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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을 때 도덕경의 이야기들을 떠올려 본다. 상담을 하기 이전부터 도덕경에는 관심이 꽤 있었다. 각박하고 힘든 현실의 삶을 마구 달리다 문득 ‘무위자연’이라던가 텅 비움의 유용함 같은 것들을 떠올리며 지친 나를 달래보기도 했다. 어쩌면 마음을 있는 그대로 마주볼 수 있게 해주는 상담과 가장 어울리는 동양 고전으로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이 도덕경 아닌가 싶다.
‘무위’는 인간 행동에 관한 궁극적인 원칙이라 설명하고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서의 무위, 즉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둔다.’는 이 개념이 상담을 공부하는 짧은 시간동안 가장 마음에 많이 떠올랐었다. 특히 (이 마음의 과정을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우울이 왔구나.’ 하고 우울을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는 교수님의 이야기가 자주 떠올랐다. 나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 꾸밈없이 고요하게 바라보고 인정하는 것. 교수님의 그 말을 떠올리며 위로를 받곤 했다. 어렸을 적부터 ‘화를 내거나 우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는 교육을 받아오기도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나는 내 내면에 있는 우울, 분노, 슬픔을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꾹꾹 누르다 터지는 순간들이 10대~20대 시절에 종종 있었다. 그 끝에 몰려오는 것은 잘못된 행동과 마음을 가졌다는 죄책감이었다. 그래서 선생님이 되어 지금까지 내내 하고 있는 것이 ‘감정 교육’ ‘마음 교육’이다. 아이들이 나처럼 감정이나 마음을 ‘좋다 나쁘다’ 평가 하지 않도록,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표현할 수 있게 감정과 마음을 알고 표현하고 바라볼 수 있는 교육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적용하려 하고 있다. 그 속에서 나도 나 자신을 위로해오고 또 내가 부족했던 부분을 배웠던 것 같다. (이 생각의 맥락을 글로 표현이 어렵지만) 그러한 속에서 나는 늘 도덕경 속의 삶과 무위를 동경하고 지향해왔다. 삶의 목적도 그렇다. 행복하고 즐겁게 아주 오래 사는 것. 그것이 나의 삶의 목표다. 어떤 일을 벌이거나 사람들 앞에 나서기 보다는 나의 영역 안에서 소박한 삶을 살아내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 내 가치관이 노자의 사상에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책을 읽는 중 이루어진 내 마음 속 상담 과정에서는 도덕경과 상담이 가장 마음에 닿았다.
현대의 상담이 결국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하고 편안하게 살아가는 삶에 초점을 둔다면 도덕경은 상담학적으로 아주 큰 의의를 가질 수 있다. 지나치게 바쁘게 살고, 자신의 욕망 혹은 일에 잡아 먹혀 버려 힘든 사람들에게도 가치관의 변화를 통해 행복한 삶으로 갈 수 있게 도울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저자도 말했듯 ‘낮추고 숨기고 덜어내며 부드럽게, 항상 그렇게 살 수’는 없을 것이니 내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 그렇게 변할 수 있는 연습이 필요할 것 같다. 더불어 도덕경에서 말하는 상담자가 갖춰야 할, 인간관계의 필요충분조건인 공감, 수용, 진정성 또한 도덕경과 무위라는 개념으로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