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옥이 어느 정도 장성하자 아버지 가정은 철없는 아들을 가대유의 문하(門下)로 보내기로 한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영국부의 대를 이어갈 아들을 그냥 내버려 두면 안되겠다는 판단이 섰던 것이다. 더군다나 대관원의 아가씨들도 시집을 가거나 본가로 돌아가는 등 예전 같지 않은 분위기도 한몫 했을 터이다. 그러나 남방에서 올라온 대옥만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자신의 처지가 한탄스러울 뿐이다. 외할머니댁에 의지하고 사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지만 그것은 그냥 눈물로만 끝나고 만다. 보옥과 대옥은 어려서부터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때문에 정(情)도 깊이 들었다. 이제 철이 들고 어른이 되어가는 과도기에 선 두 연인(戀人)은 자신들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다만 괴로워한다. 대옥이 보옥이 죽는 악몽을 꿀 때 보옥도 아픔을 느낄 정도로 그들은 서로를 향한 드러나지 않는 사랑을 키워 나간다. 문제는 집안 어른들이 이 둘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단 대옥은 너무 신경질적이고 병약하기 때문에 어른들에게 신부감으로는 비호감이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는가? 상대적으로 어른스러운 설보채를 어른들은 점찍게 된다. 그렇지만 여기서도 문제가 되듯 정혼(定婚)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제 가씨 집안 사람들의 영화도 서서히 저무는 징조가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대부인의 8순 잔치 준비 때는 패물을 저당 잡혀 돈을 마련할 지경이다. 설반이가 객기를 부려 살인을 저질렀을 때도 뇌물을 먹여 구명하는 등 돈을 물쓰듯 하는 모습은 여전하다. 그러나 깐깐한 왕희봉의 병이 깊어가고, 원춘 귀비도 심상치가 않다. 남은 30편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
|
홍루몽 9 - 조설근, 고악
9권은 조금 우울하다.
마음에서 얻은 병은 마음의 약으로 고쳐야 하고
사실 확인도 덜 된차에 가볍게 말을 내다가 마음 약한 여인 하나가 죽을 뻔 했다 생각하니
또한 설반이는 그 성정을 바꾸지 못하고 약자를 때려 죽게 만들었다. 그는 살인을 하고도
보옥은 학숙에를 다니며 공부를 하는데, 열성으로 하는것 같지는 않지만 실력이 늘어난다고
어느덧 9권,,앞으로 3권의 분량만 남았는데 마음을 넣어서 책을 읽어왔나 보다.
10권은 조금 즐거운 일이 있었으면,, |
|
와~아 벌써 9권이다. 익숙해진 이름들과 배경 그리고 그동안 일어난 사건들을 떠올리기도 하고 접목시켜 보기도 하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니 즐겁기 그지없다. 보채의 오빠 설반이 주점에서 장삼을 죽이고 그 이후의 일어나는 사건해결의 전개부분에서는 씁쓸했다. 요즘 매스컴에서 떠드는 **회장의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스치는 순간이기도 했다. 설반은 구제불능이라는 말이 전혀 어색치가 않다. 앞에서도 여러번 언급이 되었지만 멋대로 뒷배경만 믿고 까불어 대는 설반이 보채의 가족에게는 큰 상처를 안겨줄텐데 아랑곳하지 않는 설반의 행동은 읽는이조차도 한숨이 절로 나온다. 며느리 금계의 심성 또한 고약하여 단하루도 편할날이 없다. 여자가 잘 들어와야 집안이 편하다는말이 맞다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말이다.
대옥과 보옥의 이야기가 점점 불거지기 시작하는 단계이기도 하다. 보옥이 결혼문제로 여기저기 설왕설래하는 분위기도 보이면서 대옥과 보채의 관계부분에서도 조금씩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사랑이란 정말 어떤것일까? 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대옥과 보옥의 애절한 감정은 읽는이로 하여금 슬픔을 자아내게 만든다. 그리고 그 사이에 삐꼼히 나오는 보채 역시 안스러움이 없지않아 있다. 건강이 좋지 않은 대옥에게 꼬옥 어떤일이 벌어질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스치는데...다음편을~ |
|
공부는 게을리 하고 누이들이나 시녀들과 놀기 좋아하는 보옥을 보고 아버지 가정은 이제 보옥의 공부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다. 그래서 보옥을 학숙에서 공부를 시키고 직접 챙긴다. 하지만 공부에 뜻이 없지만 아버지를 무서워하는 보옥은 어쩔 수 없이 아버지의 명에 따르게 된다. 하지만 마음은 항상 다른 곳에 가 있었다. 그 곳은 바로 대옥이가 있는 소상관이다. 대옥은 나날이 병세가 악화되어 몸이 약해져 있었다. 그래서 온 식구들이 걱정을 하며 문병을 하고 의원들을 불러 오는데도 차도가 없었다.
그쯤에 대옥은 시녀들이 하는 말을 듣고 마는데 그 말인 즉 보옥이 약혼을 했다는 소식이었다. 그 말을 듣고 대옥은 너무 상심에 빠져 죽을 결심을 하고 만다. 원래 대옥은 몸도 약했지만 마음의 병 또한 깊었기 때문에 그런 소리를 듣고 견뎌내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게 식사도 하지 않고 스스로 몸을 병들게 하니 원래 몸이 약했던 대옥은 빠른 속도로 병들어 갔다. 대옥의 시녀들은 자신들의 말을 대옥이 들은 것을 알아차리고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렇게 좋다는 약을 써도 회복 될 낌새를 보이지 않던 대옥은 거의 혼수상태까지 간다.
그때 보옥의 약혼 소식을 전했던 시서는 설안에게 보옥의 약혼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소식을 전한다. 그 소리를 들은 대옥은 다시 점차 살 힘을 얻게 된다. 대부인과 다른 부인들이 대옥이 갑자기 상태가 나빠져 의아하게 여겼는데 다시 기운을 차리는 것을 보고 보옥의 약혼 때문이라는 것을 짐작한다. 그리고 보옥의 약혼이 정해지더라도 대옥에게는 비밀로 부치기로 한다. 그리고 보옥의 짝으로 보채를 자꾸 거론하는 것을 보니 가씨네 부인들이 보옥과 보채의 혼인을 정말 성사시킬 것처럼 보였다.
대옥이 지금 의지하고 있는 사람이라고는 보옥뿐인데 나중에 정말 보옥과 보채가 혼인이라도 하는 날이면 대옥이 어찌 될지 무척 걱정스럽다. 물론 대옥의 성격이 예민하고 병약하여 보옥의 짝으로 합당치 않다고 생각하는 부인들의 마음을 이해하지만 그래도 조카이자 손녀인 대옥에게 너무 가혹한 것 같다. 앞으로 대옥이 이런 사실을 알고 어떻게 할지 뒤의 내용이 무척 궁금하다.
|
|
3월에 읽은 책들을 정리하면서, 4월에는 무슨 책을 읽을지 나름대로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러다 정말 오랫동안 미뤄왔던 독서를 4월에 해야겠다고 맘먹고, 책장에서 약 20권 가량의 책을 골라냈다. 다름 아닌 읽다 만 장편소설들이었다. 먼저 선택된 아리랑, 요셉과 그 형제들, 도스또예프스끼전집, 홍루몽을 꺼내고 보니 그야말로 책 탑을 이루고 있었다. 도대체 몇 년 째 이 책들을 방치했으며, 어느 때 꺼내더라도 이야기가 이어지길 바랐는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 책들만 바라봐도 마음이 묵직해 지는 게, 완독하지 못했다는 자책과 이미 읽은 부분에 대한 기억상실이 나를 더 짓눌렀다. 그만큼 쉽게 손대지 못하고 차일피일 미루다 이제야 큰 맘 먹고 읽기를 자청했으니, 이번에는 꼭 완독하리라 굳게 맘먹었다.
읽다 만 장편들을 읽자는 거창한 포부아래 먼저 집어든 것은 4권을 남겨두고 2007년 여름에 읽기를 멈춰버린 홍루몽이었다. 꺼내 놓은 책들 중에서 가장 두께가 얇기도 했거니와 재미있게 읽은 기억 때문이었다. 지난 리뷰를 뒤져 줄거리라도 챙겨볼까 하는 생각도 잠시, 귀찮다는 핑계로 무작정 책을 꺼내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책을 펴자마자 주인공들 이름도 헛갈려 1권을 꺼내 인물사전의 도움을 받았다. 그렇게 대충 인물을 파악하고는 나머지 기억은 책의 흐름에 맡겨보기로 하고 계속 읽어 나갔다. 나의 걱정과는 달리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오랫동안 방치해 둔 시간이 민망할 정도의 읽힘이라, 남은 3권에 대한 열망이 어느 때보다 강렬하게 타올랐다.
홍루몽 9권을 읽기 시작하긴 했으나 그 전의 줄거리가 기억나지 않은 것이 많아 책을 읽으면서 유추해 나갔다. 줄거리도 중요하지만 책 속에 담긴 자잘한 일상과 대화 자체가 중요한 사료가 될 정도였으므로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즐거움을 만끽했다. 당시 사람들의 생활풍습과 문화, 사상, 시대의 흐름을 통해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알 수 있었고, 대관원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사건과 인간군상을 통해 자연스레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책의 뒷면만 봐도 '『홍루몽』은 적어도 다섯 번은 읽어야 한다.'고 말한 마오쩌둥이나 '『홍루몽』이 나타난 뒤로 전통적인 사상과 작법이 모두 타파되었다.' 라고 말한 루쉰처럼 중국 고전에 있어서 홍루몽의 위치는 확고한 것 같다.
삼국지보다 더 많이 읽혔다고 하는 홍루몽이 인기가 있는 것은 봉건시대 중국인들의 삶을 농밀하게 그려내고, 그 안에 축약된 민족의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졌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시대적 배경이 달라 많은 부분 공감할 수 없더라도, 윗세대들이 살아왔던 삶을 지켜본다는 것은 한편으로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무엇보다 역사적 의의나, 방대한 사료적 가치를 떠나 재미나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나에게는 여전히 그네들의 문화와 생활양식이 생경하지만 사람이 사는 곳의 풍경은 거의 비슷한 것 같아 순식간에 빠져들 수 있었다. 그래도 무언가 아쉬워 홍루몽 8권의 리뷰를 들춰보니 점점 비극으로 치닫는 흐름에 지쳐버린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9권을 집어 들어서인지 그런 감정이 남아있을 리 없어 홍루몽 10권을 마주하려는 시점에서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굳이 홍루몽 8권의 리뷰를 들춰보지 않더라도, 9권을 통해 조금씩 가세가 기울고, 불행은 거침없이 일어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홍루몽의 중심선상에 있는 가보옥과 임대옥의 사랑은 점점 정점을 끝을 향해가고 있었다. 인물사전에 간략한 설명에 결말이 이미 나와 있어 살짝 김이 빠지긴 해도, 직접 읽는 즐거움이 다르기 때문에 보옥과 대옥의 어긋난 사랑은 피하고만 싶었다. 평화롭다고 할 수 없는 날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보옥과 대옥은 하루하루 성장해서 혼사를 치룰 수 있는 나이가 되어갔다. 여전히 감수성이 예민하고 철부지인 가옥은 집안의 많은 시녀들과 누이들, 여자 어른들 틈바구니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보옥은 아버지의 충고로 학숙에 다니며 공부를 하게 되었고, 대옥은 늘 약해빠진 몸을 건사하며 보옥을 마음에 품은 채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었다.
많은 친인척과 가족이 함께 사는 가씨 집안에서는 많은 일들이 끊임없이 일어났다. 후에 보옥과 혼인하게 될 설보채의 오빠인 설반이 살인을 저지르는가 하면, 설반의 부인들이 사이가 좋지 않아 늘 시끄러웠다. 거기다 원춘 귀비가 몸이 아팠고, 그로 인해 서서히 가씨 집안의 몰락이 눈앞에 보이는 듯 했다. 어른들의 일보다 가옥과 대옥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청춘남녀의 이야기에 더 관심이 쏠려 있었기에, 너무 많이 변해버린 분위기가 낯설어 그들이 여러 자매들과 함께 어울렸던 시기가 생각나기도 했다. 시를 짓고 풍류를 즐기며, 젊음을 만끽하던 그때는 무척 즐거운 시간들의 연속이었다.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 그들이 조금씩 변해가게 만들었고, 보옥과 대옥은 서로를 향한 마음이 깊어갔지만 어른들에게 관철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조금씩 보옥의 혼사 문제가 들춰지면서 대옥은 오해를 하여 몸을 상하게 만들기도 했고, 그 사실을 모른 채 보옥은 여전히 철부지마냥 대관원을 훑고 다녔다.
어른들은 보옥의 짝으로 설보채를 염두에 두는 것이 조금씩 드러남에 따라 그 사실이 보옥과 대옥에게 알려지면 어떠한 일이 일어날지 뻔했기에 괜히 우울해지기도 했다. 어차피 보옥과 대옥의 사랑은 비극을 맞이하고, 대옥의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 즐거움으로 대했던 9권을 읽고 나자 다음 이야기를 마주할 자신이 없어졌다. 그러나 그들이 주인공이라 해도, 홍루몽을 보옥과 대옥의 사랑이야기로 치부할 수 없는 노릇이기에 대관원 안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인간군상과 가씨 집안의 흥망성쇠를 끝까지 지켜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대돈방의 삽화가 한껏 흥취를 더해주었고, 이 방대한 이야기의 대단원이 어떻게 마무리되어질지 여전히 궁금하다. 어렵게 꺼내 힘겹게 재회한 만큼, 홍루몽을 끝까지 완독하고 내 나름대로의 마무리도 잘 하고 싶다. |
|
서서히 드러나는 엇갈린 운명 |
|
|
이전과는 다른 9권에서는 우울한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다시 공부를 시작하는 보옥,예전에 즐거웠던 시간이 그리우니 공부가 머릿속에 들어 올리있겟는가. 아버지의 훈계만 무색할 뿐이다. 또또 돈으로 해결하지 못할일이 또 어디 잇으랴. 살인죄까지도 면하게 하는 뇌물이야기가 등장한다. 요새나 지금이나 정치판은 변하게 없구나 싶다. 또한 9권의 이야기의 큰 흐름 대옥이 자살을 결심한다. 마음이 그렇게 약해서 어디다 쓰려는지, 마음이 병에서 오는 문제지 싶다. 보옥의 짝으로 보채를 생각하는 대부인과 왕부인, 자살까지 결심했던 대옥인데 안타깝고 조금은 가엾우면서도, 조금은 당당한 모습을 보엿으면 하는 아쉬움도 가져 보며, 제 10권이 이야기도 기대해 본다. |
|
드디어 가정이 보옥에 대해 더 이상 참지 않기로 한 듯 하다. 사실 이 책을 읽는 나 또한 더 이상 보옥을 참아내기 힘들었다. 보옥은 마음이 외모와 같이 착하고 아름답다. 하지만, 가씨 집안의 남자로서는 패기도 야망도 없는 나약한 모습 그 자체이다. 이미 나이가 혼담이 오고갈 정도로 들었음에도, 자매들과 어울려 놀기 좋아하고, 한낱 하녀인 아이들과 말장난이나 하며, 학문에 대해서는 각자의 느낌으로 시를 지으면 그만이다라는 식의 안일한 생각을 갖고 있고, 미래에 대한 고민이나 준비 또는 열정이 없다. 다만 현재와 같이 풍요롭고 아늑함만이 계속되길 바랄뿐, 그 또한 그냥 꿈을 뿐이다. 현재의 권세와 풍요로움이 어디서 왔는지 계속 지속되기 위해서 자신이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고, 그저 대부인의 치마 속에서 파고드는 모습이다. 오죽하면, 관리나 출세와는 거기가 먼 대옥과 보채보다 못한 문장력을 갖고 있음에 부끄러움이 없다는 것이 한심했다. 외모는 아름다우나, 속이 빈 그냥 인형 같은 존재일 뿐이다. 가정 또한 이러한 보옥이 불만이었을 것이고, 결국 보옥을 다시 학숙에 나가게 하며, 가대유를 스승으로 맞이한다. 하지만, 보옥이야 그저 싫은 일 시키는 어려운 아버지일뿐, 아버지의 깊은 속을 알지 못하고, 그저 맘과 몸이 따로 움직일 뿐이다. 한심하고, 또 한심한 모습니다. 이번 9권은 참으로 아픈이가 많았다. 항상 약한 대옥을 비롯하여, 원춘 귀비, 설부인, 어린 희봉의 딸 교저, 그리고, 전편에서부터 아팠던 희봉과 보옥. 이처럼 아픈 이가 많은 것이, 마치 가문의 쇠약함과 근심을 뜻하는 듯 묘한 복선이 깔리는 분위기였다.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약한 대옥은 그렇지 않아도 피가 섞인 가래를 토할 정도로 쇠약한 상황에, 보옥이 약혼을 했다는 헛소문에 결국 식음을 전폐할 정도로 아픔이 심해져, 불쌍한 자견은 대옥이 죽는구나까지 생각할 정도였다. 그러나, 사람마음이 간사하듯 대옥 또한 그러하여, 보옥의 약혼이 거짓부렁임을 알고 곧 회복을 한다. 대옥이의 앞날은 그녀의 그러한 걱정으로 결국 대부인은 보채를 보옥의 짝으로 정하게 되었으니, 대옥이 이 난관을 어찌 헤쳐나갈지 걱정이다. 대옥과 보옥은 서로의 마음을 잘 알고 있고, 9권에서는 금보와 거문고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나누나, 참으로 안타까운 사랑일 뿐이다. 안타까운 사랑이 이 9권에 하나 더 있었는데, 바로 묘옥이다. 석춘과 바둑을 두러 갔다가 보옥을 만나 남몰래 흠모를 하게 되었는데, 중의 신분으로 자신의 길에 매진하지 못하고, 남몰래 사랑을 품었다고, 참선도중에 결국 마귀를 만나 정신이 혼미해진다. 사랑이 어디 맘대로 오는 것은 아니지만, 신분과 자신의 분수에 맞지 않는 애 (愛)를 품었다가 결국 사기를 만나게 되니, 웃지 않을 수 없었고, 불쌍하기도 하였다. 이런 가씨집안에 비해 설씨 집안은 이미 가세가 기운듯 하다. 그 시발은 마치 금계로 보이나, 잘 따져보면, 이 또한 바보 나으리 설반에서 기인한다. 그놈의 색욕이 결국 금계와 같은 질투의 여신을 아내로 맞이하게 하였고, 그 와중에 멈추지 않는 색욕은 금계의 하녀 보섬까지 미쳐, 결국 만만치 않은 두 아낙네의 싸움판이 설씨집안에서 일어나게 된다. 이러한 난리판에 설부인은 분해서 병을 얻고, 설반은 집을 뛰쳐나가고, 그래도 정신을 못차린 바보 설반은 장삼을 때려 죽이게 된다. 설부인은 설반을 구하기 위해 결국 가정을 통해 지현 현령에게 뇌물을 주게 되고, 결국 억울한 사람이 생기게 한다. 참으로 가진 자의 횡포이고, 못 가진 자의 설움이다. 이처럼 못 가진 자에게 횡포를 부리면서도 아이러니하게 대부인은 공덕을 쌓기 위해 경문을 베끼게 한다. 설반에 못지 않은 가씨 집안의 대표주자 가련은 역시 가련답게 잘못된 처사를 하여 아랫 사람들의 험담을 듣게 된다. 또한 가씨 집안의 흡혈귀 가운은 가정의 벼슬에 천거됨을 틈타 단단히 한 몫을 챙기려 든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들의 연속이다. 또한 보채 심부름을 온 할멈의 이야기 속에, 그리고, 가씨 집안에 나타나는 도깨비의 한숨소리는 결국 가씨 집안과 주인공들의 어두운 그림자를 예고하는 듯 하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