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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초, 사상적 풍요라고 볼 수도 있고 다양한 사상의 우후죽순이라고도 볼 수 있는 세계 사상사의 흐름에서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닌 대안적 이데올로기로서 시대를 풍미했던 아나키즘을 수용한 주요 한국인 다섯명의 생과 사상을 조명하는 책이다. 사실 책을 읽게 된 동기는 단재 신채호 선생에 대해 조사하다가 읽게 된 것이지만, 나의 독서 주제의 흐름이 이렇게 흘러갈 줄은 몰랐다. ㅎㅎ
이 책은 일단 독자가 역사상에서 조선의 아나키즘에 대한 어느정도 이해가 있음을 전제로 하는 책 같아 보이는데, 본인은 근대사상사에 대해 쥐뿔 아는게 없어서 읽기가 좀 곤란했다. ㅋㅋ 그래도 배경지식 없이도 문맥상으로 어느정도 내용을 짐작하는 것이 가능해서, 정독만 하면 완독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아나키즘에 대한 입문서를 읽고 보는 편이 나았을 것 같다는 생각에 조선의 아나키즘에 대한 책을 한 권 더 주문했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은 근대 조선의 핵심적 아나키스트 다섯 명 : 신채호, 우자명, 박열, 유림, 하기락을 집중 조명하고 그들에 대한 좌/우익 진영에서의 평가와 비판적 시각을 다시 비판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아나키즘에 상당히 심취해 있는 듯 하고, 방대한 자료를 비교적(어디까지나 개인적 느낌이지만) 꼼꼼히 조사한 듯 보인다. 아나키즘에 관심이 있다면 당연히 읽어야 하고, 굳이 사상적 관점에서 관심이 있지 않더라도, 근대 조선 독립운동사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읽어도 좋을 듯 하다. 사상적 관점에서 아나키즘에 관심이 있다면 더 말할 나위도 없고.
책살 돈이 없다면 도서관에서 빌려도 좋을 것 같은데, 이런 책을 읽는 사람은 너무나 적은 나머지 도서관 책조차 깨끗하다. ㅎㅎ 아마 대여된 적이 별로 없는 듯.
개인적으로는 아나키즘에 대해 아나키스트는 존경하지만 아나키즘에 대해서는 약간 회의적인데, 왜 회의적인지 쓸려고 해도 내가 제대로 아나키즘을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좀 들어서 그만 말을 줄이는 편이 낫겠다. ㅎㅎㅎ 그러나 생을 버리고 의를 취하는 이를 누가 함부로 대할 수 있을 것인가. 그들의 이상과 정신에는 숙연해 질 따름이다.
책의 서문에 영화 '아나키스트'의 나레이션이 적혀 있다.
혁명가란 저 강 건너 멀리 아름다운 땅에서, 이 더러운 세상을 향해 불어오는 한줄기 미풍이라 했다. 우리는 이리로 불어와, 희미한 향기만을 남기고, 암흑속으로 사라져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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