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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신들, 그리고 그걸 믿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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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출소하고 아내까지 잃은 남자 섀도우 문이 북미 대륙에서 주도권 싸움을 펼치는 신들의 전쟁에 끼어들게 되고, 미국이라는 나라가 어떠한 신앙적 가치로 얽혀있는지, 그리고 자신의 출생과 근본이 무엇인지를 깨달아가는 소설이다. '아메리칸 드림'이란 용어가 있듯이 많은 이들에게 미국은 꿈 같은 나라이자 더러는 신앙적, 숭배의 대상이기도 하다. 누구나 스스로 개척하고 자수성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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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출소하고 아내까지 잃은 남자 섀도우 문이 북미 대륙에서 주도권 싸움을 펼치는 신들의 전쟁에 끼어들게 되고, 미국이라는 나라가 어떠한 신앙적 가치로 얽혀있는지, 그리고 자신의 출생과 근본이 무엇인지를 깨달아가는 소설이다. '아메리칸 드림'이란 용어가 있듯이 많은 이들에게 미국은 꿈 같은 나라이자 더러는 신앙적, 숭배의 대상이기도 하다. 누구나 스스로 개척하고 자수성가할 수 있다는 이미지가 강한, '만들어진 신화'의 나라나 다름없다. 그렇게 수많은 이민자들로 이뤄진 미국인만큼 동유럽 신화나 아프리카 신화 등등 그들이 믿는 신들도 현대의 미국에서 어떤 지위가 되어있는지, 그리고 현대인들이 중시하는 가치가 어떻게 '미디어'나 '테크니컬 보이' 같은 믿음의 대상(?)으로 구현됐는지를 우화적으로 표현한 점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이런 배경설정만 보여주기식으로 쓰지 않고 섀도우 문 개인의 서사도 효과적으로 드러내는데, 어느 한 개인의 자아 탐구 & 정신적 성장이라는 줄거리를 놓치지 않고 잘 서술했다. 섀도우 문의 행적에서 신들을 떼어 놓고 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주변부의 외전격 이야기들을 마치 막간극의 형식으로 끼워넣어 분위기를 환기하는 장치이자 설정을 보충하는 용도로 쓴 것도 흥미롭다. 주인공이 본인의 이름처럼 남의 주변부에만 머무르는 '그림자' 노릇을 하다가 신들의 전쟁에 반강제로 끼어들며 하나의 주체이자 영웅으로 각성해나가는 과정, 그리고 이를 둘러싼 채 사람들을 포섭하려고 하는 신화와 종교 속 옛 신들이랑 첨단기술과 매체에서 만들어진 새 신들의 갈등, 그리고 사람들의 가치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면서도 믿는 이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 채 사멸하는 이 신들의 근본적 속성, 모두를 효과적으로 응축해서 그려낸 것이 이 소설의 주된 테마이다. 이런 점에서는 신화학자 이윤기가 "신들은 이해의 대상이 아니라 믿음의 대상"이라고 말했던 게 떠오르기도 한다. 닐 게이먼이 신화적이면서도 동화적으로, 그렇지만 지나치게 거창하거나 고리타분하지 않고 현대 독자들도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테마를 잘 버무려서 써내는 장점이 본작에서 매우 또렷하게 드러난다. 확실히 원작 소설이, 각각의 신들에 대한 설정놀음만 보여주다 줄거리가 삼천포로 빠져서 완결되지도 못한 채 종영돼버리고 만 드라마판보다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든다.

YES마니아 : 골드 p******2 2023.09.1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