좋은 직장에 다니며, 성적으로도 매력적인 동갑인 다니엘. 거래처 직원이자 6살 연하인 민중(고아로 성장하였으며, 이종격투기 선수라는 경력이 있다.). 너무나도 의젓한 아들을 둔 홀아비인 유희가 다니는 회사의 황사장.
과연 이들과의 사랑은 유희에게 어떤 결과를 낳게 될까? 아울러, 이혼을 보류하자는 시어머니는 어떤 꿍꿍이를 품고 있는 걸까? 또한 『국경』에 대한 소설을 쓰며 이상향의 나라에 대해 이야기하곤 하는 아버지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이 소설 『유희의 국경』은 『슬롯』으로 제3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신경진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작가는 이 소설 『유희의 국경』을 통해, 다양한 국경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작가가 소설을 통해 말하는 국경들은 어떤 것들일까?
작가가 말하는 국경은 사랑의 국경, 신분의 국경, 이념의 국경, 영토의 국경 등 다양한 국경을 복합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소설의 전반부에서는 유희가 사랑의 국경을 허무는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면, 중후반부에서는 가진 자와 없는 자간의 좁혀지지 않는 국경이 주를 이룬다.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유희의 남편과 재력이 있는 시어머니가 유희를 향해 펼치는 만행이 이 부분에서 독자들의 울분을 자아내게 된다. 자신들만의 왕국을 만들고, 그 밖에 있는 자들을 향해 펼치는 가진 자들의 만행, 이들이 만들어가는 국경이야말로 오늘 이 땅의 수많은 한숨들을 자아내고 있는 국경이 아닐까?
소설의 후반부에서는 유희의 아버지 신현우 작가가 찾아가는 유토피아의 국경을 보여준다. ‘엠베리 오르삭’이라는 가상의 공간. 이곳은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사고를 가진 자에게만 열려지는 공간으로 민족적 차별을 극복하고 다양한 민족들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영토다(이 곳은 가상이면서도 실재하는 공간이다.). 계급과 민족 차별을 없애고 언어와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나라. 바로 그곳을 둘러싼 국경이다. 이 가상공간은 모든 차별의 국경을 해체하고 인간성을 회복한 공간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곳은 수많은 차별의 국경을 허문 공간임에도 세상과 구별되는 또 하나의 국경을 만들고 있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음도 사실이다.
소설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재미있고 몰입도가 높다. 무엇보다 자신들의 유익을 위해 돈으로 사람들을 매수하고 거짓을 진실처럼 이야기하는 가진 자들. 그리고 그들의 수행원이 되길 자처하는 검사와 경찰의 모습이 소설을 읽는 내내 마음을 불편하게 하며 분개하게 하였다. 물론, 그들의 몰상식하고, 뻔뻔하며, 탐욕스러운 그 모습들, 의도적으로 거짓을 양산해내며 거짓을 진실로 둔갑시키는 모습이 픽션의 세상에서만 존재하리라 믿어본다. 하지만, 실제 세상에서도 이런 자들이 존재한다면? 이들이 만들어가는 수많은 국경으로 인해 여전히 힘없는 자들이 억울함 가운데 신음하고 있다면? 그렇기에 소설 속의 유토피아 엠베리 오르삭이 요구되어지는 세상이라면? 여전히 무거운 마음을 안고 소설을 덮게 된다.
국경은 사랑만으로는 제거할 수 없는 난공불락의 장벽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국적이 없는 인간이 사라져버렸듯, 국경선이 가로막지 않는 땅도 지도에 존재하지 않는다. - 작가의 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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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표지는 상당히 원색적이다...그 원색적인 표지에 한 여성..이 여성은 바로 소설 속 주인공 신유희라는 걸 알 수 있으며 소설가 아버지와 부잣집 시댁을 둔 유부녀라는 걸 소설 속에서 알 수가 있다..그러나 이렇게 서로가 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부부의 만남은 사랑하지 않았기에 헤어질 수 밖에 없었다.. 소설 속 주인공 신유희..정치학과 교수였던 남편과의 만남과 결혼...그러나 두 사람의 만남을 탐탁치 못한 사람이 시어머니였으며 이혼의 원인제공자 또한 남편 정상훈에게 있다는 걸 알 수 있다..학원 재단을 운영하는 집안에서 해외에서 딴 박사학위는 바로 우리가 말하는 금수저였으며 정상훈에게는 그것이 돈이면서 권력이라는 걸 알 수 있다..이렇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금수저는 유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람을 피우는 계기가 되며 국회의원으로 출마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신유희는 정상훈과 이혼과정에서 자신이 겪었던 그 상처...6개월간 별거후 시어머니의 이혼통보....여기서 유희는 이상보다는 현실을 택하게 되고,복수 보다는 돈을 먼저 택하게 된다...그리고 두 사람의 이혼 과정에서 신유희의 아버지 소설가 신현우를 통해서 이루어지게 된다... 소설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두사람의 이혼 과정에 아버지가 아닌 어머니가 있었다면 어떻게 하였을까...방황하는 유희에게 어머니의 부재는 절대적이었으며 바람 피운 남편에게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의 권리를 따질 수 있는 그 입장에 놓여졌음에도 스스로 그 권리를 내세우지 못하게 된다.. 이렇게 소설 속 신유희의 모습에서 보다시피 신유희에게는 이혼 이후 새로운 사랑에 빠지게 되고 세명의 남자와 만나게 된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 현실 속에 실제로 있는 이야기라느 생각을 하게 된다..누군가는 시집 잘 갔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그 안에 보여지는 실제적인 모습.그 모습들은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되고 유희와 상훈을 통해서 그려나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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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제목만으론 이 책을 유추할 수 없었습니다. 유희? 국경? 하지만 책의 앞표지에 적혀 있는 문장은 왠지 모르게 눈길이 갔습니다. 픽션의 세계에서 우리는 자유롭다. 국경을 무시하고 낯선 나라를 방문하면 된다. 여권이 없어도 상관없다. 사랑이 어렵지 않듯 국경을 넘는 일도 생각보다 고단한 일은 아니다. 날개를 펼치고 하늘을 나는 이카로스처럼, 그저 숲을 지나 국경선을 넘으면 된다. 백랍의 날개가 태양에 불타 버린다고 해도 상관하지 않는다. 죽음이 운명이듯 추락을 피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이는 인간이기에 항상 '자유'를 꿈꾸고 한정된 '현실세계'에서의 도피를 찾고자 '픽션'에 기대는 모습을 의미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마도 '국경'은 픽션의 세계처럼 꿈꾸던 세계인 듯 하였습니다. 이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하였지만 그의 문체는 한 번 책을 펼치기 시작하면 놓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조금은 모호하면서 추상적인 듯하지만 결국은 독자들에게 상상의 나래 속에 빠지게 하는, 그래서 소설 속의 주인공에 몰입하기가 수월하였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신유희'. 그녀의 등장은 불행한 결혼 생활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남편이 아닌 시어머니가 의도하는 이혼. 하지만 이혼에 대하는 태도는 실로 담담하였습니다. '널 사랑하는 것 같지는 않아.' 사랑하지 않아, 보다는 완곡한 표현이어서 유희는 그렇게 말했다. - page 22 진정한 사랑이 아니었기에 그녀는 이혼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러고나니 그녀에게 새로운 사랑이 찾아옵니다. 하지만 달콤한 사랑이 다가올수록 사람들의 무지와 오해로부터의 비난을 받기 시작합니다. 차갑고도 냉혹한 현실. 그녀는 실종된 아버지를 찾아 길을 떠나게 됩니다. 그러면서 깨닫게 된 진실한 사랑. 이 책은 여자 '유희'의 진정한 삶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중간중간 우리들의 인생에 대해서 생각하는 구절들이 많았습니다. "인간의 비극은 미래의 필연적인 불행을 인정하지 않는 데서 비롯된다." - page 16 '유토피아는 그리스어로 없다(ou)와 장소(topos)라는 단어를 조합해 만든 말이에요' 작가는 소설 『국경』에서 "희망이 있다면 노동자뿐이다"라고 썼다. 그것을 유희는 유토피아의 국경에 도착한 뒤 '희망이 있다면 민중뿐이다'라는 새로운 문장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희망이 있다면 사랑뿐이다. - page 338 '국경'이라는 것은 나라와 나라 사이에도 존재하지만 결국 현실과 우리가 꿈꾸는 유토피아 사이에도, 심지어는 사랑과 이별 사이에도 존재하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유희'를 통해 바라본 세상은 지금 우리의 세상과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더 공감이 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유희'가 느꼈던 '국경'의 의미. 책을 덮으면서 저의 '국경'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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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의 국경 이 책은 소설이다. 소설가 신경진의 장편소설이다. 유희란 이 책의 주인공 신유희를 의미하고, 국경이란 국경이란 사랑의 좌절과 실패의 예감을 굳게 닫힌 국경의 이미지로 묘사하며 그녀를 현실에서 초현실적인 가상 세계로 이끄는 도구가 되는 장치가 된다. 작가의 치열함과 정교한 장치 작가의 치열함이 돋보인다. 작가로서 치열하다고 평가하는 이유가 분명 있다. 이 작품에서 독자들은 작가가 배치해 놓은 정교한 장치에 꼼짝없이 속아 넘어간다. 그만큼 저자가 치열하게 작품을 구성한다는 말이다. 무엇인가 하면, ‘죄르지 임레’라는 인물과 그가 이끌었다는 ‘엠베리 오르삭’이란 나라의 존재이다. 얼마나 정교하게 구성을 해 놓았는지, ‘죄르지 임레’와 ‘엠베리 오르삭’을 인터넷에서 검색해 볼 정도였다. 그것도 당연히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검색을 해보았는데 아무런 결과가 없어 맨 처음에는 내가 잘 못 검색을 한 줄로 알았다. 그렇게 기연가미연가 하는 중에 작중 인물들도 같은 행동을 하는 것(259, 267쪽)을 보고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작가의 치열함과 정교한 장치에 깜박 속은 것이다. 작가는 주인공의 아버지를 닮았다 저자는 소설 중, 유희의 아버지 신현우와 닮았다. 대화기법이 말이다. 책 속에서 신현우는 이런 식으로 대화를 이끌어간다. <이런 식의 대화법은 아버지만의 독특한 방법이었다. 삶이라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문제에서 느닷없이 역사적이고 철학적인 예를 빌려 설명하는 구습.>(24쪽) 딸 유희와 이혼 협상에 관해 이야기하다가, 현우는 느닷없이 문제의 인물인 ‘죄르지 임레’와 극가 이끌었다는 나라 ‘엠베리 오르삭’을 거론한다. 그렇게 느닷없는 신현우의 대화기법을 저자는 그렇게 평가하고 있다. 나는 그 말 중에서 ‘삶이라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문제에서 느닷없이’라는 부분을 그대로 저자에게 돌려주고 싶다. 이런 말을 덧붙여서. ‘유희가 엠베리 오르삭으로 가는 것은 초현실주의적 도피인가, 회피인가?’ 유희가 ‘엠베리 오르삭’으로 가는 것은 (실체가 없는 곳이기 때문에) 다분히 유희의 현실도피일 것이다. 거기에서 국경지기 샨도르를 만나는 것도 그러고 보면 꿈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중에 민중이 합류하고 거기를 같이 빠져나오는 것은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것을 의미한다. 소설중, ‘국경의 여름’과 ‘국경의 겨울’ 부분에서 저자는 현실주의에 입각해 유희의 사랑을 묘사한다. 그녀가 선택한 사랑은 순수하고 이타적인 사랑, 본능적이고 쾌락적인 사랑이다. 그래서 지독하게 현실적이다.
그러니 그러한 현실주의자 유희가 ‘국경의 봄’에서 초현실주의적인 도피를 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니 잠시이지만 그런 - 그러니 '느닷없이'라는 말이 정확하게 맞다 - 행동이 이해되지 않아, 유희가 ‘엠베리 오르삭’으로 들어가는 장면에서는, ‘아, 소설 속에서는 이 나라를 존재하는 것으로 설정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 유토피아는 없다, 그러나....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런 나라는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에 불과했다. 그러니 독자들은 또한번 저자에게 진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저자에게 지고 만 독자들에게 저자는 말한다. ‘유토피아는 그리스어로 없다(ou) 와 장소(topos)라는 단어를 조합해 만든 말이에요.’(338쪽) 그러니, 유희가 찾던, 유희의 아버지 현우가 찾던, 그리고 혹시나 해서 그들을 따라다니면서 유토피아를 찾아 나섰던 독자들에게, 저자는 냉정하게 말한다. “그녀는 이슬비를 맞으며 앞으로 걸어갔다. 등 뒤로 유희의 국경이 점점 멀어져 갔다.”(338쪽)
참, 이런 말도 저자는 했다. “희망이 있다면 사랑뿐이다.”(338쪽) 그 말은 아무래도 냉정하게 할 말은 아니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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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주인공은 제목에서 등장하는 ‘유희’다. 그녀에게는 정치가를 지망하는 대학교수 남편이 있지만, 두 사람은 곧 이혼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태다. 그녀의 시어머니는 아들의 정치인으로서 출발에 이혼이라는 꼬리표가 누가 될까봐 그녀에게 이혼을 1년 후로 미룰 것을 제안한다. 수락을 하면 이혼할 때 건물도 한 채 줄 것이라는 시어머니의 제안에 그녀는 실질적인 이혼을 1년 뒤로 미룬다. 그렇게 법적으로는 아직 이혼하지 않았지만, 남편과 떨어져 살면서 심정적으로 그리고 물리적으로는 이미 자유로운 몸이 된 그녀 앞에 세 명이 남자가 차례로 등장한다. 아버지와의 식사자리에 불쑥 모습을 드러낸 다니엘, 업계 후배인 민중 그리고 그녀가 취업한 회사의 사장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각기 육체적, 정신적 그리고 일상적인 관계를 맺으며 유희가 밀접한 사이가 된다. 책은 세 파트로 나눠져 있다. ‘국경의 여름’, ‘국경의 겨울’ 그리고 ‘국경의 봄’이 그것이다. 아직 유부녀의 신분이지만 이혼을 전제로 자유로운 삶을 지향하는 유희의 일상이 묘사되는 것이 ‘국경의 여름’의 주된 내용이었다면, 자유로웠던 일상으로 인해 피폐해져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묘사되는 것은 ‘국경의 겨울’이다. 즉, 그녀의 남편은 여당 후보로 출마하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도덕적으로 흠이 많은 사위의 행태를 언론에 낱낱이 고발하고, 결국 궁지에 몰린 남편은 그녀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게 만든다. 이에 반해, ‘국경의 봄’은 ‘겨울’이 몰고 왔던 굳은 일이 일단락되며 그녀에게 새로운 삶을 지향할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마무리된다. 이러한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정치가를 꿈꾸는 남편의 모습을 통해 현실의 치졸하고 야비한 모습을 반영한다면, 그녀에게 위로가 되는 민중의 모습은 유희에게는 개인적인 관계이면서도 동시에 그녀에게 힘을 실어주는 존재라는 측면에서 일종의 ‘은유’적인 표현으로 느껴진다. 흥미로운 것은 작품 속에 ‘엠베리 오르삭’이라는 공간을 설정해 유토피아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낸다는 점이다. 그것은 남편으로 대표되는 현실정치의 부조리와 모순을 피해 새로운 세상에 대한 지향점이자 동시에 가부장제도에 옭매여진 주인공 개인의 현실을 타파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