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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가슴 울렁거리게 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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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학과 인연을 맺으면서 자연스럽게 도서관을 찾게 된다. 도서관 장서라는 것이 신간보다는 오래된 책들을 많이 보관하는 법이라 대개는 마음을 울리는 책들을 자주 찾게 된다. 박완서의 <호미>도 인생의 말년인 77세에 출간된 책이다. 글의 소재가 된 일상의 작은 이야기에서 삶을 관조하는 태도와 함께 영혼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된다. 봄꽃이 피는 마당에서 꽃과 나무에게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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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학과 인연을 맺으면서 자연스럽게 도서관을 찾게 된다. 도서관 장서라는 것이 신간보다는 오래된 책들을 많이 보관하는 법이라 대개는 마음을 울리는 책들을 자주 찾게 된다. 박완서의 <호미>도 인생의 말년인 77세에 출간된 책이다. 글의 소재가 된 일상의 작은 이야기에서 삶을 관조하는 태도와 함께 영혼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된다.


봄꽃이 피는 마당에서 꽃과 나무에게 말을 거는 이야기에서 글이 시작된다. 목련에게는 엄동설한에 찬란한 봄을 꿈꾸게 해줘서 고맙다고 말을 걸고, 일년초 씨를 뿌릴 때는 흙을 정성스럽게 도닥이면서 말을 건다. 싹 트면 반갑다고, 꽃 피면 어머머, 예쁘다고 소리내어 인사한다. 말 없는 식물 앞에서 수다쟁이가 되는 작가가 노년에 만나는 세상은 기쁨과 경탄으로 가득차 있다. 하나하나  모두 어질고 따뜻하며 위안이 되는 글이다.


한 평생 살아온 시간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을 모아 상연한다면 얼마의 분량이 될까? 고작 반나절 동안 연속상연해도 시간이 남을 짧은 분량이라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물론 그 속에는 한 평생을 같이 살아온 가족과 이웃과 자연의 모습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어쩌면 허망하기 그지없는 삶이지만 그 안에는 자연의 순환이라는 대원칙이 있고 이젠 담담하게 다가오는 운명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맑고 아름다운 영혼을 가졌던 작가가 추억하는 주변사람들 모습 역시 순수하고 아름답다. 시어머니 되는 분은 종교도 없고 학교도 안 다녔지만 인간을 사랑하고 생명을 존중하는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분으로 작가는 기억한다. "기소불역을 물시어인하라"고 가르쳤던 할아버지는 일꾼이 게으르게 굴었다고 품삯을 깍는 일을 하지 않는 따뜻한 분이었다. 역사학자 이이화, 시조시인 김상옥, 소설가 이문구 선생 이야기에서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사연들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산문집 제목인 <호미>를 보면서 흙과 함께 살아온 작가의 삶을 떠올리게 된다. 이 책의 소재도 대부분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이 담겼다. 이야기 하나하나는 자연과 함께 노닐면서 무심하한 듯 명랑하게 속삭이는 말들이다. 결국 자연으로 돌아가야 하는 인간의 삶이란 얼마나 자연을 닮았느냐에 따라 행복감이 결정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c******4 2018.04.05. 신고 공감 10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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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차분한...인생 찬가
"[호미]차분한...인생 찬가" 내용보기
책 한권이 사람의 인생을 바꿔 놓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문이지만, 제 경우에는 책 한권을 통해서 이런 저런 어려운 일들에 대해서 위로를 받고는 합니다.   서점에 가면 많은 좋은 책이 있지만, 너무 유난 스럽거나, 어두운 주제, 비현실적인 인물 설정 등 공감되지 않고 멋만 낸 책들이 많이 있습니다. 박완서 선생님의 책은그런 것이 느껴지지도 않고...어찌보면 이웃의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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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권이 사람의 인생을 바꿔 놓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문이지만,

제 경우에는 책 한권을 통해서 이런 저런 어려운 일들에 대해서 위로를 받고는 합니다.

 

서점에 가면 많은 좋은 책이 있지만, 너무 유난 스럽거나, 어두운 주제, 비현실적인 인물 설정 등 공감되지 않고 멋만 낸 책들이 많이 있습니다. 박완서 선생님의 책은그런 것이 느껴지지도 않고...어찌보면 이웃의 아줌마, 할머니 같은 느낌..그것도 무조건 수더분하고 훈훈하기만 한것도 아닌, 마치 알고 있던 어떤 한 사람을 보는 것처럼, 가끔 흉도 보고, 그래놓고 지레겁을 먹기도 하는...평범함이 지닌 비범함이 느껴집니다.

 

언제나 박완서 선생님의 신간 출간은 설레임을 줍니다.

그 신간을 아껴 읽어야지,하면서도 단박에 읽어버릴 수 밖에 없는건..그리고 또 여러차례 반복해서 읽게 되는건 글속에 담겨 있는 희로애락이 거부감없이 잔잔하게 와 닿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번 수필집 역시, 그간 선생님의 다른 작품들처럼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 시작 부분에 정원에서 일어나는 꽃의 피고 짐에 대한 부분에서, 역시작가라서 관찰력이 저렇게 뛰어난 것이 아닐까 하는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당연히, 선생님의 팬이리사면 모든 독자분들께서 구입해서 보시겠지요)

 

다만 마음이 아팠던건 6자가 들어가는 나이에도 촌철살인으로 글을 썼는데, 7자가 들어가는 나이가 되니 그렇게 안되더라,는 서문을 보고 마음이 아려왔습니다. 

YES마니아 : 로얄 c******m 2007.02.08. 신고 공감 9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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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작가님의 호미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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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완서 작가님의 타계소식을 듣고 처음으로 읽게된 박완서작가님의 산문집이다. 으례 산문집 에세이집이라하면 고리타분하며 자기 세계에 틀어박혀서 지루하기 짝이 없을 터인데 이 책 "호미"는 나를 박완서님의 열혈 팬으로 만들었을만큼 작가의 세계관에 빠지고 글을 슬슬 풀어놓으시는 시원시원하고 담백한 문장력에 푹 빠졌을만큼 나를 매료시켰다. 그동안 삶에 찌들어서 책읽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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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완서 작가님의 타계소식을 듣고 처음으로 읽게된 박완서작가님의 산문집이다.
으례 산문집 에세이집이라하면 고리타분하며 자기 세계에 틀어박혀서 지루하기 짝이 없을 터인데
이 책 "호미"는 나를 박완서님의 열혈 팬으로 만들었을만큼 작가의 세계관에 빠지고 글을 슬슬 풀어놓으시는 시원시원하고 담백한 문장력에 푹 빠졌을만큼 나를 매료시켰다.

그동안 삶에 찌들어서 책읽는것도 포기한채 그럭저럭 무의미하게 살아왔던 나에게 이책은 나의 목마름을 해소시켜주었고 책을 읽고싶은 마음까지도 준 책이라 너무 감사하다.

호미가 시사하는 삶의 순박함과 겸손, 땅과 자연이 주는 소중함의 결실들을 삶에 지쳐 무심히 지나쳐버렸던 미쳐 깨닫지못했던 그런 사소한 부분까지도 작가는 속속들이 자상함가득한 엄마의 마음으로 글을 풀어 놓으시메 읽는이로하여금 작가의 가족이 된듯한 가까운 이웃이 된듯한 느낌까지 들게 만든다.

손수 집앞마당에 정원을 가꾸시어 100가지가 넘는 나무와 꽃들을 다 기억하시고 하루하루마다 정원에 피어있는 풀들과 꽃들에게 말을 하시고 정원을 가꾸시는 모습이 눈에 그려지듯 선함은 작가의 문체가 너무 고리타분하지도 않고 지루하지도 않은 물흐르듯 자연을 스케치한듯 그림을 묘사하듯 그렇게 독자들에게 마치 딸한테 이야기하듯 다정한 문체에 호미를 읽은후 나는 박완서 작가님의 산문집을 비롯해서 소설까지도 읽기 시작했다.

지금은 "두부"를 읽고 있어서 다 읽은 후에 다시 쓰겠지만, 두부또한 너무 재미있고 작가의 진솔한 삶을 엿볼수 있는 기회가 된것같아 너무 좋았다.
솔직담백함이 묻어있는 작가님의 글속에는 삶에 희망이 있고 다시한번 일어날수 있는 용기가 깃들어져있다. 아직 고 박완서 작가님의 작품들을 다 읽어보지 않아 잘은 모르겠으나 가장 아픈 삶의 상처까지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글로써 아픔을 승화시키시려는 노력들을 간간히 살펴볼수 있었다.

연세보다도 엣되게 보이셨던 이유를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닫게 되었다.
자연의 이치대로 삶에 순응하시는 모습들이 책을 읽는동안 내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정말 고 박완서 작가님은 이 세상을 살아 가시면서 소중한 삶의 거적들을 남기시고 떠나가신 분이다.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고 하지만 이름을 남긴다는것이 그리 쉬운 일이겠는가.
많은 후손들에게 주옥같은 많은 작품들을 남기시고 떠나가셨기에 아마 작가님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것이란 확신을 하며, 끝으로 이렇게 소중한 글들을 남겨주시고 떠나가신 고 박완서 작가님의 명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천국에서 환하게 웃고 계실 박완서 작가님의 얼굴이 그려지는듯 하다.

YES마니아 : 로얄 y********6 2011.03.12. 신고 공감 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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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
"호미" 내용보기
호미는 박완서님이 두부 이후 5년만에 낸 산문집 이다.책을 처음 받아들고 '호미'란 책의 제목이 참 박완서님 답다라는 생각을 했다.호미란 제목에서 호미가 일구는 흙의 질감과 내음이 느껴지고,꾸밈없이 소박한 우리네 농촌의 풍경이 손에 잡힐듯 그려지고, 나아가 박완서님의 튀지 않고 겸손하고도 정직한 문체와도 닮아있다.요새 겉 멋만 잔뜩든 작가들이 외국 시에서 나온 싯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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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는 박완서님이 두부 이후 5년만에 낸 산문집 이다.
책을 처음 받아들고 '호미'란 책의 제목이 참 박완서님 답다라는 생각을 했다.
호미란 제목에서 호미가 일구는 흙의 질감과 내음이 느껴지고,
꾸밈없이 소박한 우리네 농촌의 풍경이 손에 잡힐듯 그려지고,
나아가 박완서님의 튀지 않고 겸손하고도 정직한 문체와도 닮아있다.
요새 겉 멋만 잔뜩든 작가들이 외국 시에서 나온 싯구를 에세이집의 제목으로
붙이는 것과는 비할데 없이 고풍스럽고 오히려 품위마저 느껴진다.


구리의 아차산 아래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땅집(전원주택) 생활을
10여년 하고 계신 박완서님은 봄이 되면 마당에 피는 꽃과 나무에게 말을 걸고
백여가지의 꽃들의 이름을 출석부삼아 부르며 "돌이켜 보니 자연이 하는 일은 다 옳았다"
라고 자연에 순응하는 모습에서 벌써 일흔을 넘기신 노작가의 연륜을 느낄 수 있다.


[작년에 그 씨를 받을 때는 씨가 종말이더니 금년에 그것들을 뿌릴 때가 되니
종말이 시작이 되었다. 그 작고 가벼운 것들 속에 시작과 종말이 함께 있다는
그 완전성과 영원성이 가슴 짠하게 경이롭다.] - p45

 
박완서님은 작가 본인의 경험을 특유의 담백하고도 세밀한 관찰력으로 작품을
그려내고 있는데 자신의 어릴적 경험이 녹아 있는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가 그러하고, 초등학교 입학하며 시골에서 처음 서울로 올라와 생활했던 이야기를 그린
'엄마의 말뚝'이 그러하고,  전쟁통에 미군 px에 근무하며 가장 노릇을 했던 시절의 경험이
담겨 있는'나목'이 그러하고,
외아들을 잃고 쓴 일기인 '한 말씀만 하소서'등이 그러하다.
그밖에도 그녀의 작품 곳곳에는 작가가 살아왔던 시대상황과 개인적 경험이 자연스레
녹아 작품의 뼈대를 이루고 있는데 이번 산문집에서는 작가가 세상을 보는 눈이 더욱
부드러워지고 따스해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책을 읽어내려 가다가 "익은 과일이 떨어지듯이 혹은 누군가가 거두듯이 그렇게 자연스럽게
죽고 싶다"란 문장을 읽고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그러고 보니 "삶을 무사히 다해 간다는
안도감"이나 딸에게 "엄마가 살짝 노망이 들어 괴발개발 되지 않는 글을 쓰게 된다면
그것은 사회적인 노망이 될테니 그지경까지 가지 않게 말려 달라" 는 부탁까지 마음에 걸리는
문장들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일흔 일곱이라는 박완서님의 나이보다 2년전 "그 남자네 집"이란
박완서님의 첫사랑을 그린 소설에서 보여준 상큼한 감각이 살아있는 젊은 박완서님만을
기억하고 싶어 했나보다.
나는 박완서님의 담백하고 소박한 문체를 좋아할 뿐만 아니라
한 개인으로서 꾸밈없고 솔직하고 겸손한 품성을 존경한다.
해서 언제까지나 박완서님이 작은 마당에서 호미질 하며 꽃과 나무의 출석부를 부르시며
책의 표지 사진처럼 밝은 웃음을 지으시며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시길 진심으로 바란다.

 

[칠십 년은 끔찍하게 긴 세월이다.
그러나 건져올릴 수 있는 장면이 고작 반나절 동안에
대여섯 번도 더 연속상연하고도 시간이 남아도는 분량밖에 안 되다니.
눈물이 날 것 같은 허망감을 시냇물 소리가 다독거려준다.
그 물소리는 마치 모든 건 다 지나간다,
모든 건 다 지나가게 돼 있다, 라고 속삭이는 것처럼 들린다.
그 무심한 듯 명랑한 속삭임은 어떤 종교의 경전이나
성직자의 설교보다도 더 깊은 위안과 평화를 준다.]


―본문 중에서

 

 

 

란.

 

 

m****e 2007.02.20. 신고 공감 6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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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 좋은 호미처럼, 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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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는 쇠로 만들어진 가늘고 기다란 나무로 된 손잡이를 가진 끝으로 갈수록 넙적하면서도 뾰족해 뭔가를 캐내기에 적합한 도구다. 직접 사용해본 적은 없으나 지켜본 바론 주로 풀을 뽑아내거나 뭔가를 심을 때 땅을 파서 심고 흙으로 덮어줄 때 유용하게 쓰이는 물건이다. 이 호미와도 같은 이야기라면 비유가 지나칠까? 이번 이야기 역시 실제 호미의 쓰임을 비롯, 개인적인 경험, 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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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는 쇠로 만들어진 가늘고 기다란 나무로 된 손잡이를 가진 끝으로 갈수록 넙적하면서도 뾰족해 뭔가를 캐내기에 적합한 도구다. 직접 사용해본 적은 없으나 지켜본 바론 주로 풀을 뽑아내거나 뭔가를 심을 때 땅을 파서 심고 흙으로 덮어줄 때 유용하게 쓰이는 물건이다. 이 호미와도 같은 이야기라면 비유가 지나칠까? 


이번 이야기 역시 실제 호미의 쓰임을 비롯, 개인적인 경험, 체험담과 느낀 바 생각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박완서님의 가감없이 솔직하게 토해낸 글은 읽을때마다 내 마음도 저러하지 싶어 깜짝하고 놀랄 때가 있다. 


꽃과 나무에게도 말을 걸고 신경도 쓰며 용서도 구하는 모습에선 슬그머니 미소가 지어지고 집옆으로 흐르는 개울물 졸졸졸 흐르는 소리에 대한 표현은 몸과 마음이 힘든 이들에게 심심치않은 위로를 던져준다. 


괜찮다고... 모든 것은 개울물처럼 다 지나가게 돼있다고.


자식이 외지에 나가거나 연초에 신수같은 걸 볼때 귀인을 만나게 해달라는 얘기에서 귀인이 실제는 '구인'이고 '귀한 사람을 만나 귀해지길 바란 게 아니라는 사실은 새로운 깨달음을 주었다. 사전에서 찾아본 그 '구인'의 뜻은 다음과 같다.


'남이 어려운 처지에 놓였을 때 도와서 구해 줌.'


뜻을 알고는 자꾸만 '구인'에 대해 곱씹어 생각해보게 되었다. 



***



박완서님의 에세이를 읽다보면 개성과 엄마와 가족, 6.25전쟁과 여행, 알고 지내는 문인에 대한 얘기, 당부의 글들은 단골로 등장하지만 지루하거나 그렇지 않으니 이 또한 글이 가진 힘일 것이고 그만큼 내가 작가님의 글을 아끼는 마음이 큰 것일테다. 


생각이 복잡할 때, 마음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에세이 한 편 한 편 만나다보면 차분히 생각도 정리되고 마음도 가라앉아 조용해질 것 같다. 많은 걸 생각하고 느끼고 깨닫는 등 글이 가지는 힘은 정말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걸 또 한번 느낄 수 있었다.


k****e 2017.08.05. 신고 공감 4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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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문학이었던 작가, 박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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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연세에 어떻게 진지를 손수 해 잡수느냐고 상대방의 동정심은 수그러질 줄 모른다. 그럼 나는 조금 화가 나서 아니 내가 글도 쓰는데 그까짓 밥을 왜 못 해먹느냐고 짜증을 내고 만다. 밥 하고 반찬 하는 건 손에 익으면 쉬워지지만 글 쓰는 일은 생전 해도 숙련이 안 되기 때문이다.”  ‘글 쓰는 일은 생전 해도 숙련이 안 된다’는 글귀에 지하철 안이었음에도 고개를 주억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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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연세에 어떻게 진지를 손수 해 잡수느냐고 상대방의 동정심은 수그러질 줄 모른다. 그럼 나는 조금 화가 나서 아니 내가 글도 쓰는데 그까짓 밥을 왜 못 해먹느냐고 짜증을 내고 만다. 밥 하고 반찬 하는 건 손에 익으면 쉬워지지만 글 쓰는 일은 생전 해도 숙련이 안 되기 때문이다.”

 

‘글 쓰는 일은 생전 해도 숙련이 안 된다’는 글귀에 지하철 안이었음에도 고개를 주억였다. 마땅히 페이지를 표시해 둘 도구가 없었으므로 책을 덮었다. 이 문장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그러다 글을 쓰려고 다시 살펴보니 어쩐지 음식과 글의 대비가 그럴듯하면서도 볼펜 뚜껑을 연필에 꽂은 듯 했다. 문장이 들어 있는 글의 소제목은 ‘음식 이야기’로 작가가 어릴 적 먹었던 수수팥떡, 가족끼리 해먹었던 메밀 칼싹두기, 직접 해먹는 맛이 일품인 강된장과 호박잎쌈을 소개하고 있다. 혼자 살게 된 뒤로 식사를 어떻게 해 잡수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의 걱정에 이런 반응을 보인 것인데, 밥보다 글쓰기를 더 중요하고 어렵게 표현한 이 문장이 한편으로는 공감, 또 다른 한편으로는 어색함이라는, 언어로 설명하기 힘든 감정을 불러왔다.

 

또다른 산문집 「못 가본 길이 아름답다」에서 그녀는 말했다. “돌이켜보면 내가 살아낸 세상은 연륜으로도, 머리로도, 사랑으로도, 상식으로도 이해 못 할 것 천지였다.”

 

그녀처럼 제국주의 치하에서 태어나 나라를 잃어보지도 않았고, 전쟁은 물론 자식도 먼저 떠나보낸 경험이 없는 나로서도 세상을 이해하기 어려운데, 너무나 또렷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파란을 여러 번 몸에 새긴 그녀에게 삶은 얼마나 이해하기 어려운 시간의 연속이었을까. 그런 경험을 글로 풀어내기란 또 얼마나 고단하고 곤란할지. 박완서 작가가 타계한 후 한 뉴스에서는 ‘소설로 치유의 삶 살았던 故 박완서’라는 타이틀로 보도를 했다. 그녀 스스로도 ‘경험한 것 이외에는 쓸 수 없는 작가’라는 외부의 평가를 인정했는데 너무 당연한 이야기다. 제국주의를 몸으로 경험하고 전쟁의 피바람을 코로 호흡했는데, 경험한 것 이외에 쓸 게 더 무어란 말인가. 상상력이 아무리 뛰어난 작가라 해도 박완서처럼 쓸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글’이, ‘문학’이, 밥을 지어 먹는 일보다, 반찬을 만들어 먹는 일보다 쉽지 않았던 건 아닐는지. 생각할수록 경험을 언어로, 글로 표현한다는 게 신비롭다. 동일한 사건을 경험해도 느끼고 생각하는 바가 모두 다르다. 언어가 단순해지면 사고도 단순해진다는 말은 참으로 진리다. 감각적인 인간이 되지 않기 위해 읽고 쓰기를 습관화해야 함에도 인간의 본성상 그게 참 쉽지 않다. 요즘 같은 시대에 실용성이 없는 책읽기와 글쓰기를 해보려는 사람도 드물다. 


누구나 책을 읽고 자연스럽게 감상을 쓸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더 좋은 나라가 되는 건 당연하다. 만약 그런 문화가 우리 사회에 확산된다면 교과서를 국정화한다느니 하는 이런 말도 안돼는 일도 일어나지 않겠지. 정치권에서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교과서를 변경한다 하더라도 걱정할 일이 없다. 누구나 자신만의 가치관으로 역사를 판단할 수 있을테니. 그런 의미에서 읽고 쓰는 문화는 얼마나 중요하고 얼마나 본질과 가까이에 있는가.


작가는 등단 후 처음 자신에게 원고를 청탁했던 故 이문구 선생을 추모하는 글에서 그의 '하해와 같은 도량을 가진 인격'을 언급한다. 자신과 비슷한 경험(아마도 전쟁 중 가족을 잃은 경험)을 하고서도 그런 훌륭한 인격을 지닐 수 있었는지, 그게 만약 문학의 힘이었다면 문학 앞에 무릎을 꿇고 싶다면서....나도 궁금하다. 문학의 힘이, 영향력이 한 사람을 어느 정도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지. 아마도 질고의 인생을 한 편의 문학으로 승화시킨 사람들에게서 볼 수 있는 특별한 사례는 아니었을까. 결핍이 결핍된 지금의 세대에게 어떤 교육이, 어떤 정신이 필요할지 고민하게 되는 그런 글이었다. 

s********8 2015.11.04. 신고 공감 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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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고 싶은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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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다. 아니 내 마음이 그런다. 외국 생활 초기에 주변에 널려 있는 것들이 두렵고 생경했었다. 어느 한 군데 마음 둘 곳 없어서 어쩔 줄 몰라했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그 때 무너질 듯 내려 앉은 나를 딱딱한 땅으로부터 받쳐주었던 책이 있었는데 지금은 작고하신 박 완서 작가님의 [한길 사람 속]이라는 에세이집이었다. 나는 그 책을 뒤죽박죽 두서없이 꽂힌 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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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다. 아니 내 마음이 그런다. 외국 생활 초기에 주변에 널려 있는 것들이 두렵고 생경했었다. 어느 한 군데 마음 둘 곳 없어서 어쩔 줄 몰라했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그 때 무너질 듯 내려 앉은 나를 딱딱한 땅으로부터 받쳐주었던 책이 있었는데 지금은 작고하신 박 완서 작가님의 [한길 사람 속]이라는 에세이집이었다. 나는 그 책을 뒤죽박죽 두서없이 꽂힌 책장에서 찾아냈고 읽어갔다. 숨쉬고 싶고 살아내고 싶은 마음에 읽어낸 글이었다. 그냥 편안하고 따뜻한 것이 그리웠는데 그게 바로 책이었고 박 완서님의 글이었다. 평범한 서정성이 나의 코끝을 스치고 지나갈 때 나는 글향이란 바로 이런 것일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정말정말 숨쉴 수 있었고 살 것 같았다. 그 이후 더욱 책을 가까이 해야겠다는 다짐도 했고 지금까지 조금씩 본 책이 일상의 위안과 지혜가 된 걸로 알고 지냈다. 


봄이 가까워 오면 의례히 펼쳐보고 싶은 책 서너권은 가지고 있고 싶어서 수년전에 구입해 두었던 책으로 끝까지 읽지 못하고 조용히 한 꼭지씩만 보고 다시 책장에 꽂아두곤 했던 책! 박 완서님의 산문집 [호미]이다. 생전에 살아 계실 때 제대로 읽고 그 숨결을 느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자아가 편안할 때는 안찾던 책인데 자아에 상처를 입으니 다시 찾게 되었다. 나는 요즘 내 알량한 자아때문에 한참이나 어리석은 짓을 되도록 많이.. 아주 많이 저지르며 살고 있다. 그러니 뭘 해도 안된다. 인간이 살아가는 현상계는 이원적이어서 내 뜻대로 좋고 나쁘게 매듭지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내 어리석고 뒤틀린 자아를 무너뜨리려 노력중이다. 전전긍긍하지 말아야지! 곧 올 봄날을 준비하는 마음가짐으로 이 한마디만큼 괜찮은 것도 없을 것이다. 


책이 위안이 되고 삶의 지혜를 가져다 준다는 것에는 이의가 없지만 매사 내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니 책과 내 삶을 연결시키려는 무모한 노력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책은 책이고 삶은 삶이다. 그런데 그 생각이 또 바른 것도 아니어서 결과적으로 책과도 멀어지고 일상이 좀 피폐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마음을 다시 고쳐먹으려 읽은 책이 바로 [호미]이다. 이렇듯 이기적인 마음으로 독서도 하고 때론 기도도 한다.

모든 글들에 내 생각과 마음가짐을 달리 할 수 있었지만 가장 소중했던 건 아직 내 나이에 4자가 들어있다는 사실을 알고 감사히 여기며 노력하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요즘 조금 힘들기에....내 중심을 잡고 살고 싶은 마음에 좋은 책 한권에 기대며 내 소소한 느낌을 적어보았다.






b*******e 2014.02.17. 신고 공감 2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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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매듯이 살아온 나날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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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하게’ 긴 세월 칠십 년, 그 세월에 비해 건질 장면이 많지 않아 보이는 허망함을 시냇물 소리, 꽃망울, 바람과 눈 그리고 햇살이 선생님을 벗 삼아 다독거려준 책이 바로 <호미>이다. 그리고 이제 독자를 다독거려준다. 자연과 가족, 70세의 일상, 둑음에 대한 바람 그리고 호미질 같은 정직한 삶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이를 거저먹고 있을 때, 선생님은 77세라는 나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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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하게’ 긴 세월 칠십 년, 그 세월에 비해 건질 장면이 많지 않아 보이는 허망함을 시냇물 소리, 꽃망울, 바람과 눈 그리고 햇살이 선생님을 벗 삼아 다독거려준 책이 바로 <호미>이다. 그리고 이제 독자를 다독거려준다. 자연과 가족, 70세의 일상, 둑음에 대한 바람 그리고 호미질 같은 정직한 삶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이를 거저먹고 있을 때, 선생님은 77세라는 나이를 거저먹은 게 아니라고 말씀하신다. 신체적인 나이로 보면 내 나이도 적은 게 아닌데, 기억을 되살려보면 도대체 뭘 하고 살았는지 모르겠다. 더구나 지금도 유치하기 이를 데 없는 생각으로 머리가 아프다. 그럴 때 드는 생각은 나이를 어디로 먹었길래... 하는 것이다. 그렇게 헛먹은 내 나이를 돌아보게 해주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나이만이 줄 수 있는 여유로움, 사고의 폭과 깊이 그리고 자연스러움... 그것들이 모두 글 속에, 행간에 녹아있다.  

 

어릴 적엔 자연에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가 나이가 들면서는 점점 더 자연에 감사하게 된다. 꽃을 좋아하기 시작하면 나이가 든 것이라고 하는데, 다 그럴만한 연유가 있는 것이다. 사람들과 세상에 지치다 보면 어느 날 꽃과 나무가 말을 걸어오는 것이 들린다. 흙을 돋우고 꽃씨를 뿌리고 하루하루 꽃이 피기를 기다리는 그 마음, 그 마음이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그것들은 내가 기다리지 않아도 올 것이다. 그래도 나는 기다린다. 기다리는 기쁨 때문에 기다린다.’ 기다리고 마중하는 마음... 자연에 대한 무한한 사랑이다. 

 

가족은 선생님의 추억과 일상 속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예전 글에서도 늘 그 애증이 잘 드러나지만 이제 선생님은 그 가족을 감사와 그리움으로 피워낸다.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 전쟁 통에 가족을 등진 오빠... 자유를 주려고 애썼지만 결국은 엄마의 말뚝에 매려고 했던 어머니, 보수적이면서도 신식이었던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친구처럼 의지했던 큰 딸에게 보내는 편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할 정도로 아름다운 감동이 살아있었다. 

 

어느 새, 세월은 흘러 ‘소심하고 변변치 못한’ 70세로 들어선 선생님은 자연 속에서 삶을 꾸리면서도 끊임없이 일상에 부딪치며 살아간다. 할머니 소리만 듣다가 어느 날 ‘아줌마’ 소리에 감동 받은 친구의 얘기, 다쳐서 일상이 고달팠던 지루한 날들, 그리운 침묵, 여행 중에 겪게 되는 상처받는 휴머니즘, 익숙해지지 않는 자본주의 공부, 지하철에서 만난 무례한 삼사십대... 등등 70세에 겪을 수 있는 많은 일들이 자잘한 씁쓸함으로 그려진다. ‘특히 오늘의 주역인 삼사십대의 본데없음과 상상력 결핍은 우리가 저들을 어떻게 길렀기에 저 모양이 되었나, 죄책감마저 들게 한다. 상상력은 남에 대한 배려, 존중, 친절, 겸손 등 우리가 남에게 바라는 심성의 원칙이다. 그리하여 좋은 상상력은 길바닥의 걸인도 함부로 능멸할 수 없게 한다.’

 

나이가 들면서 누구나 어떤 형태로든 둑음을 생각하게 된다. 두려움에 떨 수도 있고 의연하게 대처하는 사람도 있고 더 살고 싶다고 몸에 좋은 것만 찾아먹는 사람도 있고, 자식들 고생시키고 싶지 않아 마지막 날까지 건강하게 움직이다가 잠자듯이 가고 싶다는 등의 나름대로 바람이 있게 마련이다. 또한 주위에서 가족, 친구, 아는 사람, 하나, 둘 사라지는 걸 경험하게 된다. 선생님도 다르지 않다. 그런 일을 겪으며 선생님은 추억도 떠올리고 살아생전 고마움도 그리고 자신의 둑음에 대한 바람도 그린다. ‘우리가 죽는 날까지 배우는 마음을 놓지 말아야 할 것은, 사물과 인간의 일을 자연 질서대로 지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가 아닐까. 익은 과일이 떨어지듯이 혹은 누군가가 거두듯이 그렇게 자연스럽게 죽고 싶다.’   

 

글쟁이로만 살아오던 선생님은 더 늦기 전에 ‘죽기 전에 꼭 완벽하게 정직하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고, 그건 농사밖에 없을 것 같았다’고 한다. 그렇다고 농사꾼이 될 수는 없는 법이다. 하지만 잔디나 꽃밭을 가꾸면서 호미를 많이 쓰는데 그 예찬이 예사롭지 않다. ‘호미는 남성용 농기구는 아니다. 주로 여자들이 김 맬 때 쓰는 도구이지만 만든 것은 대장장이니까 남자들의 작품일 터이나 고개를 살짝 비튼 것 같은 유려한 선과, 팔과 손아귀의 힘을 낭비 없이 날 끝으로 모으는 기능의 완벽한 조화는 단순 소박하면서도 여성적이고 미적이다.’

 

선생님이 평생 써오신 글에서 나는 이러한 아름다움을 느낀다. 유려한 필체, 과장하거나 오바하지 않는 글의 진정성 그리고 단순 소박하면서도 여성적이고 미적인 선생님만의 문학성이 바로 그것이다. 늙으신 선생님의 모습에서도 그런 아름다움을 느낀다. 단순 소박하면서도 여성적인 아름다움... 그러면서도 고집스런...

 

선생님, 새봄에는 100여 가지가 넘는 정원의 꽃을 가꾸시면서 이제 더 건강한 80세를 준비하는 선생님만의 일상을 보여주세요... 또 다른 80세의 <호미>를 기다리며... 

g******i 2007.02.22. 신고 공감 2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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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를 주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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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지칠 때면 책을 찾게 되었다. 그 전에는 시간이 날 때, 서점에 갈 때 책시간을 보내기 좋고 기분도 좋게 하기 위해서 책을 찾았는데 아이 둘을 가진 지금은 지칠 때 책에 손을 대게 된다. 아이를 낳고 나서는 육아서 중심의 책을 보아왔는데 오랫만에 그냥 책이 읽고 싶어서 도서관에 갔는데 손에 잡힌 책이 박완서의 호미였다. '박완서'   이 사람의 글은 나에게 살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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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지칠 때면 책을 찾게 되었다. 그 전에는 시간이 날 때, 서점에 갈 때 책시간을 보내기 좋고 기분도 좋게 하기 위해서 책을 찾았는데 아이 둘을 가진 지금은 지칠 때 책에 손을 대게 된다. 아이를 낳고 나서는 육아서 중심의 책을 보아왔는데 오랫만에 그냥 책이 읽고 싶어서 도서관에 갔는데 손에 잡힌 책이 박완서의 호미였다.

'박완서'

 

이 사람의 글은 나에게 살아가는 힘을 준다. 내 작은 책꽂이에 많이 꽂혀 있는 작가의 글도 박완서의 글이다. 어느 쪽에도 편중되지 않은, 그러면서도 짧고 예리한 단어와 글들은 나의 마음속으로 여지없이 파고든다. 특별하게 강조하진 않지만 글 하나하나에 왜 살아야 하는지. 왜 삶이 살만하지. 왜 우리가 숨을 쉬는게 감사한지 그러한 걸 느끼게 한다.

 

가끔 남편이랑 다른 삶의 습관때문에 주말이 버거울 때가 있다.

늘 옆에 있어서 고맙고 힘이 되는 건 맞지만 가끔씩 좀더 계획적이고 활기차고 미래지향적인 남편을 꿈꾼다. 결혼 생활이 5년이 넘었으니 이제 포기할 만도 하건만 멀었나보다. 그런데 호미에서 이런 말을 한다.

 

일년초들은 목련나무처럼 오래 삐치지 않고 내 말을 잘 듣느다. 왜 안피냐고 독촉하면 곧 피고, 비 맞고 쓰러져 있으면 흙을 돋워 바로 서 있으라고 야단치면 다시는 넘어지지 않는다.  내 마당의 꽃들이 내 말을 잘 듣는다고 해서 노랗게 피는 꽃한테 빨갛게 피라거나, 분꽃처럼 저녁 한때만 피는 꽃한테 온종일 피어 있으라는 뭄리한 주문은 안한다. 무리한 요구를 안하는게 아마 꽃이 내 말을 잘 듣도록 길들이는 법인지 모르겠다.

 

어쩜 나는 그대로 있는 남편에게 초록색 남편에게 파란 색으로 있으라고, 낮에만 피어있을 남편에게 하루 종일 피어있으라고 박박 긁어대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겟다. 아니 맞을 것이다.

 

호미를 읽으면서 살아있는 것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연습, 스스로 자만에서 빠져나오는 연습을 한다. 70이 넘은 나이에 쓴 글은 삶에 대한 겸손, 지혜를 아낌없이 준다. 참 감사한 책이다.

p*******2 2009.11.0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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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바닥의 걸인도 함부로 능멸할 수 없게 하는 상상력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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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맑고 아름다웠던 영혼들을 가슴 찡하게 추억하고 있는 이번 산문집은 세상에 대해 더없이 너그러웠던 그녀 주변의, 그녀보다 앞서 세상을 살다갔거나 여전히 우인(友人)으로 존재하는 어른들의 삶은 “길바닥의 걸인도 함부로 능멸할 수 없게” 하는 상상력의 힘을 우리에게 불어넣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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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m*****0 2009.03.12.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