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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는 왜 안 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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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이다. 소설 속의 어린 왕자는 종일 일하거나 여행하거나 알아본다(배운다). 심지어 그림도 제 손으로 안 그린다. 노는 게 일인 어린이들은 엎어지기만 하면 끼적이는데……. 허영심 많은 남자와 5분을 채 못 놀고, 사막에서 만난 여우한테 놀자고 부르지만, 한 번도 몸으로는 놀지 않고 몸으로 생각지도 않는다. 그리고 어른들은 자꾸 이상하다 그런다. 어린 왕자는 확실히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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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이다. 소설 속의 어린 왕자는 종일 일하거나 여행하거나 알아본다(배운다). 심지어 그림도 제 손으로 안 그린다. 노는 게 일인 어린이들은 엎어지기만 하면 끼적이는데……. 허영심 많은 남자와 5분을 채 못 놀고, 사막에서 만난 여우한테 놀자고 부르지만, 한 번도 몸으로는 놀지 않고 몸으로 생각지도 않는다. 그리고 어른들은 자꾸 이상하다 그런다.

어린 왕자는 확실히 어린이나 어른이 아니다. 아마도 동심 그 자체인 듯하다. 동심은 미숙하다거나 무지하다거나 그래서 천사 같다는 어린이의 마음이 아니라 인간 본성에 가까운 순수한 마음 그 자체를 이른다. 그간 나왔던 책들에 비하면 바로 이 점을 잘 살린 책이라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동심 그 자체인 어린 왕자가 순수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관계 속에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다정하게 일러준다. 어린 왕자가 길들인 친구들(이 책을 읽고 있는 나마저)도 함께 성장하는 감동이 먹먹하게 전해온다.

몇몇 한자어들이 좀 거슬리긴 하지만, 친절하면서도 시적인 표현들이 넉넉히 아름답다. 소설 [어린 왕자]들 번역본이 많이 있지만 기꺼이 이 책을 추천하겠다.

j******0 2016.01.15.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행간이라는 미쁜 계단
"행간이라는 미쁜 계단" 내용보기
열네 살에 처음 읽은 [어린 왕자].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한 번 더 읽었던 것 같은데, 남들은 다 좋다는 그 책이 왜 나는 별로였을까?   난해하고 추상적인 서사부터가 그닥 마음에 와 닿지 않았고 동화와 소설 어디쯤이라는 어정쩡한 포지션도 좀 걸렸고 언제 적 이야기인지도 모를 동심천사주의가 벌써부터 오글거렸고…… 이런저런 이유들이 있었지만, 최근에야 깨달은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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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살에 처음 읽은 [어린 왕자].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한 번 더 읽었던 것 같은데, 남들은 다 좋다는 그 책이 왜 나는 별로였을까?

 

난해하고 추상적인 서사부터가 그닥 마음에 와 닿지 않았고

동화와 소설 어디쯤이라는 어정쩡한 포지션도 좀 걸렸고

언제 적 이야기인지도 모를 동심천사주의가 벌써부터 오글거렸고……

이런저런 이유들이 있었지만, 최근에야 깨달은 또 하나의 문제는 ‘번역’이 아니었나 싶다.

 

분명 쉬운 언어로 쓰였는데도 쉽지 않았던 것은 상황을 읽을 수는 있지만 맥락을 이해할 수 없었던 것.

이를테면 나 같은 독자한테는 좀더 선명하고 친절하고 수고로운 번역이 필요했다.

어린 왕자가 ‘그’가 아니라 ‘그 아이’가 되고, 외로움을 ‘아는’ 게 아니라 ‘이해하는’ 것이 되면,

또 ‘한 번 길들여지면 좀 울게 될지도 모르’는 게 아니라 ‘누군가에게 길들여지면 나중에 결국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으로 읽혔다면, [어린 왕자]라는 텍스트 자체의 오해는 덜하지 않았을까?

현실에 밀착되지 못하고 부유하는 피터팬 콤플렉스라고 치부하게 된 나의 우둔함에 한몫을 더해준

기존의 [어린 왕자] 말고, 번역하는 소설가 서준환의 [어린 왕자]를 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로의 관계를 욕망하고 길들이는 에너지야말로 현실을 바투 보고 견디는 옹달샘이었던 것을!

 

텍스트를 문자가 아니라 텍스트 자체로 옮기는 번역은 자연스럽게 행간에 미쁜 계단을 내린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여러 번 독서를 멈추고 내 생각에 잠기곤 했다.

어떤 계단에서는 하루에 서른두 번이나 노을이 졌던 나의 쓸쓸함이 떠올랐고,

또 어떤 계단에서는 지독히도 타이밍이 맞지 않던 첫사랑에 길들여지던 나를 대면했다.

도르래의 노래 속에서 생겨난 우물 계단에서는 두레박을 내린 채

차마 긷지 못하고 한동안 앉아만 있었고…….

그리하여 슬쩍 묻어가기로 결정! [어린 왕자]를 좋아한다는 사람들 편으로^^

 

역시나 외국 작품은 어떤 번역으로 보느냐가 중요하다.

 

d*****2 2016.01.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