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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로버트 해리스 출판사: 랜덤하우스
리뷰: 작년에 다빈치코드에 미칠정도로 빠져들었던 때가 생각나 이책을 신청했다.
책 제목이기도한 이니그마는 독일의 암호기였다.
여기서 암호는 단순한 의미가 아니다. 암호자체가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수있는 중요한것이었기 때문에 제리코는 물론이고 블레츨리 파크내의 암호 해독가들은 수십시간을 투자하고 뜬눈으로 암호해독에 몰입한다. 그런 제리코에게 22자리 수에 달하는 경우의 수를 가진 암호를 쏟아내는 새로운 이그니마 암호들과 그가 사랑한 여인 클레어가 블레츨리 안에서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알게 되고....... 과연 어떻게 결론이 날지는 직접 확인해보라- ㅎㅎㅎ
암튼, 책의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치열해지고 점점 빠져들게 되었고...마지막 장을 읽고나서는 온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책에 너무 몰입해서 말이다.. 이책은 다빈치 코드와는 다른 진정한 암호해독의 책이었다. 역자의 말처럼 쉽게 잊혀질 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생소한 단어들과 배경들은 어려웠지만 말이다. 무언가를 몰입하고 싶다면 이책을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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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그마(ENIGMA): 수수께끼 1918년 아르투어 셰르비우스에 의해 고안되어 제2차 세계대전 동안에 나치 독일제국의 암호기로 사용된 암호기계 이니그마와 독일의 이니그마 암호를 깨기 위하여 영국 블레츨리 파크에 만들어진 암호 전문 해독 집단의 이야기를 그려낸 로버트 해리스의 스릴러. 블레츨리 파크에서 이니그마 암호를 파해한 천재 수학자 제리코. 하지만 연인에서 버림 받고 그의 모교인 킹스 칼리지로 요양을 온다. 그가 블레츨리를 떠난 사이 연합군에 의해 자신들의 암호가 노출된 것을 알고 이니그마 암호체계를 바꾼 독일. 그리고 때마침 미국에서 대서양을 건너 영국으로 오는 대규모의 화물선과 이를 노리는 독일의 유보트. 블레츨리에서는 또다시 제리코를 불러들이는데.. 제리코의 복귀와 함께 연인 클레어의 실종사건이 벌어지고. 제리코는 나치의 이니그마 암호를 파해하고 그와 동시에 클레어의 행방을 찾아나선다. 그리고 그녀의 행방을 찾아나서며 다가서게 되는 사건의 진실은... 로버트 해리스는 히스토리 팩션의 거장답게 제2차 세계대전 중의 나치와 연합군의 치열한 첩보전과 나치의 유태인 학살만큼이나 악명높은 “카틴숲 사건” (소련의 적군에 의해 스몰렌스크 근교 카틴숲에서 자행된 폴란드인 대량학살. 연합군은 이를 알고서도 독일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하여 소련의 만행을 외면하였다.)을 교묘히 배치하여 나름 흥미진진한 스릴러를 만들어냈다.
다만 본인에게는 로버트 해리스의 소설 중에서 가장 지루한 이야기였다. 이니그마에 대한 그의 해박한 지식을 쏟아놓는 바람에 마치 전문서적을 읽는 듯 이야기에 심취하기가 너무나 힘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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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육아서나 자기계발서만 읽었던 나한테 '이니그마'는 정말 특별했다. 두께부터가 승부욕을 자극했다고나 할까?^^ 나는 팩션이라는 장르를 너무 좋아한다. 철저한 고증이 필요한만큼 구성도 탄탄하기 때문이다. 사실 처음엔 조금 지루한 듯 읽었다. 읽을 시간이 부족해서 조금씩 읽은 탓도 있지만, 2차 세계대전에 관한 배경지식이 별로 없던 탓도 있다. 그 부분에선 웹서핑을 통해 대충 이해하고 넘어가고, 중반이후부터는 긴장감이 더해서 배경지식이 다소 없더라도 충분히 이해하고, 재미있게 읽을수가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영화로는 어떻게 표현되었을까 궁금해져서 조만간 비디오대여점을 찾아볼 생각이다. '이니그마'라는 기계가 책 표지에 그려져 있는 그것과 같은 모양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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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그마
제목에 실려진 그림을 보고 어렴풋이 '아 저런게 이니그마라는건가 ? ' 라는 생각을 했다.
암호에 관한책이라고 읽어본 것은 오직 다빈치 코드.. ;
하지만 이니그마의 책 위의 당당히 적혀있는 문구
[ 다빈치 코드를 능가하는 히스토리 팩션의 걸작 ]
다빈치코드도 아무런 배경지식 없이 읽어서 조금은 긴가민가 하며 읽었던 추억도 있건만
세계사에 대해 제대로 아는게 없는 나는 또다시 이니그마를 읽으면서 그러한 실수를 반복했다.....
하지만 제대로 모르는 것을 읽고있다는 당황스러움 보다는
책을 끝까지 읽게 끔 만들어버리는 흡입력 때문에 빠른속도로 이 책을 읽어나갔다.
이니그마라, 그것은 단순히 말하자면 암호해독기이다.
전쟁을 함에 있어서, 아군에서 보내는 신호를 상대편에서 알아버린다면
그보다 큰 낭패가 있을 수 있을까. 적군들이 우르르 떼를지어 우리를 덮칠테니 말이다.
그래서 전쟁시에는, 상대편이 우리의 송신부호를 알아보지 못하도록 암호화 시키는데,
그러한 암호를 풀어 낼 수 있는 기계가 이니그마이다.
주인공인 제리코. 그는 뭔가 비범하다. 딱히 "이렇기때문에 이렇습니다." 라기 보다는,
스스로를 믿고, 그 느낌을 믿고 행동한다. 감히 천재라고 말할 수 있는 비범함이랄까. 그는 그 특유의 천재성으로 '블레츨리 파크'로 발을 들여놓게 된다.
그런 그를 흔들어 놓는 것은 다름아닌 여성... 그녀의 이름은 클레어.
그녀는 아름답고, 충분히 매력적인 여성이다. 제리코 뿐만아니라, 모든 남자들은 그녀를 쳐다보고, 또 원하게 될 정도로.. 하지만 그녀가 어느날갑자기 그녀가 실종되면서, 이미 헤어진 연인인 제리코이지만 - 클레어를 찾아 헤메이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견되는 여러가지 암호와 관련된 비밀스러운 문제들..
이 책은 단순히 이니그마에 대한 정의론적인 설명이 아니라, 정말 픽션이지만 - 사실감이 느껴진다고나할까. 로버트 해리스씨의 책은 처음 읽어보는 것인데, 사실처럼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었다. 처음엔 두꺼운 책의 두께에 놀랐고, 두번째엔 작가의 탄탄한 인물구성에 놀랐고, 세번째로는 나를 책속으로 끌어들이는 흡입력에 놀랐다.
누군가 나에게 이니그마는 어떤 책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책" 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만큼 재미있게 읽었고, 빠져들어서 헤어나오기가 힘들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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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도 나는 독일군 이니그마와 연합군 블레츨리 집단과의 두뇌 싸움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게 됨으로써 그 두뇌 전쟁에 대한 내용이(비록 그 책이 소설이었다고 할지라도), 나의 생각을 좀 더 명확해졌다는 사실을 밝히는 바이다.
아군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하고, 적군의 피해를 최대화로 하기 위한 두뇌 싸움들은 제 2차 세계 대전의 이전에도 많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두뇌 전쟁은 2차 대전의 약 1700 여 년 전의 중국 위(魏), 촉(蜀), 오(吳) 삼국 시대 때이다. 그 때 각 나라의 수많은 모사들이 그 스스로가 희망하는 삼국통일을 이룩하기 위해, 자기 나라에 최대한 이익을 얻게 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하였는가? 특히 촉과 위의 제갈 무후와 사마의의 두뇌 싸움은 세계 역사상 전무후무한 전쟁일 것이다. 서로의 계교가 서로를 뛰어 넘고, 또 뛰어넘는 엄청난 전쟁이었던 것이다. 그에 버금가는 '소리 없는 전쟁'이 1939년부터 1945년까지 일어난 제 2차 세계 대전에서 벌어졌던 것이다.
"독일군의 U-boat 만이 사용한 암호 기계인 '샤크'는 4전자 이니그마를 사용하였고, 그 암호를 깨기 위해 블레츨리 집단에 '재' 소집된 암호해독가 톰 제리코는 연합군이 샤크 때문에 큰 위기에 처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에서 시작하여 제리코가 옛 여자친구를 찾으로 가는데서 끝이 나는 이 책의 내용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마지막 부분에서 제리코가 여자 친구는 찾는데 그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 알려 주지 않은 것은 다소 안타까웠다. 책의 저자가 그 부분을 독자들이 생각하게 하도록 했을 것임에 틀림 없겠지만, 그래도 명확히 알고 싶어 하는 나 같은 독자들은 약간 불만이 있었다. 솔직히 이런 책들이 결말을 좀 더 명확히 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이 책의 주인공 톰 제리코는 머리는 차갑고 심장은 따뜻한 유형의 사람을 대표하는 인물 같았다. 또 대단한 집중력과 훌륭한 두뇌를 가지고 있고, 그에 따른 좋은 운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평가되었다.
이 책에서 최고로 좋게 평가하는 부분은 이 책이 생각을 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역사책처럼 그냥 슬슬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이것은 어떻고 저것은 어떠해서 이런 결론이 나온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이 책은 매우 재미있었다. 소설계의 거장으로 불리우는 댄 브라운이 지은 책들에 버금가는 스토리와 감동이었다. 또 이야기를 구성해 나가는 양념들도 매우 조화로웠다. 또한 성격이 대립되는 인물들의 갈등(그 중에서도 해군 팀 팀장과 제리코의 갈등)도 재미있었다. 이 책을 읽게 되어 매우 즐거웠다. 앞으로도 이런 좋은 책을 많이 읽어봤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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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팩션류를 꽤나 좋아하는 편이다. 비록 픽션이라는 요소를 결합시키긴 했지만 꽤나 치밀한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하는 작품들이 대부분이기에 대체로 별점에도 후한편이다. 아니 오히려 픽션을 결합시킴으로써 조금은 딱딱하고 지루할 수 있는 역사를 새롭게 재구성해 재미와 함께 나 같은 아마추어 독자들도 부담 없이 역사를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때문에 이니그마라는 다소 생소한 단어에도 불구하고 망설임 없이 책을 집어들 수 있었다. 2차 대전을 둘러싼 소리 없는 암호전쟁!! 이라는 구미당기는 타이틀에 벌써 마음을 빼앗겨 버린 탓일 수도. 내가 2차 대전에 대해 아는 거라곤 학교에서 배웠던 그렇고 그런 사실뿐이었기에 사실 책을 읽기 전까진 블레츨리 파크니 이니그마니 하는 것들에 대해 전혀 무지했었다. 게다가 수학이라면 절레절레 고개부터 흔들고 마는 전형적인 인문계열의 학생이었던 내게 이니그마가 생성해내는 암호들의 엄청난 조합의 수는 - 시작점의 가능 수만 무려 1.5해가 넘는 상상이 불가능한 암호기라니 - 말 그대로 충격 그 자체였다. 책의 배경이 되고 있는 블레츨리 파크는 이러한 이니그마 암호 해독을 위한 영국군의 핵심 전력이자 일종의 비밀기지 같은 곳이었다. 암호 해독을 둘러싼 처절하고 치열한 첩보전이 바로 이곳 블레츨리 파크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었다. 천재 암호 해독가이자 수학가인 제리코는 이니그마 암호를 깨뜨리는데 성공하지만 사랑하는 연인에게 버림받은 충격으로 블레츨리를 떠나게 된다. 한편 암호를 해독한 영국군은 승리의 기쁨을 충분히 만끽하기도 전에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독일 군 측에서 새로운 암호 코드를 사용하게 됨으로써 블랙아웃 상태에 빠지게 된다. 결국 호출된 제리코는 다시금 처절하고 치열한 블레츨리 파크의 삶 속으로 뛰어들게 된다. <이니그마>는 역사적 사실위에 가상의 인물들을 덧입혀 놀랍도록 생생하고 사실적인 역사를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다. 과거란 그저 흘러간 시간이며 점점 잊혀질 뿐이라는 말을 난 무척 싫어한다. 어떻게 과거가 그저 지나간 옛일 정도로 치부될 수 있을까. 어제의 내가 없이 과연 오늘의 내가 있을 수 있을까. 우리가 지금이라 믿는 ing의 진행마저 이미 과거에 속하게 된다는 사실 속에서 말이다. 내게 과거는 현재이고 또한 미래이다. 지금에 지금을 더하고 오늘에 오늘을 더해 내일의 희망을 꿈꾸기 때문이다. 내가 팩션을 좋아하는 것은 이런 수천 수만의 빛바랜 역사의 한 장면을 다시금 살아 숨쉬게끔 생명을 부여해 주기 때문이다. 과거는 잊혀질 수 있는 있어도 지워지지는 않는 법일 테니까. "어쨌든 전쟁에서 진정한 수학자가 해야 할 일이 하나는 있다. 세계가 미쳐 있을 때 수학자는 수학 속에서 소중한 치유제를 찾아내야 한다. 왜냐하면 예술이든 과학이든, 수학만큼 초연한 학문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제리코는 암호 해독가이기에 앞서 수학을 사랑한 수학가였다. 그러나 전쟁의 피폐함과 잔혹함 앞에서 그도 예외일 수는 없었다. 그는 학문으로서의 수학이 아닌 전쟁의 승기를 잡기 위한 도구로써의 수학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조국의 안전과 영광을 위해라는 대의명분 하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하기를 강요당했던 것일까. 첩보전이라고 해서 007 시리즈의 화려한 액션만을 꿈꾸었던 내게 블레츨리 파크의 실체는 내게 숙연함을 가져다주었던 듯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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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생소하다. 내용은 더 생소하다. 첩보전이라 함은 무슨 시즌만 되면 나오는 007시리즈에 속고- 속이는 그런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했던 내게 암호로 주고받는 첩호전이란 낯설은 소재는 처음 접하는 것이였다.
하지만 소설 속에 인용된 독일 해군의 암호는 실제와 같다는 작가의 시작하는 말과 함께 생소하지만 흥미있고 머리아프지만 풀고나면 명쾌한- 그러한 이니그마의 스토리는 마치 미로 같았다.
그것도 단순하게 슥- 훑으면 답이 나오는 미로가 아닌 생각했던 길이 아니여서 몇번이고 후퇴해 다시 풀어야 하는 고난이도의 미로-
그런 미로일 수록 해답을 알고나서 얻는 기쁨의 성취도는 매우 크다. 이 소설의 매력도 거기에 있다.
주인공 제리코와 함께했던 이니그마의 이야기는 복잡했지만 흥미있고 어려웠지만 중간에 놓을 수 없는 스토리들의 범람이였다.
다소 딱딱하다 느꼈던 작가의 글은 (아니나 다를까, 뉴스의 정치쪽기자였고- 칼럼니스트 였단다) 군더더기 없이 매끄럽게 느껴졌고 그래서 더더욱 이 이야기가 사실처럼 와닿았다. 그리고- 중간중간 보여지는 톰(제리코)과 클레어의 로맨스 전선은 복잡한 본문의 내용을 조금은 단순하게, 조금 쉬어가게 만드는 역활을 해주었으니- 어쩐지 어려운 수학공식을 푸는것 같은 기분이 드는 이 책속에서 가장 현실적인 만남이고, 이야기 인것 처럼 보여졌다. ( 사실은 그렇지 않지만 )
책을 읽으면서 가장 아까웠던점은 책에 나오는 이니그마의 암호들이 당최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너무 어려웠고-(물론 주인공께서 해석을 해주시지만) 복잡했다. 또한 암호첩보물 답게 많이 나왔다. 처음에 나도 주인공과 함께 해석해 보려 했다가 점점 멍청이가 되는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결국은 주인공이 해결해 주는 과정에서 대리만족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그냥 암호해독- 이런 스토리만 나왔다면 천재 제리코의 얘기에 그닥 매력을 못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천재에 못 풀어 나갈 암호하나 없어 보이는 그가 여자앞에서 맥도 못추는 팔불출에 눈먼 장님이 되는걸 보고 약간의 동정심이 생겨 주인공이란 캐릭터를 다시 보게 된 계기가 돼서 특별히 제리코와 클레어의 로맨스를 눈여겨 보게 만들었다.
의외의 결론이 생각보다 마음에 들었고- 이런 저런 사실들이 이 소설이 더 현실로 와 닿게 하였다.
----------------------------------------------------------------------------- 친할머니께서 이 책을 집어드시더니 "이니그마- 뜻이 뭔지 알어?" 이러시는게 아닌가..
나도 처음 접해본 단어여서 좀 생소했는대 할머님께서 물어보시기에 깜짝놀라서 할머니는 아세요?라고 물어봤더니 "이사람이구만- 이란 뜻의 사투리여-"
...책 내용은 너무나 진지하기 짝이 없는대 자꾸 할머니께서 말씀하신 얘기가 떠올르는 바람에 진지한 대목의 이니그마란 단어에도 웃음이 비집고 나와서 가끔 감정이입에 실패하는 경우가 생기고 말았다.
이런류의 소설이 으레 그렇듯.. 독자에게 결말을 상상할 여지를 남기면서 나머지는 미스테리~ ..뭐 이런식으로 끝났는대 사실 끝에 조금의 분량이 더 있었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책을 읽는 내내- 머리를 굴려서 생각, 또 생각,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나서 정리하다 또 생각- 하게 만드는 그런 책이였다.
뭐 결코 너무 무겁거나 진지한 내용은 아니지만-
깝깝한 수학공식같은 책의 내용에 감초같은 주인공의 연애이야기가 그런식으로 끝맽음 한게 아쉬움이 남았다고 할까나....
추리소설도 무척 좋아하지만 로맨스소설도 좋아하는 나는 이 소설이 추리소설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어쩐지 중간에 보여지는 로맨스의 그림자를 발견하고는 그 흐름이 서로 적당히 어울려 내가 좋아하는 궁극적인 해피엔딩을 꿈꿨기에- 아쉬움이 생긴것일지도 모른다.
책 읽는 내내- 어떻게 결말이 날지, 주인공이 결말을 이끄는 그 복잡한 과정을 지켜 보면서 머리가 지끈거렸지만- 내가 좋아하는 추리소설은 미해결이란건 없다.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사건은 모르지만- 주인공은 늘- 그가 맡은 사건의 전모만큼은 확실하게- 가슴 시원하게 파해쳐 준다. 주인공 제리코 - 톰 - 과 함께 달려온 그의 암호해독 여정은 다음에 또다시 함께 해야 한다면 망설이겠지만- 결국 궁금증에 손을 내밀고 말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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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속에서 가해국이든 피해국이든 그 안에서 살아야 하는 인간 모두의 삶은 너나없이 황량하다. 왜냐하면 전쟁이라는 이유로 개인은 개인의 자유의지를 빼앗기고 국가에 종속된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개인들의 삶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국가를 떠나 시대를 잘못 만난 불쌍한 인생들일 뿐이다. 그들에게는 어떠한 명분도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나라가 있어야 국민도 있다는 단 하나의 명제 아래 그 어떤 명령에도 복종해야 한다. 국민이 있어야 나라가 있는 것이라는 명제는 평소에도 먹히지 않는 말인데 전시에야 반역에 가까운 말일뿐이다.
이 작품은 독일의 암호기 이니그마의 암호를 풀기 위해 안가처럼 꾸며진 블레츨리라는 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를 한 개인의 눈을 통해 들여다보게 하는 작품이다. 톰 제리코는 단지 수학을 좋아하고 수학을 연구하고 싶어 대학에 들어온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러던 그가 전시에 우연히 블레츨리에 들어가서 잠시 이니그마의 암호를 풀게 된다. 그 와중에 그는 정신이 피폐해지고 연인에게 차인 고통으로 요양을 위해 잠시 블레츨리에서 떠나 있게 된다. 하지만 그가 이니그마의 암호를 푼 것도 잠시 다시 이니그마는 재정비되어 연합군은 무차별 유보트의 어뢰 공격을 받게 되어 다시 그는 블레츨리로 불려간다. 그때 그는 그가 사랑했던 여인의 실종과 거기에 얽힌 모종의 기록을 얻게 되면서 그는 이니그마의 해독과 함께 실종사건도 풀어야 하는 난제를 안게 된다.
우리는 톰의 발자국을 따라 가면서 이 작품이 단순히 2차 세계 대전에 대한 전쟁만을 다룬 작품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오히려 전쟁 속에서 자신이 원하지 않던 삶을 살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알게 되고 전쟁이 사람을 얼마나 잔인하게 만드는지를 알게 된다.
전쟁만 아니었다면 그들 개개인의 삶은 그렇게 엉뚱하게 일그러지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전쟁이 아니어도 인간의 삶은 한순간에 일그러질 수 있다. 그래도 전쟁은 많은 사람들에게 동시에 그런 삶을, 기억을 강요하고 각인시켜버린다. 적의 적은 동지라는 말은 원수의 원수는 친구라는 말로 개인에게 적용될 수 있다. 어차피 전시든, 평시든 인간의 삶은 어떻게든 흘러가게 마련이니까. 그러니 톰이 모든 것을 파악하고 진실을 알았다고 한들, 국가가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한들, 또한 국가가 전시라는 이유로 국민을 감시했다고 한들, 스파이가 있었다고 한들, 배신자가 있었다고 한들, 총성이 난무하고 죽음이 있었다고 한들 어쩔 것인가. 이니그마 암호문을 해독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배들의 피해를, 그 안의 무수한 죽음을 방치할 수밖에 없었는가 하는 점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는 이유로 납득시키기에는 모자라지만 그것 이외의 어떤 것도 붙일 수 없는 일인 것 또한 사실이다.
인간의 역사는 흔히 전쟁의 역사라고 한다. 그 안에 개인의 역사는 없다. 한 덩어리로서의 인간만이 존재하고 각 개인의 역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니 존재할 수 없다. 마치 이니그마가 하나만으로는 존재할 수 없고 무수한 암호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듯이 말이다. 이니그마보다 못한 존재인 많은 무명씨들의 삶은 그래서 이 안에서 이니그마보다 덜 조명 받지만 우리 무명씨들에게는 더욱 공감하게 만든다. 그 속에서 개인은 이니그마에서 하나의 암호를 이루는 기호 하나와 같았으리라 느껴지기 때문이다. 암호도 깨지고 인간도 깨지고...
영어권 추리소설이 작아지고 있음을 느끼는 요즘 <당신들의 조국>에 이어 나온 이 작품을 통해서 새로운 좋은 작가를 만났다. 다른 관점에서 쓰였다고 볼 수 있는 두 작품에서 작가의 일관성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것은 개인이다. 인간이다. 작은 인간의 삶을 조명하면서 작가는 조지 오웰의 <1984>와 같은 울림을 느끼게 한다. 그런 작가의 시선이 있어 그래도 역사는 읽혀지고 되새김질하게 되는 것이다. 인간의 역사로, 개개인의 역사로, 그것이 모여 역사 자체가 되는 것이라는 울림... 작가의 다음 작품을 만날 날이 기다려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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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빈치 코드 >의 메가 히트 이후 ‘히스토리 팩션’ 이라는 ‘리뉴얼(?)’된 명칭으로 일약 주목받게 된 ‘대체 역사’ 장르의 매력은 ‘불만족스러운 현실을 근본적으로 교정해 줄 완전히 전환된 세계와 사건의 창조’가 주는 ‘대리 만족과 쾌감’에 있다. 하지만 대체 역사 장르는 단순히 공상적인 환타지가 아니라 엄연한 SF의 한 분야인 만큼 설득력있는 새로운 역사를 엄밀한 구성과 체계적인 짜임새로 재창조해 내야 한다는 까다로움이 있는 만큼, 단지 기발한 상상력만이 아니라 정치와 경제, 문화사에 대한 폭넓고 깊이있는 지식과 역사적 통찰력을 요구한다. 로버트 해리스의 데뷔작인 < 당신들의 조국 >이 초반부터 독자들을 강하게 끌어들였던 것은 2차 세계 대전에서 미국을 비롯한 연합국이 아니라 독일이 승리를 거두었다면 그 후의 독일과 세계는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인류 역사의 큰 분수령을 근본적으로 뒤바꾸는 거창한 가정을 토대로 2차 대전에서 승리하여 유럽과 러시아의 대부분을 지배하는 거대 제국으로 군림하고 있는 나찌 독일의 모습을 그려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 당신들의 조국 >에 이어 국내에 출간된 로버트 해리스의 두 번째 작품인 < 이니그마 >는 < 당신들의 조국 >의 바로 직전인 2차 세계 대전 말기를 배경으로 한 동일한 대체 역사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첫 인상은 < 당신들의 조국 >과는 상당히 다른 느낌을 준다. 그 까닭은 같은 작가에 의한 유사한 대체 역사 장르이지만 < 이니그마 >에서 다루는 ‘대체된 역사’는 ‘나찌 독일의 승리’와는 달리 일반인들에게는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소재인 2차 세계 대전 중 독일군의 암호였던 ‘이니그마’의 파해 과정을 둘러싼 ‘낯선’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 2차 대전 당시에 독일군이 사용했던 정교한 암호 체계인 ‘이니그마’ 기기를 연합군이 U-보트에서 탈취하여 그 암호를 해독해 낸 것이 2차 대전의 전체적인 흐름을 뒤바꾸고 연합군의 승리를 확정해 준 결정적인 계기라는 사실은 상당 수의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 하지만 소설에서는 ‘이니그마’ 암호가 1차적으로 해독되자 그 사실을 곧바로 눈치챈 독일군이 ‘이니그마’ 암호를 전면적으로 바꿈으로써 연합군이 다시 치명적인 위험에 빠지게 된 상황을 가상으로 그리고 있다. 하지만 이 정도의 부분적인 ‘대체된 역사’는 ‘나찌 독일의 승리’와 비교하면 별다른 정서적인 충격이나 쾌감을 던져주지 못한다는 점이 바로 이 작품의 도입부가 < 당신들의 조국 >에 비해 상대적으로 흡입력이 떨어지는 까닭이다. 하지만 다소 무난하게 느껴지는 초반부를 지나 주인공인 제리코가 다시 영국군 암호 해독의 본거지인 블레츨리 파크에 도착하는 70쪽부터는 이니그마 암호의 해석에 연합군 전체의 운명이 달린 급박한 분위기와 첫 번째 암호 해석 사실을 유출한 내부의 반역자를 색출해 내는 과정, 그리고 더 강화된 이니그마 암호를 다시 한 번 해독해 내야 하는 임무 등이 복잡하게 뒤얽혀 가면서 흥미진진함과 긴장감이 급격하게 높아져, 이후의 내용은 다소 조지 오웰적인 단순함으로 묘사되는 < 당신들의 조국 >보다 내용의 흥미로움과 전개의 신선함에서 오히려 더 앞선다고 말할 수 있다. 거기에다가 제리코가 사모하는 여인인 클레어의 갑작스러운 행방불명에 따른 절박함이 혹시 그녀가 독일의 스파이가 아닐까하는 의혹과 맞물리면서 갈수록 증폭되는 제리코의 안타까움이 건조하고 딱딱해지기 쉬운 밀리터리 스릴러에 인간적인 온기를 불어넣어 준다. 작가가 이 작품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여 묘사하고 있는 것은 블레츨리 파크를 비롯한 2차 대전 당시에 영국군이 운영했던 대규모의 독일 암호 수집과 해석 체계인데, 암호의 역사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일반 독자로써는 실제로 2차 대전 당시 영국의 암호 해독 부서가 소설에서 그려진 것처럼 그렇게 방대했었는지를 알 수 없는 만큼 책 말미에 실제 역사적 사실에 관한 해설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범인이 이니그마 파해 사실을 누설한 동기와 클레어의 역할과 행방에 관한 진실이 의외로 전혀 뜻밖의 것으로 밝혀지고, 제리코가 암호 해석의 실마리를 쫓아가는 일련의 과정과 자동차와 기차에서 펼쳐지는 추격전이 무척이나 잘 짜여진 스릴러 장르의 전형처럼 그려져 있어, 같은 제목으로 2001년에 헐리우드에서 만들어졌다는 영화가 새삼 보고싶어 졌다(아마존을 통해 DVD를 구입할 수 있다). 책을 읽고 난 직후에 우연처럼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차기작으로 로버트 해리스의 4번째 소설인 < 봄페이 >를 영화화한다는 발표가 인터넷에 올라왔는데, 현재까지 발표한 다섯 작품 중에 무려 네 작품이 유명 감독과 배우들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졌거나 만들어 질 예정이라는 사실에 로버트 해리스가 단숨에 마이클 크라이튼이나 댄 브라운처럼 되는 것 같은 기시감을 준다. 번역자 후기에 보면 스탈린이 남긴 일기를 추적해 가는 역사 학자의 이야기인 세 번째 작품 < Archangel >도 벌써 번역에 들어간 것 같은데, 작가주의 전작 번역을 모토로 하는 노블하우스-랜덤하우스 중앙인 만큼 2차 대전 시기를 벗어나 고대 로마를 배경으로 한 다음의 두 작품까지 속속 국내에 소개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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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그마. 제목 참 좋다. 뭔가 이니그마 해보이지 않는가? 책 표지에는 다빈치 코드를 능가하는 히스토리 팩션의 걸작이라고 나와있다. 그런데 내가 다빈치 코드를 안 읽어봐서 진짜 능가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가부지 뭐. 로버트 해리스의 작품은 이번에 세번째 이다. 이제까지 읽은 해리스의 작품이 모두 팩션이고, 남은 작품도 아마 팩션일껄? 그러니까 그야말로 히스토리 팩션 작가로서는 손색이 없는 양반이다. 일단, 손대기 쉽지 않은 소재를 다룬다는 점에서 그 공을 높이 사고 싶다. 내가 볼을 산다는 얘기가 아니고.
이 작품은 2차대전 시기가 역사적인 배경이다. 연합군과 독일군의 맞짱. 그리고 총성없는 전쟁. 아우, 총성없는 전쟁이란 말은 참 마음에 든다. 옛날부터 마음에 들었다. 소리없는 방귀를 아무도 모르게 성공시켰을 때와 비슷한 쾌감이 들곤한다. 둘 이상 성공하면 그것도 역시 총성없는 전쟁이 된다.
총성없는 전쟁. 바로 첩보전이 주내용이고 그 중에서도 암호 해독에 관한 이야기이다. 독일군은 유보트는 연합군으로서는 공포의 잠수함이었나 보다. 내가 보질 못했으니 그렇게 밖에 추측이 안된다. 전쟁의 승패를 가름할 정도로 중요한 전쟁 무기였던 유보트의 움직임은 암호로 전송되고 영국군을 비롯한 연합군에서는 그 독일군의 암호를 해독하기 위해서 전력을 다한다. 이름도 멋지구리 하다. 샤크. 그 열쇠의 인물로 천재 수학자 토머스 제리코가 등장하고 이야기는 매우 흥미진진하게 흘러간다. 그런데 문제가 좀 있다. 이는 작가의 작품을 세번 째쯤 읽다보니까 생각하게 된 사실인데 해리스의 작품은 소재의 스케일에 비해 그 내용이 다소 미시적이다. 좋게 말하면 커다란 사건의 테두리 안에서 아주 작은 디테일 하나를 움직인다고 볼 수 있는데 그 효과가 약간 언발란스하다. 즉, 해리스가 다루는 이야기의 규모나 섬세함으로 봤을 때 좀 더 치밀하고 디테일함을 통일성으로 가지고 있어야 할 법 싶은데 그렇지가 않다는 게 문제다. 굳이 미시적인 줄기를 뽑아낼 생각이었다면 작은 사건 하나를 집요하게 파고들어가는 방식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해리스가 구사하는 방식은 큰 범주와 작은 범주를 넘나드는 형식이어서 다소 산만한 감이 없지 않다. 그리고 종종 이야기의 줄기가 삼천포로 빠지는 경향도 약간 있다. 이는 서스펜스의 효과를 노리고 이야기의 속도를 질끈 밟아 누른 상태에서 긴장을 증폭 시키려는 의도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불행히도 그런 작가의 의도는 적어도 나한테는 코드가 맞지 않았다. 너무 몰아서 한 방에 해결하려는 경향이 없질 않았다. 당연히 점점 지루해져가고 기지개를 켤때쯤에서야 속도를 붙이는데 다소 늦은 감이 없질 않다. 자, 이 산만함과 지루함에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한가지 요소가 있다. 바로 전문용어이다. 이니그마의 암호 해독에 관련한 전문 내용이 그것이다. 작가는 나름대로 친절하게 설명한다고 해 놓았지만 그런 것을 전혀 접해 본적이 없는 나로서는 그 친절이 그다지 도움이 되질 않았다. 자, 그러니까 그 복잡한 용어를 접어두고 이야기만 따라갑시다, 라고 결정한다해도 해리스의 묘사엔 문제가 또 있다. 그가 설명하는 환경에 대한 묘사이다. 어떤 것은 매우 영상적으로 가슴에 와닿는 한편, 어떤 것은 전혀 감이 잡히질 않는다. 문제는 그 감이 잡히지 않는 묘사가 필요 이상 길 때가 많아서 집중력을 흐트러뜨린다는 데 있다.
이전에 읽었던 해리스의 작품과는 다르게 서스펜스적인 반전 요소가 상당히 많다. 그런데 이 역시도 다소 실망스럽다. 반전이 드러남과 동시에 아! 라는 소리가 나오는 게 아니라, 그게 뭐였지 라면서 기억을 더듬거려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가 바로 앞서 말했듯 다소 산만한 구성과 복잡한 전문용어 때문이 아닌가 싶다. 어느 하나의 라인으로 줄기차게 달려가는 게 아니라 이리저리 방황하면서 억지로 꿰어 맞추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작품이 삼류 서스펜스물같다는 것은 아니다. 작가의 지명도와 나의 기대감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그렇다는 말이다. 아쉽다, 라는 말이 적합할 것 같다.
그러나 일단 해리스의 작품은 문장이 매우 안정적이고 묘사 역시 세련된 부분이 많다. 종종 유머에도 도전하시지만 그건 하지 마시고. 아무튼 뭐, 주리를 틀면서까지 봐야 할 정도는 아니지만, 역자의 말처럼 한 해 동안 번역한 작품 중에서는 가장 재미있었다는 말에는 그다지 동감할 수 없다. 어쩌면 이것은 유럽인들이 느끼는 문화적 양식과 동양인으로서 받아들이는 감성의 차이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는 점도 고려해 볼수는 있을 것이다. 신윤복이 여자라거나, 한글 창제에 관련한 연쇄 살인 사건을 유럽인이 우리만큼 감명깊게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측면과 비슷하다. 그러나 아마도, 해리스가 다루는 대단한 소재들과 안정적인 문장 때문에 몇 권 안 남은 나머지 작품들도 마저 보기는 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