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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태주-그는 시인이다. 그런데 시집은 없고 산문집만 두 권을 냈다. 산문집이라고는 하나, 그 글들은 모두 시다. 아름답고 미려한 시인의 글을 읽다 보면 흰 수염이 덥수룩한 중년의 그 남자에게 매료당한다. 특히 그는 자칭 연애박사라고 한다. 그러나 바람둥이 연애박사가 아니라 그의 삶 전체가, 그가 쓰는 글이, 그이 가슴속에 든 생이 온통 붉디붉은 연애 세포로 가득 차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페이스북에서 나의 페친이기도 한 그의 책 두 권을 다 사서 읽었다. 왜냐면 오래 지켜본 페이스북에서 본 그의 일상생활이, 그의 언어가 나를 얼른 구매 버턴을 누르게 했다.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 그의 문체가, 그의 생각이, 그이 생활이 고스란히 스며있다. <이 미친 그리움>이 나왔을 때의 감동을 이번 책에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산문 뒤에는 따로 시도 몇 편 올려두었다. 나는 가슴을 두근거리며, 마치 막 사랑을 시작한 소녀가 된 듯 그의 글을 읽어나갔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로 나누어진 산문과 시인의 계절에 시를 실어 모두 다섯 계절로 나누어 수록되어 있다. 봄의 첫 페이지를 펼치면 '아들아 보아라.'로 시작하는 <어머니의 편지>가 있다. 이 글은 돌아가신 어머니의 편지체로 시인이 어머니의 말을 쓴 글인데 첫 페이지부터 가슴이 뜨거워진다. 참 지혜롭고 고우신, 따뜻한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구나 생각하니, 림태주 시인이 그렇게 멋진 사람이 되고 멋진 글을 쓸 수 있었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문장을 옮기고 싶으나 너무 긴 편지라 옮겨 적지 않겠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 꼭 사서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그토록 아름다운 문체와 따스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글 한 편으로도 책의 값어치는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첫 장을 넘기면 시인이 쓴 프롤로그를 읽으면 먼저 가슴이 쿵, 한다.
'나는 쓸쓸하고 휘발하는 말을 붙잡아 두기 위해 나무 몇 그루를 또 벤다.'
책을 낸다는 말을 시인은 이렇게 표현한다. 책의 대부분 문장이 수필이 아니라 시 그 자체다. 시가 별거겠는가. 독자가 읽고 시라고 느끼면 그게 가장 아름다운 좋은 시인 것을. 책을 열면 손에서 놓을 수가 없어 계속 읽게 된다. 책을 들고 다니며 읽는다. 읽은 부분을 또 되돌려 읽는다. 첫 번째 책도 그랬거니와 두 번째 이 책도 나는 두 번을 뒤적여 읽었다. 아마 세 번째, 네 번째 책이 나온다면 또 제일 먼저 살 것이다. 그는 시집을 내지 못한 시인이라고 겸손하게 말하지만 그의 글은 모두 시며 사랑이며 따스함이 묻어 있고 쓸쓸함이 고여있다.
그의 글을 필사해서 시 한 편을 적었다. 적는 순간 내내 행복하다. 좋은 글을 읽을 때 마치 내 마음인 양 저릿저릿 해지는 가슴을 느끼며 나는 오랜만에 손글씨를 써보았다. 시는 또박또박 적는 것보다 그냥 평소 글씨체로 흘려 쓰듯 써야 더 멋있다고 못난 글씨체를 두둔하며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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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태주시인의 책인데요. 베스트셀러 이 미친그리움 쓴 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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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감성돋는 단어들로 가득찬 책을 만났네요. 어머니의 편지는 정말 감동입니다. -------- "다 빌려도 빌릴 수 없는게 세상에 딱 하나 있어야. 괭이며 장도리며 연장은 남에게 빌려다 쓸 수 있고, 놉도 얻어다 쓸 수 있잖어. 근데 한 줌이면 되는 남의 마음은 빌릴 수도 살수도 없어야. 퍼내가긴 참 힘들어야. 그러니 내가 준만큼 돌아오지 않는다고 남의 마음 때문에 아파하고 서운해할 일 아닌거지. 무디면 무딘대로 내 마음을 닦아서 쓰면 되는거지." 그대가 따뜻해서 봄이 왔고 그대가 붉어서 가을이 왔습니다 그대가 그대의 계절입니다 기다리는 방법과 사랑하는 방법도 필요했는데 배우지 못했다. 절실한 공부는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다. 나를 다녀간 그 사람이 온전하게 그의 자리로 돌아가 제몫의 삶을 사는 것. 그리하여 잊힐 때까지 내 가슴안에서 생존하는 것. 통증은 그렇게 느리게 소멸하는 것이리라. 배추와 무가 햇살의 젖꼭지를 빨아대며 통통하게 살찌고 있습니다. 진정한 무사들은 그런다고 해요, 자신의 목에서 나는 피바람 소리를 들으며 최후를 맞는 건 더없는 영광으로 여긴다고. 고수의 칼이 자신의 목을 베고 지나갈 때 피가 솟구치는 소리를 들으며 죽는 것이야말로 무사의 행운인거죠. 사랑이란 것이 다시 내게 온다면, 나는 그 아름다운 마지막을 저 무사의 일처럼 끝내고 싶어요, 미처 막을 새도 없는 찰나에 와서 뜨겁게 베고가는 것, 그토록 명료하고 붉은 최후의 사랑 말이에요. |
|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내 글은 잡석 같아 척박하고, 족보 없어 자유롭다."라고 했는데, 왜 그렇게 본인의 글을 표현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실려 있는 산문 중 「빌려 쓸 수 없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내가 준 만큼 돌아오지 않는다고 남의 마음 때문에 아파하고 서운해하지 말고 무디면 무딘 대로 내 마음을 닦아서 쓰면 된다는 저자 어머님의 말씀이 인상적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