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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에 하나의 원소 <주기율표>를 읽고 수학은 포기했지만 화학은 그렇지 않았다. 수학의 공식과 다르게 화학의 반응식에는 나로 하여금 거부 반응을 일으키지 않았다. 특히 주기율표는 묘한 흥미를 불러일으켰는데, 공책에 무한반복해 적거나 맥락은 없으되 어떤 식으로든 노래로 지어 부르며 암기한 덕분에 몇몇 원소 기호와 그들이 가진 특징은 내 뇌리에서 휘발되지 않고 어떤 흔적처럼 남아 있다. 최소한의 과학 상식이라도 쌓아두자는 마음으로 이따금 화학을 비롯하여 과학 분야의 책들을 찾아 읽지만 이해하는 게 쉽지 않다. 대개의 과학 도서가 과학 용어나 원리, 현상 등을 과학(자)의 일대기와 함께 다룬다면, 이번에 만나본 책은 확연히 다르다고 말할 수 있겠다. 바로 얼마 전 읽었던 『이것이 인간인가』의 저자이자 화학자인 프리모 레비가 쓴 <주기율표>이다. 화학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원소에 착안하여 '주기율표'에 가지런히 배열된 118개의 원소들 가운데 21개를 골라서 에세이 혹은 자전적 소설의 형식으로 풀어냄으로써 화학자다운 발상을 보여준다. 이탈리아의 한 유대인 집안에서 나고 자라며 화학을 전공하고, 반파시즘 활동 중에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끌려가 포로 생활을 하다 살아돌아온 뒤부터 글쓰기와 화학 공장 일을 병행하면서 겪고 생각한 것들을, 그러니까 저자에게 벌어진 화학적 사건들을 되돌아보며 자기만의 인생 주기율표를 완성해낸 것이다. 어쩌면 인간의 삶 자체가 '화학적 사건'의 연속인지도 모른다. 인체를 구성하는 원소부터 우리가 호흡하며 먹고사는 활동을 모두 화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전공지식을 뽐내거나 전문가로서의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개인적인 체험을 바탕으로 '화학의 철학'을 펼쳐보인다. 이를테면 '아르곤'과 '탄소'를 각각 첫 장과 마자막 장에 배치함으로써 자기 혹은 개인의 정체성과 더불어 과거의 선조과 현재의 자신까지 이어져 내려온 뿌리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이어서 학창시절에 친구(엔리코)와 형의 실험실에 몰래 숨어들어 교과서에서만 보았던 '수소' 목격담과 그럴 의도는 아니었으나 반파시즘 운동의 기초 체력을 다지게 도와준 '철'처럼 강인했던 친구(산드로)를 소개한다. 또한 무솔리니 체제하에서 감옥에 갇혀 강물 속 모래에서 '금'을 채취하는 일을 했다는 다른 죄수의 얘기를 들으면서 흡사 시간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고 몸속에서 피가 빠져나가는 것처럼 괴로웠던 기억을 떠올린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새로운 화학 실험을 해보고 자연을 느껴보고 싶어서 다시 바깥 세상으로 나가 금을 찾고 싶다는 저자의 말에서 어떤 금빛을 본 듯하다. 세월이 흘러 그가 니스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공장에서 니스의 결함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거래처로부터 '바나듐'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답변을 듣는다. 그 직원이 다름 아닌 죽음의 수용소에서 마주한 적 있는 독일인 박사임을 알게 된 저자는 '최대한 적게 알려 하고, 어떤 것도 묻지 않는 전략'을 취한 당시 독일인들의 침묵을 고발한다. 고통의 나날들을 견디고 죽음의 문턱을 넘어 귀환한 프리모 레비가 어떤 생각과 마음가짐으로 남은 (덤 같은) 생을 살았을지 독자는 감히 상상할 수 없다. 다만 그가 남긴 책들을 통해 어렴풋이나마 짐작해볼 따름이다.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와 『이것이 인간인가』에 이어 <주기율표>를 통해 그가 한평생 천착한 일들 중 하나로 '인간을 이해하기'가 아닐까 싶다. 원소 이야기마다 자신을 포함하여 하나 또는 여러 사람을 소생시키는 저자가 연금술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납이나 철을 금으로 바꾸는 신기(神技)가 아니라 인간 세상을 헤아리는 '화학'이라는 언어를 지녔기에 하는 소리다. 인간이란 주기율표에 자리한 원소같이 특수성과 보편성을 모두 가진 존재임을 새삼 깨닫는다. 주기율표를 곰곰 들여다보면, 다른 듯 닮은 혹은 닮은 듯 다른 사람들이 모여사는 이 세상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연말리뷰 #주기율표 #프리모레비 #돌베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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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돌아보게 하는 책이 필요할때, 의지가 없을때,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에 가로막혀서 나아가지 못한다고 생각할때, 권합니다.
꼭 물리적으로 힘들어야 힘든건 아니지요. 그렇다고 정신적인 힘듦이 물리적인 고통보다 더 힘들다고 말 할 수도 없습니다. 특히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겪는 어려움이란건 개인적인 관점에서 봐야지요. 허나, 우리보다 그 길을 먼저 가고 그 사이에서 지극한 아름다움을 찾아낸 프리모 레비의 글을 읽으면 또 하나의 다른 관점을 갖게 될겁니다. 내 상황이 바뀌진 않더라도, 나를 보는 관점을 하나 더 찾을 수 있는 이 주기율표. 돌파구가 필요한 분들에게 분명 도움이 될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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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에 프리모 레비라는 생소한 이탈리아 작가를 알게 되었는데 그의 대표작 <이것이 인간인가>는 너무 무거울 듯 하여 먼저 <주기율표>를 접해보았다. 이 책은 21가지 화학 원소를 소제목으로 하여 그의 인생 전반에 걸친 이야기와 관련 인물들을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놓았다. 각 화학 원소의 성질과 에피소드의 적절한 조화는 꽤 신선했고 유대인으로서 살아가는 어떤 비장함과 묵직함을 다루면서도 군데군데 유머와 긍정적 사고를 섞어놓은 작가의 문장들은 흡인력이 강했다. 작가 연보를 읽다 보니, '물자 부족, 노역, 허기, 추위 등과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완벽하게 불행할 수 없었고 수용소에서도 자살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라는 구절이 있는데 수용소 생활이 끝난 말년에 왜 자살을 택한 것인지 나처럼 평범한 인간이 감히 그 인생 역정과 고통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겠는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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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대 초반 요즘 화학에 관심이 생겼다. 학교에서 배운 화학은 지루했다. 추상적인 개념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무슨일인지 그 화학에 관심이 생겨 무작정 화학관련 책을 읽고, 관련 유튜브를 본다. 그중 읽었던 샘킨의 사라진 스푼에서 짧게 소개된 프리모 레비의 주기율표. 특이한 작가의 이력에 평소와 같으면 선택조차 안했을테지만 홀로코스트를 경험한 유대인 화학자의 에세이의 제목에 강한 호기심을 느꼈다.각각의 원소기호와 그의 인생이 어떻게 대응되는가 생각하며 보는것이 책을 읽으며 느꼈던 즐거움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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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1월의 세 번째 프리모 레비 "주기율표" ☆☆☆☆ 내가 지나온 시간을 기억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추억이 깃든 물건을 묘사하거나, 당시 즐겨 듣던 노래나 인상 깊었던 여행지를 추억해 보거나.. 이런 방법은 사실 익숙하다. 다만 그 익숙함을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작가마다 다르고 그 차별점이 독자 개개인의 취향이 되는 것 같다. 이 책은 작가의 삶을 궤적을 주기율표의 원소들로 표현하고 있다. 화학시간에 노래에 맞추어 외웠던, 그 원소들이 과연 작가의 삶과는 , 또 우리의 삶과는 어떤 연관이 있을지 기대와 호기심으로 읽게 된 책이다. 작가인 프리모 레비는 1919년에 이탈리아에서 태어났다.세계대전을 거치며 살아야했던 유대인 화학자, 파시즘에저항하고 아우슈비츠에서 생존하게 된 그의 삶은 일반적인 우리들의 삶과 많이 달랐다. 원소는 우리 육체뿐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환경을 구성하고 있는 구성 요소들이다. 원소들이 가지고 있는 특성에 따라 보여지는 것이 다르고, 그들의 결합과 분해 등의 다양한 화학작용을 통해 나타나는 현상들 속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원소들의 특성을 삶의 한 편린들에 대입하여 풀어나가는 그의 회고와 창작들. 화려하지 않고 (복잡한 메타포나 미사여구가 아닌) 담담히 화학자다운 글로 써내려간 이야기들은 오래된 고전을 읽는 듯한 느낌이었다. 유대인이지만 지식인이기에 그들에게 고등노예로 취급받으며 견뎌야 했던 시절, 훗날 그 시절에 만났던 독일인 박사와 다시 교류가 되면서 느끼게 되는 유대인 생존자로서의 감회 등, 우리의 삶도 이러한 원소들의 성향들이 서로 반응하며 나타나듯 단순한 것이 아닌 복합적인 것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다라고 명확히 규정되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 느낌만큼은 공감할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러니까 그것은 수소였다. 태양과 별들속에서 타고 있는 것이고, 영원한 침묵 속에서 뭉치면서 온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바로 그것이 었다.(IDROGENO 수소) p. 43' '악에서 지켜주는 보호막 같은 순수함에 대한 찬미와, 변화를 일으켜서 생명력을 불어넣어주는 불순함에 대한 찬미가 그 둘이다. 나는 메스꺼울 정도로 도덕주의적인 첫째 것을 버리고, 내 마음에 드는 둘째 것에 대해 생각 하느라 꾸물거리고 있었다. 바퀴가 돌아가고 삶을 이루기 위해서는 불순물이, 불순물 중의 불순물이 필요하다. 잘 알고 있듯이, 땅도 무엇을 키워내려면 그래야 한다. 불일치, 다양성, 소금과 겨자가 있어야한다.(ZINCO 아연) p. 51' '나는 더 세속적이고 구체적인 또 하나의 도덕률을 생각했는데, 전투를 좋아하는 화학자라면 누구나 그에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거의 같은 것(나트륨은 칼륨과 거의 같다. 하지만 나트륨을 썼더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실질적으로 같은 것, 유사한 것, '혹은'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는 것, 대용품, 미봉책은 믿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차이는 아주 작을지 몰라도 결과는 엄청나게 다를 수 있다. 마치 철로의 선로변환기처럼 말이다. 화학자 일의 상당 부분은 바로 그러한 차이에 주의하고, 그것을 제대로 알고서 결과를 예상하는 것이 다. 그리고 이것은 단지 화학자에게만 해당하는 일은 아니다.(POTASSIO 칼륨) p. 93' '물질을 정복한다는 것은 그것을 이해한다는 것이며, 물질을 이해하는 것은 우주와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데 필요하다.(FERRO 철)p. 65' '애초에 아무 의도도 없던 물질이 재앙과 장애에 부딪혀, 마치 인간이 소중하게 여기는 질서에 반항하기라도 하듯, 사악한 의도를 드러내는 이야기 말이다. 자신의 승리보다는 타인의 파멸에 더 목말라 하는 무모한 불한당들의 이야기, 소설에서처럼 저 땅끝에서 와서 선량한 주인공 영웅들의 위업을 훼방놓는 그 악당들의 이야기를. (ARGENTO 은) p. 303' ![]() #주기율표 #프리모레비 #돌베게 #화학 #원소 #아우슈비츠 #철학적성찰 #PrimoRevi #책읽기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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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이 인간인가와 주기율표중에 뭐가 좋을까하다 주기율표를 선택했다.읽어볼만하다.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의 글은 나에게 내인생은 윤택하고 이 윤택한 삶속에서 고통도 그시대에 비하면 암것도 아니라는걸 깨닫게해준다.인생은 고통속에서 성장한다를 작가가 말해준다.암벽도 타봐야 본인의 한계치를 알게된다.실수를 두려워말고 실수라도 해서 성장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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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빌려 읽다가 주문하게 된 책이다. 작가님의 이력이 눈길이 갔다. 마음이 아팠다. 이렇게 밖에 표현을 못하지만 가슴이 쿵 했다. 칼카나마~하고 고등학생 때 외웠었던 주기율표 화학 원소의 어원과 기원도 흥미로웠지만 각각의 원소를 통해 역사와 기억을 소환하며 인간 관계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며 시절과 사람들에 관한 기억과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었다. 과학과 문학이 만난 멋진 에세이 한 편 읽는 기분이지만 작가님을 생각하면 슬퍼진다. |
| 아우슈비츠에서의 삶...그 속에서 인간본성의 심연을 본다.수소,철,헬륨...주기율표의 원소를 매개로 떠오르는 이름들...꼬리에 꼬리를 물며 이야기는 이어진다.현대문학의 고전으로 불릴 정도로 오래도록 깊은 감동을 전해준다. |
| 프리모 레비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작가라고 한다. 화학과 출신이고 아우슈비츠에 끌려갔다 살아나왔지만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이 책은 프리모 레비가 화학 원소들을 소개하며 자신의 삶과 생각 등을 연결해서 쓴 책이다. 그 서술 방식이 흥미로웠던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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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숨쉬는 공기 속에는 이른바 비활성 기체라고 하는 것들이 있다. 이것들은 박식하게도 그리스어에서 따온 진기한 이름을 갖고 있는데, 각각 '새로운 것'(네온), '숨겨진 것'(크립톤), '움직임 없는 것'(아르곤), 그리고 '낯선 것'(제논)이라는 뜻을 지닌다. 이들은 정말로 활성이 없어서, 그러니까 자신들의 처지에 만족하고 있어서 어떤 화학 반응에도 개입하지 않고 다른 원소와 결합하지도 않는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비활성 기체는 수세기 동안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고 지낼 수 있었다. 다만 1962년 한 부지런한 화학자의 오랜 독창적인 노력 끝에, '낯선 것'(제논)이 극도로 탐욕스럽고 활발한 플루오린과 잠깐 동안 결합하도록 하는 데 성공한 일이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이 업적이 너무나 뜻밖의 일로 여겨져서 그 화학자는 노벨상까지 받았다. 또 이러한 비활성 기체를 가리켜 귀한 가스라고도 한다. 물론 여기서 모든 귀한 가스는 정말 활발하지 못한 것인지, 또 모든 비활성 가스는 귀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비활성 기체는 희유 가스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그 가운데는 공기의 1퍼센트를 차지할 정도로 상당히 많은 양이 존재하는 아르곤, 곧 '움직임이 없는 것'이 있는데도 말이다. 다시 말해, 그 양은 이 지구상에서 생명체의 흔적이 유지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이산화탄소보다도 스무배 또는 서른배나 더 많은 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