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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생로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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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은 돈다. 한때 촌스럽다며 배척했던 스타일이 최신 유행이 되어 우리의 삶을 뒤바꾼다. 이른바 복고열풍은 여러 분야에 적용 가능하다. 장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지 싶다. 여러 모로 근대화와 먼 삶을 살던 지난날, 사람들은 조바심을 내며 우리의 것을 부수기에 바빴다. 외부로부터 들여온 것이 한없이 가치 있어 보였고, 반대로 우리의 것은 부정해야만 한다는 사고에 사로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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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은 돈다. 한때 촌스럽다며 배척했던 스타일이 최신 유행이 되어 우리의 삶을 뒤바꾼다. 이른바 복고열풍은 여러 분야에 적용 가능하다. 장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지 싶다. 여러 모로 근대화와 먼 삶을 살던 지난날, 사람들은 조바심을 내며 우리의 것을 부수기에 바빴다. 외부로부터 들여온 것이 한없이 가치 있어 보였고, 반대로 우리의 것은 부정해야만 한다는 사고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게 달라졌다. 보존했어야 했다는 지탄의 목소리와 함께 복원의 시도도 행해지고 있다. 애초에 파괴하지 않았으면 되는데 참으로 먼 길을 돌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책 <그곳이 사라지고, 그곳이 살아나고>는 사라져 가는 것들과 이미 사라진 것 그리고 떠오르는 것들에 대한 내용으로 가득했다. 한 편으로는 내 삶이 이루어지는 장소들에 대한 것들이기도 해서 매우 흥미롭게 읽었다. 제일 앞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역시나 과거 ‘낙후되었다’는 평과 함께 외면당했던 장소들에 대한 내용이었다. 자연. 이는 지금도 잘 보존되고 있지 못하다. “환경을 보존해야 한다”는 선언에 동의 않는 이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개발 이데올로기와 만났을 때 이 원칙을 꿋꿋이 지키는 사람은 얼마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선 어떠한 분야가 됐건 수익이 최우선이다. 돌산을 폭파하고 아파트를 세우고, 갯벌을 메워 대지를 확보하는 일 등은 자본의 논리에 따라 정당하게 여겨지곤 했다. 모든 것을 돈으로 따져서는 안 되면 따질 수도 없다. 굳이 돈으로 따져야만 하더라도 자연의 가치는 우리 인간이 상상하는 수준을 훨씬 웃돈다. 무엇보다도 한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지키거나 부응을 일으키는 일이 실로 어렵기에 애초에 잘 가꾸고 보존하여야만 한다. 반갑게도 최근에는 우리가 지켜온 자연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수행하고는 한다. 농촌과의 연계에 기반한 체험 여행상품 등이 바로 그것이다. 양조장과 와이너리 등의 등장도 눈여겨 볼만하다. 딱히 거액을 투자하지 않아도 있는 자연을 이용해 이들 시설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이제까진 왜 몰랐나 싶다.

2부는 역사적 유적지들을 둘러보는 순서였다. 오래 전 성곽은 차량의 흐름을 방해하는 물건 따위로만 분류되곤 했었다. 장소에 깃든 역사까지 바라볼 정도로 장기적인 시야를 가진 사람이 몇 없었다. 일제에 의해 많은 부분 훼손된 궁궐 역시도 주권을 되찾은 이후로도 끊임없이 망가졌다. 망국의 악몽을 또다시 겪기 싫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잊는다 하여 없는 게 되진 않는다. 이미 원래의 모습을 상실하고 오로지 터만 남았다 하여도 그 나름의 가치는 있다. 다행이도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도처에 널린 유적지에 관심을 갖고 있다. 오로지 터로서만 존재하는 장소들이 독특한 분위기로 인해 사진 촬영을 즐기는 이들에게 훌륭한 출사지로 각광을 받는 일도 잦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장소로부터 역사까지 읽어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3부와 4부는 ‘도시재생’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들어주는 장들이었다. 높은 유지비를 감당 못하고 지방으로, 해외로 공장이 이전하면서 폐허마냥 버림 받는 건물들이 제법 탄생했다. 예전 같았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이를 철거했을 테지만 패러다임이 달라졌다. 특히 장소로부터 연상 가능한 이야기들을 토대로 이들 장소를 잘만 활용한다면 새로운 관광명소를 조성할 수도 있을 듯하다. 관련 사례는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더는 연기를 내뿜지 않는 공장 건물을 예술가들의 작업공간으로 조성해 분양하고, 아픈 역사와 관련 있는 장소들을 모두에게 개방하며 반면교시 삼을 수 있도록 이끈다거나 하면서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한 곳들은 이미 여러 군데 있다. 많은 사람들이 도시재생을 통해 지역의 떨어진 활력을 되찾는 정도를 상상한다. 제대로 된 도시재생이라면 경제를 살리는 데 일조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잠들어 있는 역사마저도 깨운다. 단지 기존에는 없던 시설을 유치하는 것만을 도시재생으로 알고 있는 이들이라면 3, 4장의 이야기에 다소 놀랄 듯도 하다.

흥망성쇠. 이는 사람과 장소 모두에 적용 가능한 내용이라고 저자는 말했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사람이나 장소 모두 망하거나 쇠함이 흥하거나 성함에 정반대 개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 든 사람을 가치 없다고 평할 수 없는 것처럼 활력이 떨어진 지역을 무조건 부숴야만 하는 건 아니다. 각 단계에 따라 대하는 방식에의 차이가 필요할 뿐인데, 이제까지 우리는 그걸 잘 몰랐던 것 같다. 다행이도 사라지는 장소를 조금 더 오래 기억에 남도록 하는 등의 일은 우리의 힘으로 행할 수 있다. 이제까지 많은 실수로 장소들을 숱하게 잃어온 우리에게 아직 남은 장소들이 넘친다는 건 실로 행운이다.

q*****2 2016.05.20.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공간의 변화에 따라 담긴 따뜻한 시선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공간의 변화에 따라 담긴 따뜻한 시선" 내용보기
지리교사이자 지리학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수많은 답사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가 다닌 곳곳에 따스한 숨결을 불어놓고자 하였다. 그 점에서 저자가 갖고 있던 아쉬움, 곧 다른 학문 분야와 다르게 지리학에서는 전문적인 내용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설명한 책을 발간하지 못한 점(6쪽)은 이 책을 통해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이 책은 쉽게 읽힌다. 그렇다고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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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교사이자 지리학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수많은 답사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가 다닌 곳곳에 따스한 숨결을 불어놓고자 하였다. 그 점에서 저자가 갖고 있던 아쉬움, 곧 다른 학문 분야와 다르게 지리학에서는 전문적인 내용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설명한 책을 발간하지 못한 점(6)은 이 책을 통해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이 책은 쉽게 읽힌다. 그렇다고 내용이 가벼운 것도 아니다. 그 장소가 과거부터 근대, 그리고 산업화 시기, 현재에 이르기까지 어떤 변천을 보이고 있는지 압축적으로 잘 설명되고 있다. 또 많은 사진은 그 장소로 떠나게끔 만드는 충동을 불러일으킨다.

 

그동안 쓴 여러 칼럼들을 모아냈다.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뉘는데, 1부에서는 돌산에서 갯벌, 호수에서 농어촌까지 한반도의 자연과 그 자연을 바탕으로 한 마을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2부에서는 성곽에서 왕릉, 향교와 서원, 궁궐에서 폐사지 등 역사 유적지의 영욕을 접할 수 있다. 3부에서는 구로공단이 구로디지털단지로 바뀌어간 모습, 산촌의 활기를 불어넣던 탄광촌이 쇠락했다 새롭게 바뀌어가는 모습 등 고도성장과 개발독재의 피와 땀이 서린 장소가 눈에 들어온다. 끝으로 4부에서 우리는 급속한 도시화 과정에서의 장소 변화를 접할 수 있다.

 

수많은 장소를 돌아보면서도 저자는 나름의 시각을 갖고 시간 흐름에 따른 장소의 변화를 읽어내고 있다. 본래 존재했던 어느 지역이 개항 이후 일제시기, 그리고 이후 산업화 시기, 또 최근 21세기 이후 탈산업화.정보화시대에 이르기까지……. 근대화, 산업화하면서 사라지고 부서지거나 혹은 빠르게 개발되어 변모한 곳들이, 근래에는 사람들의 인식과 생활수준의 변화에 따라 또 다시 새롭게 조명되어 바뀌어가는 양상을 저자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저자가 이야기한 따스한 시선 이외에 앞으로의 공간 변화는 어떨까 하는 궁금함도 생긴다. 저자가 말하듯 지자체가 실시되고 한국사회의 소비 수준이 향상되면서 많은 지역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에 불거지고 있는 젠트리피케이션의 문제라든가, 지나치게 관광상품으로만 공간이 재조명되는 문제도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지역민이 주체가 되고 지역을 살리는 방식으로 또 새롭게 공간이 바뀌어갈 것인가 하는 점이 중요할 것이다. 이 책 4부 다섯 번째 꼭지에서 소개된 부산의 감천문화마을이나 서울 삼선동 장수마을은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골목과 마을이 주민의 참여를 통해 어떻게 단순 재개발이 아닌 새로운 문화가 싹트는 곳으로 바뀔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그런 좋은 사례일 것이다. 나아가 이제는 생태환경까지 고려하면서 어떻게 하면 자연과 인간이 공존해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많아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해본다.

 

아무튼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지금 막바로 그곳으로 달려가게끔 하는 충동이 생긴다.

 

옥에 티: 78쪽에서 식목일이 1990년에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다고 했는데, 이는 잘못이다. 2006년에 식목일이 법정공휴일에서 제외되었다.

 

k******a 2016.03.0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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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다시 돌아보게 되는 책
"주변의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다시 돌아보게 되는 책" 내용보기
우연한 기회에 이 책을 읽었다. 겉표지에 광화문 삽화가 예쁘게 들어간 책이었다. 삽화가 위와 아래 둘인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위의 삽화에는 광화문 뒤 조선총독부 건물이 보이고, 아래 삽화는 복원 후 지금 볼 수 있는 광화문이다. 같은 지역이지만 정경은 조금씩 다르다. 정경뿐만 아니라 그곳을 지나쳐간 우리도 예전과 지금 달랐을 것이다. 이 책은 같은 장소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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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에 이 책을 읽었다. 겉표지에 광화문 삽화가 예쁘게 들어간 책이었다. 삽화가 위와 아래 둘인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위의 삽화에는 광화문 뒤 조선총독부 건물이 보이고, 아래 삽화는 복원 후 지금 볼 수 있는 광화문이다. 같은 지역이지만 정경은 조금씩 다르다. 정경뿐만 아니라 그곳을 지나쳐간 우리도 예전과 지금 달랐을 것이다. 이 책은 같은 장소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계속 변한다는 것, 그리고 그 장소를 향유하는 우리도 변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4부로 이뤄진 책이다. 1부는 자연, 2부는 역사적 유적지, 3부는 냉전과 산업화에 따른 변화, 4부는 도시가 가져온 지역상의 변화를 다루고 있다. 누구든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교양서적 수준의 서술로 각각의 지형 또는 장소의 의미와 변화상을 풀어내고 있다. 책 전반에 걸쳐 우리 국토-지리에 대한 저자의 애정 어린 시선을 느낄 수 있다. 본문에 역사와 지리는 이웃사촌이란 언급이 있는데, 둘 다 근본적으로 대상에 대한 관심과 따뜻한 시선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공감할 수 있었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우리 국토와 역사를 대하는 저자의 관점이었다. 1부를 읽으며 저자는 장소-환경의 변화, 특히 근현대 이후 달라진 장소의 성격을 좋다 나쁘다가 아닌 변화의 의미를 찾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는 기본적으로 긍정적이고 따뜻한 관점이다. 그런데 3부에서 탈산업화 흐름에 따라 서울 서남부의 공단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새로운 경관이 대체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아쉬움을 나타낸 부분은 인상적이었다. 물론 저자가 아쉬워한 것은 탈산업화 자체가 아니다. “산업화 시대에 공장에서 치열하게 일했던 사람들의 땀과 눈물자국, 사연들이다. 책의 부제가 인문지리이듯, 저자는 장소 변화의 의미를 기계적으로 따지는 것이 아니라 그 장소를 둘러싼 우리네 삶의 변화란 맥락에서 지역성을 조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이 각각의 장소를 조명하는 관점에 더 공감할 수 있었던 이유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특히 바쁜 생활에 치였던 독자라면 내 주변을 다시 보고 나아가 우리 국토 어디든 훌쩍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까.

l*******j 2016.02.2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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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이 사라지고 그곳이 살아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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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기대를 안 하고 봤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책이었다. 저자는 용문고등학교 사회 선생님이라는데, 서울과 수도권의 변화를 주로 다뤘다. ​산, 섬, 갯벌, 동굴 등의 자연과 성곽, 능(묘지), 향교, 서원, 궁궐 및 궁궐터, 절 등의 유적지, 탄광촌, 옛 군부대 지역, 식민지와 독재시대의 건물, 사라지는 고가도로와 육교 등의 냉전과 산업화의 음지가 새롭게 변하고 있다.​​과거 가난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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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기대를 안 하고 봤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책이었다. 저자는 용문고등학교 사회 선생님이라는데, 서울과 수도권의 변화를 주로 다뤘다.

산, 섬, 갯벌, 동굴 등의 자연과 성곽, 능(묘지), 향교, 서원, 궁궐 및 궁궐터, 절 등의 유적지, 탄광촌, 옛 군부대 지역, 식민지와 독재시대의 건물, 사라지는 고가도로와 육교 등의 냉전과 산업화의 음지가 새롭게 변하고 있다.

과거 가난하던 시절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던 것들이 먹고 살만해지니, 어떤 것은 불편해지고 어떤 것은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했다. 여가 시간의 확대와 소득수준의 향상에 따른 취미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걷기의 반란, 사라지는 고가도로와 육교, 그리고 횡단보도의 부활'이란 챕터가 특히 흥미로웠다. '신과 함께' 팟캐스트에서 조선시대에는 수레를 거의 이용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듣고 경악을 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그에 대한 궁금증이 어느 정도는 풀렸다.


우리나라는 산악지형이 많고 외적의 침입에도 신경 쓰다 보니 도로의 발달이 미약했다. 도로가 좁고 울퉁불퉁하기 때문에 우리는 유럽이나 신대륙처럼 마차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몇 십 리 길을 걸어서 장터에 가고 과거 시험을 보러 갔다는 이야기는 우리 조상의 보편적인 교통수단이 걷기였음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도시들은 크게 보면 중국의 옛 고전인 '주례'에 나오는 도성의 배치 원리와 풍수 사상을 바탕으로 건설된 경우가 많다...그리고 이러한 도읍지를 성벽으로 둘러쌓아 경계로 삼고 방어하게 만들었다. 또한 풍수 사상에 따라 궁궐은 주산의 아래에 자리 잡고 앞에는 하천과 평야를 두었다...방어상 중요한 요충지 주변의 산에도 성을 쌓은 곳이 많았다.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산이 많은 지형이기도 하지만, 강한 외적의 침략을 받으면 산성에 방어선을 구축한 뒤 외적의 보급로를 차단하는 전술로 맞섰기 때문이다. 보급로가 끊길 것을 우려한 적군은 깊숙이 진격하기가 어려웠다.​..산성은 형태에 따라 크게 포곡식(包谷式)과 테뫼식으로 나뉜다. 포곡식 산성은 능선을 연결하여 골짜기를 둘러싸는 형태이다. 둘러싼 범위가 넓으므로 적과의 장기전에 유리하고, 골짜기를 포함하므로 물을 얻기 쉬웠다. 북한산성과 남한산성 등 규모가 큰 산성은 대부분 포곡식으로 축조되었다. 반면 테뫼식 산성은 산의 정상 부분을 둘러싼 형태로서 대체로 규모가 작기 때문에 적에게 노출되는 공간이 적다는 장점이 있으며, 주로 역사가 오래된 초기의 산성 형태이다. 산성 축조 방식은 테뫼식에서 점차 포곡식으로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우리나라 자동차 도입의 역사를 살펴보면, 1903년 고종황제가 미국산 자동차를 구입한 이래, 1920년 경상북도 대구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버스가 운행되었고, 1928년에는 서울의 최초 시내버스인 20인승 부영버스가 등장했다. 1933년 국내 최초의 자동차 판매사인 경성 자동차 판매회사가 설립되었고, 그 후 자동차 보유대수가 점차 늘어나 해방 무렵에는 7,386대의 자동차가 등록되었다. 1977년 1인당 국민소득이 1,000달러를 돌파하여 1978년에는 한국의 자동차 대수가 전 년의 두 배인 14만 대를 넘어섰고, 오일쇼크가 잠잠해진 1980년대 초반부터는 자동차 생산과 보유 대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선진국에 비해 도시화와 자동차의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에서는 건전한 교통 문화가 빠른 시간 내에 정착하기 어려웠다. 산업화와 고도 경제성장의 분위기에서 신속함과 효율성이 우선시되는 가치관은 사람보다 자동차를 우대하는 도시 교통 문화를 양산했다.​ 

이런 자동차 우대의 교통정책은 서울의 수많은 고가도로, 육교와 지하도를 양산했다. ​ 그러나 선진국의 문턱에 도달하자 자동차 중심의 교통문화를 뜯어고쳐 사람 중심의 도시를 지향하기 시작한 것이다.


철거 완료된 서울시의 고가차도 (고가차도 이름 /  위치 / 준공 / 철거​)

1. 떡전 / 동대문구 전농 제2동 102 / 1977 / 2002

2. 노량진수원지 / 동작구 본동 258-1 / 1969 / 2003

3. 원남 / 종로구 원남동 49-15 / 1969 / 2003

4. 미아 / 성북구 월곡동 211~월곡동로터리 간 도봉로 / 1969 / 2003

5. 서울역고가램프 / 서울역고가도로 중 삼각지 방향 진출 램프 / 1975 / 2004 6. 청계 / 성동구 마장동~남산1호터널 / 1976 / 2006

7. 신설 / 동대문구 신설동 81 / 1967 / 2007

8. 혜화 / 종로구 명륜동 2가~혜화동 90 창경궁로에 설치 / 1971 / 2008

9. 광희 / 중구 광희동 2가 105 / 1967 / 2008

10. 회현 / 중구 회현동3가 11-88 / 1977 / 2009

11. 한강대교 북단 / 한강대교 북단을 직각으로 횡단 / 1968 / 2009

12. 노량진 / 동작구 본동 149-24 / 1981 / 2010

13. 문래 / 영등포구 문래동 34-58 / 1979 / 2010

14. 화양 / 광진구 화양동 151 동2로 / 1979 / 2011

15. 홍제 / 서대문구 홍은동 98~홍제동 301 / 1974 / 2012

16. 아현 / 중구 중림동 754~마포구 아현동 267 / 1968 / 2014

17. 약수 / 중구 신당동 374-112 / 1984 /2014

18. 서대문 / 충정로와 의주로의 교차 지점 / 1971 / 2015

 

고가 철거에 모두가 찬성하지는 않겠지만, 우연인지 필연인지 고가차도 철거한 곳 주변은 부동산 가격이 모두 꽤나 오른 듯... 

h****s 2018.06.2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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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는 시대와 사람에 따라 사라지거나 살아난다
"장소는 시대와 사람에 따라 사라지거나 살아난다" 내용보기
생택쥐페리의 소설 <어린왕자>에 보면 어린왕자와 지리학자가 이야기하는 대목이 있다. 지리학자는 지리학은 영원한 것, 변하지 않는 산, 강, 바다 등을 다루는 학문이라고 말한다. 어린왕자가 꽃은 왜 기록하지 않느냐고 물어보니, 지리학자는 꽃은 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덧없는 것'이라 기록하지 않는다고 답한다. 지리학에 대한 대중적 인식을 잘 표현하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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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택쥐페리의 소설 <어린왕자>에 보면 어린왕자와 지리학자가 이야기하는 대목이 있다. 지리학자는 지리학은 영원한 것, 변하지 않는 산, 강, 바다 등을 다루는 학문이라고 말한다. 어린왕자가 꽃은 왜 기록하지 않느냐고 물어보니, 지리학자는 꽃은 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덧없는 것'이라 기록하지 않는다고 답한다. 지리학에 대한 대중적 인식을 잘 표현하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정말 지리학은 변하는 것에 대해서 '덧없다'고 보면서 관심을 두지 않는가? 또 지리학에서 관심을 가지는 산, 강, 바다 등은 장소의 특징이 전혀 변하지 않는가?


<어린왕자> - 생택쥐페리 에서 인용

출처

https://books.google.co.kr/books?id=ZfuyBQAAQBAJ&pg=PT73&lpg=PT73&dq=%EC%96%B4%EB%A6%B0%EC%99%95%EC%9E%90+%EC%A7%80%EB%A6%AC+%EB%B3%80%ED%95%98%EC%A7%80+%EC%95%8A%EB%8A%94&source=bl&ots=OFE5H9ekZY&sig=LGfAmUZODmd8cjm9piGHQyxyZ-0&hl=ko&sa=X&ved=0ahUKEwiU5r3C5arKAhUJp5QKHechDs4Q6AEIHTAB#v=onepage&q&f=false




  지리학에서는 변하는 것, 변하지 않는 것을 포함한 모든 세상의 장소를 다룬다. 그리고 그 장소가 변하면, 또는 변하지 않으면 왜 그런지에 대해서 기록하고, 궁금해 하며 질문을 던지는 것이 지리학이다. 그래서 '꽃'과 같이 변하는 대상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면서 꽃이 왜 변하였는지에 지리적인 탐구를 수행한다. 또한 '화산'이 그 자체로 변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곳에 살아가는 이들이 화산을 다르게 받아들이고 이것이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준다면 그것이 바로 지리학의 연구 주제이다. 결국 소설 어린왕자 속 지리학자의 이야기는 지리학에서 다루는 극히 일부의 이야기만 언급하고 있으며 지리학에 대한 편견의 반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어린왕자에 나온 지리학자가 보면 놀랄 만한 지리학의 관심 주제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지역지리를 전공으로 한 지리교사이다. 저자는 어떠한 장소, 지역의 특성이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 사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따라서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어떤 장소가 어떤 시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면서 이용되는 곳이었다가, 어느 시대가 되면서 쇠퇴하고 무관심한 장소가 되기도 한다. 그랬던 장소가 다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장소가 되는 과정을 추적하고 그 원인을 시대적 상황과 사람들의 이야기와 관련지어 탐구하는 것이다. 장소의 특성은 고정되어 있는 것으로 보는 어린왕자 속 지리학자의 관점을 비판적으로 보고, 장소는 시대에 따라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곳으로 본다. 장소의 변화 과정을 잘 살펴보면 죽은 장소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읽을 수 있고, 살아 있는 장소 속에서 흥망성쇠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볼 수 있다. 이처럼 장소의 이야기는 결국 사람의 이야기이고, 장소와 사람의 상호작용에 주목하는 것이다. 저자는 뛰어난 '장소 감수성'을 가지고 장소와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이래도 되나. 남의 집인데 함부로..."
"뭐 어때요? 죽은거 살려주는 건데"
영화 속 서연과 승민은 사람이 살지 않는 한옥집에서 추억을 만들면서
죽었던 한옥집을 '살아 있는' 장소로 만든다.
출처 : 영화 <건축학개론> 화면 



  1부에서는 우리 자연환경과 그곳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전통마을의 이야기이다. 돌산, 범람원, 갯벌, 터널, 저수지 등이 시대적 맥락에 따라서 필요없이 여겨져서 파괴되던 시절도 있었지만, 최근에 생태관광 붐과 관련하여 주목받는 장소가 되기도 한다. 자연환경적 특성은 변하지 않는 것이라고 어린왕자의 지리학자가 이야기한 것과는 다르다. 산업화 시대에 소외받던 농산어촌 마을들도 최근 전통체험 관련하여 많은 방문객들로 인해 되살아나고 있다는 이야기를 다룬다.


  세상에는 버릴 것, 쓸모없는 것은 없다고 한다. 어둡고 축축해서 부정적 이미지가 강한 동굴과 터널은 생각하기에 따라 이처럼 쓰임새가 많다. 사물에 빛과 그림자가 있고,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는 세상 이치와도 같다.(p.63)


  수변 공간이 사람들에게 휴양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러한 특성을 잘 살린다면 한때 개발 사업의 실패작으로 평가받았던 곳이나 별다른 쓸모가 없었던 호수도 아름다운 풍경과 휴식 기능을 제공해주는 가치 있고 고마운 장소로 변모시킬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소중하지 않은 장소는 없는 법이다.(p.73)


홍수가 나면 잠겨 버리고 개간하기 힘들어 방치된 곳이었다가

최근 생태관광 붐으로 주목받는 장소가 된 창녕 우포늪

출처 : 내 블로그 http://blog.yes24.com/document/7290445



  2부에서는 역사적 장소에 대한 이야기이다. 과거 권력의 공간, 역사적 이야기가 담긴 공간 등이 시대의 변화로 쇠퇴하였지만, 최근 사람들의 장소 정체성이 변화하면서 이러한 장소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이러한 분위기와 관련하여 지역의 역사적 장소를 관광자원화 하여 사람들에게 역사적 장소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아무도 가지 않던 폐사지, 무덤, 성곽 등이 지금은 지역의 상징물이 되어가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장소 재생에 대해서 저자는 주목하면서 전국 여러 역사적 장소를 소개하고 있다.


  죽은 자들의 공간인 묘지 관련 시설은 부정적 이미지가 강한 장소이다. 그러나 공포 영화의 걸작 <디 아더스>가 던져준 메시지, 곧 '산 자와 죽은 자는 결국 함께 있는 것'임을 곱씹어본다면 더 이상 부정적인 장소일 수 없다. 오히려 그런 곳을 잘 가꾸고 정비함으로써 죽은 자들이 살았던 국토에 우리도 살고 있으며, 우리가 죽은 뒤에는 후손도 살아갈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게 한다면, 장소를 바라보는 우리의 눈과 생각도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p.139)


  장소는 어찌 보면 지극히 객관적이고 가치중립적인 듯하지만 실상 상당히 주관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 실체이다. 장소를 관찰하고 이용하는 인간은 저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감정, 느낌, 이미지를 그곳에 투영한다. 그 결과 장소는 개별적 개인들에게 제각각 다른 의미의 실체로 인식되는 것이다. 이를 가리켜 '장소성'이라고 한다. 개인별로 장소성이 다름은 물론이요, 집단별로도 계층별로도 장소성이 다르게 나타나기 마련이다. (...) 따라서 수많은 역사적 사건에 대해 일반적인 한국 사람이라면 공통적으로 느끼는 의미와 주관적 관점은 그 사건이 벌어졌던 장소에 대한 시각을 독특하게 형성시키고, 마침내 많은 사람들이 찾는 장소로 변모시킨다. (...) 그런 데다 장소의 차별성을 강조하는 탈산업사회의 포스트모더니즘적 분위기, 지방자치단체의 지역 홍보와 관광객 유치 전략, 영화, 드라마, 소설 등 다양한 문화 장르의 발전과 성장이 가세하면서 역사의 현장은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p.178)


부여 궁남지 내 서동과 선화공주 상

부여는 백제 수도 시절에 남아 있는 여러 역사적 유산을 통해 지역을 활성화하고 있다.

출처 : 내 블로그 http://blog.yes24.com/document/7708668



  3,4부에서는 근현대 우리나라의 시대적 변화를 반영한 경관들이 탈산업화 이후 쇠퇴하였다가 다시 재생되는 역동적인 변화에 주목하는 부분이다. 지난 100년 간의 근대화는 크게 보면 하나의 시대적 변화 같지만, 각 분야 별로 장소를 변화시키는 맥락은 달랐다. 연료가 나무-석탄-석유,가스 등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석탄 탄광은 1960~80년대에 흥했다가 90년대 이후 몰락하는 역동적인 변화를 겪었다. 교통수단이 도보-기차-자동차,KTX,항공 등으로 바뀌면서 폐철로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장소가 되었다. 주요 산업이 농업-공업-첨단,서비스업 등으로 변화하면서 과거 대규모 공장지대는 쇠락한 곳이 되기도 한다. 도시화라는 큰 물결 속에서도 대규모 아파트의 선호 변화가 주택지역을 쇠락한 장소로 평가절하해 버리는 현상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장소의 몰락은 장소재생에 대한 욕구를 촉발하고, 과거의 역사적 향수를 불러오는 소재를 동원하거나, 장소 그 자체를 관광자원화하여 사람들의 주목을 다시 이끌어오는 장소재생이 나타나기도 한다. 



태백 철암역두선탄장

태백은 석탄이 연료가 되던 30년 남짓한 세월동안 흥했다가 지금 쇠퇴하였고

이러한 역사적 자원을 유산으로 관광상품화하려 하고 있다.

출처 : 내 블로그 http://blog.yes24.com/document/7774704




  한편 책에서 다루고 있는 최근 20년 이내에 살아나고 있는 장소들의 공통점이라면, 과거의 쇠퇴했던 장소에 대해서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 인위적 재생을 하려 한다는 점이다. 화려한 아파트 단지나 상업부지로 재개발하거나, '생태'를 덧씌워 공원화하거나, 과거의 역사적, 문화적 유산을 당시 맥락과 관계없이 피상적으로 복원하여 관광상품화하는 등의 것들이다. 쇠퇴한 장소를 되살린다는 측면에서 대의명분이 있기는 하지만, 이런 움직임이 대부분 '하향식'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된다. 쇠퇴한 장소라도 그곳을 살아있는 공간으로 느끼면서 삶의 터전으로 잡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하향식의 지역재생 사업은 정작 쇠퇴 장소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힘들고, 결국 주민들은 자본과 관광객 유입에 맞서다가 쫒겨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감천문화마을의 관광객들이 동네 주민들의 집에 불쑥불쑥 들어가서 사생활침해를 하거나 동네 골목에서 시끄럽게 떠들어서, 마을 주민들이 살기 힘들어서 이사가버리는 현상 말이다. 최근 인문지리학에서 이러한 과정과 갈등을 주목하면서 진정한 장소 재생의 방법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데, 저자는 이러한 부분까지는 다루지 않고 있다. 저자가 독자들에게 조금만 더 '장소감수성'을 요구하도록 책을 썼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부산 감천문화마을 내에 붙어 있는, 관광객에게 주의를 주는 현수막

장소에 대한 권리는 그곳을 점유하는 주민에게 있는가?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관광객에게 있는가?

출처 : 내 블로그 http://blog.yes24.com/document/7346633



  그럼에도 이 책은 장소의 역동적 변화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촉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저자는 딱딱하게 느껴지는 인문지리학이라는 분야를 대중들에게 소개하고자 이 책을 썼다. 지리학 저서라는 느낌 때문에 어려울 것으로 느껴지는 이들이 있을 수 있지만, 읽어 보면 생각외로 쉽게 읽어지는 책일 것이다. 저자는 마치 동네 촌로가 된 것처럼 지역의 옛날 이야기와 현재 이야기를 교차해 가면서 책을 풀어간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서 우리나라 여러 장소의 흥망성쇠를 현장에서 직접 경험해보고 과거와 미래를 상상해 보는 답사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학생과 일반인들이 이 책을 통해 장소에 대한 상상력을 키우고 인문지리학에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YES마니아 : 골드 r*****0 2016.01.1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