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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오한 선문답같은...
"심오한 선문답같은..." 내용보기
메멘토라는 영화를 보았다. 과연 우리의 기억은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각색된 것일까. 우리가 떠나온 곳은 어디이고, 우리는 과연 어디로 가는 것일까. 우리의 기억 속의 것들은 과연 실재했던 것인가... 기억을 조작당하고 있지는 않을까?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는 것인가. 우리가 우리에게 건네는 모든 삶에 대한 질문들은 과연 정답이 있는 것일까. 현재의 나와
"심오한 선문답같은..." 내용보기
메멘토라는 영화를 보았다. 과연 우리의 기억은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각색된 것일까. 우리가 떠나온 곳은 어디이고, 우리는 과연 어디로 가는 것일까. 우리의 기억 속의 것들은 과연 실재했던 것인가... 기억을 조작당하고 있지는 않을까?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는 것인가. 우리가 우리에게 건네는 모든 삶에 대한 질문들은 과연 정답이 있는 것일까. 현재의 나와 과거의 나 사이에 어떤 레테의 강이 흐르는 것일까. 종종 내 안의 나와, 밖에서 바라보는 내가 달라서, 때론 그 간격이 용납할 수 없을 만큼 커서 스스로 나를 옭아매므로 힘겨워질 때가 있다. 어느 나가 과연 진실이란 말인가... 시인은 '아담, 다른 얼굴'에서 늘 묻고 있다. '이런, 어디로 가지?' 그리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대답인 것에 놀라며.'라고 한다. 깊은 꿈 속에서 말한단다. '이것은 꿈 그리고/ 무엇이 남는가' 묻고 또 물었을 때, '침묵의 손아귀에서/ 모든 의문은/ 대답이 되고야 만다'고 한다. '현관을 지나/ 방으로 가는 내게/ 아내가 묻는다/ 어디 가느냐고...... 나 여기 있어/ 여기가 어딘데?'. '어지러운 차양 유리/ 빛과 그늘의 암호/ 아프게 일렁이고/ 퍼져가는 그림 위엔/ 땅과 하늘의 기운,/ 여기는 거기 어디쯤인가' 시인의 시들에선 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그늘이 있고, 그 그늘은 다른 얼굴과의 거리이며, 잊고 있는 동안 우리는 잊고 있음조차 몰랐다고 한다. 그리고 그 다른 얼굴은 '정신이 맑으면 못 견디어서/ 한 걸음은 비켜서야 낯익은 생'이라고 한다. 그리고, '다시 한번 낙원을 떠나려는 자,/ 말없이 몸을 일으켜/ 저편을 바라보는 자이다'라고... 이 시집 속의 언어들은 너무도 심오해서, 그만 몇 번을 덮고 싶게 했다. 인생의 본질적인 질문들에 다가서고 있고, 선문답같은 깊음으로 답하고 있어서 시의 고리를 이해하지 못해 참 슬펐다. 과연 시인은 어떤 아픔으로 시들을 태어나게 했을까. 몹시 궁금하다. 누구, 여기에 실린 시들을 잘 이해하고 그 답을 내게 알려주었으면...

[인상깊은구절]
과일, 떡, 술 그런 말들이 너의 수첩엔 적혀 있고 펼쳐진 그 너머 유리창 너머 푸른 겨울이 간다 외로운 줄도 모르고 네가 썼을 저 말들을 나는 네게 외워주리라 잠든 너의 따뜻한 머리에선 침침한 안심의 내음 외로운 줄도 모르고 네가 썼을 그리고 나는 그 말들을 -<아내>전문
b*******l 2001.12.0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