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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풍겨지는 건 우리의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약처럼 사랑하는 대상에게 쓴 글일 것이다 였다. 김동영이라는 이름 하나만 보고 구입한 책인데, 나중에 읽으려고 자세히 보았더니 정신과 전문의 김병수라는 이름도 있었다. 그제서야 이 책이 무슨 책일까 살펴보게 되었다. 이 책은 김동영이라는 작가가 오랜 세월 우울증으로 힘들어할때 병원에서 진료받았던 기록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 한편으로 한 챕터의 글에 정신과 전문의 김병수는 그에 답장이라도 하듯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식이었다. 김동영이 자신의 마음과 상태에 대한 글을 쓰고 약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던 감정을 내비치면, 의사 김병수는 김동영의 글에 대한 이야기에 대한 답장 형식으로 자신의 마음을 담아 위로의 글을 건네는 식이다.
여행에세이 일거라는 내 예상을 깼다. 그의 여행사진이 있을 것이고, 스트레스로 인한 내 헛헛한 마음을 채워줄 여행지에서의 이야기가 많을 것이라는 내 예상을 깬 것이다. 과연 타인의 병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내 마음을 위로 받을 수 있을 것인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앓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과연 나에게 어떠한 느낌을 줄까 우려의 마음이 들기도 했다. 사실 그렇잖은가. 우울한 세상,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 위해 읽을 책에서 더 우울함을 느낀다면 아마 당분간 책과 멀어질 수도 있는 일.
공황장애라는 건 많은 사람을 상대하는 연예인들에게 일어나는 일인 줄만 알았는데 최근에 많은 사람들이 공황장애를 앓았다는 식의 말을 했다. 주변 사람들을 봐도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이 꽤 많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우울증이 공황 장애까지 가는 건 아닐까. 겉으로 보기에는 아주 다정하고 멀쩡하게 보였는데 사실 우울증을 앓아왔다던가 하는 말을 종종 들었기에 이제 먼 이야기만은 아닌 것도 같다.
그래도 나는 글쓰는 일이 좋다. 책이라는 눈에 보이는 성과가 있고 책을 쓰고 나면 내가 이 세상에서 그나마 쓸모 있는 인간이 된 것 같아서 나는 멈출 수가 없다. (76페이지)
그에게 그나마 위로가 되는 건 여행이었고 글 쓰는 일이 아니었을까. 그에게 글 쓰는 일마저 없었다면 그의 삶은 아마 엉망이었을지도 모르는 일. 그리고 그에게는 여행이 있었다. 비록 여행지에서 아파 제대로 병원에 갈수도, 입원할 수도 없었지만 그는 여행을 포기할 수 없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할 때는 오히려 반대의 현상이 일어납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떠올릴 때 '나라면 그 상황에서 어떤 마음일까? 어떻게 행동했을까?' 하고 자신의 시각에 맞추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합니다. 자기 마음을 통해서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것이죠. 내 생각과 감정이 끼어들어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지 못하게 됩니다. (190페이지)
책에서는 여행작가 김동영의 아픈 역사가 나오는데 한 챕터에서는 그의 질병의 역사를 수록했다. 그 부분을 읽는데 분명 아픈 이야기이고 슬픈 이야기 임에도 나는 웃음을 터트릴수 밖에 없었다. 자라오면서 수많은 질병으로 약과 병원에 다니는 사람이 있겠지만 이렇게 아픈 치레를 한 사람을 보고는 마치 소설속 인물을 마주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이렇게 질병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단 말인가. 평생 입원해 본적도 없고, 수술을 한 적이 없는 나는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렇게 아픈 사람도 있구나. 평생 약을 달고 산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약을 먹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면. 너무나 우울할 것만 같은 그의 삶.
그래서 그는 그렇게 여행을 떠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약이 없으면 안되는 사람이기에 여행지에서의 하루하루는 어쩌면 그에게 선물과도 같지 않았을까.
나에게 글을 쓴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천국과 지옥을 동시에 맛보게 해준다. 대부분 나는 괴롭고 고독하다. 하지만 가끔 아주 가끔 그 와중에 입안에 침이 고이는 달콤함을 느낀다. 그 찰나의 순간 때문에 나는 글쓰는 일을 멈출 수 없다. 그리고 믿는다. 그 일이 날 특별하게 만들고 지금보다 더 멋진 사람으로 만들어줄 거라는 것을. (265페이지)
190페이지에 인용된 글에서처럼 김병수 정신과 전문의의 말처럼 우리는 타인을 이해하려고 할때 나의 마음을 비추어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가 가끔씩 느끼는 우울함이 김동영이 습관처럼 느끼는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며 우리의 마음을 다스린다. 아직은 내가 아프지 않구나. 아프다고 말하면 안되겠구나. 나는 건강한 편이구나. 내가 건강한 것에 감사하며 살아야겠구나. 이래서 '당신이라는 안정제'가 필요한 것이구나!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줄 단 한 사람만 있어도 우리의 삶은 더욱 풍요로워지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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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큰 아이가 그런 이야기를 한다. 엄마는 정신력 하나 끝내준다고.. 하지만 아이는 알까? 그렇게 보이기 위해 나는.. 강하고 차갑고, 냉정해 보여도 실제는 약하게 보이지 않으려는 내 나름의 발악이라는 사실을. 주변에서 사람들이 말한다. 점점 사는 게 힘들어진다고. 나 역시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어린 시절. 무능력해 보이는 부모님 때문에 나는 그런 부모가 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부모가 된 지금.. 부모라는 이름이, 부모가 가진 무게가 상당함을 느낀다. 우리 부모님은.. 어떻게 4남매를 키웠는지.. 교육도 그렇고, 노후도 그렇고, 이후 아이들의 삶까지.. 어느 것 하나 쉽지 않다. 그래서 젊은 친구들은 결혼조차 포기하는 것 아닐까? 작가라는 직업. 그것도 여러 권의 책을 쓰고, 그 책들이 꽤 잘 팔린 작가라면.. 어떤 고민이 있을까 싶었다. 그렇게 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더 많은데 뭐가 불만이고 뭐가 아프다는 것일까? 김동영 작가의 책을 다 읽었다. 그 책들을 읽으면서도 작가가 가진 마음의 아픔을 알지 못했다. 그건 아픔이라기보다 투정이라고 생각했나보다. 작가니까. 책이 잘 팔리는 작가니까. 하지만 그는 작가이기 전에 사람이었다. ‘살고 싶어서 아픈’ 그런 사람이었다. ‘당신이라는 안정제’는 작가 김동영과 그를 진료실에서 만난 김병수 정신과 의사의 대화 같은 책이다. 7년이라는 시간동안 그들은 만났고, 이 책은 진료실에서 하지 못한 이야기를 글로 쓴 것이다. 이 책을 읽노라면 그 당사자가 꼭 김동영 작가가 아닐 수 있다. 지금 현재 마음이 아픈 또 다른 독자들.. 그들에게 치유의 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했다. 세상엔 화려하고 성공했다 보이는 사람도 마음이 아플 수 있다는 것. 어쩜 글을 써야 하기에, 예술 혼을 불살라야 하기 때문에, 혹은 화려한 명성이나 자리에서 내려오기 싫어, 일반인보다 더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구나 싶다. 그리고 지극히 평범하지만 특별히 상처 받지 않는 나에게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누구나 사람에 의해 상처받고 아파하지만 그 상처의 범위가 깊거나 넓지 않았음에도 감사하다. 많은 사람들이 외롭고 쓸쓸하고 고독하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주변에 있고, 그들과 시끄럽게 대화를 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하면서도 문득.. 혼자가 되면, 혼자라는 무게감에 어찌할 줄 모를 때가 있다. 그때 사람들은 생각한다. 곁에서.. 아무 말 없어도 좋으니 그냥 누군가 곁에 있으면 좋겠다고.. 가끔 이럴 때가 있다. 아무리 잘 드는 약을 먹는 것보다 누구가의 애정 어린 말 한마디나 따스한 손실이 부자연스럽게 부들거리는 내 마음을 진정시키는 때가. (35)
불안은 실존의 문제이고, 싫은 것은 취향의 문제이니 반드시 구분해야 하는데도 말입니다. 불안은 실존의 한 부분이니 벗어날 수 없지만, 취향의 문제는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데도 싫은 것을 불안하다 해버리면 벗어나기 힘들어집니다. (70)
어쩌면 행복은 세상이 사람들이 길들이기 위해 만들어 낸 감정일지도 모른다. 또 불행을 좀 더 확실히 느끼기 위해 만들어둔 단어일 수도 있다. (133)
당신 안에는 두 사람이 있습니다. 자유롭고자 하는 한 사람과 현실의 삶을 온전히 책임져야만 하는 또 다른 사람. 이 두 사람은 엎치락뒤치락하며 당신 안에서 뱀처럼 꿈틀거립니다. 인생이 당신에게 요구하는 것. 당신이 해야만 하는 일은 너무 많고 힘들어서 감정이 다치지 않고 그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겠지요. (277)
우리는 모두 매일매일 스트레스를 받으며 산다. 아무리 착하게 살아도 불행은 닥쳐오기 마련이며,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는 일은 살다보면 누구나 겪게 된다. 이것이 누구나 안고 가야 하는 삶의 숙명이다. 어쩌면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괜찮지 않아도 괜찮은 척하는 법을 배워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293) 포스트잇을 붙여가며 읽은 부분은 어쩜 지금 내 마음의 또 다른 표현일지 모른다. 늘 괜찮다고,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긍정적으로 산다고 하지만 나 역시도 누군가에게 상처 받고, 상처 주는 사람이었는지도. 새해에는 흘러가는 사람이고 싶다. 바람에, 강물에 흘러가듯.. 더 자연스러워지고 더 편안해진 사람.. 다행히 나에게는 당신이라는 안정제가 있으니까.. 누구나 곁에 당신이라는 안정제가 있다면.. 그 삶 자체로 행복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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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 생각합니다. '필연'이란 수천 번의 어긋남에서 비롯된 '우연'의 결합이 아닐까, 하고 말입니다. 예컨대 날씨 화창했던 토요일 오후, 만나기로 약속했던 친구가 전해 온 짧은 사과와 부득이하게 약속을 취소할 수밖에 없다는 문자. 취소된 약속으로 인해 갑자기 비어버린 오후의 시간. 우울한 기분을 달래기 위해 모처럼 나간 산책길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 그리고 지속되는 만남과 깊어지는 관계. 이런 상투적인 만남이나 사랑이 비단 소설이나 드라마에서만 가능한 일은 아니겠지요.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만 밀란 쿤데라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작가는 우연과 필연에 대해 설명합니다. 대략 인용하면 이렇습니다. '우연만이 우리에게 어떤 계시로 나타날 수 있다. 필연에 의해 발생하는 것, 기다려 왔던 것, 매일 반복되는 것은 그저 침묵하는 그 무엇일 따름이다. 오직 우연만이 웅변적이다. … (중략)… 필연과는 달리 우연에는 이런 주술적 힘이 있다. 하나의 사랑이 잊히지 않는 사랑이 되기 위해서는 성 프란체스코의 어깨에 새들이 모여 앉듯 첫 순간부터 여러 우연이 합해져야만 한다.'
'오직 우연만이 웅변적이'라는 밀란 쿤데라의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조금 더 과장하자면 삶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는 '우연'이라고 규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우연은 '알 수 없음'에서 비롯되는 '불안'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삶의 근원을 따져 묻고, 그곳에서 마주치는 수없이 많은 '우연'의 기원을 생각하면 우리는 그야말로 불안의 늪에 빠질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불안을 내포한 혼돈이란 분명 고통스러울 테구요. 고통의 출발은 언제나 그렇게 단순한 법이지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두 손과 팔 그리고 가슴이 마비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까지 가져본 적 없는 공포가 찾아왔다. 온몸에서 식은땀이 났다. 너무 당황한 나머지 검지를 이빨로 물어뜯어 피가 나오게 했다. 하지만 효과는 없었다. 그리고 이내 메스꺼움을 느껴 구토를 했다.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그저 거친 나의 호흡만이 새어 나올 뿐이었다. 얼마나 그렇게 있었는지 모른다." (p.119~p.120)
김동영 작가의 <당신이라는 안정제>를 읽었습니다. 언제였던가요?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가 베스트 셀러 목록에 올랐을 때, 나는 처음 들어보는 작가의 이름 때문이었는지 책의 내용조차 조금 미심쩍어 했었던 듯합니다. 그리고 나는 아주 쉽게 그를 잊고 말았습니다. 내가 그렇게 그를 잊고 지내는 동안 그는 자신의 이름으로 한두 권의 책을 더 출간했고, 나름 괜찮은 사람으로 변해가고 있었던 듯합니다. 그러다 갑자기 이유도 없이 한동안 심하게 아팠었나 봅니다. 그가 공황장애로 칠 년을 앓는 동안 한 달에 한두 번씩 만났던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전문의 김병수 박사와 작가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긴 것이 바로 이 책입니다. 환자와 주치의의 전문적인 치료기록이 아닌, 인간 대 인간으로서 주고받을 수 있는 솔직한 감정과 사적인 이야기를 포함하여 다양한 주제에 대해 나누었던 두 사람의 생각이 이채롭습니다.
"진정한 자유는, 혼자가 아니라 나 아닌 누군가와 함께할 줄 아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진정한 평화는, 혼자가 아니라 사랑과 우정의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묶여 있지 않음으로가 아니라 묶여 있으므로 자유를 느낄 수 있고, 혼자보다 둘이 되어야 평화로워질 수 있는 존재다. 혼자보다 좋은 둘이 아니라, 반드시 둘 이상이 함께 가야만 하는 길이 우리 삶이다." (p.321)
앞에서 말했듯 인간의 삶을 구성하는 기본요소는 제 생각에 '우연'인 듯합니다. 그리고 '우연'은 기본적으로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삶의 근원을 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삶의 공포를 느끼는 이유도 거기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 대부분은 우연이나 불안, 미래의 불확실성은 애써 외면한 채 그저 순간순간의 기쁨에만 집중하며 살고 있습니다. '왜 사는가?' 생각하면 기본적으로 우울해지는 까닭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잠재적인 정신질환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삶은 우리에게 설명해주지 않습니다. 내가 누구인지, 왜 이렇게 태어났는지, 지금의 내 모습은 왜 이래야만 하는지, 충분한 설명을 해주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지금 닥친 일들은 이러저러한 이유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설명해줄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과연 정답일까요? 삶은 그렇게 흘러가도록 이미 정해져 있었던 것일까요? 아닐 겁니다.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그 어떤 설명도 유효하지 않습니다." (p.328~p.329)
많은 우연으로 구성된 2015년의 수많은 일들이 이제 며칠 있으면 내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질 것입니다. 그러나 앞으로 내게 다가올 2016년의 우연은 제가 알지 못합니다. 그것은 썩 기분 좋은 일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알지 못하기에 설레고 더 흥분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중에는 어쩌면 내가 모험을 하듯 도전해야 할 버거운 일들도 분명 존재할 것입니다. 그러나 삶을 지속하는 한 나는 또 2016년의 이맘때쯤에 그 많은 일들을 내 기억의 뒤편으로 가벼이 밀어내고 있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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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살고 싶어서 아프다" 라는 띠지가 눈에 띄었던 책. YES 24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매주 실시하고 있는 책드림 이벤트에 이 책이 올라온 걸 보고 바로 신청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우리의 끄덕양은 책을 보내주셨습니다. # 퍼진 타이어, 표류하는 난파선, 매미유충... 우울증, 공황장애 등에 시달리는 작가와 그가 7년 동안 진료를 받아왔던 의사의 편지대화. 어쩌면 가족보다 더 많이 환자에 대해 알고 있을지도 모르는 신경정신과 의사와 환자의 관계라지만 이렇게 드러내놓고 이야기하는 것은 두 사람 모두에게 용기가 필요한 일이 아니었을까요? 어떤 분들은 '의지'의 문제다. '노오력'을 하면 정신질환은 약물이나 의사의 진료 없이도 나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몸도 깊이 상하면 자가치유나 회복이 되기 어려운 것처럼, 마음 또한 그렇다고 생각하고, 꼭 필요하다면 상담치료와 약물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정신질환에 대해 솔직하고 담백하게 이야기하는 책이 출간된 것이 반갑기도 했습니다. 책 속에서 작가 김동영씨는 사람이 이리 유리 멘탈이어서 어쩌나.. 싶을 정도로 참 예민하고 불안과 우울이 가득해 보였습니다. 침몰하는 난파선, 탈피 후에 껍질만 남아버린 매미유충처럼 한없이 텅비고 바닥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깊이 가라앉아 버리는 마음상태. 하지만 저 또한 불안하고 우울하고 패닉처럼 어떤 순간이 견디기 힘들었던 적이 있기에 그 마음을 온전하게는 아니더라도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돌아가면 나의 사람들에게 확인하고 싶다. 나만 혼자 우울한 게 아니고, 나만 혼자 외로운 건 아니라고, 그들이 내게 진심으로 말해줬으면 좋겠다. (p.188)
하지만 그는 침잠해있는 자신을 깨우고 일으켜 세우려는 열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약을 끊으려고도 해보고 나름의 몸부림을 치지요. 그게 좋은 방법이든 나쁜 방법이든 적어도 그는 자신의 마음상태를 인정하고 벗어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감정수업, 감정코칭 등을 접해보니,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의 마음상태를 제대로 읽고 인정해야 하는 것이더군요. 그렇지 않으면 그 감정이나 마음상태를 다루는 일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가 없습니다) 나도 기다리고 있어. 언젠가 나도 너처럼 다시 부활할 날을..... 그게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그래도 축하한다. (p.156) 가족 이야기, 실패한 사랑의 이야기, 공황이나 불안과 우울에 고통 받은 순간에 대한 묘사까지. 김동영 작가는 그 이야기들을 툭툭 내뱉는 농담처럼 때론 남의 이야기인 것처럼 가볍게 털어놓습니다. 그가 비참할지도 모르는 자신의 내면의 이야기를 이렇게 꺼내놓은 것에 동정이나 응원을 보내기보다 '그랬군요. 이제는 조금 더 움직일 힘이 난 건가요? 천천히 같이 걸어요.'라며 짧게 인사하며 웃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김병수씨는 그에게 공감과 위로, 그리고 진심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습니다. 제가 밑줄을 쳐놓은 문장들을 다시 훑어보니, 김동영 작가의 내밀한 고백의 글에도 종종 줄이 그어져 있었지만 아무래도 김병수씨의 글에 조금 더 줄이 많이 그어져 있더군요. 그러면서도 의사도 결국 또 한 명의 사람임을 그의 글을 통해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우울해서 죽을 것 같아도 행복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우울하지 않고 불안하지 않아야만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죽을 만큼 우울하고 불안해도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p.14)
사람은 행성처럼, 모두 각자의 고유한 주기를 갖고 특정한 궤도를 그리며 움직입니다. ... 행성은 다른 혜성과 만나 충돌을 일으키기 전까지는 절대로 자기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습니다. (p.46) 제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마치 농담처럼 느껴지면 좋겠습니다. (p.57) 강바닥을 긁어내야 수심이 깊어져 물이 더 많이 흐를 수 있는 것처럼, 내 기억의 바닥들도 누군가 확 하고 긁어내주었으면... (p.66) 가장 큰 용기는 항상 가장 큰 두려움에서 나온다. (p.81) 하나도 아프지 않은 순간은, 우리의 뇌가 아직 발달하지 못해 기억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갓난아기 시절을 제외하고는 다시 찾아오지 않을 거에요. (p.129) 자유를 선택한 사람이 얼마나 고통스러워야 하는지, 마음은 이미 알고 있다. (p.237) 어쩌면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괜찮지 않아도 괜찮은 척하는 법을 배워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p.293) #괜찮아. 라는 한 마디. 이 책을 읽기 전 여러 심리학과 감정 관련 책을 읽어보기도 하고, 또한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를 보며 사람들이 저마다 가진 상처를 곰곰이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그 때마다 함께 비 맞아 주는 공감과 위로, 그리고 환자 자신의 용기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이 책은 환자와 의사의 대화이기도 하지만 인간과 인간의 대화이기도 합니다. 여전히 불안하고 힘든 환자, 그리고 그 환자에게 공감과 조언 위로를 보내지만 자신만의 고민과 생각이 깊은 의사.. 의느님이라고 까지 의사를 부르는 시대이지만 '나는 이렇게 깨끗이 나았아요,' 혹은 '이렇게 하면 완치된다.'라는 식의 오만한 글이 아니라서 저는 오히려 좋았습니다. 마음이 내 마음대로 안 되더라도, 때때로 깊은 상처가 흉으로 남아 온전해지지 않더라도, 우리는 또 기쁘게 새로운 날을 맞이하며 나름대로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것이라.. 믿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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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쁘거나 슬프거나 막 달려가서 이야기하고 싶은 그런 사람! 이왕이면 기쁜 일에 찾게 되면 좋겠지만 외롭고 쓸쓸하고 고통스러운 순간이 찾아오는 때 믿고 의지하게 되는 사람은요? 요즘 연예인들에게 흔하게 발병되는 공황장애! 물론 예전부터 있어온 병이지만 그동안은 겉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아서 잘 몰랐는데 이제는 왠만한 사람들도 다 아는 병! 물론 정확이 어떤 병인지 알지는 못하지만 저는 이 책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공황장애를 겪는 사람을 이해할 수 있었던거 같아요, 이 책은 글을 쓰는 김동영이라는 작가의 공황장애를 겪는 일상의 이야기와 그가 7년동안 의지하며 만나 왔던 김병수 정신과 의사와의 이야기를 함께 덤덤이 풀어내고 있어요, 아니 솔직하게 쓰고 있다고 해야 맞을거 같아요, 어느날 어느순간 갑작스럽게 밀려드는 고통과 알 수없는 나락으로 떨어져버리는거 같은 순간들! 그런 순간들이란 도대체 어떤 순간인지 감을 잡을래야 잡을 수 없지만 김동영이라는 저자의 고통의 순간을 담은 이야기로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거 같았구요 무엇보다 김병수 정신과 의사의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써 놓은 문장들이 너무도 절절히 와 닿았습니다. 내가 그런 공황장애나 광장공포증을 앓고 있지도 않은데,,,
주머니가 하나도 달리지 않은 옷을 입은것처럼, 그 어느것도 담아둘 수 없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저란 사람이 점 점 더 작아지고, 점점 더 가벼워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느날, 어쩔 수 없이 죽어야만 할때, 아주 작은 불로도 제 모든것을 태워 날려버릴 수 있도록 제 마음에 남겨진 것이 아주 적었으면 좋겠습니다. ---p58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좀 더 세상을 쉽게 여길 수 있으면 좋겠고 주위를 둘러싼 일들을 좀 더 가볍게 넘겨 버릴 수 있으면 더 좋겠고 미워하고 싫어하는 사람도 스쳐지나가는 바람처럼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면 좋겠고 흥분되는 일도 덤덤이 슬픈 소식도 노래처럼 그렇게 들렸으면 좋겠다는 김병수 의사의 이야기가 정말 가슴에 와닿습니다. 김병수 의사의 이야기중 그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주의 어느 별을 향해 쏘아 올리는 폭죽처럼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일일지라도 별과 별이 부딛혀 작은 불꽃이라도 일어나기를 바라는 작은 바램을 담고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이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를 향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이야기를요! 그런데 저는 과연 다른 누군가를 향해 조금이라도 무언가를 하며 살아가고 있는걸까요?
김동명 작가가 자신을 불안하게 만드는것 이라는 리스트를 쭉 적은 페이지가 있습니다. 사려깊은 봄날의 햇살, 예전 즐겨 듣던 노래의 기타 전주, 옆집에서 건너오는 고등어구이 냄새, 하물며 화장실에 떨어진 머리카락에까지 불안을 느낀다는 그의 끝이 없을거 같은 리스트,,, 그를 불안하게 하는것들이 어쩜 그리도 많은지 내게도 기쁨이고 즐거움인 것들조차 그에게 불안이라는 순간이 된다는 사실에 나만 너무 좋아해서는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좋다고 생각할때 누군가는 괴롭고 불안하고 힘들어 한다는 사실을 그동안은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사람은 누구나 자기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한채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겉으로 드러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을뿐! 겉으로 드러내며 사는 그와 그것을 귀로 다 받아주는 의사와의 이야기에 조금만 귀기울이게 된다면 그안에서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위로받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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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집도 아니고 철학책도 아닌데, 것두 무척이나 좋아해서 신간이 나오면 무조건 구매버튼을 눌렀던 생선 작가의 공저한 에세이를 한 달이라는 시간이나 걸려가며 읽은 것은 이 책이 갖고 있는 무게감이 남달기 때문이다. 여하튼 좀 길~게 읽기는 했지만, 읽는 게 힘이 좀 들기는 했지만, 위안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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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오면서 단 한번이라도 죽고싶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이 문장을 쓰면서 전혀 그러지 않을 사람, 딱 한명이 생각났다. 지극히 밝고 긍정적이며 낙천적인데다가 친화력도 갑이어서 우주에서 온 이티까지도 단 몇분내로 친구먹을 여자, 오모양.) 난 사춘기시절 생각은 해본 적이 있다. 단지 그 모든 생각들을 실천으로 옮기지 못한 것은 용기가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생각만으로도 이건 이래서, 저건 저래서 너무 아프다는 이유였던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용기없음이 참 다행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모든 결심과 실천에 이유와 이성적 판단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유와 생각, 논리와 이성의 문제가 아니라, 이건 전적으로 "그래 지금 시작하자"고 결심하고 행동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일 뿐입니다.(48p)
여기 한 작가가 있다. 종합병동이라 해야 할 정도로 자잘한 병들을 가지고 있는 그는 불안한 마음을 가눌길 없어 정신과에 간다. 상담을 받는다. 그리고 그와 함께 이 책을 펴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치고 불안증이나 우울증을 비롯해서 마음에 문제가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단지 그것을 이겨낼 더 강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깊게 생각하지 않고 넘기기 때문에 병원이 필요없는 것이다. 자신이 약하다면 그냥 동네병원 가듯이 상담을 받는것도 나쁜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글은 한없이 우울하고 불안하다. 그럴때마다 글을 썼기때문에 어쩔수 없겠지만 그 불안함과 그 우울함에 전면부에 깔려있다. 이건 이래서 우울하고 저건 저래서 우울하고. 끝없이 우울함의 연속이다. 남들은 다 봤는데 나만 못 본 영화라는 표현에서도 알수 있다. 사실 그 영화 나도 못 봤다. 누구나 다 봤다는 근거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 본 사람은 본 사람대로 안 본 사람은 또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것이고 또다른 것을 하느라 바빴으면 그것으로 만족하면 될 일 아닌가. 쉽게 생각하면 그뿐인데 작가적 머리는 다른가 끊임없이 파고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간혹 가다 행복해지고 싶다는 소망을 말한다. 당연한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난 이상 딱 한번뿐인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야한다. 그렇다면 어떻게든지 행복하고 즐겁게 살려는 소망이 있기 마련이다. 그것은 불안증을 느끼는 사람이라고 해서 다를바 없다. 작가 또한 그렇게 느끼고 있다. 난 지금 우울하지만 행복해지고 싶다고 말이다. 가만히 다가가서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게 만드는 그런 글이다. 지금 나는 북유럽의 겨울날처럼 온종일 까만 밤이다. 난 행복해지고 싶다. 그것이 무엇인지 느끼고 싶다. 그리고 소리내어 말해보고 싶다. '아......행복하다.'(133p)
내 인생에도 봄이 오길 고대했다. 길고 더뎠던 겨울 동안 이 시간을 얼마나 고대했는지 모른다. 날이 따뜻해지면 다시 태어난 것 처럼 괜찮아질 줄 알았다. 봄은 왔지만 나는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었다.(186p) 아무리 봄날을 고대한다하더라도 자신의 마인드가 달라진 것이 없다면 단지 계절이 날씨가 바뀐 것으로 자신에게 봄이 오지는 않을 것이다. 날씨에 상관없이, 계절에 상관없이 자신의 마음이 바뀌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어디 하루아침에 될 일인가. 오래도록 병을 앓아온 사람이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앓아온 시간만큼의 시간이 지나면 점점 그 기운이 옅어질지도 모르겠다. 유럽을 좋아하면서도 북유럽의 겨울이 싫어서 겨울에는 따스한 곳으로 여행을 간다. 밝고 활기차고 따뜻한 곳 말이다. 작가에게도 그러한 곳으로 추천해주고 싶다.
불안이 없어지는 것보다 감미로운 불안을 느끼며 사는 것이 제대로 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269p) 마음의 병을 앓는 작가와 그에게 충고의 말을 건네는 정신과 의사의 주고받는 편지로 이루어진 책. 전면적으로 어두운 가운데서도 빛같은 구절이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이 책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은 아무래도 딱 이 한구절. 누구나 다 불암함을 느끼면서 산다. 단지 그 불안은 없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것을 느끼면서 사는 것이다. 그것도 감미롭게 말이다. 그 얼마나 실용적인 충고인지.
이 책을 컬러에 비유하자면 아주 짙은 검정에 가까운 네이비다. 영어의 blue에는 우울이라는 표현이 감추어져 있다. 누구라도 힘들고 어렵고 불행하게 살 수 있다. 하지만 왜그렇게 살아야하는가. 그러니 김작가. 힘을 내시오. 당신에게는 당신의 글을 아껴주는 팬들도 있고 사랑하는 가족도 있고 앞으로 당신을 사랑해 줄 그 누군가도 만나게 될 것이니까 말이다. 작가의 밝음이 나타날 책이 보고싶어진다. 언젠가는 환한 노란빛으로 밝게 빛나는 그의 책을 볼 수 있길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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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내내 불쌍했다. 작가의 전작품을 너무 감명깊게 읽은 나로서는, 이 작가의 이런 힘든 상황이 너무 불쌍했다. 천재들은 원래 이렇게 힘든걸까. 내가 직접 겪어보지 않은 아픔이라서 공감할 순 없었지만 작가의 아픔을 들으며 왠지 응원해주고 싶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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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미터 상공에서 안전띠 없이 하강하는 것처럼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 나올 것 같았고, 목구멍을 타고 거미들이 기어올라오는 기분' 이라고 표현했다. 그가 이야기하는 그 느낌을 잘 알고있다. 벌레가 몸을 기어다니는 것 같고, 갑자기 숨이 턱 막혀 이러다 정말 죽겠지 싶을 때도 있다. 그런데 병원에 가면 걱정한 것이 무색하게도 정상이라는 결과만 돌아온다. 나는 이렇게 아파 죽겠는데. 어떤 병원에서는 정신과 치료를 권하기도 했다. 정신병자 취급을 받는 것이 썩 좋은 느낌은 아니었다.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를 불쌍히 여기는 듯한 그 눈에 구역질이 날 것만 같았다. 심기가 불편했다. 다시는 이 병원에 발을 들이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그 후로 나는 아플 때마다 부러 차로 10분이 더 걸리는 다른 병원으로 갔다. 세상이 미웠고 누리지 못한 것들이 부러웠다는 그의 말에, 남들처럼 살고 싶다는 그의 말에 공감한다. 나 역시 깊은 열등감 속에 살고있다. 그리고 그가 그랬던 것처럼 그런 나를 숨기며 살아왔다. 다른 사람들 눈에 '걱정없이 제 멋에 사는 사람'으로 비춰지고 싶었던 나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어였다. 딱히 뭘 제대로 먹은 것도 없는데 자꾸 속이 불편하고 아팠다. 음식물을 조금이라도 넘겼다 싶으면 습관처럼 소화제를 찾았다. 밤에는 피곤한데도 쉽사리 잠에 들지 못했다. 당연하게 수면유도제를 찾았다. 조금이라도 숨이 답답하고 불안할 때면 자연스레 신경안정제를 찾았다. 약이 없으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는 것도 나 혼자만의 비밀이었다. 김동영 작가가 나와 너무 닮아있어서, 내가 겪고 있는 이 아픔과 같은 것에 대한 내용을 읽으며 나는 내내 눈으로, 마음으로 울었다. 나는 작가처럼 정신과에 도움을 청하지는 않았지만, 의도치 않게 내 아픔을 들켜버린 후 나에게도 김병수씨만큼 좋은 안정제가 되어주는 사람이 생겼다. 이 아픔은 지금도 내 곁에 있다. 그리고 언제 또 나를 덮칠지 모른다. 그래도 이제는 병원에서 처방해주는 알약 몇 개보다 좋은 안정제가 되어주는 사람이 곁에 있다. 그러니 김동영씨도, 나도 이제는 그 깊고 어두운 아픔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누구나 살고 싶어서 아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