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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는 보통 에스파냐가 배출한 최고의 화가로 평가되고 있다. 그가 살았던 시기 에스파냐는 에스파냐 계승전쟁으로 인해 심한 격동기였고, 프랑스나 영국 같은 여타 국가들에 비해서는 덜 계몽된 국가로 평가되고 있었다. 그러한 에스파냐의 정치적 현실을 감안해보면, 고야의 기이하고 섬뜩한 작품들이 더 잘 이해가 되곤 한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 그가 평생 궁정화가로서 귀족과 군주들의 사랑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국가와 교회의 절대적 지지를 얻었다는 걸 감안하면 그가 현실적 처세에도 꽤나 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떻게 이 두 가지 이질적인 요소들이 한 인간의 내면에 공존할 수 있었을까? 그것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이 책이 고야라는 한 인간과 그의 내면, 그리고 그의 생애와 작품을 이해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줄 것이다. 당시의 에스파냐 국내 정치 상황과 그로 인한 불안과 이어지는 외세의 침략와 내전, 그로인한 민중들의 고통과 경제난, 교회의 타락과 전쟁의 참상과 공포 등등이 그의 작품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와 더불어 그를 후원했던 사람들이 궁중화가였던 그에게 어떤 식으로 작용하고 영향을 끼쳤는지를 면밀히 살피고 있어서 고야와 그의 작품, 그리고 당시의 에스파냐의 정치, 경제, 사회를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해준다. 신화화된 고야를 인간적으로 바라보면서도, 그의 작품에 가장 확실하고 분명하게 접근하는 방법을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