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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과 선배이자 젊은이들의 멘토로 유명한 문성현이 지난 번 송선의 일로 용강대에 찾아왔다. 그가 백교수와 교정에서 얘기하다 헤어진 후 한 여고생이 높은 대학 건물에서 투신자살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문성현의 눈에 자살할 사람으로 비쳤다는 그 여고생은 왜 멀리 떨어진 대학교에 와 투신한 걸까. 궁금한 백교수는 그 여고생에 대해 심리부검을 하기로 결심한다.
심리부검은 "의학적, 법리적인 이유로 고인의 신체를 검사하는 것을 '부검'이라고 하듯 자살이 일어났을 때 자살자의 주변인, 가족 등을 만나 심층 면접을 하고 고인의 일기 등 개인기록과 병원기록 등을 수집해 자살 원인을 규명하는 것"을 말한다. 세계적인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은 안타깝게도 아직 심리부검이 초기단계이며 부산과 인천 등에서 시도되는 추세라고 한다.
윤조교를 데리고 고인인 김정연의 장례식장을 찾아간 백교수는 비교적 사회적 지위가 높은 정연 양의 부모를 만나고 정연 양의 자살원인을 밝히는 심리부검을 하겠다고 하자 거절당한다. 그 후 용강대 경영학과 학생인 정연 양의 오빠 김정현이 학생심리상담소를 찾아와 송선교수에게 상담을 받는다. 죽은 동생은 꿈이 많은 아이로 영상제작 감독이 되길 원했지만 부모는 자기처럼 경영학과에 진학하길 바라며 동생의 꿈을 달가워하지 않았다고 털어놓는다. 그는 동생이 죽은 당일 자기를 만나러 왔다가 만나지 못하고 투신했다며 그동안 동생의 꿈을 돕지 못한 자신을 자책하며 괴로워한다.
한편 백교수는 정연 양의 학교 친구들을 상대로 면담조사를 하는데 정연 양이 친구관계가 좋았고,최근 몰래 야자를 빠지고 어디론가 다녔으며 성적이 많이 떨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마침내 정연 양의 휴대폰에 저장된 메모들을 통해 정연 양이 단편영화를 찍으려고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 알바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과 자살 관련 기사를 모으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또한 중학교 때의 친구를 통해 정연 양이 자살 시도력이 두 번이나 있었던 우울한 아이였으며 고등학교에 올라와 영상제작에 꿈을 가지며 밝아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과거의 자살 시도 경험은 심리적 부검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생각이라는 건 '길'과 같다. 한두 번 가다가 일단 '길'이 생겨버리면 계속 같은 방향으로 사고하게 된다. 나중엔 아주 작은 트리거로도 자살충동을 일으키는 '자살 사고'에 빠질 수도 있다."
결국 백교수는 정연 양이 오빠를 만나러 용강대에 오던 길에 출품한 단편영화가 공모전에서 탈락했다는 문자를 받고 꿈을 상실한 슬픔으로 인해 충동적으로 투신자살한 것으로 결론 내린다. 한편 정연 양의 오빠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포기하고 부모님의 말에 순종하여 경영학과에 온 자신이 동생의 꿈을 응원하지 못하고 방해가 된 데 대해 자책하다 동생이 투신한 건물 옥상에 올라가 바라보며 슬픔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한다. 이즈음 송선 교수는 문성현 선배로부터 자신이 세운 대안학교에 와 청소년을 위한 처방이 아닌 예방 교육을 하자는 제안을 받는다.
자살을 하려는 사람들은 자살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믿게 되는 왜곡된 사고방식에 빠진다고 한다. 이런 사고방식을 "터널비전"이라고 하는데 "이는 터널 속에 있는 사람이 '터널 끝의 빛'만을 유일한 출구로 여기는 것과 같"다. 이런 상황에서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도 충동적인 자살이 이루어지기 쉽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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