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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라면을 먹고 4600원짜리 커피를 먹는 젊음을 이해하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나 자신이 꽤 괜찮은 카페를 찾기 시작 하면서 그 돈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좋아하는 카페는 물론 커피 맛이 좋아야겠지만 무엇보다도 탁 트인 공간과 음악이 있어야 한다. 과천 현대 미술관 안에 있는 카페는 주변의 경치와 조형미술 등이 어우러져 있기에 커피 한 잔을 들고 창밖을 바라보며 삶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공간이다. 오른손에는 커피 한잔을, 왼손에는 한권의 책을 들고 있다면 이것이 전원 속에 있는 카페에서 얻을 수 있는 작은 기쁨이다. ‘나이 듦의 즐거움’은 이런 작은 기쁨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그 이유는 작가 김경집은 나하고 비슷한 세월을 살아왔기에 그의 글속에 나타난 시간과 공간속에서 나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그의 감성과 사람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좋기 때문이다. ‘완보 완심’을 통해 처음으로 김경집을 알았고 그의 글에 매료가 되어 몇 권의 책을 더 구입 했는데 그중의 한권이 ‘나이듦의 즐거움’이다. 이 책은 작가 김경집이 쓴 편지글 66편을 모아 엮은 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과 세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저자의 성품이 잘 표현되어 있고 그 성품을 닮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잔잔한 감동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편지글의 특징은 개인적인 생각을 감성적으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책을 읽는 독자도 쉽게 그 감성에 빠져들고 저자와 쉽게 친구가 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책을 읽다가 저자가 살아온 삶에 동의하고 일치감을 발견한다면 미소 지으며 커피 한 모금을 마실 수 있는 여유 때문에 감성적인 글에는 반드시 커피 한잔이 필요하다. 부모를 모시는 마지막 세대, 그렇지만 자식으로부터 독립하는 첫세대, 베이비붐 세대의 맏형으로 우리나라 근대화의 일군이었고, 군사정권과 싸워 민주주의의 초석을 놓았지만 지금은 아내의 잔소리를 속으로 삭여야 하고, 자식의 눈초리를 봐야하는 초라한 세대로 전락하였기에 오죽했으면 쉰밥 같은 쉰세대라고 불릴까 요즘 내가 읽는 책들이 얼핏 기억나는 것만 하더라도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성품’, ‘50세 빛나는 삶을 살다’. ‘멋지게 나이 드는 법 46’, ‘나이 드는 것의 미덕’등 주로 중년기의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책들인 것을 보면 나이에 대한 부담감이 꽤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쓴 작가 김경집도 이런 부담감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이 책의 첫 페이지에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쇠약해지거나 소멸돼 가는 것이 아니라 조용한 열정으로 세상을 보는 지혜와 생의 본질을 깨달아 가는 과정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중년기의 삶을 다룬 책들은 다 이와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진부할 수 있지만 이 책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속에서 같은 시간을 살았고, 같은 문제를 고민했고, 같은 문화를 가지고 있었기에 공감할 수 있는 면이 많다는 면에서 좀 더 친근감이 있는 책이다. 특히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사람과 사물을 보는 저자의 감성은 이 책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다. 그 장점의 첫 번째는 현재 내 삶의 모습을 받아들일 때 나이 드는 즐거움이 있다. 시력을 잃어버려 돋보기를 쓰는 것, 아내의 흰머리를 염색해 주는 것, 죽음 때문에 전화번호를 지우는 것, 또 다른 자유로운 비행을 꿈꾸는 것, 아비로서 바라보는 결혼식, 설날에 쓰는 유서, 만년필에 대한 추억 등은 지금 나의 현실에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삶의 모습이다. 나 같은 경우도 돋보기를 맨 처음 쓸 때의 충격을 잊을 수 가 없다. 다른 사람보다도 노안이 빨리 찾아와 40대 초반에 돋보기를 맞추었다. 그런데 자신이 너무 빨리 늙었다는 충격 때문에 몇 년 동안 돋보기를 쓰지 않고 버텼다. 그러나 버틴다고 될 일이 아니지 않은가? 지금은 돋보기를 어디에 두었는지 찾느라고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 과연 나이 드는 것이 즐거움일까 그런데 작가 김경집은 이렇게 나이 드는 즐거움을 이야기 한다. ‘먼 곳은 졸보기안경을 써야 하고 가까운 곳은 돋보기안경을 써야하는 이 어정쩡한 눈이 어쩌면 조금 일찍 찾아왔다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까운 것, 적당한 것, 먼 것을 이 안경, 저 안경, 그리고 맨 눈, 이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는 게 조금은 짓궂지만 장난기를 만끽할 뿐 아니라 세상을 그렇게 세 토막으로 쪼개어 볼 수 있는 스펙트럼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중략) 잃은 것은 시력이지만 얻은 것은 심력(insight)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19쪽) 두 번째는 삶의 깊이와 넓이를 가진 인격적인 성숙을 이룰 때 나이 드는 즐거움이 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제 나이에 맞추어 사는 것, 마음을 열고 집착을 버리며 사는 것, 작은 행복과 아름다운 것에 대한 기쁨을 맛보며 사는 것, 아름다움을 느낌을 주는 삶을 사는 것, 세월이 결을 따라 사는 것, 삶의 향수와 따뜻함을 기억하며 사는 것, 난 키우기와 무소유, 겨울을 맞는 나무의 지혜를 배우며 사는 것 등은 중년의 삶이 외적인 성장을 꿈꾸는 삶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아름답고 풍성하게 만드는 삶이 되었을 때 나이드는 즐거움을 실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제 아내와 다투어도 질 줄도 알고, 나에 대해 비난하는 사람이 있다 할지라도 삭일 줄도 알고, 남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것을 찾으려는 모습은 내가 변한 증거다. 나이 들수록 좋은 향기를 가진 사람이야 말로 인생을 즐겁게 사는 것이 아닐까 자유롭게 살고 싶어 숲으로 갔지. 허투루 살지 않고 모든 삶을 다 헤아리고 싶었어. 삶이 아닌 건 모두 떨쳐 버리고 삶이 다했을 때, 헛되게 살지 않았다고, 후회하지 않으리.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 혹은 숲 속의 생활’의 인용인 것 같다(137쪽)
세 번째는 생활 속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삶을 살 때 나이 드는 즐거움이 있다. 내 삶의 북극성을 찾아, 아름답게 늙는다는 것, 이상과 현실의 해후, 영혼의 벗 책과 해후하기, 겨울밤 책 읽는 행복, 아일랜드 부엌을 꿈꾸는 남자, 결대로 살 작은 용기와 지혜, 떠나고 나서야 그리워지는 것등은 그냥 넘어가기 쉬운 일상적인 삶속에서 사색을 통해 삶의 의미를 발견할 때 나이 드는 즐거움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그 즐거움을 독서로부터 시작이 된다. 이제는 바쁘게 움직이는 것보다는 삶을 관조하는 나이가 되었다. 관조는 삶을 관찰할 수 있는 눈이 있을 때 가능하다. 독서를 통해 생각이 깊어지고 삶의 지혜를 배우고 싶은 것은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소망일 것이다. 경망스러움보다는 내적인 품위를 갖고 있고, 말 한마디가 삶의 지혜를 가르쳐 준다면 얼마나 멋진 삶일까 성경에도 ‘백발은 노인의 자랑’이라고 했는데 그 자랑이 많을 때 삶을 제대로 살아온 것이다. 삼여지공(三餘之功)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삼여란 독서삼여(讀書三餘)라 하여 책 읽기에 가장 좋은 세 가지의 여유시간이라는 뜻이지요. 그 세 가지란 한 겨울과 깊은 밤, 그리고 오래 내리는 궂은 비를 뜻하는 음우(蔭雨)를 말합니다. 모두 활동적인 바깥일을 하기 어렵거나 불편한 시간들입니다. 그래서 옛 선조들은 밖에 나갈 수 없는 이 시간들이야 말로 책 읽기에는 가장 좋은 시간이라고 타일렀던 모양입니다. 일할 수 있는 시간을 제외한 시간들이 바로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입니다. (210쪽) 나이가 들수록 삶은 외로움이 있다. 그 외로움은 삶의 좌절 때문에 찾아 올 수 도 있고, 사람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찾아 올 수도 있고 본질적인 삶에 대한 의문 때문에 찾아 올 수 도 있다. 외로움이 친구가 되는 나이에 노란 은행잎이 물든 나무를 볼 수 있는 카페에 차 한 잔을 마실 수 있다면 삶의 즐거움이 있을 것이다. 이때 카페에서 <부에나 서셜 클럽Buena Vista Soical Club>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이들은 이미 일흔에서 아흔살이 된 노인들이지만 그들의 음악은 그동안 겪어낸 세월이 무게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무엇과도 비교할수 없는 연륜이 깊게 배어 있다.(저자가 좋아하는 Jazz 팀이지만 나도 좋아한다) 현실의 내 모습을 인정하고, 삶의 성숙을 위한 내적인 성품을 가지고 있고, 죽은 그날까지 흐트러짐이 없는 삶을 산다면 나이 드는 것은 즐거움이다. 김경집 작가의 글이 좋은 것은 그 인생의 즐거움을 먼저 발견했기 때문에 공감대가 있고, 이제 외로움을 함께 달랠 수 있는 친구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가 가지고 있는 인생의 무게가 나의 것이 될 수도 있고, 내가 가지고 있는 인생의 무게가 그의 것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뜻한 마음으로 인생을 함께 걸어갈 수 있는 벗을 찾았다면 이 책은 커피와 함께 내 인생을 살아갈 때 꼭 손에 잡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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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듦의 즐거움
김경집 지음
에세이
젊지도 늙지도 않은 나이 중년, 어설펴 보여도 인생 안팎의 아귀가 맞아가기 시작하는 그런 나이
살아온 날들이 살아갈 날들과 화해하고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면 나이 들어가는 것이 고맙고 행복하겠지요
살아오면서 배운 것도 겪은 것도 많습니다. 불필요한 더께 겉어낼 줄 알고 욕심 덜어낼 줄 아는 지혜를 배웠습니다. 그러니 큰 자산이고 자랑입니다.
나이가 든다는 건 막연하기도 하고 왠지 나에게는 멀기만 할 거 같은 생각이 들었는데 언제부터인지 시간의 속도는 따라잡기 힘들만큼 빨리 지나가고 있구나 느끼고 있고 어느새 적지 않은 나이가 되었다
얼마전에 박완서 작가의 <노란집>을 읽었는데 노년의 부부의 모습이 작가의 구수한 글과 함께 정겹기도 하고 나름의 재미도 느껴지고... 나이들어서의 삶도 젊은 사람 사는 것도 다르지 않구나 새삼스럽기도 했다
작가가 말하는 '나이듦의 즐거움'은 '제 나이를 사는 즐거움' 이라고 말한다
서문에서 보듯 나이듦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불안과 두려움... 역시 지금 느끼는 나이듦은 이런 막연함이 두렵게 만드는거 같다
하지만 저자는 차갑기만 했던 지성은 따뜻해지고, 무르기만 했던 감성은 단단해지며, 한쪽으로 쏠렸던 영성은 조화와 균형을 갖추게 되는 것이 나이 들어가며 누리는 행복이 아닐까
뜻은 높게, 생각은 깊게, 영혼은 맑게, 삶은 소박하게 라는 다짐을 잃지 않고 늘 새기며 실천하는 삶으로 나이 든다면 그 보다 더 큰 행복은 없겠다고...
1장 잃은 것은 시력, 얻은 것은 심력
2장 제 나이에 맞춰 사는 행복
3장 내 삶의 북극성을 찾아
p. 57 1장. 음력과 양력의 조화로 살아가기 中 조금은 더 너그러워지고 따뜻한 심장을 되찾으면서 살아야겠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관대하지 못한 것은 제 나이를 쌓아가는 것이 아니라 갉아먹었기 때문이라지요. 이제는 더 이상 갉아먹지 않고 넉넉히 천천히 쌓아가며 살고 싶습니다.
p. 247 마흔 끝자락에 다다라서야 알았네. 또 다른 길 있음을.
나이가 들어가면서 누군가의 전화번호를 지워야하기도 하고 누군가를 그리워하기도 하고 지나간 시간에 대한 미련도 있을 수 있고...
나이듦에 있어서 누구나 거스를 수 없는 당연한 이치이고 나이듦을 한탄한 듯 무엇하고 소용없는 일인 것을 그런 삶을 어떻게 인식하고 보내느냐가 가장 중요할 거 같다
나이들어서의 즐거움 역시 본인 하기 나름이 아닐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듯도 하고
저마다의 살아온 시간 속에서 인생의 깊이는 다르겠지만 분명 그 시간을 지나오면서 조금은 여물어 있는 모습을 발견하지 않을까
아직도 지나온 시간의 깊이는 턱없이 얇게만 느껴지고 앞으로의 모습은 어떠할지 생각이 없을 수는 없는 나이지만
책을 읽으면서 나이듦이 꼭 그리 두려운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한해한해 나이듦에 나만의 즐거움을 찾아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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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든 다는 것은 누구나 반갑지 않은 손님을 맞이하는 기분일 거라 생각합니다. 탱탱하던 피부가 느슨해지는 느낌, 예전엔 기억도 잘 해냈는데 한번을 봐도 잘 모르는 아련한 과거의 잔존들, 나이를 먹어 간다는 것은 사회와의 동질성을 떠나 보내는 것 같은 슬픔과 아픔을 맛보기도 합니다. 가끔 식 눈을 감고 회상하는 과거는 젊음의 아름다움에 찬사와 시샘을 보냅니다. 아련한 과거를 잡아두기에 너무나 빠른 시간 덕택에 우린 지금 노년을 앞둔 중년의 나이를 맞이 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친구네 가족과 숲이 멋진 카페에서 시간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콘크리트 속에 묻혀 지내는 우리들의 마음에 투영되어 비추는 잔잔한 호수의 너울짐과 이리저리 흩어진 넝쿨들의 조화는 지나간 시절에의 아쉬움을 한껏 토로하는 듯합니다. 우린 어떤 과거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까? 두꺼운 안경, 구부정한 어깨 한 세월을 살아온 우리들의 모습은 젊음을 시샘합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좋은 것이 있다면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마음의 모습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의 말처럼 날이 선 칼날처럼 바라보던 세상에의 모습이 둥그런 모습을 품은 방패로 바뀌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베풀고자 하는 마음이 자신을 위하는 길임을 알기 시작하며 날이 선채로 살아가던 일상보다는 가족을 우선시 하는 생활로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나이 들어간다는 모습은 조그만 것에서 나타납니다. 예전엔 보이지 않았던 물건들이 소중하게 생각되고 타인의 사유 존재를 인정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전 책을 읽습니다. 그간 알지 못했던 삶에 대한 회고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바로 볼 수 있는 용기를 얻기를 원합니다. 일상을 벗어난 삶을 살수 없듯이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고자 하는 인생의 의미를 되새기고픈 진정한 모습을 그려봅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즐거운 것이 있다면 커피 보다는 차를 알고 휴대폰 보다는 공중전화의 애틋함을 아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길을 조금씩 아주 조금씩 느끼고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아주 오래 전 아내 에게 섰던 편지 속엔 그리움과 사랑의 향기가 물씬 풍겨 납니다. 나이가 들어 즐거운 것은 이제 그러한 사랑 속에서 자신이 서 있다는 것을 아는 순간을 즐기고 있다는 것입니다. 순간이 소중함을 알고 보다 나은 모습의 자신을 발견하기 위한 우리들의 시간과 공간은 결코 우리들 곁을 떠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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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3~4년 전까지만 해도 나이가 든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어른의 시선으로 보는 세상은 밝아보일 것이고, 현명하게 바라볼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이라 믿었다. 그리고 힘든 지금의 상황을 벗어나 삶의 관록이 생겨날거라고 생각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굉장히 나이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아직 내 나이 20대임에도 벌써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은 두렵고 무서운 일이 되어버렸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세상은 복잡하기 짝이 없고, 보기 싫고 접하기 싫은 일들이 나에게 달려든다. 예전에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힘든 일을 헤쳐나가기는 커녕 더 힘겨워 지고만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내가 지금까지 해놓은 것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을 하면 한숨만 나올 뿐이다. 그래서일까.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우리 아버지 나이뻘의 인문학자 교수님이 쓴 에세이집이다. 인간은 좋은 장면, 좋은 글을 읽는 순간은 굉장히 편안함을 느끼지 않는가. 나 역시 이 책을 읽는 내내 아무런 걱정 없이 편안함만을 느낄 정도로 부드럽고, 읽기 편하고, 게다가 느끼는 것도 많은 달필이다. 나와 똑같은 장면과 상황을 봄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이렇게 예쁘고 아름답게, 그리고 멋지게 표현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 이 모든 것은 인간이라면 자연스레 겪게 되는 상황들이다. 그렇기에 힘이 들지만 피할 수 없고, 그래서 더 힘겹게 느껴질 수 있는 상황들일 것이다. 그런 삶의 패턴에 염증을 느끼는 이가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이 책을 들고 다니는 내내 친구들의 핀잔을 피할 수가 없었다. '아직 어린 놈이 나이듦의 즐거움을 알아서 뭣하려고 그러니' '애늙은이 같이 이런 책을 읽고 그래'와 같은....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노교수님의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과 글에 120% 공감할 수 있었고 그만한 감동을 가질 수 있었다. 나는 책을 읽다가 멋진 문구가 보이면 노트에 정리를 하는 스타일인데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10분 읽고 문구 정리를 하고... 끊임없이 문구를 정리할 수밖에 없는 멋진 글이었다. 엄마와 아빠께 이 책을 한권씩 사서 선물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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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듦의 즐거움.... 나이가 들다 보면 잃는 것이 많아진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도 많은 법이다. 글쓴이는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쇠약해지거나 소멸돼가는 것이 아니라 조용한 열정으로 세상을 보는 지혜와 생의 본질을 깨달아가는 과정이라고 한다.
이 책에 제목을 보고 나이드는게 왜 재밌을까 흰머리가 생기고 시력을 잃고 열정을 잃어 가는데...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여유가 생기고 그 여유로 인해 좋은 일들이 생기고.
날카로운 말을 하기보다는 그를 받아줄수 있는 마음을 조금씩 연다고 한다. 나에게는 그런 것이 마냥 부럽기만 하다.
나의 이해력이 달려서 인지 중간중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이가 얼른 들고 싶고 세상을 보는 지혜를 깨달을 수 있었으면 한다. 이것은 나의 노력에 따른 것이 겠지만 나이가 들어서 내 나이를 좋아하고 모든 것을 즐길 수 있길 바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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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을 인정하려면 얼마나 큰 내공을 가져야하는지 가끔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예전에는 안경을 멋으로 끼기도 했지만 점차 돋보기도 필요할 때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가까운 것, 적당한 것, 먼 것을 보기 위해 이 안경 저 안경 그리고 맨눈 이 세 가지로 나누어 보는 또 하나의 스펙트럼이라고 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내 나이를 인정하고 사랑하게 되고 행복해지기까지 한다. 이 책이 가진 마력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순간순간 떠올려지는 기억도 있지만 앞으로도 왠지 모를 희망을 갖게 하기도 한다. 지금의 내 나이를 사랑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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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듦의 즐거움을 읽고...... 나에게 나이들어도 얼마든지 유쾌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 준 고마운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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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집 (랜덤하우스, 2007, 총249쪽)
나이듦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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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앞에 걸쳐져 있는 띠지의 문구, "힘들고 고독한 세상 속에서 인생의 고비를 넘고 있는 당신을 위해 이 책을 바칩니다"라는 말이 올해 들어 유난히 가라앉아 있었던 내 마음 한귀퉁이를 흔들었다.
이 책, 참 좋다. 심란하고 상념으로 가득한 날, 혼자 고요히 나 자신을 되찾고 싶을 때 펼쳐보면 중심을 잡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서른 고개를 넘으면서부터,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자꾸 겁이 났다. 한 살 한 살 나이를 더해갈수록 선택 가능한 경우의 수는 줄어들고, 의무와 당위의 족쇄는 강도를 더해가는데,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징그러워서 혹은 삶에서 그 어떤 의미도 찾을 수 없어 지쳐갔고, 때때론 숨이 막혀 아무도 찾지 못할 곳으로 도망을 치고 싶어지기도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완전히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삶의 균형감각을 회복하게 된 것 같다.
"어릴 적에는 한 살이라도 더 들어 보이려고 괜히 노숙한 척하고 아버지나 형 옷으 슬쩍 훔쳐 입고 나갔던 적이 있습니다. 행동거지나 말투도 그렇게 보이려고 괜히 어깨에 힘주어던 적이 있습니다. 그땐 그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지요. 하지만 이제 나이가 들어가면서 오히려 반대로 한 살이라도 젊게 보이려고 무진 애를 씁니다. 따지고 보면 모두가 제 나이에서 벗어나고자 애쓰는 것이지요. 하지만 제 나이에 맞춰 사는 것만큼 자연스럽고 행복한 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사는 게 불필요한 힘도 들지 않고, 제 삶을 결에 다라 즐겁게 살 수 있는 것이니까요."(104쪽)
"최고의 것, 최상의 것을 싫어할 사람 없을 겁니다. 저 역시 그런 것 가지면 우쭐해지고 흐뭇해집니다. 그러나 그건 자칫 모시고 사는 상전이 되기 십상이라는 걸 압니다. 행여 어디 망가지거나 다치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는 부자유가 부담스럽습니다. 그래서 편하고 쉬운 것들에 마음이 갑니다. 삶도 사람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때론 알면서도 눈 감아줄 수 있는 아량과 기다려줄 줄 아는 너그러움을 갖춘 삶과 그런 사람이 좋습니다. 하지만 무작정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때가 되면 제 값을 다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경우에만 그렇겠지요."(194쪽)
저자의 한마디 한마디에서 위로와 격려를 느꼈다. 그가 지금의 나처럼 혼란스럽고 '나이듦의 거부감'에 시달리는 시기를 거쳐 편안하고 안정적인 걸음걸이로 저만치 앞서 걷고 있는 인생 선배이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나이 들면서 시력은 잃어가도 심력(心力)은 키워가자 마음먹어본다. 더 이상 어리광 피우지도, 말도 안 되는 투정을 늘어놓지도 말고, 그저 담담하게, 아니 즐겁게 나이 먹어가자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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