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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길 위에 나앉은 한 가족의 이야기다. 이렇게 한 줄로 말하고 나니 무척 간단한 이야기네.^^; 이순원 선생님의 추천사처럼 읽히기도 잘 읽힌다. 핵심만 밀고 나가는 소설이라서 그런가 보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무겁고 답답해서 짜증이 날 정도다. 상황이, 단란했던 그들을 어떻게 집 밖으로 내몰았는지, 뿔뿔이 흩어져 살게 된 그들이 어떻게 살게 되었는지, 끔찍할 만큼 생생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작가가 이런 생활을 해본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리얼했다. 픽션이라는 걸 알지만,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내내 마음이 안 좋았다. 아마, 이런 아픔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또 겪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 읽은 후엔, 잔인할 정도로 바닥까지 한 가족을 끌어내렸던 작가의 의도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작가는, 그래도 희망은 가족이라는 걸 말하고 싶었다는 걸.
힘겹게 살아가는 많은 가족들에게 이 책이 위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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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사회시간에 배운 'IMF'는 단순히 '국제통화기금'의 약자로, 책속에 언급된 수많은 국제기구들 중의 하나일 뿐이었다. 그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그 IMF가 어느날 우리사회를 강타했다. 현실에선 책에서 보다 수만 배 더 강력하게 말이다. 불현듯 다가온 국가금융위기로 인해 수많은 기업들이 도산을 하고,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로 내몰렸으며, 그전엔 생각지도 못했던 '명예퇴직'라는 말이 일상속으로 깊이 들어왔다. 직장을 잃고 길거리를 헤매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어려운 경기에 결국 부도를 맞은 중소기업 사장들의 자살이 매일 신문지상을 덮었으며, 국가신용도는 곤두박질치기에 바빴으며, 외화유치라는 명목하에 수많은 알짜기업들이 헐값에 외국자본으로 팔려나갔다. 인수합병의 칼날로 일부 기업들은 그간의 거품을 걷어내고 구조조정으로내부를 정비하여 새로운 준비자세를 갖췄으나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기업들은 회복기미가 보이지 않던 경기침체에 깊은 한숨을 내쉬어야만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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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그리고 매일 저녁 얼굴을 부딪치면서도 서로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못했었다. 오히려 가족이란 것이 서로의 비위를 맞추어 주고, 인사치레를 해야하는 사이는 아니라면서 스스로의 무관심을 합리화시킬 뿐이었다. 가끔씩 부탁이나 아쉬운 소리를 해야할 일이 생길 떄면 미안한 마음에 더욱 퉁명스러운 어조로 말을 하게 되었고, 어쩌다 따뜻한 말이라도 한 번 건네려고 하다보면 괜한 쑥스러움에 그냥 입을 다물고 말았다. 그리고...... 그러는 사이에 우리는 조금씩 멀어져 갔다. 한 지붕 아래 같이 살면서 어느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알고 이해해주던, 우리 가족 사이에 점차 벽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었다. 하지만 가족들은 어느 누구도 먼저 벽을 허물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아니, 한 쪽에서 노력해도 다른 한 쪽에서 흔쾌히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미 오해와 갈등은 몇 마디 따뜻한 말들로 녹아내리기에는 너무 굳게 얼어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본래의 마음은 드러내지 못한 채, 그저 차갑고 냉담한 태도로 서로를 대하게 되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어떻게 해결해나가야 하는 것일까? 늘상 가슴 한켠에 미안함과 서운함,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었지만 도무지 어떻게 해야할 지를 몰랐다. 그저 내 앞에 놓인 현실을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우리 가족에게는 가정이 파탄날 정도의 문제라는 것은 없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모든게 자연스레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더군다나 비정한 사회의 현실 속에서 사소한 문제로 고민할 여유는 없었다. 변화에 발맞추어 따라가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날이 갈수록 왠지 모르게 마음이 공허해지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어느 곳도 마음 편히 있을 수가 없게 된 것이었다. 직장은 직장대로, 집은 집대로 내게 묘한 불안감을 안겨 주었다. 나는 이제 더 이상 나의 가족과 내 가정을 안식처로 느낄 수 없게 된 것이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고, 나를 둘러싼 모든 상황들에 익숙해져 갈 무렵, 이 책을 보게 되었다. <길 위의 가족>
나는 책을 펼치면서, 처음에는 내 눈에서 흘러내린 눈물로 책장을 넘겼고, 그 다음에는 원망과 자책감으로 책장을 넘겼다. 주인공 가족이 겪는 처절하고 아픈 사연들이 심금을 울려왔으며, 동시에 가족에게 무관심했던 지난 날들이 떠올라 내 가슴 속을 헤집어 놓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척이나 이기적인 생각이겠지만, 마지막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감사한 마음으로 책을 덮었다. 적어도 내 가족들만큼은 책에 내오는 사연들과 같은 고통스러운 시련들을 겪지 않았다는 사실이 어찌나 다행스럽던지......
그 순간부터 나는 언제나 마음 한 구석에서 찜찜하게 느껴졌던 고민거리를 하나 해결할 수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우리 가족들만의 안식처를 되찾는 일이었다. 우리는 언제나 함께 있었기 때문에, 늘 곁을 지켜 주었기 때문에 모든 관심과 배려를 그저 당연하다고만 생각했었다. 가족의 사랑이란 내가 먼저 주면 그 다음에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아무런 조건도 없이 먼저 내게 돌아왔기에 나는 그저 끝없이 받기만을 바라고 있었던 것이었다.
나는 제일 먼저 나의 가족들에게 이 책을 권해 주었다. 가족이 깨어지고 가정이 파탄나는 극한 상황에 이르러서야, 모든 것이 사라진 그 순간이 되어서야 비로소 깨달을 수 있는 당연한 것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 가족들만의 안식처를 되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모두가 자신의 이익을 쫓아가기 바쁜, 이 냉엄하고 비정한 세상 속에서 이해득실에 관계없이 서로를 보듬어 줄 수 있는 울타리가 있다면 그건 바로 나의, 그리고 여러분의 가족뿐일 것이다.
지치고 피곤한 일상 속에서, 유일한 안식처를 잃어버린 분들이 있다면 꼭 이 책을 보길 바란다. 그리고 나처럼 가족들 모두에게 이 책을 권하길 바란다. <길 위의 가족>은 세상 그 어떤 것보다도 소중한, 여러분의 가족들을 되돌려 줄 것이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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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쳐나는 신용불량자들, 지하철 노숙자들, 가족들의 동반자살, 부모잃은 아이들 등 사회의 어두운 면들이 종종 보도되고 보여진다. 남의 일이라고 생각해 별반 관심이 없던 이야기들...
책 표지의 그림에는 길 위에 가족들이 제각기 걸어간다. 그냥 책 표지만 보아도 뭔가 평범해 보이지 않는 가족의 모습이다. 책을 읽고 있는 나에게 엄마가 책의 그림과 제목을 보시더니 떠도는 가족 이야기냐고 물으신다. 이 책은 화목했던 한 가족이 몰락해 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평범한 중산층이던 시우네 가족들... 어느 날 구조조정으로 인해 회사에서 밀려난 시우는 부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시작한다. 그러나 IMF와 사업미숙이 겹치면서 부도를 맞게 된다. 큰 빚을 지게되고, 가족들은 뿔뿔히 흩어지게 된다. 시우는 노숙자로 전락해 막노동으로 생계를 겨우 유지하며 살아간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기 위해 노력하지만 세상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큰 이모네에서 지내는 큰아들 석진은 폭주족이나 불량애들과 어울리며 싸움하기 일쑤고, 둘째 다예는 남의 물건을 훔치며 점점 삐뚤어져 나간다. 엄마와 함께 외삼촌네에 사는 막내 석빈은 신발이 작아 발가락이 아픈데도 신발을 사달라는 말을 못하고 운다. 지은은 학습지 배달을 하며 악덕 사장한테 시달리다 보험을 하게 된다. 그러다 옛친구를 만나 흔들리게 되면서 더이상 견딜 자신이 없다고 이혼을 요구한다. 마지막 희망이었던 도시락 체인점도 사기를 당하고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 책에서는 한 가장의 실패가 그 사람 개인의 고통과 시련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그로 인해 가족들이 어떻게 고통받고 절망적 삶을 살게 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가족이 흩어지고, 아이들이 탈선하고, 부부관계과 소원해지고, 가족이라는 말 뿐 더이상 가족이 아닌 상태가 되어버린다. 시댁쪽에서 외면해버린 것들을 지은이네에선 따뜻하게 받아주고 도와준다. 만약 내 동생이 지은처럼 저런 상황이라면 나두 지은의 언니처럼 저렇게 챙겨주고 보살펴 줄 수 있을까?! 지금 현재는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가정을 갖게되고 상황이 달라진 뭔 훗날은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고 그런거라도 생각하지만... TV나 라디오, 신문에서 나온 여러기사들을 보면, 돈이 얼마나 중요한지 돈 때문에 인간관계가 소원해지고, 사람구실을 못하게 되든지 죽는 사람도 생긴다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 누구는 하루에 몇천만원도 우습게 쓰지만 누구는 몇천원 아니 단원 몇백원도 없어서 하루에 밥 한끼를 겨우 먹을 수 있고, 무료급식소를 전전하거나 노상에서 잠을 자는사람도 있다. 예전에는 지하철에서 노숙하거나 아무 하는일 없이 사는 사람들을 보면 이해도 안되고 답답해 보였다. 또 그 부랑자 중에는 핸드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꽤나 있었는데 이제는 그들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다. 이 책에 나오는 시우가족이야기도 슬프고 안타깝지만, 이런 가정들이 아니 이들보다 더한 가족들이 많다는 현실이 더 슬프다. 이들의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 이웃, 우리 친척 우리의 친구들 이야기 일 수도 있다.
세상에는 수많은 가족들이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대부분의 가족들이 행복해 보이고 화목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서로에게 상처주고 상처받고, 싸우고 다투고서도 남들이면 다시보지 않겠지만, 가족이라서 형제자매라서 서로 용서하고 이해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가족은 싫다고 마음에 안 든다고 다시 만들 수 없다. 행복도 고통도 함게 짊어지고 나가야 한다.
요즘 대부분의 책이나 영화들을 보면 확실한 결말을 보여주지 않는다. 나는 해피엔딩으로 끝나거나 결말이 있는 소설들을 선호한다. 시리즈물이나 비극적으로 끝나는 책들을 읽으면 왠지 읽다 만듯해 찜찜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이 책의 끝은 그리 희망적이지 않다. 그래서 약간은 화가났다. 현실이 아무리 비극적이더라도 소설만은 책에서만은 희망을 심어줘도 되지 않을까하는 마음에서다. 시우와 지은, 석진과 다예, 그리고 막내 석빈 이렇게 5명의 가족들이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지금까지 살아 온 날들보다 더 힘들고 어려울지도 모른다. 저자가 내용을 희망적으로 끝맺지 않은 것은... 그 희망적이지도 낙관적이지도 않은 미래가 많은 사람들이 처해있는 현실이기 때문이 아닐까?! 현실은 어쩌면 이 가족이 겪는 고통과 어려움보다 훨씬 더 비극적이고 끔찍할 수도 있다. 다예와 석진, 석빈, 그리고 지은과 시우부부... 이 길 위의 가족들이 어렵고 험난한 세상일지라도 그들이 함께 살면서 서로 위로하고 걱정해주며 어려움을 헤쳐 나갈 그런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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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끔, 눈물이 났다. 어릴 적 읽었던 김정현의 <아버지>만큼 펑펑 쏟아 낼 눈물은 더이상 남아 있지 않았지만, 그래도 찔끔거리게 되었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오버랩되는 내 가정 때문에. 평이한 문체와 간혹 어울리지 않는 묘사와 비유가 눈에 거슬리기도 했지만, 일단 전체적인 서사가 너무나 씁쓸하게 와닿았다.
내가 초등학교 고학년 쯔음이었나. 그 때부터 휘청거리기 시작했던 집안에서 나름대로 잘 컸다, 라고 스스로 대견해 하곤 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는지도 모르겠다. 어린 나이에 겪었던 가정의 불화와 날벼락같이 떨어진 빚더미, 우왕좌왕하며 전전했던 월셋방들이 아직도 눈 앞에 선명하다. 지금도 전연 나아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여전히 나는 어리고 약하지만, 그래도 이제는 돌이켜 보고 후회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 탓일까. 눈물이 글썽해 졌다.
어린 날의 치기와 용감무쌍하게 부모에게 대들며 삿대질까지 했던 한심한 꼬마를 기억한다. 아마 부모님의 가슴 속에 응어리진 한을 끝내 풀어드리지는 못하리라. 그런 생각이 들면 또 씁쓸하다. 아직까지 죄송하다, 는 말 한마디조차 못 하고 끙끙거리고 있는 내가 답답하기도 하다. 다예와 석진의 삐뚤린 행동과 마음을 읽으며 얼마나 욕을 해댔던지. 하지만 그 시절의 꼬마가 떠올라 비난할 자격이 없음을 깨닫고, 송구한 마음이 들 뿐이었다. 아, 답답도 하여라. 다예와 석진의 외침에 오버랩되던 그 꼬마의 울부짖음, 그리고 막연한 불안과 막막한 현실 속에 절망하며 시우에게 비난을 퍼붓는 지은의 눈물에 오버랩되는 어머니, 아무데도 답답함을 토로할 길이 없이 죄책감에 고개 숙인 시우의 절망에 오버랩되는 아버지. 단 한 번도 착한 자식인 적이 없었던 그 꼬마에게 미안해진다. 그리고 안쓰러운 마음에 안아 주고 싶다.
문득 <Girl talk> 라는 김윤아의 노래가 떠오른다. 열일곱, 또는 열셋의 나, 상처 투성인 그 앨 안고 다정히 등을 다독이며, 사랑한다 말 하고 싶어. 어쩌면 이제는 그 꼬마를 다독여 가며, 내 잘못을 시인하는 게 옳은 게 아닌가, 싶다. 마음 안의 분노도 불안도 그저 내버려 두면 넘쳐 흘러 갈거야. 그럴 거니까. 어쨌든, 덕분에 힘이 났다. 아직 세상의 따뜻함을 맛 보지 못 했으니까, 앞으로 겪어 갈 인생은 아름답지 않을까. 내가 하기에 달렸을 거라, 믿고 싶다. 인생의 굴곡이란 말을 벌써 써버린 것 같다. 하지만 이게 인생의 굴곡이지 뭐란 말인가. 그러니까, 이 굴곡은 언젠가 다시 올라갈 때가 있다는 말이다. 시우가 결정내린 것 처럼 그 굴곡이 갑자기 낭떠러지가 되었다고 해서 죽음을 선택하는 것은 옳지 않다. 결국 시우는 병원에서 눈을 떴지만, 그리고 그 선택 덕분에 가족의 마음이 돌아 섰지만, 꼭 그런 식으로 했어야 하는가는 의문이다.
양귀자의 말처럼, 이 소설에서 기교는 도리어 가식이 된다. 어쩌면, 가식없이 핵심을 뚫은 정공법이 적절한 것 같기도 하다. 그것이 진짜 삶이다. 기교없이 정직하고 성실하게, 때로는 미련스러울 정도로 삶을, 나를 믿고 싶다. 霖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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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시기였던 듯 하다. 주위에 있는 작은 기업들이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도산하기 시작했다. 나라 분위기는 늘 시끌시끌 했고, 친구 부모님이나 친척분들까지 너도나도 회사가 어렵다고 앉으면 그런 이야기 뿐이었던 시기가 있었다. 나에겐 그 때가 대학교 신입생 시절? 이었던 것 같다. 그런 이야기들이 귀에 들어오지 않을만큼 캠퍼스의 자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그 시기엔 피부로 와닿진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금모이기 운동하는 사람들부터 학교를 휴학하고 아르바이트 하러 가는 친구까지 점점 IMF가 무섭게 주변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가장의 회사가 부도가 나면 가족들은 모든 걸 빼앗긴채 거리로 내몰리게 되고, 친척들의 집에서 눈치를 보며 흩어진 가족들이 생활을 하기 시작한다. 중년의 나이에 일자리는 구하기 힘들고, 떠안은 빚은 어마어마 하고, 친척집에 맡겨진 아이들은 빗나가기 시작한다. 와이프는 이혼을 생각하게 되고..
이 책의 줄거리가 바로 그 시절의 이야기 그대로이다. 주인공 시우씨의 가족이야기.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배우자인 지은은 처음엔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서 힘든 여정을 참아내지만, 나중엔 이혼을 생각하게 되고..
우리주위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였다. 먼나라 이야기가 아닌것이다. 대학 시절 친한 친구집이 실제 이러한 상황이었다. 이정도로 심각한 건 아니었지만, 남들이 부러워 할 정도의 부를 가지다가 한 순간 그것이 무너져 단칸방 생활로 전락한 것이었다. 가족들의 충격이 누구보다 크지만, 가장 큰 건 역시 가장이다. 가족에 대한 책임감으로 우리나라의 가장들은 언제나 힘이 드는 것이다.
요즘 경제가 어려워져서 점점 실직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이런 상황에 처한 가족들이 나오기 마련이다. 겨울만 되면 서울역이나 전철지하도엔 노숙자가 넘쳐난다.
그런 사람들을 한번이라도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소설인 듯 하다. 우리가 지금 간직하는 작은 행복들이 남들이 보기엔 아주 큰 행복인 것을 명심하고, 만족해야 겠다.
우리 주위엔 너무나도 어려운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힘을 내면 좋겠다.
이 책의 가장 큰 단점은 주인공의 이름이었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중년의 남자 이름이 시우라는 건 몰입하는데 좋진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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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문이당 책중에 김정현 <어머니>란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책도 '길위의 가족'처럼 어머니의 관점으로본 가족을 위한 책이었지만 이 책은 모든 가족이 이러한 상황에 놓일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책인거 같았다. 가족에 대한 책도 읽어봤기 때문에 이 책이 어떻게 다가올지 그 내용이 궁금했다. 어려운 시기에 가족이 겪을 수 있는 흔한 이야기 였기 때문이다. 서로 떨어져 있는 동안 겪게 되는 다양한 갈등과 심리가 녹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 모두가 이를 이겨 내고 서로 보듬어 주었으면 좋겠지만 시우의 가족은 그렇지 못했다.나는 읽는 내내 그들의 감정과 생각에 몰입하게 되면서 빠르게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급격한 환경의 변화속에 나타나는 일상생활들이 서로를 힘들게 만들뿐이었다. 그것이 온갗 미사여구의 말로 극복한다고 할지 몰라도 냉정한 현실은 더욱 힘들게 만들뿐이었다. 사업의 부도로 시우의 가족이 급격히 곤란에 쳐해있긴 했지만 그 전에 가족들의 심정이나 의견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더 컸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가족들이 힘들어 할걸 알면서도 자식에겐 제대로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일에만 몰두했다는 점들을 말이다.바깥일이 힘들어도 집안일에 잘 신경쓰지 않는 것처럼 그저 힘들어할뿐이라고만 무관심한건 아닌지... 물론 그런 시우의 행동에 지은은 가족의 해체로 여러위기들을 지혜롭게 넘기기도 했지만 주위의 끈임없는 유혹들도 그녀의 생각을 바꾸어 주기에도 충분했다.이러한 어려움 속에 석진이나 다예는 옳지 못한 길에 빠져들긴 했지만 시우의 극단적인 행동이 결국은 가족이 다시 하나로 뭉치게 된 계기였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 읽고 나서 내내 아쉬운 점은 이제 다시 재기를 꿈꾸며 하나가 되는 가족의 과정도 쓰여있었으면 하는 점이다.작가의 여운일지 모르겠지만... 하지만 그 후의 과정은 독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맡긴 것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이러한 일들이 이미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기에 충분했으니까... 모든 가족이 이러한 일에 처해있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 괜스레 이런 생각을 해보면서 무심한 일상속에 가족끼리의 소통이 다시 한번 중요하단걸 되새기게 된다. 그것은 곧 가족의 자리마다 맡는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도 집안일이 생기면 함께 고민하고 나눌수 있는 자리가 되어야 할것이다. 마치 이 시대의 아버지들에게만 경제라는 무거운 짊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삶속에 외롭게 고민하지 말아 주었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어느 누구도 아닌 가족이기 때문이다. 비록 이혼이나 자살등 극단적인 일이 일어나기 전에 이 땅의 모든 가족들이 이러한 상황에 놓이더라도 그 따뜻함과 소중함을 잊지 말아 주었으면 좋겠다.그것이 곧 가족의 존재 이유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