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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 입대해서 보냈던 훈련병과 신병시절, 모든것이 낮설고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영문도 모르는 윽박지름과 구령들,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폭력과 얼차려들... 그런 시간들이 흐르고 나는 군인이 되었다. 어느새 나는 군대라는 집단에 익숙해져서 군대라는 우리로서 사고를 했고 새로 들어오는 신병들이 우리가 되어가는 과정을 당연한 마음으로 지켜보았다. 어쩌다 휴가를 나가면 세상은 군인으로서의 우리가 아닌 민간인으로서의 그들만의 세상이었다. 나의 외로움과 고독이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그곳은 나에게는 전역할 때까지 영원한 그들만의 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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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라는 말은 참 좋은 말이다. 우리집, 우리가족, 우리나라... 이렇게 ‘우리’라는 단어는 우리가 아끼고 사랑해야 할 대상을 말해준다. 얼마나 좋은 말인가. ‘나’가 아니라 ‘우리’라는 것은. 그래서 나는 이 글을 쓰면서도 ‘우리’라는 단어를 즐겨 쓴다. 바로 한 줄 위에 쓴 ‘우리가 아끼고 사랑해야 할 대상’ 이라는 말에도도 나는 ‘내가 아끼고 사랑해야할’ 이 아니라 ‘우리가 아끼고 사랑해야 할’이라는 문장을 썼다. 사실 어느 단어가 들어가도 뜻의 차이는 거의 없다. 단지 우리라고 쓰는 것이 더 자연스럽고, 더 부드럽고, 더 멋지게 느껴지는 것 같아서 습관적으로 그렇게 쓰는 것일 뿐이다. 그러나 우리라는 단어에는 이면성이 있다. 이 책은 바로 그것을 일깨워준, 그래서 영감에 가득 차 있고 놀라운 안목을 가진 책이다. 이 책은 말한다. ‘우리’라는 범주는 좋은 것이지만, 우리에 포함되지 않은 나머지 범주를 외부라는 다른 세계로 갈라놓는 작용을 한다고. 가만히 생각해보면 절대적으로 맞는 말이다. 우리는 저들의 반대되는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라는 단어를 한사코 사용하는지 모른다. 저들. 즉 이방인의 무리속에 포합되지 않기 위해서... 이 책은 다양한 실례를 들어서 우리와 그들에 대해서 설명한다. 우리라는 개념은 상대적인 것이고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는 편 가르기에 다름이 아니라는 것을 설득력 있게 표현한다. 얼마나 적절하고 올바른 지적인가. 이 책은 요즘 내가 읽고 있는 또 다른 주제 ‘민족’이라는 것과도 잘 어울리며, 민족이라는 주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우리가 가변적인 카테고리이듯이, 민족이라는 개념도 상황이 만들어 낸 일종의 이데올로기라는 깨달음을 더욱 강화시키는 말이다. 그러나 역사발전의 단계에 따라서 때로는 우리와 민족이 필요한 단계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언제고 우리와 민족을 치켜세우는 것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때가 혹 온 것은 아닌지 늘 경계심을 가지고 깨어 있어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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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래 읽었다는 느낌이 든다. 읽다가 덮어두고 읽다가 덮어두고. 결코 쉽게 읽히지 않는 책. 그런데도 끝까지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 솔직히 다 읽고 나서는 좀 허탈하다. 마지막 결론 부분의 ‘모든 것은 당신에게 달려 있다’는 내용이 다소 맥 빠지게 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러한 것이니까. 당연히 내 마음에 달려 있지, 내가 ‘우리’와 ‘그들’을 갈라놓고 생각하는 것이지 ‘그들’이 나를 갈라놓았던 것은 아니니까. 요즘 사회 곳곳에서 많이도 싸우고 있다. 기운도 좋지, 어떻게 그렇게 오래 싸우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나는 사람들의 그런 싸움을 보면서는 ‘우리’와 ‘그들’을 구별하지 못하겠다. 아무도 ‘우리’가 아닌 것 같았다가 전부 ‘우리’인 것 같았다가 헷갈린다. 누가 누구와 한 편이고 누가 누구와 적인지 모르는 나의 판단 상태, 이래서야 내가 어떻게 ‘우리’를 알아볼 수 있겠는가. 내게는 전부 ‘그들’인가? 물론 내 주위에도 내가 ‘우리’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다. 또 굳이 ‘우리’에 넣어주고 싶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나의 이 마음의 실체를 본다. 이 책을 읽고 있으니 내가 왜 그러한지 조금은 알겠다. 살고 싶은 본능이라고 해야 할까, 이렇게 말하면 내가 너무 옹졸해지는 것인가. 그래도 어쩌겠는가, ‘우리’라는 사람들과 있으면 기분이 좋고 ‘그들’과는 함께 하고 싶지 않다는 게 내 솔직한 심정인데. 이래서야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힘도 용서하는 힘도 쉽게 기를 수 없을 텐데. 나도 참 딱하다. 이 책을 읽고도 내 이기심을 반성하는 대신 ‘그들’에 대해 더 마음이 닫히고 있으니. 다만 앞으로는 ‘그들’에 대한 관심은 놓아버리고 ‘우리’와 함께 하는 시간이나마 더 늘여야겠다고 생각해 본다. 할 수 있다면 나의 ‘우리’에 포함되는 수를 좀 더 늘여주는 데 애를 쓰기로 하고. 이 책을 읽고 책과 자신에 대해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우리’가 될 수 있겠지. 그러면 이 책을 읽고 실망한 사람들은 ‘그들’이 되는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