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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초등학교 4학년이 되는 딸아이는 아직 역사에 대해 별 관심이 없다. 좀 쉽고 재미있어 보이는 책을 사주었는데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만화 한국사를 사줘야 하나 잠시 고민하다가 좀더 지켜보기로 했다. 만화를 읽으면 당장 관심을 이끌어내기는 좋겠지만, 그 관심이 깊이 있는 역사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지도 미지수이고 가격에 비해 얻는 것이 많지 않을 것 같아서였다. 그러던 중 이 책을 알게 되었다. 일단 표지 그림부터 딱딱한 역사책과는 달라 보였다. 읽어 보니 건조한 역사책이라기보다는 옛날이야기처럼 편안한 느낌이었다. 다채롭고 역동적이면서도 옛이야기 그림책의 느낌을 주는 삽화가 이야기의 맛을 살려준다. 이 책은 이성계의 조선 건국 과정에서부터 시작해서 짧은 재위기간 동안 로켓의 원리를 사용한 ‘문종화차’를 개발하고 군사제도 정비, 고려사 간행 등 여러 가지 업적을 남긴 문종에 이르기까지 조선 초기 다섯 임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각 왕조별로 가장 중요한 사건과 왕의 업적이 잘 정리되어 있으면서도 지루하거나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아이에게 읽어보라고 했더니 의외로 싫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림을 보니 책이 재미있을 것 같다는 반응이었고, 생각보다 술술 잘 읽히는지 금세 책 한 권을 다 읽었다. 자기가 모르던 조선의 역사를 많이 알게 되었고, 황희 정승이나 세종대왕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매우 마음에 들어 했다. 또 책 뒤쪽의 <역사 옹달샘>에 국호 ‘조선’의 의미, 한양으로 도읍을 정한 이유, 궁궐에 대한 설명, 조선의 중앙 행정 기구 등이 설명되어 있는데, 이 부분도 매우 유익했다고 했다. 역시 기다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만큼 만족스러운 반응이었다. 역사를 처음 접하는 아이에게 상고시대부터 설명하는 것은 무리가 있는 것 같다. 오히려 가까운 조선의 역사부터 접하게 하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더 쉬워 보인다. 특히나 서울에는 조선시대 궁과 왕릉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훨씬 더 친근함을 느끼게 되고, 역사라는 것이 박물관에나 전시된 먼 과거의 일이 아니라 살아 숨쉬는 우리의 현실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초등 3학년 정도의 아이라면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만한 좋은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