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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은 결심한다. '나를 버리고, 나를 죽이고 가마' '한 방울의 이슬이 되기 위하여' '무고한 생명체들이 시들고 있는' 인간지옥 평화시장을 향하여... 이러한 각오로 노동운동을 벌이는 전태일의 노력으로 드디어 <골방서 하루 14시간 노동>이라는 제목으로 그들의 처참한 일상들이 신문에 실리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을 통해 그들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었다기 보다는 고용주들이 그들을 더욱 감시하고 결국에는 그 일을 도모했던 그들을 모두 해고 시키는 결과만 낳게 되었다. 그래서 데모를 도모하지만 이미 경찰병력으로 둘러싸인 삼엄함속에서 그들의 뜻은 관철되지 못하고 있었다. 이때 자신의 몸에 불을 지른 전태일이 큰 길로 뛰어나오며 끝까지 외친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아!!1 경제발전, 국민소득증대라는 명목뒤에는 힘없고 가난한 자들의 희생이 뒤따르고 있었다. 실적을 높이기 위해서 쥐어짤 수 있는 것은 그들의 노동력뿐이었고 얼마든지 일할 사람들이 있다고 믿는 고용주들은 그렇게 그들의 젊음을 갉아먹고 있었던 것이었다.
경제발전을 앞세워 3선개헌까지 감행하여 3선 대통령이 된 박정희 개발계획이 경상도에만 치우쳐 있다는 호남사람들의 불만과 함께 지역감정은 점점 팽배해져 가고 있었고 그러한 발전뒤에는 또 다른 지옥과도 같은 음지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도시개발을 위해 무허가판자촌을 서울 근교로 이주를 시켰으나 그들에게 약속했던 교통, 일자리. 생활에 필요한 제반시설등은 하나도 지켜지지가 않았던 것이었다. 서울까지 교통도 해결되지 않아 일을 하러 나가기도 어려웠고 생활의 가장 기본이 되는 수도, 전기. 오물처리등의 기본적인 시설도 없었고 그들에게 일자리로 약속했던 공정건립은 오리무중.. 결국 몰릴대로 몰린 그들은 시위를 일으키고 그곳을 취재하러간 이상재 기자의 눈에 비친 그곳은 그야말로 지옥과도 다름이 없는 곳이었다. 밤이슬이나 가릴 수 있을 것 같은 천막집, 어린 나이에 스스럼 없이 몸을 파는 소녀.도둑질을 하는 소년,술에 취에 세상에게 손가락질하며 울분을 토하는 사람들.. 눈부신 발전이라는 허울 뒤에 이러한 곳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리기 위한 기사를 쓰지만 끝내 그것은 실리지 못한 기사가 되버리고 만다. 권력자들의 부정축재 , 기업과의 밀거래 이러한 정경유착은 경제개발이라는 단물을 빨아먹으며 부정하게 자라나고 있었고 그 그늘이 만든 음지가 바로 이런 성남같은 곳이었던 것이다...
전쟁이 남긴 가난에서 벗어자고 픈 욕망 누구나 '잘 살아 보세'를 외치며 그 한 마음 만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들에게 경제발전, 국민소득 증대는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었고 그것이 어느 정도의 성과를 보이자 그를 신뢰하고 그는 더욱 자신감있게 일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경제개발의 주체는 국민이 되어야하는 것이지 일부 사람들에 의한 발전... 그래서 결국 그들의 배만 불리는 발전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70년대 경제발전과 더불어 보여지는 음지와 양지의 모습들이 들어난다. 세월의 흐름과 함께 이야기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이들의 모습들도 점점 변해가고 있다. 과거 민주화를 외치던 4.19 세대들도 현실과의 타협 그리고 그것을 인정하는 자신들의 모습을 보면서 씁쓸해 하고.. 여전히 연좌제에 꽁꽁 묶여 이 사회에서 자신의 열정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있는 유일민. 일표 형제,. 공장에서 손가락을 잃고 그 분노로 복수심을 키워왔던 나복남에게 전태일의 분신은 충격이었고 그 일을 계기로 근로기준법과 노동에 관한 관심을 갖게 된다. 서독의 간호사로 파견된 김광자는 힘든 간호사 생활을 견뎌내며 의사가 되기 위한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함께 기름밥을 먹으며 차장생활을 했던 김명숙과 박보금..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꿈을 꾸며 불철주야 노력하는 김명숙과 돈을 많이 벌기 위해 발을 들여 놓았던 화류계에서 이제는 뒷방마담 신세가 되어버린 박보금.. 그녀들은 그렇게 서로 달라진 모습으로 다시 만나게 된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한국경제와 그것이 상징하는 것들.. 그리고 그 그늘 속에 숨겨져 있는 그늘.. 그것이 그들이 살아내고 있는 현실이었고 우리의 아픈 역사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듯 유형의 시대를 건너 3부 '불신의 시대'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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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0 광주대단지 사건당시 주민들이 차량을 불태우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성남투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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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의 죽음으로 나윤자, 나복남등 노동자들과 일부 지식인들 사이에서 노동법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니 분명 노동운동의 심지가 되었으나, 기업이나 국가에서는 여전히 노동운동은 눈엣가시로 여겼다. 물론 국가나 기업이 노동운동을 꺼려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지만 인간의 생명을 담보로 국가발전 운운하는 것은 국민과 인간에 대한 모독이다. 정책 기안자나 대통령의 입장에서 보면 가시적인 실적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노동운동과 임금인상까지 억제하면서 수출 신장을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것은 下石上臺이다. 수출을 신장을 위해 임금인상을 억제하면, 물가 또한 억제 시켜야 한다. 그러면 곡물가격을 통제해야 하고 곡물가격을 통제하면 농민들이 몰락해 도시로 대거 이동한다. 그러면 노동력 과잉으로 임금은 더 싸지고 노동자들의 삶은 훨씬 고단해져 국익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단지 대통령의 실적 쌓기이고 기업주들만 이롭게 하는 정책이었다. 국민 대다수가 가난한 삶을 살았으므로 어떻게든 성공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래서 법대와 의대가 신분상승의 길로 전락하였다. 이규백이 김선오가 홍석주가 그랬듯이 김선태도 신분상승을 노리며 고등고시을 보았으나 내리 6번의 고배를 마시고 정체성에 위기를 맞는다. 이에 이규백은 동생 이규상이 공대에 이규동은 영문과에 진학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지만 처가에 얽매어 부모님과 동생들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것 자신의 현실을 괴로워하지만 아내와 사이만 멀어질 뿐 아무런 대안도 내놓지 못한다. 기자가 된 이상재는 광주대단지사건에 대한 취재를 하는데 광주대단지 사건을 요약해보면 1960년 서울시는 철거민 대책으로 광주군 중부면에 이주정책을 시행하였으나 기반시설이나 상하수도는 물론이고 직업조차 가질 수 없었던 상황 때문에 제일교회 목사인 전성천이 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정부에 진정서를 제출하였으나 이에 서울시는 분양가격 인상을 통보하였고 경기도는 세금 독촉을 하였다. 그러자 10만여명이 궐기하여 관공서를 파괴하고 방화하자 양택식 서울시장은 구호양곡 확보, 생활보호자금 지급, 도로확장, 공장건설, 세금면제등을 약속하고, 서울시내 철거민의 광주대단지 이주 중지를 결정하였다. 이 또한 전태열 열사처럼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생성된 대규모 도시 빈곤층의 생존위협 상황을 보여준 빈민운동의 시발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고양이가 쥐를 쫓을 때도 도망갈 구멍을 만들어 놓고 쫓는 법인데 아무런 대책도 없이 밀어붙이는 행정에 결국 고통 받는 쪽은 빈민일 수 밖에 없다. 허진은 친구들의 도움으로 이류대학을 4년간 장학생으로 졸업하고 대기업에 입사하고 유일표는 정치인이 꿈이었으나 연좌제 때문에 재건대 야학교사가 되었고, 유일민은 임채옥이 준 돈으로 서동철의 도움을 받아 술장사를 시작하였고 서동철은 출감한 멧돼지와의 싸움에서 승리하며 확고히 자리를 잡는다. 한번 조연배우 출신 남미미는 서동철에 호감이 있어 잠자리까지 하지만 서동철은 처녀장가를 가고 싶어하며 남미미와 결혼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나복남은 스테인레스 공장에서 일하다 손가락 네 개가 잘리는 바람에 사장에게 복수할 생각만하다가 포기하고 이 사항을 천두만이 서동철에게 얘기하면 부탁하자 서동철이 부하들을 데리고 회사에 가서 백 만원을 받아 준다.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고 하는 것이 이를 보고 한 말인 모양이다. 한강에서 수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그나마 호감이 가는 인물이 서동철이다. 의리도 있고 정의감도 있고 사실 이런 사람들이 여러 사람들의 리더가 되어야 하는데 깡패 두목이 되었다는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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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소설 한강의 이야기는 "잘 살아보세"로 정의되는 70년대를 따라 거침없이 흐르고 있다.
독일에서 당한 간호원들의 인종차별 체험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고 외치며 죽은 전태일의 분신 산업재해로 실직한 나복남에게 비친 구원의 빛 근로기준법 월남에서 뿌린 죄의 씨앗 따이한 가출 10년만에 집에 돌아간 공순이 김명숙 허진의 대기업 입사와 유일표의 재건대 생활 독일에서 김치로 맺어진 광부와 간호원과의 사랑 불어닥친 강남 투기바람과 복부인들의 탄생 갈수록 교묘해지는 정권유지 기법 조폭 서동철의 통쾌한 악덕기업가 혼내주기 개천출신 이규백 검사와 고시낙방생 김선태의 비애 광주이주단지 폭동으로 본 도시빈민문제 4.19세대의 변질 그리고 지식인의 변질 유일표의 고단한 재건대 생활 미래의 패션디자이너 김명숙의 기름밥 친구 출감한 멧돼지의 도전으로 촉발된 서동철의 조폭전쟁 사그라지는 월남특수와 예비군 훈련으로 보는 시대상
역사라기보다 시사라고 보아도 좋은 내 어린 시절의 이야기가 흥미롭지만 서글프게 그려지고 있다. 월남특수로 경제도약의 기반을 닦기 시작하고 일본인들의 기생관광이 시작되고 젊은이들은 공돌이 공순이가 되어 돈벌이에 나섰다. 경부고속도로, 삼일빌딩, 포항제철의 건설현장이 작품에 녹아있고 현대, 대우 등 굴지의 대기업을 연상케하는 기업과 기업인이 등장한다. 어느덧 고속으로 질주하는 한국의 경제발전과 그것을 상징하는 공장과 대도시의 풍경. 거대도시의 그늘속에 감춰진 지친 사람들의 그림자가 비쳐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