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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대에게 나와 함께 해달라고 부탁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예정된 나의 반쪽을 찾았을 뿐입니다.
나는 모든 이들에게 그 무엇인가가 되기를 희망하지 않습니다. 단지 이 세상의 단 한사람, 그 누군가에게 그 무엇이 되기 싶을 따름입니다.
다른 누군가가 아닌 그대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대 가까이 머물고 싶습니다. 그대가 나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나는 언제나 그대를 기억하려고 합니다.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누구와 함께 있느냐 입니다. 아직 그대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대에 대한 많은 것들을 알고 있습니다. 그대가 배고픔을 느낄 때 음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나는 압니다. 몰아치는 풍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보호막이 필요하다는 것 역시 나는 알고 있습니다. 그대의 그 순수한 마음을 지키기 위해 그대가 하고 싶어하는 일이 무엇인지도 금세 알 수 있습니다. 특히, 그대가 그 누군가를 간절히 필요로 한다는 사실도.
나는 아직 그대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아니, 만났습니다. 그대는 지난밤에도 내게로 와서 또다시 사랑의 고통에 대해 토로했습니다. 그 아픔을 어떻게 이겨내야 할 지 내 어깨에 얼굴을 묻고 한없이 울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대의 눈물을 닦아주며 내일이면 또다시 누군가 새로운 사람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차마 그대에게 고백하지는 못했습니다. 내가 바로 그대가 찾는 그 누군가일지도 모른다고, 차마 말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틀림없는 그 누군가입니다. 지난 밤, 마음을 가라앉힌 그대는 내 뺨에 가벼이 키스를 해주고 그대의 세계로 돌아갔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행하는 행동의 의미를 우리는 결코 알 수가 없습니다. 단지 우리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그들의 행동만을 알 수 있을 뿐이니까요.
만일 그대가 그대의 경험의 눈을 통해서 나를 이해하려고 한다면 그대의 이해는 잘못된 이해일 뿐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서로 다른 인생의 길을 걸어왔고 서로 다른 두려움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그대에게는 웃음을 자아내는 일이 내게는 눈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그대가 내가 말하는 것, 행동하는 것 이 모든 낯선 것을 받아들이고자 진심으로 노력한다면
그대의 그 진정 어린 받아들임을 통하여 이해라는 것을 얻게 될 것입니다.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은 텅 빈 도화지처럼 우리는 이 세상에 왔습니다. 우리의 인생 행로를 스쳐 지나는 사람들마다 저마다의 붓을 집어들고 자신들의 흔적을 남깁니다. 바로 우리의 도화지 위에.
그리하여 우리는 점점 더 완성되어 갑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우리들 자신이 그 붓을 잡게되는 순간이 온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그 그림이 온전히 완성되었는지 어떤지를 결정하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입니다. 만일 우리들의 그림이 다른 그림들처럼 존재하게 된다면 그 나름대로 수작이라 할 수 있겠지요.
오늘 이른 아침 창문을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깨어났지요. 커튼을 걷었지만 유리창을 온통 안개가 뒤덮고 있었어요. 나는 손가락으로 아무 생각 없이 물기 어린 유리창에 썼습니다. 당신의 이름을.
이제 서둘러 또 다른 하루를 준비해야 할 시간 무슨 까닭에선지 집을 나서기 전에 또다시 침실로 돌아왔습니다. 아마도 당신의 이름을 한번 더 보기 위해서 그러나, 그 이름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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