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따브로긴(니꼴라이 프세볼로도비치)를 중심으로 표뜨르 스쩨 빠노비치 베르호벤스끼, 리자베따 니꼴라예브나, 샤또프, 마리(마리야 이그나찌예브나), 다샤(다리야 빠블로브나 샤또바)의 관계가 긴밀히 얽혀돌아가고 있다.
그런데 이 소설에서 흥미로왔던 것은 수없이 많이 등장하는 인물들 중 스따브로긴이라는 인물의 상징적인 의미였다.
스따브로긴과 밀접히 관계하는 것으로 언급한 위의 인물들은 사실 각각 내면에 냉소와 무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도스또예프스키는 이 냉소와 무관심을 하나의 인격으로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이들은 자기 내면의 냉소와 무관심이 외부의 인격으로 표현되자마자 강력한 증오와 사랑을 같이 느낀다.
증오와 사랑은 인간이 신에게 느끼는 감정인데, 결국 이 인물들은 스따브로긴에게 양가적인 감정을 가진다.
이런 점에서 스따브로긴은 인간의 내면에 있는 원형인 아니무스/아니마의 화신이기도 하다. 이는 스따브로긴이라는 인물에 대한 신화적 해석을 정당화시킨다.
그들은 외화된 그들 자신의 내면을 사랑(숭배)하고 증오(모독)했던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가 특정 대상을 사랑하고 숭배할 때, 사실은 은폐된 내면의 신비를 숭배하고 사랑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내면과 외면의 데깔꼬마니에서 접혀진 주름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 원형이 자살을 한다는 사실이다.
이 자살에 이어 스따브로긴, 즉 냉소의 원형, 무관심의 원형, 그런 의미에서 완전한 차가움(이 책에서 라오디게아 교회를 향한 계시록의 언급이 나오는데....."뜨겁든지 차갑든지 하라는...." 그래서 스따브로긴은 완전한 '차가움을 택한다.)에 매혹된(붙들린 : 우리는 이 단어도 악령에 붙들렸다고 표현한다.) 등장 인물들(위에서 언급된 인물들)이 모두 자살을 하고 만다는 점은 이 책의 제목을 충분히 환기시키고도 남는다.
여기서 악령은 성경에 나오는 군대(legion)라는 귀신을 의미하는데, 이 군대라는 귀신은 단수가 아니라 복수, 즉 무리들이기 때문이다.
스따브로긴을 위시한 일군의 악령들.
정작 자신에게 매혹된 나르시스트들.
성경과 도스또예프스키는 이러한 나르시스트들에게 사형을 선고한 것일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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