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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지 이야기(源氏物語)를 새롭게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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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무라사키 시키부(紫式部, 978년경~1014년경)는 헤이안 시대 기리쓰보 왕의 중궁 쇼시(彰子)를 모시던 시녀였다. 무라사키 시키부는 본명이 아니다. 작자미상인 것을 후세인들이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 '무라사키'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저자의 생애를 엿볼 수 있는 자료에는 그녀가 남긴 1008년~1010년 분의 일기다. 일부에서는 작품을 쓴 때가 그녀의 남편이 죽은 1001년부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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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무라사키 시키부(紫式部, 978년경~1014년경)는 헤이안 시대 기리쓰보 왕의 중궁 쇼시(彰子)를 모시던 시녀였다. 무라사키 시키부는 본명이 아니다. 작자미상인 것을 후세인들이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 '무라사키'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

저자의 생애를 엿볼 수 있는 자료에는 그녀가 남긴 1008년~1010년 분의 일기다. 일부에서는 작품을 쓴 때가 그녀의 남편이 죽은 1001년부터 시녀로 일하기 시작한 1005년까지로 보고 있다. 하지만 궁궐의 묘사가 너무 상세하고 방대한 인물이 등장하는데다 주인공 겐지와 이후 아들까지 이어지는 대하 드라마라는 점에서 그녀가 죽을 때까지 집필을 계속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겐지 이야기는 한 마디로 말하자면 헤이안 시대 왕자였던 겐지를 중심으로 한 궁정 귀족사회의  일상과 교우·연애 그리고 당대 풍습에 관한 것이다. 작품의 묘사가 세련되고 문학적인 풍취가 뛰어나 고대 최대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때 자유분방한 연애와 성 묘사로  음란하다고 폄하되기도 했다. 세계 최초의 소설이기도 하다.

이야기는 모두 54첩, 즉 54회의 에피소드로 돼 있다. 겐지 이야기가 41회, 겐지의 아들 이야기가 이후 13회 이어진다.

「동경 이야기」를 만든 오즈 야스지로 감독이 남긴 일기를 보면 중일 전쟁 전선에서 다니자키 준이치로가 현대어로 옮긴 겐지 이야기를 읽었다고 회고한다(『꽁치가 먹고 싶습니다』, 마음산책, 109쪽 참조). 1930년대는 다니자키판 겐지 이야기가 유행한 것으로 보인다.

 

 세토우치 자쿠초(瀨戶內寂聽) 

 

한길사에서 저본으로 삼은 것은 세토우치 자쿠초(사진) 판이다. 올해 97세인 세토우치 씨는 도쿄여자대학을 졸업했다. 한때 결혼하고 딸을 두었으나, 이혼한 뒤 1956년 '여대생 곡애령'(女子大生·曲愛玲)으로 신초(新潮) 동인잡지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1973년 불가에 귀의, 스님이 됐다. 세토우치 씨는 겐지 이야기에 남다른 조예와 애정을 지녀 최근 일본에서 겐지 이야기 붐을 일으키는데 크게 일조했다. 그 공로로 2006년 문화훈장을 수상했다.

부록에 어구 해설과 겐지 이야기 관련 지도가 덧붙여져 작품의 이해를 돕는다. 아래 관련 지도와 그림을 스캔해서 정리해 보았다. 특히 본문에 등장하는 용어 중 알아두어야 할 것은 다음과 같다.

 

중궁(中宮): 후궁 중에서 가장 품계가 높은 지위. 황후 다음이거나 버금가는 자리였다.
여어(女御): 후궁으로 중궁의 다음가는 지위. 황족이나 섭정, 관백, 대신의 딸이어야 여어가 될 수 있었다.
갱의(更衣): 후궁으로 여어의 다음가는 지위. 갱의는 대납언 이하 집안의 딸이 될 수 있었다.

 

주인공 겐지(源氏)의 어머니는 기리쓰보 갱의였다. 여기서 기리쓰보는 왕의 이름이기도 했으나 어머니가 기거했던 '숙경사'(淑景舍, '궁중' 지도에서 오른쪽 위)의 별칭이기도 했다. 번역은 일본근대문학을 연구한 일어번역의 대가 김난주 씨가 맡아 매끄럽게 읽힌다.

 

 

 

1권의 연표 (5회분 이야기)

 

 

계보도

 

 

관위 상당표 (1)

 

 

관위 상당표 (2)

 

 

청량전·후량전. 청량전은 왕이 기거했던 곳이다.

 

 

궁중

 

 

궁성

 

 

헤이안 경

 

 

 

 

 

 

 

 

 

 

YES마니아 : 로얄 h*******c 2019.02.09. 신고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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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흘러도 여전한 재미, 연애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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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문화유산으로 필두에 꼽히는 걸작 장편 연애소설인 『겐지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내가 겐지 이야기라는 책을 알게 된 것은 만화 <월화의 그대> 라는 만화를 보고 알게 되었다. 거기엔 겐지와 무라사키의 사랑이야기가 초점이어서 자세한 내용을 알기는 어려웠다. 그 만화가 소설이 원작이라 길래 찾아보니 겐지 이야기 라는 책이 원작이라 한다. 그래
"시대가 흘러도 여전한 재미, 연애소설" 내용보기

일본이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문화유산으로 필두에 꼽히는 걸작 장편 연애소설인 『겐지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내가 겐지 이야기라는 책을 알게 된 것은 만화 <월화의 그대> 라는 만화를 보고 알게 되었다. 거기엔 겐지와 무라사키의 사랑이야기가 초점이어서 자세한 내용을 알기는 어려웠다. 그 만화가 소설이 원작이라 길래 찾아보니 겐지 이야기 라는 책이 원작이라 한다. 그래서 그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었다. 한국에 출판된 겐지 이야기는 유일하게 길게 나온 것이 나남출판사에서 나온 3권짜리였다. 그 책은 인물의 이름이 모두 한자로 표기되었었고 한자도 꽤 많았다. 그 책을 본 당시는 작년 5월이었다. 당시의 나는 한자에 낯설었고 책에 완전히 익숙하지 않아서 읽느라 힘들었다. 결국 1권반도 못 읽고 포기해버렸었다. 그렇게 포기해버려 시간이 지나니 내심 아쉬웠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다시 볼까 싶었는데 겐지 이야기가 10권짜리가 나온 것이었다.

 

때는 작년 12월 말, 겐지 이야기가 10권짜리로 예약판매를 하 길래 탐내고 있었지만, 10만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가격에 사지 못해서 있어서 아쉬웠다. 그러다 올해 5월 달에 군내 도서관 희망도서 신청 란에 신청했는데 어마한 돈이 드는지라 안 넣어줄 것 같아서 걱정했었다. 그런데 이번 6월 달에 신착자료로 비치되어서 기뻤다. 그야말로 환호의 도가니였으리라. 기분 좋게1,2권을 빌렸다.

 

그렇게 보고 싶었던 겐지 이야기를 드디어 읽게 되어서 기쁜 마음으로 책을 손에 들었다. 시대적 차이도 있고 나라의 차이가 있어서 읽기가 힘들 줄 알았는데 의외로 나는 책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나는 정신없이 겐지 이야기를 탐독했다.

 

1권을 읽었는데 과연 3권짜리보다 10권짜리가 내용도 길고 이해도 쉬웠다. 번역자는 인기 있는 일본소설의 번역자로 이젠 익숙한 이름으로 자리 잡은, 일본근대문학 전공에 일본문학 전문 번역자인 김 난주 씨가 번역해서인지 내용이해가 아주 쉬웠고 조근 조근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책 머리말에 되도록 용어를 풀어서 썼다하니 읽기가 한결 수월했다. 처음엔 각 첩의 제목을 한국어로 풀어서 썼다 길래 그런 건 한자로 해놓는 게 좋을 텐데 싶었다. 친절하게도 제목 뒷장 하단에 한자어를 어떻게 읽는지와 뜻이 나와 있었다. 찝찝했던 기분이 단번에 맑아졌다. 용어 해석은 맨 뒤에 있었다. 이런 건 일일이 찾기가 힘들다. 하지만 용어 해석이 뒤에 있어서인지 책을 읽는 동안 부담감이 줄은 건 사실이다. 책을 읽는데 용어의 뜻이 앞에 나오면 부담감이 조금 들기 마련이었다.

 

일생에 한 번도 이렇게 긴 소설을 읽은 적이 없었다. 방대한 양에 먼저 질려 고개를 돌려버린 것이 빈번했는데, 이 책은 그런 나를 매력에 끌었다. 참으로 매력적인 소설이다.

 

1권에서는 주인공 히카루 겐지의 부모의 사랑에서 시작하여 겐지의 탄생, 청춘의 사랑...등 전반적인 내용이 나온다.

천황은 다른 후궁들은 거들 떠 보지도 않은 채 겐지의 어머니인 기리쓰보 갱의 만을 사랑하고 아낀다. 그 때문에 기리쓰보 갱의는 다른 후궁들과 정부인에게 미움을 받는다. 그래서인지 얼마 못살고 시름시름 앓다가 죽게 된다. 죽기 전 천황과 갱의의 사랑의 결과인 겐지를 낳는다. 황자인 겐지는 정세의 미모와 보기 드문 총명함 때문에 모든 사람들에게 빛나는 님, ‘히카루 겐지’라 칭송받는다. 겐지는 어머니가 빨리 죽은 탓에 모정을 그리워하게 된다.

 

겐지가 열 살 때, 기리쓰보 갱의를 잃은 시름에 정무를 돌아보지 않게 된 천황은 죽은 갱의를 꼭 닮은 선황의 딸을 후궁으로 맞는다. 그녀는 후지쓰보라 불린다. 겐지 보다 나이가 불과 다섯 살 많은 젊디젊은 후궁이다. 겐지는 후지쓰보가 죽은 어머니를 많이 닮았다는 소리를 듣고 어린 마음에 어렴풋한 동경을 품는다.

 

겐지가 열두 살 때, 성인식을 치르고 좌대신의 딸을 정부인으로 맞는다.

 

시간이 흘러 겐지는 17살이 된다. 이 때 부터 겐지의 바람기가 시작된 듯하다. 겐지는 타고난 바람둥이였었다. 마음이 있는 여자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이었다. 설령 사랑하는 여자가 몇 명이라 해도. 장난이 아닌 진심이니 뭐라 욕할 수도 없었다. 얄밉다. 미워할 수 없는 사람...하지만 여자에게만 정착하지 못하고 이 여자 저 여자에게 마음을 품는 건 올바르지 못하다. 요즘 시대였다면 당장 이혼 당했겠지^^;;

 

겐지는 여전히 후지쓰보를 마음에 품고 연모한다. 겐지는 나이와 안 맞게 색을 많이 밝힌다. 지금 현대시대로 따지면 만16세에 고등학생인데... 고등학생이 벌써 색을 밝히다니..;; 왠지 부정적인 생각이 자꾸 떠올랐다. 현대어로 옮긴 사람의 설명에 따르자면, 그 때의 나이는 지금과는 다르게 17살이면 성인이나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하긴, 옛날 사람들은 빨리 성숙했지...

 

아무튼 겐지의 연애행각이 한참 나오다 마지막 첩에 드디어 나왔다. 겐지의 평생을 함께할 반려 무라사키. 대충 무라사키와 겐지의 얘기는 알지만 아직 확실히는 몰랐다. 흥미진진하다. 이때는 무라사키가 아직 어렸다. 책을 읽으며 안 사실인데, 무라사키와 겐지는 8살이나 차이가 난다고 한다. 꽤 나는구나..;; 시대를 생각하면 그 땐 그 정돈 아무것도 아니겠지?? 겐지가 10살짜리인 어린 무라사키에게 마음을 품은 것은 무라사키가 후지쓰보의 조카라는 사실에서 마음을 품는다. 게다가 외모까지 닮았기에...무라사키는 무라사키의 아버지인 병부경이 몰래 무라사키의 어머니를 만나 관계를 맺어서 낳은 아이라고 한다. 어머니가 자신을 낳고 죽자 할머니가 무라사키를 키우다 할머니마저 돌아가시다 겐지가 무라사키를 자신의 처소로 데려가 키우는 것이다. 뭐...일방적인 처사이긴 하지만. 겐지가 무라사키의 비위를 맞추어주며 인형놀이나 그림을 그릴 때의 모습은 알콩달콩 해서 기분 좋은 웃음이 나왔다. 이런 장면이 자주 나와 주었으면 한다. 아~~어서 무라사키가 성장한 내용이 나왔으면 좋겠다. 무라사키가 소녀로 성장할 즈음이면 겐지의 바람둥이 기질도 그 땐 큰 문제가 되리라. 아직은 무라사키가 어려서 그렇겠지만...만약 무라사키가 어엿한 여인이 되었을 때는 부디 겐지가 무라사키에게만 마음을 돌렸으면 한다. 겐지, 사랑스런 무라사키를 울리지 마라 구!

 

옛 시대 사람들이라 일상생활에 시를 아주 가까이 사용한다. 역시 옛날 사람들은 낭만적인 사람들이다. 시가 많이 나오는데, 나오는 시를 보는 만큼 나의 시 쓰는 능력도 올랐으면 하는 우스운 바램 이 들기도 하였다.

 

뒷부분에는 다양한 자료가 있었다. 자료의 양이 꽤 되었다. 그 중에는 작가인 무라사키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내용 설명도 나와 있다. 내용 설명을 보니 한 층 이해가 잘 갔다. 그리고 그림 자료가 많았는데, 관위상당표, 연표, 궁중, 청량전, 후량성, 침전과 악기, 때에 따르는 옷차림과 수레 그림 등등.. 여러 가지 자료가 있어서 그 시대의 생활을 알 수 있었고 내용이해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

 

이 책은 내용도 탄탄하지만 책이 무척 아름답다. 디자인에 아주 신경을 많이 쓴 듯하다. 일러스트도 정말 멋졌다.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다음 편을 손에 들 때 이 권에서는 어떤 일러스트가 있을까 하고 기대를 하게 만든다.

 

내용도 좋고, 책도 아름다운 겐지 이야기! 그야말로 아주 멋진 책이다. 곧 보게 될 2권도 무척 기대된다. 틀림없이 나는 2권을 볼 때도 탐독하게 되리라. 당분간 겐지 이야기의 매력에 푹 빠져 살 듯 하다^^

6*****5 2007.06.27.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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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지 이야기 1] 1-5첩
"[겐지 이야기 1] 1-5첩" 내용보기
한라 도서관을 돌아다니다 발견한 책인데, 10권이 모여 한장의 그림을 만드는 것을 보고 흥미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뭔가 하고 살폈더니 일본의 오래된 장편소설이라고 소개되어 있더군요. 일단 한권부터 읽어보기로 하고 가져왔습니다.   총 54첩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는데 이 책은 그 중 1첩 기리쓰보, 2첩 하하키기, 3첩 매미 허물, 4첩 밤나팔꽃, 5첩 어린 무라사키로 구성됩니다
"[겐지 이야기 1] 1-5첩" 내용보기

한라 도서관을 돌아다니다 발견한 책인데, 10권이 모여 한장의 그림을 만드는 것을 보고 흥미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뭔가 하고 살폈더니 일본의 오래된 장편소설이라고 소개되어 있더군요. 일단 한권부터 읽어보기로 하고 가져왔습니다.

 

총 54첩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는데 이 책은 그 중 1첩 기리쓰보, 2첩 하하키기, 3첩 매미 허물, 4첩 밤나팔꽃, 5첩 어린 무라사키로 구성됩니다.

 

아라비안 나이트를 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졌습니다. 사실 시대로 보아서도 둘은 비슷한 시대에 작성된 것입니다.

 

이야기와 시가 곁들여진 사건들입니다. 제목처럼 겐지가 그 중심인물이고 기리쓰보는 아버지 천황인 동시에 어머니 기리쓰보 갱의를 뜻합니다. 매미 허물과 밤나팔꽃은 사물의 이름인 동시에 사람 이름이기도 합니다. 3중적인 의미이죠. 무라사키는 훗날 반려가 될 여자라고 하네요.

 

등장인물들의 나이는 어려 보이지만 사실 당시에는 그 정도(14-5세에 성인으로 인정)면 성인으로 인정받았던 때이므로 지금의 나이로 생각하면 안되겠지요.

 

읽을 만한 책이라고 생각되어 계속 빌려올 생각입니다.

k****8 2009.03.15.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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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적 정서와 미의식의 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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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지 이야기>는 에치고 유자와로 가는 길에 가와바타 야스나리를 소개하면서 조사한 자료를 보았더니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노벨문학상 수상연설에서 <겐지 이야기>에 담긴 아름다움을 이야기했다는 내용이 있어 짧게 설명한 바 있습니다. 한편 50세가 되던 해에 전집을 발간하면서 학생 때 쓴 일기와 글들을 정리하면서 발표한 <소년>에서도 <겐지 이야기>와 <겐지 모노가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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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지 이야기>는 에치고 유자와로 가는 길에 가와바타 야스나리를 소개하면서 조사한 자료를 보았더니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노벨문학상 수상연설에서 <겐지 이야기>에 담긴 아름다움을 이야기했다는 내용이 있어 짧게 설명한 바 있습니다. 한편 50세가 되던 해에 전집을 발간하면서 학생 때 쓴 일기와 글들을 정리하면서 발표한 <소년>에서도 <겐지 이야기>와 <겐지 모노가타리 고게쓰쇼>를 읽었다는 이야기를 통하여 <겐지 이야기>에 대한 그의 생각을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읽은 치매 전문가 사이토 마사히코가 쓴 <알츠하이머 기록자>에서 치매에 걸린 어머니에게 <겐지 이야기>를 읽어드렸다는 대목을 읽었고, 동네 도서관에 겐지 이야기(1-10)이 있는 것을 보고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겐지 이야기>는 서기 1000년 무렵 이치조 천황시절에 쓰여져 천황과 중궁을 비롯하여 황실 사람들에게 널리 읽혀졌다고 합니다. 모두 54첩에 이르는 대하소설인데 “이야기 초반에는 겐지가 태어나기 전, 아버지인 천황과 생모의 사랑이 그려지고, 후반에는 겐지가 죽은 후, 그의 자손들의 사랑이야기가 펼쳐진다. 따라서 겐지를 중심으로 하여 4대에 이르는 장편 연애소설인 셈이다.”라고 옮긴이는 적었습니다. 등장인물이 430명에 달하고 200자 원고지 8,000매에 이르는 대작입니다.


<겐지 이야기1>에서는 출생 전부터 겐지가 열여덟 살이 되던 해까지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겐지의 첫 여성관계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분명치 않으나 두중장, 좌마두, 식부승 등 가까운 이들과 궁궐의 숙직소에서 ‘비오는 날 밤의 여인 품평회’를 여는 장면에서 이미 무수한 여인들과 관계를 맺었음을 암시합니다. 이 무렵 죽은 어머니의 뒤를 이어 천황의 사랑을 받게 된 후지쓰보에 대한 연심을 품고 있음을 암시합니다. 결국 후지쓰보가 사가에 나가 있을 때 밀회에 성공하여 회임까지 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열일곱살 때에는 지방의 영주의 후처 우쓰세미의 숙소에 잠입하여 억지로 관계를 맺게 됩니다. 하지만 우쓰세미는 겐지의 접근을 거부하게 됩니다. 이 무렵 좌대신의 딸 아오이와 혼인을 하게 되지만, 겐지의 여성편력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겐지 이야기2>는 열여덟살부터 스물다섯살까지의 여성편력을 담았는데, 스물두살 때는 정실부인인 아오이 부인이 분만 후에 갑자기 죽음을 맞습니다. 겐지는 자신과 관계를 맺던 육조 미야스도코로의 산 귀신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겐지의 여성편력은 나이의 고하를 가리지 않으며 여성의 마음을 얻기 위하여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는 측면에서 18세기 이탈리아 사람으로 바람둥이 혹은 난봉꾼으로 손꼽히는 자코모 카사노바를 연상하게 합니다. 차이가 있다면 카사노바는 마음에 둔 여성의 마음을 얻어 관계를 맺는데 반하여 겐지의 경우 마음에 들면 어둠을 틈타서 강제로 관계를 맺기를 주저하지 않는다는 점이 다르다고 하겠습니다.


<겐지 이야기3>에서는 겐지가 스물여섯이 되던 해에 배다른 형제 스자쿠 황제가 사랑하는 오보로즈키요 상시와 밀회하는 장면이 아버지 우대신에게 발각되면서 벌어지는 상황을 이야기합니다. 고키텐 황태후가 나서서 겐지와 후지쓰보 중궁과의 밀회에서 태어난 아들을 천황으로 옹립하려는 모반을 획책하고 있다고 꾸민 것입니다. 겐지는 유배형이 내려지기 전에 스스로 스마로 내려가 은거하게 됩니다. 사람들과의 왕래도 끊고서 말입니다. 2년 5개월이 지난 뒤에 복권되어 다시 도읍으로 돌아오게 됩니다만, 아카시의 뉴도라는 유력자의 딸과 연분을 맺고서 딸을 낳게 됩니다. 도읍으로 돌아온 뒤에 스자쿠 황제는 겐지와 후지쓰보 중궁 사이에서 태어난 동궁에게 양위를 합니다. 겐지의 지위는 더 높아지고 조정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됩니다. 전과는 달이 새로운 인연을 맺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겐지 이야기4>는 겐지의 나이 서른살의 겨울부터 서른여섯살의 초여름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입니다. 이 시기에는 겐지의 강력한 후원자였던 아오이 부인의 아버지 태정대신이 죽고, 후지쓰보도 죽음을 맞아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냅니다. 겐지는 아카시 부인과의 사이에서 얻은 딸을 집으로 데려와 자식이 없는 무라사키 부인이 기르도록 합니다. 겐지는 식부경의 딸 아사가오 재원에게 연심을 품지만 아사가오 재원이 받아주지 않습니다. 젊었을 적보다는 적지만 여전히 염문을 뿌리는 중입니다. 그리고는 육조원이라는 거대한 주택을 지어 자신의 연인이었던 여인들이 모여 살도록 합니다. 전개되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서포 김만중이 1687년에 썼다는 <구운몽>이나 19세기 중반에 남영로가 썼을 것으로 짐작되는 <옥루몽>의 분위기와 닮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겐지 이야기5>는 겐지의 나이 서른여섯 오월에서 서른아홉살 시월까지 3년반에 걸친 이야기입니다. 육조원에서 생활하는 다마카즈라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가 많이 등장합니다. 여기에는 작가 무라사키 시키부의 문학론이 겐지를 통하여 소개됩니다. “이야기란 지어낸 것을 근거 없는 허황된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훌륭한 작가가 지은 이야기는 정말로 느껴져 감동한다. 『일본기』 같은 역사서는 그 일부에 지나지 않고, 이야기야말로 신대로부터 이 세상에 생긴 온갖 일들이 적혀 있다. 좋든 나쁘든 이 세상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 가운데 그냥 보아 넘길 수 없고 그냥 들어 넘길 수 없어 마음에 남은 것들을 쓴 것이다. 착한 사람만 그리거나 지나치게 과장된 표현을 쓰면 오히려 흥이 덜하다.”


<겐지 이야기6>은 「봄나물 상」과 「봄나물 하」가 합본되어 있습니다. 「봄나물 상」은 겐지의 나이 서른아홉에서 마흔한 살 봄까지의 이야기이다. 스자쿠 상황은 셋째 황녀 온나산노미야의 장래를 생각해서 겐지와 혼인을 시킵니다. 「봄나물 하」에서는 준태상천황에 오르는 등 영화의 극치에 이른 가운데 가시와기가 온나산노미야를 범하여 임신을 시킵니다. 겐지도 뒷통수를 맞을 수 있단 것을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기사와기는 겐지와는 달리 심약했던 듯 죽음을 맞게 되었고, 겐지는 가시와기의 핏줄인 가오루를 자시의 아들인 듯 위장합니다.


<겐지 이야기7>에서는 겐지가 마흔 일곱 살 되던 해에 사랑하는 무라사키 부인이 죽음을 맞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그리고 「구름 저 너머로」라는 첩에서는 제목만 있고 내용이 없어 겐지의 죽음을 암시하합니다. 그러니까 <겐지이야기>가 실질적으로 끝나는 시점인 셈입니다. 그런데 저자는 겐지가 죽은 후에도 13첩의 이야기를 더 썼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겐지 이야기7>의「구름 저 너머로」 뒤로도 「향내나는 분」과 「홍매」의 두 편이 더해지는데, 이야기의 줄기가 두 갈래로 갈라지는 지점이라고 합니다.


<겐지 이야기8-10>의 주인공은 겐지의 부인 온나산노미야와 기시와기의 불륜으로 태어났지만 겐지의 아들로 위장된 가오루와 겐지와 아카시 중궁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겐지의 핏줄 니오노미야가 이야기의 중심이 되어 겐지의 배다른 형제인 하치노미야의 세 딸과의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이야기는 두 사람의 성품이 선친들의 성품을 닮아 있다는 점일 듯합니다. 영화든 소설이든 속편의 재미가 본편만 못한 경우가 많은 것처럼 겐지 이야기의 속편에 해당하는 <겐지 이야기8-10>에서는 이야기를 너무 꼬아놓은 듯한 느낌이 들어 무라사키 시키부의 작품이 맞을까 싶기도 합니다.

y*****2 2025.10.2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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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카루 겐지의 탄생과 어린 연인들
"히카루 겐지의 탄생과 어린 연인들" 내용보기
완전한 형태로 전해지는 세계 최초의 창작 장편 소설로 일본 문학 최고의 보물이라 할 만한 작품. 무라사키 시키부라는 필명은 작품 속 어린 아씨였던 무라사키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이라고도 하고 아버지의 직함이 식부승이었기에  그렇게 자주 불렸기에 그대로 필명을 삼은 것으로 추측하기도 한다고. 아버지가 후지와라 일가의 방계인 것으로 보아 상당히 명문가 출신이라고 볼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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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형태로 전해지는 세계 최초의 창작 장편 소설로 일본 문학 최고의 보물이라 할 만한 작품. 무라사키 시키부라는 필명은 작품 속 어린 아씨였던 무라사키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이라고도 하고 아버지의 직함이 식부승이었기에  그렇게 자주 불렸기에 그대로 필명을 삼은 것으로 추측하기도 한다고. 아버지가 후지와라 일가의 방계인 것으로 보아 상당히 명문가 출신이라고 볼 수 있다고.  헤이안 시대에는 외척 정치가 상당했던 지라 명문가에서는 딸을 교양있게 키워서 왕가 시집 보내려 하는 이들도 많아서 자연스럽게 교육담당 시녀들을 고용했는데 그에 따라 여성들도 와카나 한시를 짓고 서예를 하고 바둑을 두는 것이 행세 하는 집안에서는 당연한 일이었고 이미 가나 문자가 많이 보급되었던 지라 이렇게 창작 활동도 비교적 이른 시기에 이루어 졌다고도 볼 수 있단다.... 만은 아무리 생각해도 무라사키 시키부가 문학 천재인 것에는 틀림이 없을 것 같다. 궁중 소설이라... 프랑스의 드 라클로가 위험한 관계를 썼던 게 언제더라, 라파예트가 클레브 공작부인을 쓴 것은? 수백 년 뒤의 일이다. 11세기가 열리자마자 이 책이 나오고, 궁중에서부터 널리 읽혀서 저자까지 퍼진 그야말로 시대의 베스트셀러이자 영원한 고전으로 남았다는. 

겐지 이야기를 읽다 보면 일본에 장편 소설, 대하 소설, 연애 소설의 역사가 그대로 이해된다. 우리는 왜 노벨 문학상을 일본이나 중국보다 늦게 받았을까 라는 질문을 더러 들었는데, 나로서는 우리 소설의 역사가 그만큼 짧아서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나라에 중국의 4대 기서에 비할 책이 없고, 일본의 겐지 이야기나 군키 모노가타리에 비할 책이 없는 건 사실이니까. 물론 이것은 내가 한국 소설을 별로 읽지 않은 것에 대한 핑계에 불과하다 ㅎㅎ

여튼, 겐지 이야기는 우리나라에도 이런 저런 출판사에서 나왔는데 오래 전에 지인에게 한 질을 선물 받고도 제대로 다 읽지 못하다가 이번 기회에! 하면서 읽기 시작했다. 한길사에서 나온 이 책은 현대 일본어로 번역한 판본을 번역한 것인데 어색하지 않게 매끄럽게 번역된 편. 다만, 본래의 와카나 한시 원문이 전혀 없어서 좀 아쉽기는 하다.
어차피 하카루 겐지라는 역대급 미모의 남성의 파란만장한 연애 행각에 대한 이야기라 줄거리 자체보다는 읽는 재미가 가득한 책이니 내용 정리는 관두는 게 좋겠고 맘에 드는 시나 한 두 수 쓸까 한다. 친절하게도 각 에피소드마다 아름다운 시구를 추려 놓았으니 그거 말고 다른 시로. 

밝아오는 아침 하늘에 
안개 자욱하여
앞도 제대로 가눌 수 없는데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그리운 그대의 집 대문이 있으니

이에 누군가 화답하니... 

걸음을 멈추고
안개 자욱한 이 울타리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면
닫힌 사립문이 
무슨 걸림돌이 되리오.

아, 좋구나. 



r*******n 2025.06.23.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겐지 황자의 여성 편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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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고대 문학으로 유명학 책이라 하여, 먼저 1권을 보았다. 겐지 황자의 탄생 부분과, 그에 대한 예언등을 보면서, 뭔가 정치적인 냄새가 강하게 느껴진다. 즉 제 일 황자가 있고, 그 황자의 세력은 매우 강한데, 겐지 황자의 경우에는 외가가 없는 외로운 존재이고, 믿을 곳이라고는 천황밖에 없는 고립무원의 존재이다. 하지만 발해에서 온 유명한 점성가가 왕이 될 운명이라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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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고대 문학으로 유명학 책이라 하여, 먼저 1권을 보았다. 겐지 황자의 탄생 부분과, 그에 대한 예언등을 보면서, 뭔가 정치적인 냄새가 강하게 느껴진다. 즉 제 일 황자가 있고, 그 황자의 세력은 매우 강한데, 겐지 황자의 경우에는 외가가 없는 외로운 존재이고, 믿을 곳이라고는 천황밖에 없는 고립무원의 존재이다. 하지만 발해에서 온 유명한 점성가가 왕이 될 운명이라고 하지 않는가? 뭔가 고난을 이기고 천황이 되는 빛나는 겐지의 모습이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위의 기대가 한 챕터를 지나면서 완전히 무너진다. 당시 일본의 도덕이 어떻했는지 알 수 없지만(유교 문화가 지배하지는 않았겠지만) 왕자님의 여성 편력은 끝이 없다. 오늘은 어느 여자를 꼬셔 놀아볼까 하는 생각뿐이다. 아 어지럽다.

 심지어 10대 초반 여자에 대한 도착증까지 느껴져서 이 책을 계속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다. 한편 다른 분들이 겐지 이야기에 대한 혼란을 이야기 해 준 것이 이런 것이었구나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도 이 소설에서 시로 주고 받는 문답을 보면 문학적이겠구나 생각을 해 본다. 이것이 틀림없이 운율과 격식이 있을 것인데, 번역된 텍스트로는 잘 짐작이 가지 않는다. 5줄 정도의 짧은 시 형식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름과 뜻이 중의적으로 제목으로 사용되는데, 제목을 괄호라도 넣어 이름을 넣어 주면 어떻까 생각해본다. 밤나팔꽃(유가오) 이런식으로 말이다.

 

 어린 소녀에 대한 겐지의 마음이 표현된 내용을 인용해 본다.

 

 어서 빨리 이 손으로 꺾어

 내 것으로 삼고 싶구나

 그 그리운 지치풀과 뿌리로 이어져 있는

 들판의 어린 풀을

 

 

z******g 2010.08.14.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