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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어 1월이 되면, 조만간 이상문학상 작품집이 나온다는 기대 때문에 은근히 설레인다. 요즘처럼 책 고르기 힘들때는 그래도 남발하는 문학상들 중에서 그나마 제일 신뢰감이 생기기 때문인것 같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누가 최우수상을 탈까 나름대로 기대를 했었는데, 전경린씨가 수상했다는 뉴스를 먼저 접하고는 나름대로 꼭 아는 사람이 수상한 것처럼 즐거웠다.
아직 책을 다 읽지는 못했지만, 한마디는 해야겠다.
요즘 이상문학상 최우수상 수상 작품을 보면 어떤 패턴(?)같은 것이 느껴진다.
보통 주인공(주로 여자)이 외롭거나, 사회에 은근히 부적응하거나, 깊은 상처가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심리 상태에서 연인,이웃,형제자매가 끼어서 자잘한 일상을 살짝 보여주지만, 주인공을 100% 이해하는 주변인이 되지는 못한다. 그러다가, 맨 마지막 부분에는 주인공이 어떤 행위를 하거나, 어딜 가거나 하면서 어떤 상징성(화해나 고립이나 고독, 치유되지 않는 단절, 외로움)을 임팩트가 강하게 보여주며 끝을 맺는 다는 것이다. 이번에 최우수상을 수상한 전경린씨의 작품이 완전 이러한 전형의 결정판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흰 블라우스를 빨간실로 꿰매는 행위가 나오는 부분에서는 '그럼 그렇지. 이런게 있을줄 알았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재가 다르고 주제가 다르지만..왜 이번 전경린씨의 글을 보고 은희경의 아내의 상자나 윤성희의 카드로 만든 집, 한강의 몽고 반점이나 같은 소설이 생각 났을까?
다년간 수상작품집을 읽으면서, 물론 모든 수상작이 마음에 들었던 것은 아니였고, 또 해 마다 나오는 작품 중에서 더 나은 것도 있었고, 좀 아니다 싶은 적도있었다.
근 15년 정도 생각해 봤을때, 한 4번정도는 읽고나서 좀 어처구니 없었던 적도 있었다.(개인적인 취향을 떠나서 다른 독자들도 비슷한 생각이였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이상문학 작품집에 손이 가는건 그간 주었던 신뢰감 때문이였으리라.
아직 모든 작품을 다 읽지는 않았지만, 오늘 퇴근길에 마지막으로 읽은 '아버지와 아들'이 차라리 건강하고 짠~한 그런 느낌이 있었다.
우리 나라 작가들의 주인공들은 다들 왜 이렇게들 제정신인 사람은 없고, 상처에 범벅이 된 사람들만 많은지...아무리 보편적인 작품 세계가 인간의 아픔,고뇌 같은 것이 이야기 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천편 일률적인 패턴의 작품은 솔직히 더이상 흥미롭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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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서 종합적인 사고를 하는 것은 인생사의 진리다. 이번 이상문학상은 60년대작가들과 70년초반작가 그리고 80년생작가의 8편중에서 대상이 가려졌다. 이제 인터넷과 모바일이 점령한 시대에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는 비슷한 독자들에게서는 다같이 공감하지만 문학작품을 읽으며 간접경험이란 효과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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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린의 책은 다 가지고 있을만큼 이 작가의 열혈팬이며 서평같은 건 전혀 모르는 평범한 독자라는 것을 밝히는 바이다. <천사는 여기 머문다>는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할 정도의 작품이 아니다. 소설의 3요소인 주제, 구성, 문체 어느 하나 새롭지도 않고 개성적이지도 않고 무게감이 느껴지지도 않았다. 매년 수상작이 발표되면 전문가들이 어련히 알아서 모셨을까 하는 생각에 애정어린 시선으로 읽어왔지만 진심으로 좋아하는 작가였기에 이번 수상작은 작품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읽는 내내 뼈저리게 느꼈고 그만큼 실망감도 컸다. 개인적으로 은희경, 김인숙, 정미경, 한강 등이 대상을 받는 동안 우수작에 몇년간 머물러 있는 전경린이 안타까워서 누구보다도 그녀의 수상을 고대했다. 하지만 전경린이 대상을 받을 시기는 이미 지났다고 생각한다. <염소를 모는 여자>를 비롯한 그녀의 초기작들을 읽어 보신분은 그 특이한 구성과 적나라하고 가차없이 쏟아지는 언어들에 무방비 상태가 되셨을 것이다. 겨우 이런 작품을 쓰고 기다리던 대상작이 되었단 말인가? 마치 어느 어느 작품들에서 여러 장치를 빌려온 것 같은 불쾌한 느낌에다가 그녀의 내공이나 필력이 이제 다 사라진 것은 아닐까하는 걱정까지 낳게 하고 있다. 이전 작품들에서 지겹게 보아온 캐릭터와 도처에 난무하는 상징들이란. 훌륭하신 대가들의 엄청난 심사평들이 쏟아졌지만 도저히 수긍이 가지 않았다. 그러나 나머지 우수작들은 대상을 압도하는 신선미와 재미를 안겨주어 그나마 책 산 보람을 느끼게 했다. 이런 기분으로 내년에 또 이 책을 사야 한단 말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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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이름이 갖고 있는 폭력의 이중성"을 가리킨다는데.. 나는 글쎄다...
-오히려 실직과 무너진 가족 앞에서 도망치고 싶은, 위로받고 싶은 중년 남자의 방황을 그린 공선옥의 <빗속에서>가 훨씬 좋았다. 공선옥의 작품에 처음으로 매력을 느꼈다.
-질박한 사투리로 부자간의 줄다리기, 그 끝에 묻어나는 애정의 여운이 길었던 한창훈의 <아버지와 아들>, 후일담 소설을 닮은,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을 일으켰던 담당 경찰관의 내밀한 상처를 그린 것이라 읽혔던 김연수의 <내겐 휴가가 필요해>도 가해자의 상처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역사의 한자락을 시골 바닷가 마을 도서관의 평범한 일상속에서 그려낸 점이 신선했다. 권여선의 <약콩이 끓는동안>은 단절된 인간관계, 인간성의 피폐함을 아파트라는 좁은 공간, 사고로 인한 반신불수라는 신체적 제약을 통해 그려냈다. 수상작과 최종 경쟁했다는데, 나는 별로 매력적이지 않았다. 천운영의 <소년 J의 말끔한 허벅지>는 무력함에 빠진 현실을 사는 사진사가 우연히 얽혀든 한 소년에게서 자신에게 없는 생의 활력을 발견한다. 소년이 사진으로 찍고 있던 늙은 할머니의 나체를 보면서, 시간이라는 것은 단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것임을 깨닫는다. 그것이 꼭 내 안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더라도.... 젊은 몸과 늙은 몸, 서로 소통하는 등, 사람의 몸을 읽어내는 작가의 섬세함에 오랫동안 머물렀다. 마음에 드는 작품. 편헤영의 <첫 번째 기념일>. 우선 편혜영을 처음 만났다. (권여선도 마찬가지지만) 새로운 일자리 (일상이라고 읽혔다.)를 구하기 위해 끊임없이 이력서를 쓰지만, 온전하게 쓰인 것은 하나도 없다. 사진이 이상하던지, 경력이 이상하던지. 당연히 새로운 일자리가 찾아올 리 없다. 특별할 것 없는 현대인은 그렇게 무력하다.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어하지만, 아주 느리게 <회전>하는 놀이기구처럼, 늘 같은 자리를 맴돈다. 소통부재와, 정착하지 못한 인물, 떠나고 싶어하는 피폐한 인물에게서 맴도는 것 같은 소설. 김애란의 <침이 고인다>는 이전의 <달려라 아비?>와는 사뭇 다른 어조를 가졌다. 젊은 작가의 재기발랄, 신선함을 잃은 대신 약간의 깊이를 얻은 것 같은 느낌. 어느 날 침입자처럼 일상으로 밀려 들어 온 후배. 그녀는 그녀의 적요를, 외로움을 덜어주었지만, 어느 순간 자신의 삶이 그녀에 의해 복제되는 것 같은 착각, 혼자 있고 싶다는 갈망이 그녀를 다시 몰아낸다. 다시 찾아든 적요. 인간이란 누군가 함께 있고 싶어하면서도 한켠에선 홀로 있고 싶어하는 양면성이 있다... 이런 걸 <의식의 이중성>이라고 해야 하나.
*본상 수상작보다 우수작이 더 많이 마음에 들었다. 내 소설적 취향일수도. 회화적 기법의 작품들에는 아직도 익숙하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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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 일단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없다. 단지 상을 받은 작품들은 무엇이 다를까 싶어 읽어보고 싶었을 뿐이다. 아직 한번박에 읽어보지 않아서일까 .. 아직 내면 깊숙이 그 침전물이 쌓이지 않았다. 전경린씨의 <천사는 여기 머눈다>는 인간 본성의 양면성과 섬세한 문체와 절제된 기법을 통해... 감동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 심사위원들이 이렇게 썼으니.. 그런가보다 생각하며 한 장 한 장 넘겨보았다. ..읽어보면서.. 심사위원들이 쓴 글을 이해가 되었다. 물론 100퍼센트 이해했다는건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10퍼센트는 이해가 된거 같다. 아니 확실히 되었다.
몇 번이고.. 읽어볼 생각이다.. 다시 한번 읽어보면 또 다른 감정이 있을지 모르지만..그때 또 생겨난 새로눈 것을 쓰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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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은 항상 독자들에게 결말에 대해서 등장인물에 대해서 상황에 대해서도 그렇고 압축해서 글을 쓰이기 때문인가 많은 생각을 해야 하는 단편들은 읽기가 싫지는 않다. 생각 없이 읽다보면 끝난다. 정말 무슨 내용인지 글을 읽는 건지 글자를 읽는 건지 헷갈릴 때가 많이 있어서 단편을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이상 문학상은 작은 숙모가 매년 나오면 읽는 책이다. 바빠서 많은 책을 읽기는 못하는데 이상 문학상은 꼭 챙겨보신다. 어떤 매력이 있길래 그런 걸까... 생각만 했는데 책들이 넘쳐나지 않는 공간에 있다 보니 저절로 손이 가졌다. 2007년 이상 문학상 작품집은 대상한편에 우수상 7편으로 이루어졌다. 작품들 한편씩을 읽으면서 사는 건이 참 힘든 건이라는 생각을 했다. 어느 상황이든 어느 곳에 있든 산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것이고 그걸 이겨내고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했다. “인자 혼자서 뭘 하라고고 너무 애쓰지 마시오. 아들이 있는디.” “아들?” “예” “아들이라는 놈이 그래, 애비가 한마디 하믄 한마디도 안지고 뎀비냐? 뭐, 일찍 일어난 벌레? 에라이 이 새끼야.” “너무 뭐라고 하지 마시오. 나도 어디 나가면 어른 대접 받으요.” “이놈아, 너도 너무 뎀비지 마라. 이 애비도 처음부터 이렇게 늙은 것은 아니여.” 한창훈님의 “아버지와 아들”의 한 구절이다. 수많은 좋은 구절들이 있었지만 난 이 구절이 가장 맘에 들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딸과 엄마는 친구가 된다는 말이 있다. 점점 이 말에 실감해 가고 있다, 엄마가 점점 늙어가져 간다는 것.. 엄마의 어깨가 갈수록 내려간다는 것을 더욱 많이 느껴서 그런가.. 글을 한편 한편 읽으면서 현실의 나의 삶이 주위의 다른 이들의 삶이 글속에 나오는 것 같았다. 흔히 있는 혹은 흔히 있지 않은 옆 사람들의 이야기.. 짧게 짧게 끝나는 그들의 이야기가 책을 읽는 내내 재미있었다. 앞으로도 종종 읽을 것 같다. 단편들을 그들이 잠깐 들려주는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해 질 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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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31 천사는 여기 머문다
: 2007년 제31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1994년 하나코는 없다 라는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사서 읽은 이후에 10년도 더 지난 시기에 나는 이 책을 다시 사게 되었다. 사실 그 때 참으로 재미없이 책을 읽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이후로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에 대한 관심은 거의 없었다고 해야겠다. 그런 내가 이 책을 진중하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이유가 있었다. 출장을 가면서 미리 책을 사지 못했고, 그래서 김포공항의 서점을 찾기 위해서 무척이나 헤매다가 결국은 없어, 편의점에서 몇권의 책을 보다가 선택한 것이 이 책이었다.
무심하지만 나는 사실 전경린이라는 작가를 공선옥, 권여선, 천운영 등 대상과 우수상을 수상한 작가들에 대해서 거의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지난 날의 기억을 더듬어보았다. 그리고 내가 94년의 모습에 지금 무척이나 변한 것처럼 지금의 소설 등도 무척이나 변해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들의 약력을 보면서 나는 이들이 나와 비슷하거나 혹은 나보다 나이가 어리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은 적지않은 신선함이었다.
신이 아닌 이상 세상에 나오는 그 수많은 책들을 다 읽지는 못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 한국의 순수문학의 방향도 아마 읽어내는 것은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내가 이전에 몰랐던 어떤 신선함을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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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린의 2007 이상문학상 수상작. 제목부터 눈길을 끈 소설이었다. 전년도 수상작인 밤이여 나뉘어라와 마찬가지로 이국적인 분위기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서사의 아름다움과 자세한 서정의 묘사와 아름다운 언어를 통해 품격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가정폭력과 이혼이라는 쉽지 않은 소재를 비교적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으며, 한 여자에게 잊지 않을 상처로 남겨진 결혼생활 그리고 이혼을 감정적이지 않은 어조로 풀어내었다. 이국의 풍경속에 홀로 남겨진 그녀의 외로움과 폭력의 상처와 과거의 아픔이 내리는 비와 함께 그녀의 손 끝에서 한줄기 빛으로 흘러나오는 마지막 부분은 이 소설의 백미이자 서정성이 극대화된 소설적 미학의 한 경지를 보여준다고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