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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감사 일기’ 쓰기가 유행처럼 번진 적이 있다. 나 또한 그 유행이 아니더라도 종종 감사 일기를 쓰며 하루를 정리하기도 한다. 그랬기에 나이칸 상담이라는 이름 자체는 굉장히 생소했지만, 그 내용 자체는 낯설지 않았다.
나이칸 상담은 ‘감사하는 마음’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특히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깊이 자신의 삶을 탐색해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는 것에 대해 저자는 큰 의의를 두고 있다. 또한 이론적 설명이 다소 미비하더라도 사람들의 실제적인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법과 전략이 충실하면 그 자체로 상담적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는 부분이 꽤나 흥미로웠다. 상담에 대해 개인적으로 이론과 실제의 균형에 대해 고민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론은 좀 부족하지만 실제가 강한 나이칸 상담은 어떤 모습일지 몹시 궁금했다.
실질적인 기법들과 수행한 체험기를 읽으며 나 또한 쉽게 이 방법을 사용해 볼 수 있겠다 생각했다. ‘일상 나이칸’은 누구든 언제나 충분히 실행 가능한 부분이었다. 잠자기 전 조용히 세 가지 핵심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나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무엇을 받았는가?’ ‘나는 다른 사람에게 무엇을 주었는가?’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곤란이나 말썽을 일으켰는가?’ 형식적인 감사 일기가 아니라, 진짜 진솔한 생각들을 해보았다. 어차피 나의 이 생각을 듣는 것 나뿐일 테니 말이다. 처음에는 그냥 형식적인 생각을 하다, 몇 번 반복하자 조금 더 진솔한 생각들도 떠올렸다. 나는 은연중에 나 자신이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안 되고 나는 잘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며 방어적인 모습을 보이곤 했다. 나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타인의 고마움을 애써 떠올리지 않으려는 순간도 많았다. 그러나 생각보다 오늘 하루 다른 사람에게 받은 것이 많았고, 고마운 일들도 많았으며, 나는 종종 고마운 일 9가지보다 섭섭한 일 한 두 가지로 사람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그렇게 판단하고 마음이 편하면 되는데, 그 섭섭한 일 뿐 아니라, 고마움보다 섭섭함 쪽을 더 크게 생각하는 나 자신에 대한 책망 또한 가지곤 했다. 좀 더 고마운 일에 집중하면 더 행복할 텐데. 그런 생각에 다다르자 감사함에 집중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조금 웃기지만- 그 생각 속에서 떠올렸던, 섭섭한 작은 일로 인해 고마운 일들을 잊으려 했던 사람에게 연락을 했다. 그리고 고마움을 표현하였다. 갑작스런 연락에 상대는 당황한 듯 했지만 대화는 즐겁게 마무리 되었다. 단지 감사 일기를 쓰는 것과 삶으로 가져오는 것은 완전히 다른 부분이구나, 싶었다.
선과의 비교도 궁금했던 부분이었는데 아주 자세히 설명이 되어 있어 좋았다. 수업 중 선과 명상에 대해 비교해주셨을 때도 내가 제대로 이해를 못 하고 있었던 부분이라 명확해져 좋았는데. 나이칸이 선과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하는 것만으로도 어떻게 상담적인 측면으로 기능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선이 좀 더 도를 닦는 도인-좀 더 사회에서 떨어지려는 사람, 좀 더 개인주의적인 부분-의 느낌이라면, 나이칸은 사람들 속에서 따뜻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에 대한 방법으로 느껴졌다. (선이 틀렸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나이칸 상담 방법을 읽으며 따뜻하다는 느낌이 가장 많이 들었고, 조금 더 ‘공동체적 삶’을 살아가는 동양의 삶에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