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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모래의 여자 _ 아베 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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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코보의 『모래의 여자(민음사)』는 모래 벽 속에 갇힌 남자 이야기다. 남자는 ‘모래땅에 사는 곤충을 채집(p.15)’하기 위해 모래 사구로 휴가를 떠났다. 새로운 종을 발견해서 자기 이름이 곤충도감에 기록되어 길이길이 전해지는 게 소원이다. 그는 목적지인 바다가 나올 때까지 무작정 걸었다.    위험을 예감하게 하는 것은 사실 하나도 없었다.(p.14)    남자는 갑자기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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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코보의 모래의 여자(민음사)는 모래 벽 속에 갇힌 남자 이야기다. 남자는 모래땅에 사는 곤충을 채집(p.15)’하기 위해 모래 사구로 휴가를 떠났다. 새로운 종을 발견해서 자기 이름이 곤충도감에 기록되어 길이길이 전해지는 게 소원이다. 그는 목적지인 바다가 나올 때까지 무작정 걸었다.

 

 

위험을 예감하게 하는 것은 사실 하나도 없었다.(p.14)

 

 

남자는 갑자기 나타난 조그만 부락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곤충채집에 열중하던 중 마주친 노인에게 하룻밤 쉬어 갈만한 데가 있냐고 물었다. 노인이 그를 안내한 곳은, 부락 가장 바깥쪽 사구의 능선에 접해 있는 구멍 가운데 하나였다.(p.27)’ 남자는 자발적으로 모래구덩이 아래로 내려갔다. 등잔불을 들고 마중 나온 여자의 몸에서 미처 감추지 못한 기쁨(p.28)’이 느껴졌다. 남자가 들어간 구멍에는 여자 혼자 살고 있었다.

 

 

사방이 모래벽으로 둘러싸인 판잣집에서 여자와 단둘이 있게 된 남자는 여자가 매일 밤 날이 샐 때까지 모래를 퍼낸다는 얘길 듣고선 어디 이래서야 오로지 모래를 치우기 위해서 살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꼴이잖소!(p.43)’라며 못마땅해 한다. 남자는 여자 곁에 가서 모래 치우는 일을 잠시 돕다가 부삽을 내던져버린다. 여자의 어리석음으로 지게 된 책임을 자신이 나눠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남자가 모래와 곤충에 이끌려 이런 곳을 찾아 온 것도, 결국은 그런 책임의 성가심과 무의미함으로부터 잠시나마 탈출하기 위함(p.44-45)’이기 때문이다.

 

 

보기 좋게 술책에 걸려든 것이다. 함정에 갇히고 만 것이다.(p.53)

한 사람의 인간에게 족쇄를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한 그 배짱이 마음에 안 들어. () 나는 여기를 떠나겠어. 마음만 먹으면, 여기서 도망치는 것쯤 문제없으니까 말이야.(p.68)

 

 

소설의 등장인물은 모래 벽 안에서 사는 여자와 모래 벽 속에 갇힌 남자, 두 사람이 전부다. 처음에는 모래 벽 속에 갇힌 남자 입장에 감정이입 되었다. 모래구덩이 안으로 들어가면 다시는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걸 몰랐으니 납치와 다를 게 없다. 황당하다가도 억울하고, 무섭다가도 애가 탄다. 모래구덩이 밖에 두고 온 일상으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고 상상하면 두려워서 미칠 지경에 이를 게 뻔하다. 그래서 남자의 탈출 시도는 당연하게 보였다.

 

 

모래의 여자는 남자와 상반되는 인물이다. 여자는 사방이 모래벽으로 둘러싸인 구덩이 속에서의 삶에 만족한다. 그녀는 모래 퍼내는 일을 하면서 마을로부터 대가를 받는데 라디오를 장만하기 위해 돈을 모으는 중이다. 모래의 여자는 스스로 자유를 포기한 채 시스템에 적응한 인물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처음에는 삶을 대하는 두 사람의 자세가 달라도 너무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모래구덩이 밖에 두고 온 남자의 삶이 여자의 삶과 겹쳐 보이기 시작했다. 여자는 자신에게 주어진 모래 치우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데 이는 남자가 책임과 의무로부터 잠시나마 벗어나고 싶어 했던 삶과 같았기 때문이다. 여자의 삶은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물리적인 벽때문에 갑갑해 보이지만 누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안에서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모래구덩이 안과 밖의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다.

 

 

이야기의 막바지에 다다르면 남자는 모래구덩이 안에서 탈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와 맞닥뜨린다. 그가 모래구덩이에서 빠져나왔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그의 행동을 짐작할 뿐이다.

 

 

8월 어느 날, 한 남자가 행방불명되었다.(p.9)

아무도 그가 실종된 진정한 이유를 모르는 채 7년이 지나, 민법 제30조에 의해 끝내 사망으로 인정되고 말았다.(p.11)

딱히 서둘러 도망칠 필요는 없다. () 도주 수단은, 그 다음날 생각해도 무방하다.(p.227)

 

b******s 2018.08.23. 신고 공감 9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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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의 여자 - 아베 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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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안 책을 멀리하다가, 작정하고 돈을 주고 구입해서 읽은 책인데 마음에 든다. 지리멸렬한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하지만, 그렇게 탈출한 일상이 감금으로 이어지고 약간의 저항을 하다가 다시 그 일상에 젖어들 수 밖에없는 패턴이 안타깝기도 하고 살짝 섬뜩하기도 하다. 결이 약간 다르지만, 나는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미셀 윌리암스가 나왔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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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안 책을 멀리하다가, 작정하고 돈을 주고 구입해서 읽은 책인데 마음에 든다. 

지리멸렬한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탈출한 일상이 감금으로 이어지고 약간의 저항을 하다가 다시 그 일상에 젖어들 수 밖에없는 패턴이 안타깝기도 하고 살짝 섬뜩하기도 하다. 

결이 약간 다르지만, 나는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미셀 윌리암스가 나왔던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도 잠깐 떠올랐다.그러지 않길 바라지만...어렵게 탈출한 일상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은 또 다른 일상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겹치는 이미지가 아닐까 한다.  

사실, 책을 다 읽은지는 며칠이 지났고, 리뷰를 한 번 썼었는데... 그 다음날 읽어보고 다시 지웠다. 
나는 요즘 뭔가 주절 주절 쓸데없이 말이 많아지는 것이 싫다. 

사람이 기어나오지 못할 정도의 ‘사구’가 어떤 것인지 궁금해서 영화를 찾아보았는데...그건 세트였는지, 정확히 파악이 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사구’의 이미지가 중요하지 물리적으로 어떤 모습인지를 명확히 알필요는 없을 것이다. 

여하튼 준페이가 실종처리 되면서 소설은 끝나는데...

사실, 여기서 살짝 부러운 생각이 들었다.(물론 감금이 부러운 것은 아니였고)
신경숙의 허접한 소설 ‘바이올렛’은 도입부와 마지막 부분의 광화문 사거리 묘사도 인상적이였으나,
주인공이 강간(?)을 당한 후 사라져 버리는 자체가 참 마음에 들었다. 
준페이의 실종 처리와 바이올렌 주인공의 사라지기는...뭐 해석이나 의도와는 조금 다르겠지만.


신문 공고만 나지 않았을뿐이지, 우리 인생에서 조용히 있다가 사라진 인간들이 얼마나 많은가. 
나 역시 누군가에게 그렇게 사라진 인간일테고. 

얇은 책인데, 생각할 여지도 많고...한없이 진절머리 나는 모래의 이미지가 인상적이였으며,
마지막 주인공의 선택 역시 화끈(?)하였다. 간만에 읽은 마음에 드는 글이다. 끝.  
YES마니아 : 로얄 c******m 2024.03.10. 신고 공감 3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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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의여자] 모래구멍 같은 현실의 삶에 희망의 덫을 놓다.
"[모래의여자] 모래구멍 같은 현실의 삶에 희망의 덫을 놓다." 내용보기
“8월 어느날 한 남자가 행방불명 되었다.” 라는 문장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중학교 교사인 ‘니키 준페이’모래땅에 사는 새로운 종을 발견하여 자신의 이름을 곤충도감에 기록하고 싶어하는 그는 8월 어느날 휴가를 얻어 곤충채집을 나선다.S역에 내려 버스를 타고 종점에 내려 조그만 마을을 지나 해변을 향해 간다. 암시이야기 전개에 앞서, 모래가 ‘암석 파편의 집합체’라는 백
"[모래의여자] 모래구멍 같은 현실의 삶에 희망의 덫을 놓다." 내용보기

“8월 어느날 한 남자가 행방불명 되었다.” 라는 문장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중학교 교사인 ‘니키 준페이’
모래땅에 사는 새로운 종을 발견하여 자신의 이름을 곤충도감에 기록하고 싶어하는 그는 8월 어느날 휴가를 얻어 곤충채집을 나선다.
S역에 내려 버스를 타고 종점에 내려 조그만 마을을 지나 해변을 향해 간다.

 

암시
이야기 전개에 앞서, 모래가 ‘암석 파편의 집합체’라는 백과사전상의 정의를 설명해 주고, 유체역학에 따라 이동하는 모래가 죄어오는, 종국에는 지표를 덮고 멸망시키는 두려움을 암시하며, 이 작품에서 모래의 역할과 의미를 부여해 준다.

또한, ‘생존에 적합하지 않은’ 모래의 이동과 반대되는 ‘정착’이 생존에 적합한지에 대한 의문부호를 남기며, 결말에 ‘공백의 왕복표’를 손에 쥐고 모래구멍에서의 도주를 유예하는 이유를 암시하고 있다.

  「만약, 정착을 포기하고 모래의 유동에 몸을 맡긴다면 경쟁도 성립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사막에도

    꽃은 피고 벌레와 짐승도 산다.」(P.20)

 

남자, 덫에 걸리다
모래언덕을 따라 곤충을 찾아다니는 중에 나타난 노인. 그에게서 숙박 편의를 제안받고, 선량한 어민의 호의라 생각하고 모래구멍속에 위치한 집으로 사다리를 타고 내려감으로써 헤어나올 수 없는 덫에 걸리고 만다.
처음에 자신이 납치되어 모래구멍 속에 갖혔다는 것을 모른 남자는 괴이한 일들이 벌어지는 사이 덫에 걸린 것을 깨닫고 분노한다.

모래구멍에서 나가고자 회유와 타협안을 제시해보기도 하고, 모래를 파내어 탈출을 시도해 보기도 하지만, 모래에 맞서면 맞설수록 모래는 더욱더 자신을 가두고 숨을 조여 올 뿐이다.
게다가 마을사람들은 망루에서 24시간 남자의 거동을 감시하고, 물 배급을 수단으로 남자를 굴복시키고 만다.

 

48일만의 탈출과 실패
모래구멍 속에 갖힌 채 순응한 척 살아온 남자.
모래구멍 속 여자와도 관계를 맺고, 현실에 순응한 듯 감시를 속여오다 48일만에 탈출을 감행하나, 힘겨운 탈출 과정은 모래 늪에 빠져 죽음의 공포앞에서 그가 탈출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구걸하며 실패하고 만다.

 

희망을 놓지 않기 위하여 <희망>을 놓다.
다시 모래구멍속으로 들어온 남자는 까마귀 덫을 놓는다. 잘하면 까마귀 발에 편지를 묶어 보낼 수도 있다는 상상을 하며...
그 덫의 이름은 ‘희망’이다.
세상 밖으로 나가고자 하는 희망을 놓지 않기 위하여, ‘희망’을 놓은 것이다.
그 희망은 까마귀 대신에 모래 밑바닥에 침잠해 있던 수분을 끌어올려 모아 놓을 수 있는 저수장치가 된다.
물이 바로 생명인 이 사막에서 ‘희망’은 죽음의 밑바닥에서 생명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물은 생명이고 생명은 삶의 자신감을 가져오고, 남자에게 모래구멍 속에 갖혀 있지만 갖혀 있지 않은 삶의 자유를 준다.

 

드디어 손에 쥔 왕복표.
삶에 순응해 돈을 모으고 그토록 여자가 원하던 라디오도 사고 여자는 임신을 하지만, 자궁 외 임신으로 병원으로 실려 간다.
반년 만에 모래구멍 속에 내려진 사다리는 여자를 병원으로 실어가고도 걷혀지지 않는다. 남자는 사다리를 올라 모래구멍 밖으로 나오지만 반년 만에 본 바다는 누렇고 탁하다. 심호흡을 해보지만 공기는 꺼끌 거린다.
구멍속을 내려다 보니 자신의 그림자가 있고, 그 옆에 유수장치 나무틀, 즉 <희망>이 비틀어져 있어 고치려 다시 모래구멍 속으로 내려간다.
방안에서 라디오 소리가 들려오고, 눈물이 터져 나오려고 한다.
지금 그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이곳에서의 도망보다 유수장치에 대해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은 욕망이다.


작품속을 관통하는 <모래-새끼줄 사다리-희망-물-공백인 왕복표>

 

모래
정지한 듯 보이지만 끊임없이 움직이는 모래는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세상이다.
이 세상을 자기 뜻대로 살아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사회현실 속에 내던져진 우리는 너나없이 자유의지를 잃고 모래구멍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이 현실의 모래구멍 속을 벗어나려 해보지만 사회는 쉽사리 용납하지 않는다.

이 모래구멍 속으로 들어오게 만든 것은 나 자신의 욕망일 것이다.
주인공 니키 준페이가 곤충도감에 이름을 올리고 싶은 욕망으로 사구를 찾아 모래구멍 속에 들어갔듯이...

모래구멍 속에 있는 우리는 오늘도 집이 무너질까 걱정하며 모래를 파헤치고, 라디오라도 구입하기라도 하면 행복해 한다.

 

새끼줄 사다리
새끼줄 사다리는 모래구멍속 나의 삶과 부락의 공동체를 이어주는 유일한 통로이다. 부락에서는 부락 구성원으로서 완전히 받아들여지기 전까지는 필요할 때만 사다리를 내려준다. 쌍방향이 아닌 권한 있는 자의 일방적인 소통 통로.
모래구멍속 여자가 자궁외 임신으로 병원으로 실려가고 나서야 새끼줄 사다리는 걷혀지지 않는다.
사회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수용된다는 것. 그것은 내가 사는 이 모래구멍을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를 상실하고 나서야 주어지는 보상일 것이다.

 

희망
탈출에 실패하고 절망에 빠진 남자는 희망을 놓지 않기 위해 <희망>을 설치했다.
기대하던 까마귀는 잡히지 않았지만 기대치 않았던 물을, 생명과도 같은 물을 잡은 것이다.
비록 모래구멍 속 반복되는 일상과 고된 삶의 노동에 시달리더라도 누구나 자신만의 <희망>의 덫을 놓고 희망을 잃지 않는다면 뜻밖의 대어를 낚을 수도 있을 것이다.
삶은 쉽게 절망해서도 포기해서도 안되는 것이다.

 


물은 생명이고 권력이다. 나의 생명을 앞에 놓고 거래를 하는 비참함. 거절할 수 없는 두려움. 물을 얻음으로써 남자는 평안과 여유를 얻는다. 물을 얻었기에 서둘러 도망칠 필요도 없다.

공백인 왕복표
Got one way ticket to the blues...
편도표를 손에 쥔 사람들이 진정으로 부르고 싶은 것은 왕복표 블루스라고,
편도표란 오늘과 내일이 단절된 맥락없는 생활을 뜻한다고,
상처투성이 편도표를 손에 쥐고도 콧노래를 부를 수 있는 것은 언젠가는 왕복표를 손에 쥘 수 있는 사람에 한한다고 남자는 말한다.
그래서 모래 밖 세상에서는 왕복표를 지키려고 죽어라 주식을 사고 생명보험에 들고 세상에 거짓말을 해대는 것이라고 말한다.

 

희망을 놓치 않기 위해 <희망>을 놓은 남자는, 모래구멍 속에서 상처투성이 뿐인 편도표를 손에 쥐고도 <희망>안에 생명인 물을 담고, 유동적인 모래 속 생활에서 세상과의 또하나 소통 통로인 라디오를 사고, 어떤 나무를 심을까 고민한다.
여자가 임신을 하고 자궁외 임신으로 병원으로 실려가면서 세상과의 소통줄인 새끼줄 사다리가 내려져 왕복표를 손에 쥐게 된다.

목적지도 돌아갈 곳도 자신이 정하면 되는, 공백으로 되어 있는 ticket.
그러나 남자는 표의 공백을 채우는 대신 비틀어진 <희망>의 틀을 고치려고 모래 구멍속으로 내려간다.

이야기 첫 부분에서 7년이 흘러 사망판정을 받았다고 서술한 것으로, 남자는 결국 자신이 염원하여 손에 쥔 왕복표를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터져 나오려는 눈물의 의미는
모래구멍으로 다시 내려간 남자는 방에서 카랑카랑하게 흘러나오는 라디오 소리를 들으며 눈물이 터져 나오려 한다.
그토록 원했던 바깥 세상의 바다는 누렇고 탁했으며 공기는 꺼끌꺼끌하기만 하다.
그토록 원하던 왕복표를 막상 손에 쥐었는데, 그 왕복표는 모래처럼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 버리는 허망함.
그 허망함이 알 수 없는 가슴속 깊은 곳 눈물을 끌어올렸으리라...

현실에 발을 디디고
지금 남자에게 중요한 것은 모래구멍에서의 도망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낸 희망, 즉 유수장치에 대해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은 욕망이다.
이제 걷어 올려 지지 않을 새끼줄 사다리가 있고, 여자와 부업을 해서 할부로 장만한 라디오, 그리고 앞마당에 어떤 나무를 심어볼까 고민을 하고...
그렇게 유동적인 모래위의 삶에서 그토록 얻고 싶었던 왕복표는 뒷주머니에 구겨 넣고,

유수장치에 제일 부러움을 보낼 부락민들에게 말하고 싶은 욕망만이 꿈틀대고 있는 것이다.
그가 살았던 이전 사회에서 법적으로 사망 판정을 받았지만, 그렇게 모래구멍 속의 삶의 현실에 두발을 딛고 <희망>을 놓고 '자기존중'의 욕구를 가지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오래전에 쓰인 소설이지만,
모래구멍과 다름없는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을 사는 우리에게,
현실에 단단히 두발을 딛고 각자의 <희망>을 설치하고, 저 바닥에 있을 지도 모를 생명의 물을 끌어올린다면,

언젠가 우리의 두손에도 삶의 편도가 아닌 왕복표가 쥐어 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염원해 본다.

 

책 내용과 별개로, 가끔씩 1979년 ‘one way ticket’을 부른 Eruption의 프리셔스 윌슨의 예전의 날씬하고 발랄한 모습과, 유럽의 디스코파티 행사에 초대되어 나오는 뚱뚱한 흑인 아줌마가 된 윌슨의 모습을 보며 세월의 허망함에 씁쓸하곤 했는데,
1962년에 출간된 이 책에서 가사 구절을 보고 반갑고 의아해 했는데, 노래의 원곡이 1959년에 발표된 미국가수 닐 세다카의 곡이란걸 알게됐다.

 

s*****1 2018.04.09.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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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의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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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한 남자가 있다. 취미 생활은 곤충채집이 유일한 재미없는 남자다. 그가 휴가계획이랍시고 야심차게 세운 계획은 모래로 가득한 환경에 적응해 변모한 종의 곤충을 잡는 것이다. 그러다 한 모래 구덩이에 빠지고 한 여자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모래 절벽이 무너져 집이 파묻히는 것을 막기 위해 계속 삽질을 하게 된다. 탈출하고 싶지만 마을 사람들의 감시와 통제에 의해 벗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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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범한 한 남자가 있다. 취미 생활은 곤충채집이 유일한 재미없는 남자다. 그가 휴가계획이랍시고 야심차게 세운 계획은 모래로 가득한 환경에 적응해 변모한 종의 곤충을 잡는 것이다. 그러다 한 모래 구덩이에 빠지고 한 여자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모래 절벽이 무너져 집이 파묻히는 것을 막기 위해 계속 삽질을 하게 된다. 탈출하고 싶지만 마을 사람들의 감시와 통제에 의해 벗어 날 수 없다.

 

 작가의 훌륭한 묘사로 인해 텁텁한 모래가 계속 느껴지는 듯 했다. 유동적인 모래 속에 갇힌 남자의 변화 하는 심리단계의 뛰어난 서술은 비현실적 설정임에도 전혀 이질적이지 않게 해 준다. 

 

 모래는 유동적인 존재로 자유로워 보이지만 그 속에 갇혀버린 주인공은 아이러니하게도 전혀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 되어 버린다. 끊임없이 밀려오는 모래와의 사투, 자신의 탈출을 막기 위한 외부인의 간섭등으로 인한 주인공의 부서질 듯한 실존의 위태로움은 현대인의 초상화와 같다. 숨막히게 반복되는 외부적 억압에 의해 자아가 붕괴되어 가는 현대인. 허나 이런 상황에서도 인간은 삶에 의미를 찾아야 한다. 모래와의 끊임없는 사투와 순응 그 사이 어딘가에서 희망을 발견하게 되는 주인공처럼.. 

 

 카뮈의 시지프의 신화가 생각나는 소설이다. 작가의 뛰어난 역량으로 발휘되는 묘사와 완성도 높은 구성은 시종일관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1******k 2020.12.1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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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의 여자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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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간다는 점에서 모래 구덩이 안에서의 삶과 도시에서의 삶이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라고 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한 번쯤 진지하게 떠올리게 될 것이다.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남기기 위한 일종의 수단으로서 곤충 채집을 하던 주인공은 휴가를 내어 사구 지역에 도착한다. 생물의 존속을 불허하는 불모성을 지녔으면서도 끊임없이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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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간다는 점에서 모래 구덩이 안에서의 삶과 도시에서의 삶이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라고 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한 번쯤 진지하게 떠올리게 될 것이다.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남기기 위한 일종의 수단으로서 곤충 채집을 하던 주인공은 휴가를 내어 사구 지역에 도착한다. 생물의 존속을 불허하는 불모성을 지녔으면서도 끊임없이 형태를 바꾸는 모래의 절대적인 성질은 그에게 일종의 선망의 대상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구 마을에 갇혀 모래 구덩이 속에서 지내는 날이 길어질수록 그는 육신을 무자비하게 덮쳐 오는 모래알 하나하나에 불편함을 넘어선 좌절과 공포를 느끼게 된다.


잿빛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도착한 모래사막이 세상에 소심하게나마 자신의 존재를 남길 수 있는 낙원일 것이라 믿었지만, 그곳은 또 다른 원초적 노동력의 우리에 불과했다는 아이러니 속에서 드러나는 그의 절망과 자조, 그리고 모래를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는 내게 꽤나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작품 속에서 시간이 더 흐른 뒤, 몇 번의 탈출 시도가 실패한 끝에 그가 처한 환경에 조금씩 적응하며 겪게 되는 또 한 번의 심경의 변화는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었는데, 바로 탈출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끝내 사구를 떠나지 않기로 결정한 순간이다. 그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모래의 여자’의 존재가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영원히 낫지 않을 서로의 상처를 혀가 마모되도록 핥아주는 일을 반복하더라도, 그는 마침내 모래 구덩이 안에서 또 한 명의 처절한 동반자를 만나게 된 것이다.


그는 점차 모래를 이해하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방식을 익히며 이전과는 다른 모양의 삶을 살아가기 시작한다. 이제 그에게는 매일 강제되는 노동도, 낙후된 환경과 마을 사람들의 저속한 놀림도 모두 도시에서의 삶과 같이 잿빛의 무색무취한 배경이 되고, 자신과 함께 모래알을 삼켜내는 ‘모래의 여자’와 함께 결국 도시에서와 본질적으로는 다르지 않은 하나의 뫼비우스의 띠 위를 걷게 된다.


이 책을 읽은 뒤 내 머릿속에는 나 또한 사막이나 다름없는 회색 도시에서, 스스로도 깨닫지 못한 채 같은 곳을 계속 걸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물음이 천천히 떠올랐다. 그러다가 어느 날 문득 모래 구덩이에 깊이 빠져버리는 날이 오는 것은 아닐까, 하는.


내 일상을 소중히 여기려면 대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하는지, 그리고 ‘열심히 날았는 줄 알았는데, 실은 유리창에 콧잔등을 비비고 있을 뿐이었던 왕큰집파리’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문득 혀끝에 모래알이 굴러다니는 듯한 까끌한 촉감이 오래도록 맴돈다.

YES마니아 : 로얄 g********7 2026.07.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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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의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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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모래땅으로 곤충 채집을 하러 갔다가 해안가 모래 언덕의 기이한 마을에서 마을 사람들의 계략으로 여자 혼자 사는 집에 갇히게 되고, 집이 모래에 파묻히지 않도록 매일 삽질을 한다는 <모래의 여자>는 그 스토리가 굉장히 독특하고 흥미롭죠. 이같은 설정은 아베 코보가 사막과 비슷한 만주에서 살았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고 합니다. 위에서 소개한 내용은 소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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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모래땅으로 곤충 채집을 하러 갔다가 해안가 모래 언덕의 기이한 마을에서 마을 사람들의 계략으로 여자 혼자 사는 집에 갇히게 되고, 집이 모래에 파묻히지 않도록 매일 삽질을 한다는 <모래의 여자>는 그 스토리가 굉장히 독특하고 흥미롭죠. 이같은 설정은 아베 코보가 사막과 비슷한 만주에서 살았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고 합니다. 


위에서 소개한 내용은 소설의 앞부분 내용이고, 뒷부분으로 가면 남자는 수차례 이곳에서 탈출을 시도합니다. 그러다 결국 구멍에서 빠져나오는데까지는 성공하지만 마을을 벗어나지 못하고 죽을 위기에 처한 남자를 마을 사람들이 구해주면서 그는 다시 구멍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결말에 이르러서 남자는 우연히 모래 속에서 물을 끌어올리는 유수 장치를 발명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여자가 급하게 병원에 가면서 남긴 사다리를 통해 도망칠 기회도 얻게되죠. 하지만 그는 결국 도망치지 않았고, 소설 맨 처음에서 언급한대로 실종처리가 되고맙니다.


모래 구덩이 속에서 매일 밤 모래를 퍼날라야 하는 자신의 운명을 당연하듯 받아들이는 여자의 모습을 보면 '시시포스의 형벌' 신화가 떠오르기도 하는데요. 매일 직장에 출근해 같은 일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오늘날 현대인의 삶과도 겹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200페이지 정도 분량의 소설이라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아베 코보의 <모래의 여자> 리뷰였습니다 :)

YES마니아 : 로얄 h******s 2025.07.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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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의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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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코보의 소설은 처음 읽는다. 고전에 속하는 책인데 간만에 몰입되어 읽은 거 같다. 사람들은 반복된 일상을 살면서 지루함을 쉽게 느끼고 외부 세상을 동경하는데 그래서 대부분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좋아하지 않나 생각해본다. 주인공 남자의 동료의 별명인 “뫼비우스의 띠”처럼 말그대로 우리는 결국 바깥세상을 동경하지만 바깥으로 나왔을 땐 결국 그곳이 다시 안쪽의 세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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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코보의 소설은 처음 읽는다. 고전에 속하는 책인데 간만에 몰입되어 읽은 거 같다. 사람들은 반복된 일상을 살면서 지루함을 쉽게 느끼고 외부 세상을 동경하는데 그래서 대부분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좋아하지 않나 생각해본다. 주인공 남자의 동료의 별명인 “뫼비우스의 띠”처럼 말그대로 우리는 결국 바깥세상을 동경하지만 바깥으로 나왔을 땐 결국 그곳이 다시 안쪽의 세상이다. 매일매일 모래에 파묻히는 집에서 노동을 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삶..우리 현대인의 다람쥐 쳇바퀴같은 삶을 말하는 건가? 척박한 환경에서 묵묵히 살아내며 트랜지스터 라디오와 거울을 가지기를 희망하는 순종적인(?)여자, 아무튼 읽고나서는  여러 생각들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아베 코보의 다른 작품도 읽고 싶어진다.
YES마니아 : 로얄 h****7 2024.11.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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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절의 마무리와 함께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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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26일 새벽에 끝마쳤던 책. 사막의 불모성은 건조함이 아니라 유동성에서 기인한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모래에서 수소의 냄새가 난다눈 그런 막연한 표현도 좋았고. 드러난 서사만을 쫓아가도 충분히 즐겁게 읽을 수 있다. 나에겐 일종의 인생 거점같은 책이다. 150자를 강요하는게 참 불편하다 아직도 안 끝났나? 번역도 충분히 잘 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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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26일 새벽에 끝마쳤던 책.
사막의 불모성은 건조함이 아니라 유동성에서 기인한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모래에서 수소의 냄새가 난다눈 그런 막연한 표현도 좋았고. 드러난 서사만을 쫓아가도 충분히 즐겁게 읽을 수 있다. 나에겐 일종의 인생 거점같은 책이다. 150자를 강요하는게 참 불편하다 아직도 안 끝났나? 번역도 충분히 잘 된 느낌이다.
j*****7 2023.02.0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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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의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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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의 여자는 몇년전 도서관에서 빌려 봤다가 최근에 다시 생각이나 결국 구매까지 하게 된 책이다.사실 난 영화까지 찾아봤다. 내용은 곤충채집을 하러간 남자가 모래사막에 갇히게 되는 내용이다.단순한 내용이지만 의외로 이 책이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남자가 모래 사막에 갇힌건 자의가 아니라타의에 의한 납치이기 때문이다. 그 모래 구덩이에서 벗어나기위한 남자의 눈물겨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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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의 여자는 몇년전 도서관에서 빌려 봤다가 최근에 다시 생각이나 결국 구매까지 하게 된 책이다.

사실 난 영화까지 찾아봤다. 내용은 곤충채집을 하러간 남자가 모래사막에 갇히게 되는 내용이다.

단순한 내용이지만 의외로 이 책이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남자가 모래 사막에 갇힌건 자의가 아니라

타의에 의한 납치이기 때문이다. 그 모래 구덩이에서 벗어나기위한 남자의 눈물겨운 사투가 황량한 모래와 함께 내용을 이룬다. 그리고 결국에는 희망이라는 덫을 만들어 물이라는 진짜 희망을 만난다.

 

그럼에도 남자는 끝까지 모래사막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 암시는 맨 뒷장에 남자한테 실종선고를 내리는 짤막한 문구에서 유추할 수 있다.

 

남자가 모래사막을 떠나지 못한건 사막의 삶에 안주한거라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 안에서 또다른 희망을 발견한게 아닐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영화보다는 책이 더 실감났다.

y******6 2019.04.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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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코보 - 모래의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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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코보, 모래의 여자'이 무형의 파괴력에 대항할 수 있는 것은 무엇 하나 없다''모래쪽에서 생각하면 형태가 있는 모든 것이 허망하다. 확실한 것은 오로지 모든 형태를 부정하는 모래의 유동뿐이다.''이곳은 이미 모래에 침식되어 일상적인 약속 따위는 전혀 통용되지않는 특별한 세계인지도 모른다.''모래는 인간을 가두고 압살한다''결핍에 대한 불안, 갈증에 대한 공포''1/8mm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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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코보, 모래의 여자



'이 무형의 파괴력에 대항할 수 있는 것은 무엇 하나 없다'

'모래쪽에서 생각하면 형태가 있는 모든 것이 허망하다. 확실한 것은 오로지 모든 형태를 부정하는 모래의 유동뿐이다.'

'이곳은 이미 모래에 침식되어 일상적인 약속 따위는 전혀 통용되지않는 특별한 세계인지도 모른다.'

'모래는 인간을 가두고 압살한다'

'결핍에 대한 불안, 갈증에 대한 공포'

'1/8mm의 유동.....상태가 그대로 존재인 세계....이 아름다움은 다름 아닌 죽음의 영토에 속하는 것이다.'

'불현듯,  새벽빛 슬픔이 북받친다. 서로 상처를 핥아 주는 것도 좋겠지. 그러나 영원히 낫지 않을 상처를 영원히 핥고만 있는다면 끝내는 혓바닥이 마모되어 버리지 않을까.'



읽는 내내 모래 속에 있는 답답함을 느꼈다.

자신의 이름을 남기고자 희귀한 곤충을 채집하러간 니키 준페이는 모래 구덩이에 갇히고만다. 끊임없는 탈출 시도에도 쉽게 탈출하지 못한다. 그렇게 7년 여가 지나고 실종상태의 니키 준페이는 결국 생사불명의 상태로 남는다. 하지만 그는 모래구덩이 안에서 끈질기게 살아있다. 곤충들이 모래사막속에서도 살아가기위해 끊임없이 보호색으로 변하는 것처럼 그도 그렇다. 자신 스스로가 희귀한 곤충이 되어 스스로를 채집하고 역설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잃는다.

뫼비우스의 띠 같은 모래구덩이 속에서 남자와 여자의 태도차이도 주제를 보여주기에 충분히 작용한다.
기이한 플롯이다.

모래 구덩이에 갇힌 현재에 틈틈히 과거를 회상한다. 과거 일화가 삽입되며,  끊임없는 의식의 흐름으로 서술된다. 후반부 탈출 장면에서는 문장길이가 짧아지면서 호흡이 빨라진다. 덩달아 긴박한 분위기 조성되는 절정의 순간이다. 묘사가 정말 실감난다.

미지의 존재, 불확실함이 주는 두려움은 실로 크다. 그 미지의 존재의 횡포 앞에서 겪는 인간의 곤경을 상징적으로 잘 표현했다.

'다른 세계를 꿈꾸느라 바로 여기가 다른 세계임을 자각하지 못하는 절대적 모순을 사는 존재'에 관한 작품.

와어려워!!!!
YES마니아 : 로얄 q*******3 2016.01.2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