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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후반의 우리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통일혁명당 간첩단 사건이 일어나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경제발전과 더불어 철저한 반공의식.. 그것을 잘 해 나갈 사람은 바로 박정희뿐이라며 삼선개헌까지 감행하며 권력을 유지한다. 경제발전이라는 쉼 없는 질주를 위해 우리의 산업 전사들은 산업의 현장 곳곳에서 피땀을 흘리지만 성장이라는 허울 좋은 결과 뒤에는 부정부패, 비리, 결탁, 특권의식등의 암세포가 자라나고 있었다.
5권에서는 이러한 사회적인 배경과 함께 당시 경제의 원동력이 되었던 산업전사들의 처절했던 생존의 모습을 등장인물들과 함께 자세하게 보여준다. 월남에 파병된 군번없는 군인이었던 문태복을 통해 남의 나라 전쟁터인 월남의 정글을 누비며 목숨을 담보로한 외화벌이를 하는 우리 젊은이의 모습을 .. 그러한 전쟁특수를 통해 자본주의의 시장원리에 입각해 돈을 버는 박부길과 같은 기업가들이 있었다. 또한 베트콩쪽으로는 북한이 참전을 해 남의 전쟁에서 동족끼리 총을 겨누기도하는 비극을 낳기도 한다. 서독으로 외화벌이를 나간 광부 정수남과 박갑동 그리고 간호사 김광자를 통해 자신의 몸보다 더 무거운 스템벨을 지하 땅속에 세우며 석탄가루를 마시는 하루하루를 보내는, 그리고 가장 힘들다는 치매병동에서 덩치큰 독일노인들의 대소변수발까지 들어가며 일을 하는...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국내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고 치열했다. 바람도 통하지 않은 좁은 작업공간속에서 먼지를 다 뒤집어 써가며 일하는 청계천 봉제공장의 노동자들 고용주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그들의 작업환경은 어찌되었건 상관이 없었기에 근로노동기준법이라고 하는 법이 있어도 소용이 없었던 노동자들의 현실. 낮은 천장과 좁은 공간 그리고 14시간이 넘는 노동, 그리고 노동의 댓가로 얻게 된 갖은 고질병들.. 그러한 상황을 극복해 보고자 전태일이 나서보지만 모두 그를 외면하고 심지어 하나로 뭉쳐야하는 노동자들도 지금 당장의 해고가 두려워 그를 도와주지 않는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치는 그의 외침은 허공에서 공허하게 흩어지고 만다. 한창 유행이었던 스텐그릇,, 그것을 만드는 공원들은 위험한 작업환경때문에 언제 손가락이 잘려나갈지 전전긍긍한다. 결국 잠깐의 실수로 손가락을 읽은 나복남.. 그러나 자신에게 돌아온 것은 한달치의 월급뿐 산산히 부서진 자신의 앞날에 대한 어떤 보상도 없었다. 이러한 사회는 그들에게 복수를 만드는 사회로 비춰질 뿐이었다.. 심지어는 우리네 젊은 처자들의 낭자머리까지 잘라 가발로 만들어 외국으로 수출하는데 머리가 없어서 가발을 못 만들 지경으로 호황을 누린다. 치렁치렁했던 그들의 머리도 이제는 뽀글뽀글한 파마머리로 바뀌면서 시골의 우리네 모습도 점점 도시의 모습처럼 바뀌어가는 씁쓸함을 보여준다. 그 와중에도 실세들은 자신들의 정보를 이용하여 개발지역에 돈을 투자하여 한 몫 당당히 챙기는 어이없는 일들이 성행하는... 그런 시대였다.
그러한 시대에 경종을 울리는 듯한 사건이 일어난다. 서민아파트였던 와우아파트의 붕괴.. 비탈진 산중턱이 날림으로 세운 5층짜리 아파트 새벽 6시경 모든 식구들이 잠들어 있거나 하루의 시작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던 그 시간 아파트는 그렇게 무너지고 14가구 일가족이 모두 변을 당하게 된다. 당시의 사회상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사건이었다. 빨리빨리 어떻게든 보여주는 것에 급급했기게 날림으로 이룬 것들이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리는.. 그러나 그렇게 일을 밀어부쳤던 당사자인 서울 시장은 화를 모면하고 실무자들 몇몇만 징계를 당하는 선에서 일은 마무리 되고 거침없는 쉼없는 경제발전이라는 질주는 계속되고 있었다...
간첩단사건,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그리고 와우아파트 붕괴.. 막연하게 알고 있던 당시의 커다란 사건들이 이야기속의 등장인물들과 함께 보여진다. 1960년대의 이러한 이야기들은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의 이야기들이다. 그렇게 그 힘겨운 시대를 살아냈던 우리 부모님세대의 가슴아픈 이야기들.. 그러나 그 와중에도 자식들에 대한 희망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보다 잘 살아보겠다고 다짐했던 그들의 이야기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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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사 공장 안에서 동료들과 함께(맨 오른쪽이 전태일) (출처: 전태일 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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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의 반공주의와 경제발전 제일주의가 제대로 먹히는 시절이었다. 재선에 이어 삼선개헌마저 이루어내고 작은 고추가 맵다는 것을 온 국민에게 각인시킨 그는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었다. 경제개발의 원동력은 미국을 따라 참전한 월남전쟁이었다. 맹호부대를 선두로 대한의 젊은이들이 베트남의 정글속에서 월맹군과 싸우는 동안 참전의 대가로 전투병력의 숫자에 따라 돈을 받고, 군수물자를 납품하고, 그 물자들을 수송하고 하며 달라를 벌어들였던 것이다. 그 시절 그것은 애국이었다.
한편 서독에서는 광부들이 시커먼 석탄가루를 마셔가며, 간호원들이 치매노인의 병수발을 해가며 마르크화를 벌어들였다. 처녀때는 낭자머리 길게 늘어뜨리고 결혼해선 비녀꿰어 묶어 올리던 대한민국 여성들의 윤기있는 머리카락은 수거되어 값비싼 가발이 되어 외화를 벌어들였다.
지금도 의류시장의 메카로 자리하는 동대문시장 부근 평화시장에서 전태일이 수 만명의 재봉사와 시다들이 근로기준법에 미달하는 열악한 근로조건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근로자들을 규합하다 쫒겨났고 허진의 여동생 허미경은 어느날 사장 박부길의 심부름으로 호텔에 들렀다가 끝내 그의 첩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나복남은 스테인레스 공장에서 일하다 잠깐의 실수로 손가락 넷이 잘리는 사고를 당하고도 회사에서 짤렸고 실업자가 되었다. 작가는 극단적인 사건의 전개로 돈 벌이에 영혼을 팔아버린 자본주의 기업가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좀 심하다 싶게 말이다.
서울이 한창 개발되던 당시 시민아파트로 급조된 와우아파트가 어느날 새벽 무너져내렸건만 서울-부산을 잇는 경부고속도로의 완공을 위해 밤낮없이 일하는 건설현장의 모습은 돌격대의 모습이었고 안되면 되게하라, 무에서 유를 창조하라는 구호처럼 개발시대 군사문화가 사회에 깊숙히 자리잡고 있었음을 돌아보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