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이어서 히다마리 스케치 2권의 리뷰글입니다. 여느때와 다를바없이 그 따사로운 아침 햇살의 온기를 견뎌내지못하고 그만 눈을 뜨고만 유노. 졸린 눈을 비비며 침대에서 간신히 일어나니 멀지않은 어딘가에서 무언가 어수선하게 준비를 하는 소리가 들려오고 점점 시야에 포착되는 낯선 방의 풍경이 하나둘 형체가 뚜렷해지기 시작하자 그제서야 유노는 자신이 어디에 와 있는지를 새삼 분명히 실감하게 됩니다. 이곳은 바로 야마부키 고등학교 인근에 위치한 그 오직 예술에 미친 괴짜들만을 위한 작은 보금자리 히다마리장. 이 작은 자취방이 앞으로 고등학교 3년간 쭉 질리도록 지낼 그 꿈을 위한 확실한 도약대가 되어 줄테죠. 비록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만 하는 것은 언제나 섭섭하고 아쉬울수밖에 없을테지만 그 서운한 감정을 충분히 상쇄시켜줄만한 히다마리장 선배 입주민들의 따뜻한 배려와 관심이 있기에 유노는 오늘도 힘차게 하루를 시작해볼수 있을것 같습니다. 아, 이 소리는 히로 선배가 아침 식사를 만들고있는 소리. 그리고 이 소리는 사에 선배가 밤새 철야작업 끝에 완성한 결과물들을 급하게 팩스로 전송하는 소리구나. 그렇다면 마지막 남은 한명 미야코가 내는 소리는 대체 어디에 있냐고요? 뭐 그렇게 보채지않아도 미야코라면 아마 이미 본인이 직접 자신의 근황을 알리기위해 이렇게 달려오고 있지 않을까요. 쿵쿵쿵. 요란한 발소리 끝에 마침내 벌컥 열린 문. 아직도 안 일어났냐며 씩씩하게 자신의 안부를 궁금해하는 이 소녀의 목소리야말로 언제나 그 에너지가 흘러 넘치고마는 도파민 중독자 미야코만이 시작할수있는 아침의 특권같은 울림일 겁니다. 그렇게 모두들 다 각자의 방에서 활기차게 기상을 완료한 것을 확인하게 된 히다마리장의 입주민들. 뭐 그중 한명은 밤샘 철야작업의 결과로 여전히 피곤에 찌들어있는것 같고 그저 돌아다니기 바쁜 미야코는 자신의 방에서 거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 않긴 하지만 어찌됐든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보람찬 히루를 시작할 준비를 이미 모두들 끝마쳤다는 것일테죠. 때로는 동물원에서 두근두근한 야외 현장체험 학습도 경험해보고 모처럼의 설날을 맞아 경건한 신사 참배도 꾸준히 다녀오기도 하는 등 어떤 면에 있어서는 괴짜라는 이명과는 달리 지나치게 성실하고 또 근면하기까지한 히다마리장의 주민들. 하지만 그 몸에 배인 지나친 성실함때문에 서로 도저히 이해할수없는 그 주민들간의 첨예한 대치상황이 정말로 의외의 지점에서 갑작스레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시발점은 정말 별것도 아닌 것같은 그 신사에 기거하는 팔백만 신들에게 비는 평범한 새해의 소원. 대부분의 주민들은 대충 자신의 각오같은 것을 담담히 마음속으로 조용히 다짐한채 그대로 사뿐히 자리를 뜨려 했지만, 이게 왠걸 오직 단 한명만은 그 신에게 기도하는 방식이 완전히 틀렸다며 고집스럽게 자리를 지키며 버티고 서 있지 않은가. 그 때아닌 민폐 알박기 참배객의 정체는 바로 히다마리장의 그 멈추지않는 질주본능 소녀 미야코. 평소의 정신사나운 그 움직임들과는 전혀 다르게 침착하게 자신의 소원 내용을 한글자 한글자 또박또박 되새기며 간절하게 기도를 이어나가는 그녀의 모습에 동행한 일동 모두가 일순간 설명할수없는 묘한 경건함에 그만 감동해버림과 동시에 굳이 이렇게까지 거창하게 소원을 빌어야하냐는 그런 쓸데없는 귀찮음의 감정이 파도처럼 마구 몰려들기 시작했지만 한번 마음먹은 일은 기어코 해내야 직성이 풀리는게 바로 그런 그녀의 성격임을 이미 아주 잘 알았기에 미야코가 말하고픈 마지막 그 한마디까지 침착하게 따라 듣기로 하죠. 하지만 그 길기도 하면서도 짧은 경건한 기도의 시간이 다 지나가고 미야코가 그렇게도 고집스럽게 자리를 지키며 하고자했던 그 마지막 한마디가 모두의 귓가에 울려퍼지는 순간 일행들은 또 한번 다시 놀랄수밖에 없었습니다. 미도리시 아사기정 4-16번지. 그렇습니다. 그녀가 소원을 이루는데 반드시 필요한 정보라며 별표 체크하며 강조하고 또 강조한 그 한마디는 다름아닌 그녀들이 지금 현재 거주하고있는 바로 그 괴짜들의 안식처 히다마리장의 상세한 주소. 소원을 접수한 신이 나중에 그 소원을 이루어주기위해 출동했을때 정작 나에게 소원을 빈 그 민원인이 어디 사는지 전혀 알수가 없다면 그 소원은 애초부터 빌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논리였죠. 어찌보면 나름 그럴듯하면서도 다시 천천히 생각해보면 도저히 이해할수없는 해괴한 사고방식. 그러고보면 히다마리장의 주민들은 대체로 모두 성실하고 상냥한것 같으면서도 이것만큼은 결코 양보할수 없다고하는 그런 마음속 마지노선같은게 분명히 있나 봅니다. 이전의 유노가 자신의 계란프라이 철학을 송두리째 망가뜨렸다며 그 주범 미야코를 인정사정 볼것없이 후라이팬으로 실컷 후드려 팬것도 그렇고 말이죠. 물론 예술이라는 섬세한 영역에 몸을 푹 담은 사람들의 입장에서 그러한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관이나 버릇이 투영된 고집 하나둘쯤 있어도 전혀 이상할게 없지만 이런 범인들은 도저히 이해못할 그 톡톡 튀고마는 개성만점 사고유발 급발진은 오직 이 히다마리장과 그것에 익숙한 특별한 입주민들 사이에 있어야 비로소 유쾌하게 완성되는 것이라고나 할까요. 아무튼 떼레야 뗄수없는 그 찰떡같이 끈끈한 주민들간의 유대와 신뢰가 있는한 우리의 귓가에 반복적으로 맴돌 그 히다마리장만의 중독성강한 유일무이 마성의 하모니는 그 책이 꽂혀있는 책장 어딘가에서 한동안 계속해서 쭉 들려올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