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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나면 말하리라. 도스토예프스키에 홀렸다고...
"이 책을 읽고 나면 말하리라. 도스토예프스키에 홀렸다고..." 내용보기
보통 소설은 머리를 식히기 위해, 혹은 기분전환을 위해 가볍게 읽는 경우가 많지만 도스토예프스키 소설은 왠만한 사회과학 서적보다 읽기 힘들다. 일단 양이 장난이 아니고 ^^ 러시아 이름들은 어찌나 길고 어려운지. 하긴 이건 모든 러시아 소설 ㅡ 또 인물들 이름이 긴 다른 외국 소설에도 해당되는 사안이니 넘어가고. 등장인물 한명한명이 하나같이 비범한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등
"이 책을 읽고 나면 말하리라. 도스토예프스키에 홀렸다고..." 내용보기

보통 소설은 머리를 식히기 위해, 혹은 기분전환을 위해 가볍게 읽는 경우가 많지만 도스토예프스키 소설은 왠만한 사회과학 서적보다 읽기 힘들다. 일단 양이 장난이 아니고 ^^ 러시아 이름들은 어찌나 길고 어려운지. 하긴 이건 모든 러시아 소설 ㅡ 또 인물들 이름이 긴 다른 외국 소설에도 해당되는 사안이니 넘어가고. 등장인물 한명한명이 하나같이 비범한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등장인물의 대화를 가만 보고 있으면 도무지 무슨말인지 알아먹기가 힘들다. 대화가 아니라 각자의 만담에 가까운. 인물들이 대개 상궤를 벗어난, 금방이라도 튀어나올것 같은 개성의 소유자라는게 소설을 읽는 가장 큰 장애물이자 가장 큰 매력이다. 인물들의 대화며 행동들은 나같은 빈곤한 상상력의 소유자에겐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다. 하여 애초에 '몰입' 혹은 '분석'따위는 꿈도 꾸지 않고 그저 읽어나갈 뿐이었다. 그로테스크한 유머를 즐기면서.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이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지독히도 그를 괴롭혔던 간질이다. 간질발작의 의학적 정의는 "대뇌 신경세포에서 유래하는 비정상적이고, 갑작스럽고, 과도하면서 빠른 전기적 신호의 방출에서 유래하는 의식, 행동, 감정, 운동 기능이나 감각의 간헐적이고 상동적인 이상발작"이다. 스스로가 간질 환자였기 때문에 그의 작품에는 간질발작의 묘사가 종종 등장한다. ("세계와 인간의 모든 비밀이 찰나적인 섬광처럼 환하게 밝혀지는 5초"에 대한 묘사는 [백치]에 아주 상세하게 그려진다.) 의식과 무의식, 이성과 비이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경험, <우주적인 조화의 순간>에 대한 인식이 그의 독특한 인물들을 만들어내는데 상당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무신론을 증명하기 위해 자살하는 끼릴로프의 인신사상과 직결된다. 그에게는 모든것이 그 5,6초에 의해 해명되고 결정되므로 시계로서 측정되는 시간은 아무 의미가 없다. 그의 시계는 오래전부터 고정되어 있고 그는 종종 밤새도록 사색에 잠긴다. 샤또프가 갑자기 들이닥친 만삭의 아내를 위해 물건들을 빌리러 찾아가자, 자지 않고 있던 그는 뜬금없이 출산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며 (곧 나올 아이 때문에 눈이 뒤집힌 샤또프에게) 씨알도 안먹힐 연설을 늘어놓는다.

"...몇 초의 순간이죠. 그것들은 다 합쳐도 고작해야 5초 내지 6초밖에 안 되지만, 당신은 갑자기 완전히 성취된 영원한 조화의 존재를 느낍니다. 이건 지상의 것이 아닙니다. 내 말은 그것이 천상의 것이란 얘기가 아니라, 인간이 지상의 모습으로는 견뎌 낼 수 없는 어떤 것이란 얘기입니다. 물리적으로 변화를 하든지, 아니면 죽어야 합니다. 이건 선명하고도 논란의 여지가 없는 감각입니다.....무엇보다고 끔찍한 것은 이러한 기쁨이 너무도, 끔찍할 정도로 선명하다는 점입니다. 만약 5초 이상 지속된다면, 그러면 영혼은 더 이상 참지 못해서 사라져 버릴 것이 분명합니다. 이 5초간 나는 삶을 사는것이고 이 5초를 위해서라면 내 삶 전체를 내줄 겁니다. 왜냐하면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10초를 참아내기 위해선 물리적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난 인간이 출산을 멈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목표가 성취되엇다면 아이가 무슨 소용입니까, 발전이 무슨 소용입니까? 복음서에는 부활때에는 출산을 하지 않고 신의 천사처럼 될 것이라고 씌어져 있습니다. 암시죠. 당신의 아내가 출산을 하고 있다고요?(p.913)

이 소설은 '1869년 네차예프의 동료살해사건'에서 모티프를 얻어 쓰여진 것이다.처음에는 죽은 동료 이바노프는 샤또프로, 네차예프는 표드르 베르호벤스키로 구상되었으나 일순간 도스토예프스키를 사로잡은 캐릭터 스따브로긴에 밀려 표드르는 약간 우스꽝스럽기까지 한 얼치기 혁명가 또는 망나니정도에 그치고 만다. 스따브로긴은 누구인가?  허무주의의 극단이자 순수한 악에 가까운, 어머니마저 섬뜩하게 만드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가면 같은자. 좀처럼 자신의 작품에 대해 개작은 물론 퇴고조차도 하지 않던 도스토예프스키에게 처음부터 [악령]을 다시쓰게 만든 살아있는 캐릭터. 이에 대한 베르자예프의 평을 들어보자. 

"도스토예프스키는 자신의 주인공에게 낭만적으로 홀딱 빠졌으며 그에게 사로잡혔고 매혹당했다. 그는 그 누구에게도 이토록 홀딱 빠진 적이 없었으며, 그 누구도 이렇게 낭만적으로 묘사한 적이 없었다. 니꼴라이 스따브로긴, 그는 도스또예프스끼의 맹점이요, 매혹이요, 원죄인 것이다.(p.1113. 역자해설 중)"

이 소설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이 '악령-허무주의'에 사로잡혀 "자신을 집어삼킨 관념"들과 함께 자살하거나 살해당한다. 처음 그들을 홀린 장본인이 바로 스따브로긴인데, 그는 아무것에도 홀려있지 않은 듯 모두의 상상밖에 있으나 돌연히 본인의 의지대로 자살한다. 역자 해설에 보면 스따브로긴이야 말로 "실상은 누구보다도 심각하게 홀린 자이며 '부정성'의 극단을 가장 잘 구현하고 있는ㅡ 하여 결국 파멸할 수 밖에 없는 골수 허무주의자의 수장"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우리 주인공은 끝까지 그에게 홀리지 않았던 다리야에게, 자신은 스위스 우리(Uri)주의 시민으로 등록했다며 자신과 같이 살자고 편지를 쓰고선, 돌연히 자살하며 소설의 결말을 장식한다. 마지막 대사와 화자의 설명을 보자.

 

"우리(Uri) 주의 시민이 바로 그 곳, 문 뒤에 매달려 있었던 것이다. 조그만 탁자 위에는 연필로 몇 마디를 적어 놓은 종이 쪽찌가 놓여있었다.  "아무도 탓하지 말라. 나 스스로 한 일이다" 바로 그 곳, 조그만 탁자 위에는 망치며, 비누 조각이며, 필경 예비로 미리 마련해 둔 듯 싶은 커다란 못이 놓여있었다. 니꼴라이 프세볼로도비치가 자신의 목을 매다는 데 사용한 아주 튼튼한 비단 끄나풀은 필경 미리 잘 골라서 마련해 둔 것인 듯싶엇는데, 비누가 아주 잔뜩 문질러져 있었다. 이 모든것이, 미리 계획했던 일이라는 것과 최후의 순간까지도 의식이 있었음을 말해주었다. 우리 의료진은 시체를 해부한 뒤, 광기의 가능성을 전적으로, 완강하게 부인했다."

 

* 이 책은 별 하는일 없는 인물의 관찰자의 시점으로 서술되어 있는데, 다른 인물을 설명할때는 종종 '전지적 작가 시점'처럼 자세한 심리묘사가 덧붙여지나 스따브로긴에 대해서는 줄곧 '범접할 수 없는 대상'의 카리스마 때문인지 별 설명이 없다. [악령]전체 내용으로는 각 인물들이 스따브로긴에게 얽혀 들어가지만 정작 그의 행동이나 심리에 대한 묘사는 아주 적은 부분뿐이다. 초판본에는 편집장의 강요로 상당수 삭제되었다던 "찌혼의 암자에서"가 말미에 덧붙여있다. 이 부분은 스따브로긴의 고백록으로, 본문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여러 정황들이 밝혀지면서 냉혈한 스따브로긴이 조금은 희화화 되기도 한다. 

등장인물들의 개똥철학들, 아무렇지 않게 혁명 운운하는 대화를 듣고 있으면 그 당시 러시아의 어수선한 정황이 그려진다. 최근 이백여년동안의 세계사를 되짚어보면 러시아만큼 골때리는 곳이 또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변화가 극심했던 곳이 아니던가. 급변하는 정세, 홍수처럼 마구 유입되는 유럽의 최신 철학사상들. 너나할 것 없이 모두 '혁명'을 말하고 '종교' 또는 '삶'의 본질을 논하던 사회. 1900년대 일제치하 조선의 상황과 비슷하지 않았을까. 뭔가 한다 하는 사람이라면 너나할 것 없이 독립군 행세를 하던. 얼마전 상영했던 영화 '모던보이'처럼ㅡ 별 생각없이 어쩌다 보니 독립군이 되어버린 그들. 표드르가 만들고 파멸시킨 5인조. 러시아 전역에 거미줄처럼 퍼져서 외국 수뇌부의 지령을 받아 과업을 수행하는ㅡ 과업을 위해서라면 하찮은 목숨따위 기꺼이 바칠 수 있는 고귀한 단체! 허나 다섯명의 고귀한 믿음을 저버리고 끝끝내 "유일했던"단체...

소설 맨 앞장은 성서 구절로 시작한다.  

"마침 그곳 산기슭에는 놓아 기르는 돼지 떼가 우글거리고 있었는데 마귀(악령)들은 자기들을 그 돼지들 속으로나 들어가게 해 달라고 간청하였다. 예수께서 허락하시자 마귀(악령)들은 그 사람에게서 나와 돼지들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돼지 떼는 비탈을 내리 달려 모두 호수에 빠져 죽고 말았다. 돼지 치던 사람들이 이 일을 보고 읍내와 촌락으로 도망쳐 가서 사람들에게 알려 주었다. 사람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보러 나왔다가 예수께서 계신 곳에 이르러 마귀(악령)들렸던 사람이 옷을 입고 멀쩡한 정신으로 예수 앞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는 그만 겁이 났다. 이 일을 처음부터 지켜본 사람들이 마귀(악령)들렸던 사람이 낫게 된 경위를 알려 주었다.....(루가의 복음서 8장 32~36절)"

보통 사람들의 평범한 기대와 달리, 이 책에선 아무도 구원받지 못한다. 유난히 무신론에 집착하는 사람들도 나오고, 죽어가는 순간에 성서를 읇조리며 마음의 평안을 얻는 구세대 지식인 스쩨판 뜨로피모비치도 있다. (참고로 그의 삶과 죽음은 비극보다는 희극에 가깝다.) 가장 강력히 무신론을 주장하고 인간이 곧 신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고 자살을 택하는 끼릴로프도, 그의 죽음은 단지 망나니 뾰드르에게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뿐이고, 그마저도 우아하지 못한 기이한 소극을 연출하며 어리버리 죽는다.. 그럼 신이 있다는 건가? 글쎄 소설의 전개는 그렇게 순탄하지 않다. 어리버리한 사람들은 스따브로긴에 얽혀 어찌어찌 죽고, 남은 사람들도 거의 파탄에 이른다. 다른 이들을 파멸로 몰아넣은 비열한 뾰드르 - 가장 저열하고 더러운 악령에 홀린 - 가 거의 유일하고도 뻔뻔한 생존자다. 고귀함이니, 러시아의 본질이니,  순수한 열정을 떠들어 대는 인간들이 보여주는 행동은 천박함, 비열함, 혹은 우스꽝스러움의 연속이다. 줄거리만 보면 뭐 하나 아름다운게 없다. 이런 부조리함 속에서 작가가 보여주려는 것은 결국 인간, 인간다움이다. 우리의 이성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우리는 왜 소설을 읽는가? 작가의 목적이 다 다르듯 독자의 목적도 모두 다르다. 삶의 지혜를 얻는 이도 있고, 감동 또는 지극한 공감을 얻는 이도 있다. 일상으로부터의 탈출, 또는 판타지적 재미 또는 내면의 성찰...모든것이 목적이 될 수 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은...? 모르겠다. 현재로서는 그저 감탄할 뿐이다. 그가 만들어 낸 인물들의 매력에 푹 빠지기에도 아직은 내공이 모자란 탓에..

나보다 도 선생에 일찍 빠져든 지인이, 도 선생의 다른 작품들이 "제주 패키지 여행"이라면, [악령]은 '제주올레'라는 비유를 드셨다. 제주올레를 걸어보지 못한 나는 이해할 수 없는 비유다만...이 작품, 특히 '스따브로긴'이라는 캐릭터가 뿜어내는 매력은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다고 본다. 단, '악'이 주는 매력에 빠질 용의가 있다면.... 나는 굉장히 재미없고 고지식한, 한마디로 "착한척 하고 싶은" 인간이다만, 스따브로긴 만큼은 빠져들 수 밖에 없다. (똑같이 악한 이미지라도 표드르는 어찌나 우스꽝스러운지! 하긴 그게 그 캐릭터의 매력이자 운명이겠다만.) [백치]의 미쉬낀 공작이 주는 - 너무 순진하고 가식없는, 날것 그대로인 -  매력과는 다른. 악하기 때문에 더욱 매력적인 캐릭터.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을 하나씩 읽어가고 있고, 별 일 없는 한 전집을 다 읽을 계획인데, 까라마조프만은 대단원을 장식하려 꾹꾹 참고 남겨두고 있다. 대심문관의 이야기는....어쩐지 경건한 마음으로 읽어야 할 것 같아서. 인간의 심리를 공부하려는 내게, 도스토예프스키는 필수 코스가 되어버렸다. 충분히 홀릴만한 가치가 있는, 아니, 홀려버리고 싶은...

k******8 2008.12.08.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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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누구에게나 있는 악마성에 대한 인간 연구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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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제 인간 누구에게나 있는 악마성에 대한 인간 연구 보고. 그리고 신은 과연 존재하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의문. 작가는 만일 신이 존재한다면 스따브로긴 같은 선보다 악마성이 더 지배적인 인물로부터 마귀를 끌어내어 그를 구원해야 하지 않느냐 그가 선해져서 행복한 것이 무엇이라는 인간이 추구하는 행복이라는 곳으로 인도해야 되지 않느냐, 나는 불안과 공포로부터 끌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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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제

인간 누구에게나 있는 악마성에 대한 인간 연구 보고. 그리고 신은 과연 존재하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의문. 작가는 만일 신이 존재한다면 스따브로긴 같은 선보다 악마성이 더 지배적인 인물로부터 마귀를 끌어내어 그를 구원해야 하지 않느냐 그가 선해져서 행복한 것이 무엇이라는 인간이 추구하는 행복이라는 곳으로 인도해야 되지 않느냐, 나는 불안과 공포로부터 끌어내줘야 하지 않는가라고 끊임없이 의문을 갖고, 자신을 불행에서 구하지 않는 신을 원망하고 있는 것 같다. 알고 보면 다리야같은 여인에게서 안정을 찾고 평안한 정신을 갖고 싶었지만 그것이 제대로 안되었던 도스토예프스키의 마음이 드러나며 참 불쌍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2. 등장인물

스따브로긴(니꼴라이 프세볼로도비치. 니콜라, 니꼴렌까)

‘스물다섯 살쯤 되는 매우 아름다운 젊은이로서, 고백하건대 내게 충격을 안겨 주었다. 나는 방탕한 생활 때문에 바싹 여위고 보드까 냄새가 푹푹 풍기는 무슨 지저분하고 너덜너덜한 부랑자 나부랭이를 보게 되리라고 예상했었다. 그러나 여느 신사들 중에서도 가장 우아한 신사로서, 굉장히 멋진 옷차림에다가 가장 세련된 단정함이 몸에 밴 신사만이 취할 수 있는 그런 절제된 몸가짐을 하고 있었다. 우리의 모든 부인들은 완전히 넋을 잃었다. 그들은 그를 존경하는 쪽과 피의 복수까지 감행할 정도로 증오하는 쪽으로 갈라섰지만, 이쪽도 저쪽도 넋이 나갔다는 점에선 매한가지였다. 어떤 사람들은 그의 영혼 속에 아마도 뭐든 숙명적인 비밀이 있으리라는 것에 특히 더 매혹되었으며, 그가 살인자라는 것에 아주 혹해 버린 사람들도 있었다. 알고 보니, 그는 전적으로 단정하고 교양이 있었으며, 심지어 어느 정도의 지식까지 갖춘 사람이었다. 물론 우리들을 놀라게 하는 데 그다지 많은 지식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는 전적으로 흥미진진하고 긴요한 주제를 논할 수 있었으며, 무엇보다도 귀중한 것은 그가 뛰어난 분별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었다. 우리 모두가 거의 첫날부터 그를 사리 분별이 굉장히 뛰어난 사람으로 생각했다는 점이다. 그는 그다지 말이 많지 않았고 흠잡을 데 없이 우아했으며, 놀라울 정도로 겸손하면서도 동시에 우리 도시의 그 누구와도 다르게, 용감하고 자신만만했다. 우리네 멋쟁이들은 그를 선망 어린 눈으로 바라보았으며, 그 앞에서는 완전히 기가 죽어 찌그러진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의 얼굴 또한 나에게 충격을 안겨 주었다. 머리칼은 매우 검었고, 빛나는 두 눈은 어쩐지 매우 고요하고 선명했으며, 얼굴빛은 어쩐지 매우 사랑스럽고 새하얬으며 볼의 홍조는 어쩐지 너무도 밝고 깨끗했으며, 치아는 진주알 같고 입술은 산호 같아서, 마치 그림 속에나 볼 수 있을 법한 미남 같으면서도 동시에 어딘지 모르게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가면을 연상시킨다는 얘기도 있었다. 키가 상당히 크다. 그는 우리 도시에서 조용히 지내다가 몇 달이 지나자 야수는 갑자기 자신의 발톱을 드러내놓고야 말았다.’

‘섬망을 앓고 있다.’

바르바라 빼뜨로브나 스따브로기나

스따브로긴의 어머니

‘바르바라는 민감하고 눈치가 빠른 반면, 그는 이따금 너무나도 순진 무구했기 때문에, 곧 그녀가 속으로 자기 친구의 이상한 표정을 알아차렸다는 걸 생각해야 한다.’

‘나름대로 미인이 아닌 건 아니었지만, 장신에다 노르스름하고 뼈마디가 툭툭 불거진 마른 여인이었으며 그 얼굴은 엄청나게 길어서 어쩐지 말을 연상시켰다.’

‘아들을 두려워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앞에 서면 꼭 노예같이 보였다.

‘자기를 사로잡은 몽상이면 뭐든 간에 자신의 새로운 지시라면 뭐든 간에 그리고 그녀 자신에게 찬란하게 보인 생각이라면 뭐든 간에 아주 집요하고 열정적으로 달라붙는 기질이다.’

스쩨빤 스쩨빠노비치 베르호벤스끼

스따브로긴의 가정교사. 시인.

‘어떤 혐의도 받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그에겐 탐탁치 않게 여겨졌던 것 같은데’

‘마음 속 은밀한 구석에서는 예사롭지 않게 우쭐대고 있었을 거라고 나는 확신하고 있다.’-내(화자G....v씨)가 당신의 시는 이제 위험하지 않으니 발표해도 될 거라고 말하자 스쩨빤이 얘기한다. 그는 그가 아직도 요주의 인물이기를 스스로 세뇌하고 있으며, 그것을 깨주려고 하는 나를 경계한다.

‘좀체 원한을 품지 않는 그의 조용한 심성이 굉장히 선량하다는 것을 알 수 있으리라.’

‘그는 상당히 자주 울었다.’

‘사실, 고작 쉰세 살인데 어떻게 늙었다고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모종의 시민적인 아양을 떨려는 탓에, 그는 젊어지려고 하지도 않았을뿐더러 자신의 나이에 걸맞는 엄숙한 태도를 취하면서 은근히 멋을 내려는 것 같기도 했으며, 키가 크고 좀 여윈 데다가 어깨까지 머리칼을 드리운 그가 그 양복을 입으면 대주교를 닮은 듯도 하고, 아니 꾸꼴니끄라는 시인의 초상화를 더 닮은 듯도 했다.’

바르바라와 스쩨빤

‘두 친구가 서로를 잡아먹지 못해 안달하며, 평생 그렇게 살고 있으면서도 헤어질 수는 없으니 말이다.‘

‘바르바라의 내부에는, 즉 끊임없는 증오와 질투와 경멸의 한복판에는 그를 향한 어떤 참을 수 없는 사랑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바르바라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까지 나쁜 일을 좀체 잊어버리지 않고 마음 속에 묻어두는 성미였다.’

표뜨르 스쩨빠노비치 베르호벤스끼

스쩨빤의 아들. 아버지와는 한 달 이상을 살지 못해서 아버지는 그를 바라고 그리워하지만 아무 것도 해준 것 없는 스쩨빤을 아버지로 인정하지 않는다.

계산적이고, 사람들 사이를 일사분란하게 돌아다니며 같잖은 음모를 꾸민다. 5인조를 통해 사회를 혼란하게 만들고, 새로운 카리스마적인 지도자로 스따브로긴이 적임자라고 생각하여 그를 끊임없이 회유하지만 스따브로긴은 그의 얕은 속을 다 알고 있다. 샤또프를 죽이고 끼릴로프를 죽게 만들고도 인정머리나 양심의 가책이라고는 없고 사람들을 오직 이용해 먹기 위해서 만난다. 수많은 높은 직위의 관리들과 친분을 쌓음으로서 자신이 대단하고 무시하지 못할 인물이라는 것을 시민들에게 5인조에게 거짓 각인시킨다. 거짓말의 1인자.

리자베따 니꼴라예브나(리자, 리즈)

스따브로긴이 부르면 언제라도 달려갈 태세를 갖추고 있을 정도로 그를 사랑한다. 활발 명랑하고 깨끗한 영혼을 갖고 있다. 티없이 맑은 미인이다.

마브리끼 니꼴라예비치 드로즈도프

리자베따의 약혼자.

폰 렘브께

현지사

율리아 미하일로브나 폰 렘브께

현지사의 부인. 돈이 많은 귀족이며 40이 넘어서 30대의 렘브께와 결혼하였다. 그를 자기 마음대로 조종하며, 싸운 후에도 그가 그녀 앞에 무릎 꿇고 잘못을 인정하도록(그녀의 잘못이더라도) 만든다. 마을 축제를 계획하고 실행한다.

끼릴로프

건축기사. 인신론을 주장하며 끝내 표뜨르의 계산에 의해서 자살을 한다. 그가 신이므로 그가 자살함으로서 그것이 증명이 된다고 생각한다. 표뜨르의 계획에 의해 샤또프를 죽인 범인이 자신이라고 서명하고 죽는다. 착하고 마음이 연약하다.

리뿌찐

관리. ‘도시에서는 무신론자로 통하는 대단한 자유주의자. 젊고 훌륭한 여자와 재혼했는데, 그건 그녀의 지참금을 거머쥐고자 했기 때문이었고, 그 외에 과년한 딸이 셋 있었다. 모든 가족들이 엄청난 공포에 사로잡혀 거의 갇혀 살다시피 하게끔 만들었으며 근무해서 번 돈을 모아 작은 집을 장만하고 상당한 자본을 마련했을 정도로 엄청나게 인색했다. 이 사람은 성격이 조급한 데다가 직위도 낮아서 도시에서는 그를 존경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상류 모임에서는 그를 받아들이지도 않았다. 게다가 그는 벌써 여러 번이나 처벌을 받은 적이 있으며 누구나 다 아는 사기꾼이었는데, 한번은 어느 장교에게서, 또 한번은 어느 가정의 존경받는 가장이자 지주인 사람에게서 처벌을 받았다. 하지만 우리는 그의 날카로운 지성과 강렬한 지식욕, 그만의 독특하고도 심술궂은 쾌활함을 좋아했다. 바르바라 뻬뜨로브나는 그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그는 언제나 어떻게 해서든지 그녀 앞에서 알랑방귀를 뀌어서 비위를 맞출 줄 알았다.’

어디에나 잘 붙어산다.

‘자좀심이 강하고 질투가 심한’

럄신

관리. 협잡꾼. 음악가. 5인조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갔을 때 제일 먼저 스스로 모든 계획과 범행들에 대해 나불대는 인물이다.

비르긴스끼

관리. ‘겉보기에는 샤또프와 모든 점에서 반대되는 것 같아도 그와 닮은 구석이 있었다. 가장이다. 좀 딱한 데가 있고 굉장히 조용한 이 젊은이는, 그래도 이미 서른살 정도는 되었고 상당한 교양을 갖추었지만 주로 독학으로 터득한 것이었다. 그는 가난했고 결혼한 몸이며 직장이 있었고, 숙모와 처제를 부양하고 있었다. 아주 드물 정도로 청렴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으로, 나는 그보다도 더 성실한 영혼의 불꽃을 거의 본 적이 없다. 상당히 키가 컸지만 어깨가 굉장히 빈약하고 좁았으며, 점점 더 숱이 줄어드는 머리칼에는 불그름한 색조가 감돌았다.

아리나 쁘로호로브나 비르긴스까야

그의 아내. 산파.

이반 샤또프

‘키가 작았고 몸놀림이 둔했으며 옅은 빛의 텁수룩한 머리칼에, 넓은 어깨와 두꺼운 입술, 숱이 너무 많아서 늘어져 버린 하얀 눈썹, 잔뜩 찌푸린 이마가 특징적이었으며, 언제나 뭔가를 수치스러워하는 듯 눈을 집요하게 내리깔곤 했다. 대략 스물일곱이나 스물여덟이다.

바르바라가 어느 날 그를 주의 깊게 살피고는 <마누라가 그에게서 달아난 건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군.>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가난하지만 옷만은 깨끗하게 입으려고 한다. 바르바라에게 손 벌리지 않고 어떻게든 혼자 경제력을 확보할려고 노력한다.‘

마리(마리야 이그나찌예브나 샤또바) 그의 아내.

다샤(다리야 빠블로브나 샤또바. 다센까) 샤또프의 여동생.

‘샤또프와 다르다. 조용하고 온순하여 자기를 완전히 희생할 능력이 있으며, 탁월하게 헌신적이고 비상할 정도로 겸손하며 아주 보기 드물 정도로 신중하고, 무엇보다도 은혜를 아는 아이

레뱌드낀

대위. 술주정뱅이. 돈만 바라고 돈을 뜯어내기 위해 여동생을 이용해 먹는다. 그녀를 때린다.

마리야 찌모페예브나 레뱌드끼나

그의 여동생. 절름발이 여인. 스따브로긴을 사랑하고 그에게 이용당해 그와 결혼해서 리즈의 질투를 사고, 사람들 사이에 풍파를 일으키고 바르바라의 근심을 산다.

페지까

탈출한 사형수.

까르마지노프

유명 작가. 유명 작가로 알아주지 않으면 인정하지 못한다.

3. 감정들

그들의 심정은 모두 절실하다. 구원에 대해 갈구하는 스따브로긴이나(그는 끊임없이 사람을 괴롭히고 여자를 파멸로 이끌지만 마음의 해답을 끝내 찾지 못하고 자살한다.) 그를 좋아하는 리자베타나 사랑을 구하면서도 육체적 관계를 갖을 수 없는 바르바라와 스쩨빤이나 그들의 심리를 이용할만 하다.

-스따브로긴과 그가 간접살인 했다고도 볼 수 있는 하숙집 딸 소녀

그의 악마적인 심정이 이해가 가고 같이 쾌감과 비애도 느낀다. 그의 양심적인 가책이나 방황하는 영혼도 느껴진다.

e****2 2009.06.2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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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열일곱, 몇 시간이면 알수 있을 것만 같던, 그 삶의 의미가, 무수히 고쳐쓰는 과정 속에 아직 답이 없이 그 질문만 남긴 채 20년이 흘렀다. 마치 어두운 골목을 두려움을 뒤로 한채, 달려 가면 두려움도 어둠도 버리고 갈 수 있을 것만 같아,  숨을 참고 달녀가보고 나면, 찾을 것만 같던 그 의미가, 막다른 길에 이르러, 잘못된 방향으로 왔으니, 다시 다른 방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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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열일곱, 시간이면 알수 있을 것만 같던,

삶의 의미가, 무수히 고쳐쓰는 과정 속에 아직 답이 없이

질문만 남긴 20년이 흘렀다.

마치 어두운 골목을 두려움을 뒤로 한채,

달려 가면 두려움도 어둠도 버리고 갈 수 있을 것만 같아, 

숨을 참고 달녀가보고 나면, 찾을 것만 같던 의미가,

막다른 길에 이르러, 잘못된 방향으로 왔으니, 다시 다른 방향으로만 가면 한번 만 더 참고

가기만 하면 나를 뒤따라와 엄습한 어둠과 두려움에서 다시 벗어나고자, 달렸던,...그때,

손에 쥘수 있을 것만 같던, 질문에

열일곱 설익고 어두운 열정에 처음으로 하나의 메타포어로 대답해준 책이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스의 신화 이였고, 스물 일곱때 까지, 다시 되살아나는 헤아릴 없는 질문들을 떠올릴 때면, 여러 읽었던 같다.

내가 찾았던 대답들이 모두 의미가 없었고, 막연히 끝임없이 어둠만이 있었다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

 

카뮈는 그의 속에, 인신사상으로 인해 자살하는 악령 속의 인물 중의 하나인

키릴로프에 대해 썼었다. 이후, 악령이란 책을 거의 읽은 듯한 착각에 읽지 않았다.

그것은 악령의 메인 테마 중의 하나에 너무도 자세한 명암을 부여했기 때문이며, 두꺼운 책을 읽지 않아도 이 책에 대해서 읽을 것처럼 얘기할 수 있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였던 것 같다..

 

읽어본 도스토예프스키의 책들 (죄와 , 지하생활자의 수기, 악령,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미성년 읽다가 갑자기 카잔차키스의 성프란치스코 옮겨 읽고 있다.)

속의 스타브로긴의 성격이 이해하기엔 가장 어렵지 않나 한다.  그의 각각의 소설을 읽을 때마다, 속에서 나타나는 주인공들처럼 책을 읽는 동안 내내, 삶을 살아내는 긴장감 넘치는 마음 속의 편의 스펙터클한 드라마가, 책에서 만큼은 쉽지 않았다. 

그것은 일반적으로 도스토예프스키는 메인 캐릭터들을 주인공의 심리 자체를 주인공의 내면에서 묘사함으로써, 어둡게 끓어오르는 열정과 그가 얘기하고자 하는 관념이 만남으로써 일어나는 그 불꽃속으로 빨아들이는 반해, 스타브로긴은, 너무나도 다르게, 보여지는 관점에서 묘사되고 있다. 마지막 스타브로긴의 고백만이 스타브로긴의 입장에 쓰여졌다.

 

스타브로긴은 (아름답게 묘사되어 있어 도스토예프스키가 가장 좋아하는 인물이 아닐까 한다.) 심연을 없는 무한한 허무에 삼켜져 있는 하다.

허무란, 신도 없고, 내세도 없는, 죄의 고백도 소용이 없는,...

단지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무책임하게 삶을 비웃어 버릴 있는,

그런 오만한 허무인 같다. 그는 예전에 샤또프에게, 사람들이 진리는

그리스도 밖에 있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해 보인다 해도, 진리보다는 차라리

그리스도에 머무르는 것을 택했을 거란 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것마저 허무속에 내던진 하다. 어쩌면 그의 살아가는 모습만으로 보기엔 정신과적 치료를 받아야 터이지만, 어찌 보면, 그는 하나의 살아 있는 허무요, 거대한 허무속에 휘청대는 듯 하다.

그가 남긴 마지막 편지 속에서 말한다.

내게선 오직 한푼의 관대함도 없이, 한푼의 힘도 없이 부정 하나만 흘러 나왔을 뿐입니다. 아니 부정조차도 흘러나오지 못했지요. 모든 것이 언제나 미미하고 시들시들합니다.... 단순히 염세주의라고 보기엔, 그는 너무도 창조적으로 샤토프에게 신을 창조한 민족이라는 논제를, 키릴로프에겐 인간이 신이 있다 논제를 심어주었다.

찌혼의 암자에서의 죄의 고백 그는 결국 자살하고 만다. 그의 자살은 죄의 무게에 짓눌려 했다기 보다는, 죄의 고백 후에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어쩔 없었던 허무함이 아니였을 한다. 대개 우리는 죄의 고백 고통스럽게 찾아오는 평화를, 은총으로 여기며 다시 사랑할 없었던 많은 것들을 다시 사랑하려고 마음 먹지 않은가? 하지만, 그에겐 아무것도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였을 같다. 

 

소설의 도입부에 루카 복음8 32절의 말씀이 있다.

악령들이 돼지 속으로 들어가게 해달라고 해서 예수께서 허락하시어, 악령들이 사람들에게서 빠져나와 돼지 속으로 들어가서, 돼지들이 비탈을 내리 달려 모두 호수에 빠져 죽고만 얘기.....

 

작가는 악령이란, 소설의 곳곳에 등장하는 사람들을 삼켜버린 관념이라고 말하고자 것일까? 

 

YES마니아 : 로얄 o******4 2010.11.2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도스토예프스키의 '악령'과 사형된 나르시스트들.
"도스토예프스키의 '악령'과 사형된 나르시스트들." 내용보기
스따브로긴(니꼴라이 프세볼로도비치)를 중심으로 표뜨르 스쩨 빠노비치 베르호벤스끼, 리자베따 니꼴라예브나, 샤또프, 마리(마리야 이그나찌예브나), 다샤(다리야 빠블로브나 샤또바)의 관계가 긴밀히 얽혀돌아가고 있다. 그런데 이 소설에서 흥미로왔던 것은 수없이 많이 등장하는 인물들 중 스따브로긴이라는 인물의 상징적인 의미였다. 스따브로긴과 밀접히 관계하는 것으로 언급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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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따브로긴(니꼴라이 프세볼로도비치)를 중심으로 표뜨르 스쩨
빠노비치 베르호벤스끼, 리자베따 니꼴라예브나, 샤또프, 마리(마리야 이그나찌예브나), 다샤(다리야 빠블로브나 샤또바)의 관계가 긴밀히 얽혀돌아가고 있다.

그런데 이 소설에서 흥미로왔던 것은 수없이 많이 등장하는 인물들 중 스따브로긴이라는 인물의 상징적인 의미였다.

스따브로긴과 밀접히 관계하는 것으로 언급한 위의 인물들은 사실 각각 내면에 냉소와 무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도스또예프스키는 이 냉소와 무관심을 하나의 인격으로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이들은 자기 내면의 냉소와 무관심이 외부의 인격으로 표현되자마자 강력한 증오와 사랑을 같이 느낀다.

증오와 사랑은 인간이 신에게 느끼는 감정인데, 결국 이 인물들은 스따브로긴에게 양가적인 감정을 가진다.

이런 점에서 스따브로긴은 인간의 내면에 있는 원형인 아니무스/아니마의 화신이기도 하다. 이는 스따브로긴이라는 인물에 대한 신화적 해석을 정당화시킨다.

그들은 외화된 그들 자신의 내면을 사랑(숭배)하고 증오(모독)했던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가 특정 대상을 사랑하고 숭배할 때, 사실은 은폐된 내면의 신비를 숭배하고 사랑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내면과 외면의 데깔꼬마니에서 접혀진 주름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 원형이 자살을 한다는 사실이다.

이 자살에 이어 스따브로긴, 즉 냉소의 원형, 무관심의 원형, 그런 의미에서 완전한 차가움(이 책에서 라오디게아 교회를 향한 계시록의 언급이 나오는데....."뜨겁든지 차갑든지 하라는...." 그래서 스따브로긴은 완전한 '차가움을 택한다.)에 매혹된(붙들린 : 우리는 이 단어도 악령에 붙들렸다고 표현한다.) 등장 인물들(위에서 언급된 인물들)이 모두 자살을 하고 만다는 점은 이 책의 제목을 충분히 환기시키고도 남는다.

여기서 악령은 성경에 나오는 군대(legion)라는 귀신을 의미하는데, 이 군대라는 귀신은 단수가 아니라 복수, 즉 무리들이기 때문이다.

스따브로긴을 위시한 일군의 악령들.

정작 자신에게 매혹된 나르시스트들.

성경과 도스또예프스키는 이러한 나르시스트들에게 사형을 선고한 것일까?
t******3 2008.05.1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