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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갈치' 옷 반짝이는 음흉 남(男)
무대에 올라와 몇 마디 꺼내지도 않았는데, 객석은 금세 웃음바다가 된다. "휴대전화는 꼭 진동으로 바꾸세요. 안 그럼 무대가 좁아 심하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맨 앞줄 앉으신 분들, 공연 때 '다리 출연' 좀 자제해주세요. 힘들더라도 다리를 오므려 주는 센스! 헤헤~" 주의사항 두어 개를 늘어놓더니, 그러곤 다시 무대 밖으로 사라진다. 어깨를 왼쪽, 오른쪽으로 흔들거리면서. 그때까지 모습만으론, 연극 스태프 같다. 하지만 10여분 뒤, 캬바레 '황금마차'에서 음흉스럽게 커플 사라의 몸을 더듬으며 다시 등장한다. "아~ 인생 정말 페니스(penis) 같네.""넌 왜 그렇게 꿈이 저렴하니?" 지루해진다 싶으면, 지상렬식 말투로 큰 웃음을 끌어낸다.
이런 여유로움을 찾기까지, 그는 대학로에서 수년의 시간을 보냈다. 연극 '혼자 사는 남자 배성우', '살아간다는 것', '산장의 여인', '문중록', '갈매기' 등에서 내공을 닦아왔다.
'황금마차' 캬바레 가수인 사라는 궁극의 '싼 티'로 느끼한 그와 멋들어진 짝을 이룬다. 망사스타킹을 허벅지 끝까지 올려 신고, 무대에 오를 땐 형광 빛이 나는 분홍색 가발을 쓴다. 육감적인 몸매는 뭇 남성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비록 모습은 3류 여배우지만, 꿈은 그 누구보다도 소박하다. 남실장과 함께 작은 세탁소 하나 얻어서, 사람들 빨래해주면서 오순도순 사는 것이다.
그녀가 정말 반짝이는 때는 극 후반부. "미래를 함께하자"던 남실장이 돈을 갖고 도망간 것을 알았을 때, 양희경과 함께 하는 대목이다.
"나 미치겠어. 가슴이 그 새끼 옷자락에 묻어 어떻게 딸려갔나 봐"
돈보다, 사랑에게 버림받은 상처에 더 아파하는 그녀의 절규는 너무나 애처롭다. 그 순간, 관객과 배우는 하나가 된다.
관객을 사로잡는 힘의 바탕에는, 지난 세월이 있었다.
그녀는 연극 '그림자의 눈물', '명원이 만공산하니', '사랑은 아침햇살', '꼬방꼬방', '나는 꽃섬으로 향하리', '칠수와 만수', '라이어 1탄' 등에서 실력을 닦아 왔다. 주변에선 "정극에서 코믹 연기까지 멋지게 소화해내는 개성 있는 배우"로 통한다.
◆ 연극 '민자씨의 황금시대'는?
극장을 빠져나온 뒤, 그녀의 마지막 말이 귓가를 맴돈다. "이 작품은 순수 창작 공연입니다. 외국에 단 돈 1원도 안 줘요. 여러분이 많이 사랑해주셔야 해요. 그래야 우리 순수창작 예술이 더 발전할 수 있습니다. 주변에 많이들 소개해주세요."
'민자씨의 황금시대'는 5월31일(토)까지, 서울 대학로 예술마당 2관에서 공연된다. 관람료 3만5000원(모든 좌석). 문의 (02)747-2117~9. <사진=다음 카페 '민자씨의 황금시대'(http://cafe.daum.net/minjassi)>*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이벤트] 연극 ‘민자씨의 황금시대’에 초대합니다.]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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