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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위대한 전쟁
우리 민족을 일컬어 흔히들 단일민족, 백의민족이라고들 한다. 지리적으로 반도에 주위치를 두는 관계로 해양세력인 왜와 대륙세력인 중국, 그리고 기타 북방민족들의 외침을 수도 없이 많이 겪고 극복했기 때문에 이런말은 우리민족의 자긍심을 표현하는 단어로 자리잡았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서 고조선의 멸망에서부터 시작된 외침은 수나라의 고구려 침공과 당나라의 고구려 침략, 거란과 몽고의 고려 침략과 왜국의 임진왜란등 시련의 역사와 극복의 역사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이번 이덕일선생의 [그 위대한 전쟁]은 중국역사상 가장 화려했던 왕조 그중에서 정관정요라는 치세를 이룩한 태종(이세민)의 고구려 침공에서부터 신라가 삼국을 일부통일하는 과정까지의 시기를 사학자다운 정확한 역사적 인식과 더불어 역사소설에서나 볼수있는 필법을 동원한 한편의 대서사시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다.
당시 세계정세는 수나라와 두차례걸쳐 전쟁을 치른 고구려의 입장에서는 내부적으로 전쟁의 댓가를 혹독하게 치루고 있었고, 외부적으로 백제나 신라의 영역확장에 따른 부담이 많이 있었다. 이런 상태에서 수의 멸망에 이어 당이라는 제국의 탄생으로 고구려는 안팎으로 위기의식이 고취된 상태였다. 영류왕은 형인 영양왕의 정책을 변경하고 당과의 평화적 외교정책으로 선회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동부대인 연개소문등을 비롯한 강경파의 노선과 배치되는 상태에서 강경파를 억누르고 수나라와 전쟁의 승전기념탑인 경관까지 허물면서 당의 요구상황을 받아들이게 된다. 당나라 역시 고구려의 이런 자세를 믿지 않았기 때문에 끊임없이 무리한 정치적 요구를 하게 되고 이에 격분한 강경파의 정변으로 정권의 흐름은 강경파쪽으로 기울게 된다. 이에 호전적인 당태종이 최종적으로 고구려 침공을 결정하게 되고 동북아시아 요동벌판은 긴장의 시대로 접어들게 된다.
당태종은 수나라의 실패를 거울삼아 만만의 준비를 하였지만 결국 고구려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철수하게 되고 당태종은 고구려를 침략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기고 역사의 뒤안길로 살아지게된다.
한편 백제,신라의경우 여당전쟁을 자국영토의 확장의 기회로 삼고 다각도로 영역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게 된다. 신라는 가야을 병합하고 역대 가장 뛰어난 정치가인 김춘추의 등장과 그의 가신인 김유신이라는 걸출한 영웅의 탄생으로 어느때보다 한층 고조된 분위기에서 영역확장에 돌입하게 되고, 백제는 한반도내부 뿐 아닌 일본쪽으로 그 영역확대에 나서는 해양제국으로 발돋움을 하는 시기가 된다.
여당전쟁이후 대막리지 연개소문의 죽음으로 고구려는 그야말로 선장없는 배신세가 되고 내부 분열에 의해 혼란의 시기를 맞이하게 되고, 결국 신라와 당의 연합군에 이한 백제의 멸망를 지켜보게 된다. 결국 나당연합군에 900년사직이 사라지는 변을 당하게 된다.
필자가 말하는 위대한 전쟁은 여당전쟁에서의 고구려의 승리도 포함되지만 신라의 삼국통일 과정에 그 의미가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비록 외부세력의 힘을 빌어 삼국의 일부를 통일한 신라였지만, 파트너의 배신으로 당초 목표에 수정을 가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신라는 이런 상태에서 백제와 고구려의 유민들과 합세하여 당나라의 남침을 온몸으로 막아내는 과정이 바로 위대한 전쟁이라는 것이다.
흔히들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하였다면 지금의 지도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을 것이고 그 후의 역사도 다른방향으로 흘러갔을것이라는 긍정적인 평들을 한다. 물론 그럴수 있었을것이다. 비록 삼국일부통일에 머물렀지만 그 과정에서 몇백년동안 적대시 하였던 고구려,백제,신라가 결국 한몸으로 당나라에 맞섰다는 점에서 그 위대성을 찾을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에게 삼국시대는 중국의 한나라이후의 삼국시대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역사상 삼국이 그토록 오래 병립한 적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지만 무엇보다도 그 오랜세월을 병목해왔으면서도 외침에 대해선 단호하게 단결하는 점등이 더 유래를 찾기 힘든 일이 아닐까 싶다. 그 만큼 삼국은 정치적으로 유사한 목표를 가지고 종교적으로도 동일한 가치관속에서 지역적인 위치 차이만 있었을뿐 한민족이었다는 점이 위대한 전쟁을 승리로 이끌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위대한 전쟁이 후대에 걸쳐 발생한 외침에서 굳건히 국토를 보존하는 동기 내지는 모토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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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그것도 고대사라고 하면 무미건조하고, 혼돈스럽고, 막연한 것으로 되어 버리기 쉽다. 그런데 이를 소설의 형식으로 풀어내면 보다 구체적으로 다가오고 흥미진진하기까지 한다. 「그 위대한 전쟁」은 고구려, 백제, 신라와 수, 당, 왜의 고대사를 얘기하고 있다. 「오국사기」와 「그 위대한 전쟁」 「그 위대한 전쟁」이 어떤 내용의 책인가 궁금하여 여러 지면을 살펴보다가 「그 위대한 전쟁 」이 2002년 1월에 출간된 「오국사기」의 개정판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고, 책이 올 때까지 도서관에서 「오국사기」를 빌려 읽었다. 보통 개정판을 내어도 제목 자체를 바꾸는 경우는 드문데, 「오국사기」를 「그 위대한 전쟁 」으로 바꾼 것은 작가가 책에 대한 관점을 보다 소설임을 확실히 하고자 함이 아닌가 싶다. 따라서 「오국사기」의 책 제목 앞에 붙은 ‘이덕일 역사해석’이 「그 위대한 전쟁 」에서는 ‘이덕일의 영웅천하’로 된 것도 삼국시대 당시의 고대사를 소설의 형식을 빌어 재해석한 것(「오국사기」)에서 그 당시의 역사를 소재로 한 역사소설(「그 위대한 전쟁 」)로 재구성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책 장정에서도 「오국사기」가 전 3권 900쪽 가까운 분량으로 구성된 반면에「그 위대한 전쟁 」은 전 2권 800쪽 정도로 축약되어 있고, 「오국사기」는 도면이나 사진이 흑백인 반면에 「그 위대한 전쟁 」은 올 컬러이며, 「오국사기」에 없던 컬러 삽화가 추가되어 있다. 그만큼 눈에 들어오는 느낌도 이전보다는 친근감 있게 다가오고, 문맥도 줄거리의 변화 없이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게 넘어간다. 어디까지가 역사적 사실인가? 역사소설은 실제 사실과 허구가 병존한다. 역사적 사료 자체가 신화, 전설과 사실이 어우러져 있는 고대사 쪽으로 가면 갈수록 이를 바탕으로 한 역사소설은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는 가늠하기 더욱 어려워진다. 「그 위대한 전쟁 」역시 작가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쓴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판단은 역사소설은 소설임을 알고 읽어야 하는 독자의 몫으로 남겨지게 된다. 삼국시대에 대한 보다 넓은 시야 이제까지 한 시대 혹은 한 인물을 소재로 한 역사소설은 다양하게 있어 왔지만, 이 책은 고구려, 백제, 신라의 삼국역사를 한반도에 국한시키지 않고 주변국과의 역학관계까지 고려한 역사해석을 바탕으로 쓰여졌다는 점에서 신선함과 함께 그 시대의 상황과 인물들의 행적들을 보다 더 넓은 시야에서 입체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수와 당의 흥망성쇠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 고구려와의 전쟁, 왜의 권력투쟁과정에서의 백제의 역할, 신라의 생존과 삼국통일로의 여망이 낳은 나당연합 등 한반도만을 국한지어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역학관계들을 이 책에서는 재미나게 풀어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각 시대, 각 국의 영웅들의 활약상은 읽는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특히 수나라를 선제공격을 하고 3차에 걸친 수나라의 침공을 의연하게 막아내는 고구려의 영양왕에게는 내 민족의 뿌듯함을, 실질적으로 당을 건국한 당태종 이세민에게서는 한시대의 영웅상을 볼 수 있다. 낙화암의 3천 궁녀로 비하되었던 백제의 의자왕에게는 백제부흥을 힘쓰는 강인함이 와 닿았고, 골품제와 가야파 등의 내부 갈등을 외부로 결집시켜 마침내 삼국통일을 이룩하게 되는 김유신, 김춘추 등에게서는 남북문제, 지역갈등, 이합집산하는 정당 등 현재의 우리 상황을 반추해 보게 한다.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 을지문덕과 살수 대첩에 대해서는 다른 부분에 비해서 너무나 작은 분량으로 다루어지고 있고, 왜에 대한 백제의 역할에 대한 서술이 상대적으로 미약하다. 그리고 소설적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전쟁 부분의 묘사가 좀 더 드라마틱했으면 하는 바람 또한 있다. 하지만 삼국지나 수호지를 읽고자 하시는 분들에게 먼저 이 책 「그 위대한 전쟁」을 권하고 싶다. 그만큼 이 책에서는 한국고대사를 새롭게 보게 하는 시각을 갖게 하고, 파벌과 권력투쟁, 한 시대의 영웅의 역할 등 옛날이나 지금이나 역사 그 저변에 흐르는 인간사는 되풀이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오국사기」의 개정판으로 「그 위대한 전쟁」을 냈듯이 더욱 내용이 보강되고 소설적 완성도도 뛰어난 개정판이 나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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