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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은 내가 읽은 일본작가의 책중에 두번째로 많이 읽은 책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워낙 유명한 작가이다보니, 작년에 [기사단장 죽이기]의 판권을 따내려는 출판사간의 물밑전쟁도 치열했다고 한다. 그럼 일본 작가중 가장 많이 읽은 책은, 바로 히가시노 게이고이다. 최근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영화로 개봉되면서 다시 베스트셀러 목록에 보이기 시작했는데, 이 작가의 끊임 없는 저작 활동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이 저자의 책은 원서로도 2권이나 읽었다)
내가 하루키의 책중에 가장 먼저 읽은 것은, 특별하게도 [달리기를 말할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이다. 베스트셀러 작가이면서도 규칙적으로 운동을 해내는 모습, 그리고 재즈음악에 대해 풍부한 견해를 갖고 있는 모습이 기억난다. 두번째로 읽은 책은 [노르웨이의 숲], 그리고 환타지의 요소가 더 들어간 [1Q84], 작년에 나온 [기사단장 죽이기]를포함해 딱 4권이다. 하루키의 책을 읽어 가면서 그의 섬세한 성행위 묘사, 그리고 현실적이지 않은 환타지 요소, 그리고 내면을 파고드는 고민같은 것들이 묻어난다고 볼 수 있다. [기사단장 죽이기]에서는 난징학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내세우며, 일본 우익단체에 비난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하루키와 노르웨이 숲을 건다]는 어렸을 적, 하루키의 책을 읽고 그의 책에서 위안받고 살아온 저자가 하루키의 삶을 흝어보는 구성이라고 볼 수 있다. 고베에서 교사의 아들로 태어나고, 책을 좋아하고 음악을 좋아하고, 와세다 대학 다니는 중 결혼을 하고 재즈바를 하다가 책을 쓰고, 신인상을 타면서 본격적인 작가의 길로 접어든 하루키의 삶이 이 책에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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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재즈바를 운영하면서 야쿠르트의 홈구장인 진구구장에서 야구 구경을 자주 봤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날, 평소와 다름없이 야구게임을 보다가 '소설을 한번 써 보자'라는 내면속의 계시를 받고 책을 쓴다. 책을 쓸때 세운 원칙도 특별하다고 볼 수 있다. 첫째. 익숙하지 않은 것을 처음 시도하는 것이므로 그리 어렵게 고민하지 않는다. 둘째. 글은 1인칭으로 쓰고 주인공은 '나'로 정한다. 셋째. 되도록이면 허구를 쓴다. 넷째. 문장은 최소한 세 번 이상 고쳐 쓴다. 다섯째. 자기 변명은 절대 하지 않는다.
재즈바를 운영하면서 야구구경을 하는 그런 습관적인 활동이 그에게 자극을 줬던 것은 아닐까? 재즈바를 들락날락하는 문인들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길로 접어선 그의 갑작스런 내면적인 계시, 그리고 그 계시를 즉각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5천엔(약 5만원)짜리 만년필을 산 그의 결단에 비장함이 서려있다. 그것도 한번도 써 보지 않은 글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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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는 처음으로 쓴 소설이 신인상에 당선되고, 그 이후에 쓴 [노르웨이 숲]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주목받는 작가가 된다. 그러나 그 주목과 함께 문단으로부터의 비난과 여론으로부터도 좋지 않고, 지인들과도 멀어지는 것을 격자마자 작가로서의 회의를 느끼고 이탈리아로 떠나 그곳에서 책을 쓴다. 만약, 일본에 남아서 그런 비판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였다면, 지금까지 롱런하는 작가가 되지 못했을 것 같다. 그는 그 당시의 문단작가들의 생활이 방탕한 것을 보고, 자신은 그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새벽에 기상하고 달리기를 하고 일찍 잠드는 습관을 들인다. 그의 이런 특별한 규칙적인 활동이 그의 작품세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지 않았을까 한다. (창의성을 높이는 활동중에 규칙적인 생활, 산책이 꽤 도움이 된다고 한다. 많은 발견을 하고 이론을 세운 사람들이 산책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은 경우가 많다) 그는 작가로서의 천부적인 기질을 갖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작가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사람이었다.
"글의 소재가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갑자기 여행을 떠나 버린다던가 하는 자극적인 사건을 일으키는 작각들은 솔직히 마음에 들지 않아요. 글쓰기는 이벤트가 아니잖아요. 어쨌든 앉아 있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글이 써져요. 또 그럴 수 있을 거라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도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사실 전 멍하니 앉아 있는 것을 조금은 즐긴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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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는 작가다. 그가 달리기를 잘하고 철인 3종경기도 하지만, 그것은 글쓰기를 오래 하기 위한 운동이다. '작가 하루키'만큼 어울리는 단어는 없는 것 같다.
"글 장사는 힘들지만 굉장히 재미있어요. 나도 여러 가지 일을 해 보았지만 글쓰기만큼 편한 것도 없거든요. 사람들과 억지로 사귀지 않아도 되고, 출근 하지도 않아도 되고,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쉬고 싶을 때 쉬고...또 손님들에게 머리 숙일 필요도 없지요. 이렇게 좋은 일이 또 어디 있겠어요?"
이렇게 말하는 하루키의 말이 모두 진실이 아닌 줄은 모든 사람이 알 것이다. 그는 작가라는 일을 위해 새벽에 항상 일어나 4~5시간을 일 하는 사람이다. 글이 써지지 않으면 글이 써질때까지 멍때리면서 말이다.다. 그가 작가로서 원고 마감시간을 칼 같이 지키는 것만 봐도 그의 투절한 직업정신을 알 수 있다.
하루키는 고베시에서 어린시절을 지내면서 항구를 통해 전해들어오는 많은 원서를 접할 수 있었고, 사전을 펼쳐가며 읽어가며 영미문학에 재미를 붙였다. 이후에 작가이면서 번역도 열심히 하고 있는 작가이다.
작가는 하루키의 소설을 통해 성장했다고 하는데, 하루키의 소설뿐만 아니라 하루키의 삶 자체가 충분히 모범이 될 만한 것이다. [하루키와 노르웨이 숲을 걷다]라는 제목이 그것을 말하지 않을까? 젊은 날의 고민, 그 상실의 시대를, 하루키가 겪었던 것처럼 저자도, 우리도 겪었다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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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에서 오랜만에 하루키 관련 신간을 발견하고 얼른 구입하였다. 하얀 바탕에 초록색 숲 이미지의 책 제목이 올라와있는 표지는 일단 합격점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을 따라 해외의 여러곳을 돌아다녀야 했던 저자 임경선(캣우먼)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광팬임을 자처하며 여러 책과 글에서 수집한 자료들을 리믹스하여 하루키의 '하드보일드 라이프 스토리'를 보여주고 있다.
하루키 소설에 등장했던 음악, 장소, 주제를 다룬 책은 많이 봤지만 이 책은 하루키라는 책 한권을 통틀어 작가 자체에 대해 다루고 있다는 점이 새롭다. 그래서 '다큐멘터리 무라카미 하루키'라 할만 하다. 하지만 나처럼 하루키 관련 서적이라면 죄다 찾아 읽는 광팬이라면 이 글도 어디선가 읽었고 저 내용도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꼭 읽었던 책을 또 읽는듯한 느낌이었다. 이제 막 하루키 작품에 빠져든 사람들이 읽으면 그의 작품 이해에 도움이 될 것 같은 책이다. 표지 디자인이나 내용 편집, 삽입된 삽화 모두 마음에 들었지만, 줄곧 하루키 이야기만 하다가 아주 가끔 등장하는 저자의 경험이나 생각은 오히려 생뚱맞게 느껴졌다. 게다가 책 후반에 실린 인터뷰를 보며 인터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하루키가 왠일로 인터뷰를 해주었나 했는데 역시나 가상인터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속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하루키 관련 신간이 뜸한 요즘 그에 대한 관심을 공유할 수 있는 일본어에 능통하고 글 잘 쓰는 광팬이 직접 쓴 이 책이 참 반가웠고 오랜만에 주말을 즐기며 여유롭게 읽을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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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작가를 안다는 것과 그 작가의 책을 읽었다는 것은 분명 다른 얘기이다. 어쩌면 숲을 보는 것과 나무를 보는 것의 차이쯤으로 비교될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한 그루의 나무만을 봐 왔다면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숲을 보게 해주는 책이 바로 임경선 작가의 '하루키와 노르웨이 숲을 걷다'라는 하루키의 라이프 스타일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은 신간이다.
하루키는 소설가로 등단하기 전에 7년간을 12시간 중노동을 하는 재즈카페 주인이였으며 어느 날 야구장에서 야구 경기를 보다가 뜬금없이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그 후 늦은 밤 카페의 문을 닫고 아내 몰래 쓴 첫 단편으로 받은 신인문학상이 그가 소설가가 된 이유가 된다. 몇 편의 소설을 쓴 후 노르웨이 숲이라는 밀리언셀러를 출판하고 보수적인 일본 출판계의 비평과 우정을 잃는 등의 유명세를 치른 뒤 그는 일본을 떠나 생활하게 되며 이후 고베 지진 이후 일본인 작가로서 사회적 책임감을 느껴 일본으로 돌아가게 된다. 책에는 그가 어린 시절 부터 취미생활이였던 미국 소설책 번역이 그의 작품 활동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자세히 얘기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충분히 이해가 가는 부분이기도 하다.
책의 백미는 아무래도 책의 중간에 나오는 하루키와의 '대담 형식'으로 '하루키 스타일'을 설명한 부분이 아닐까 하는데 하루키식 글쓰기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하루키의 가장 특이한 점은 그가 소설가에게 있어 '상상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작품활동을 하면서 사전답사를 거의 안하며 책을 탈고한 후 확인차 한 번 방문할 뿐이라고 한 점이다. 그의 그런 글쓰기 방식은 내가 기존에 알고 있던, 주인공이 입은 옷이 그 시대 유행과 맞는가 하는데 까지 세밀히 신경을 쓰고 사전답사를 중요시한 안정효나 조정래씨의 글쓰기 방법과는 완전히 배치되는 점이 흥미로웠다. 또 다른 작가는 작가에게 있어서 상상력보다 기억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역설한 것을 읽은 적이 있는데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가는 소설이라는 나무가 자라게 하는 토양에 비유될 수 있고 그 나무에 피는 꽃의 빛깔과 향기에 영향을 미치리라.
저자 임경선은 여는 글에서 왜 하루키에 대해 글을 쓰게 되었냐고 묻는다면 '그저 그래야 될 것 같았고 또 너무나 그러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할 정도로 하루키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데, 그녀가 이 책을 쓰기 위해 참고한 문헌의 방대한 양을 보면 이 책이 지금까지 나온 하루키에 대한 책들 중 그의 라이프 스타일에 가장 근접한 책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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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건 ‘질 걸 빤히 아는 게임’을 하는 것과 같아요. 빠르던 늦던 우린 언젠가는 쓰러져 죽으니까. 존 어빙도 ‘인생은 불치병일 뿐이다’라고 말했잖아요. 어찌되었거나 빤히 진 걸 안다면 규칙을 지켜 제대로 지는 것도 후회가 되지 않을 듯합니다. 아마 주인공들도 몸소 그렇게 실천하고 있겠죠? –p169
무라카미 하루키의 라이프 스토리
하루키와 노르웨이 숲을 걷는다고?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저자가 하루키와 노르웨이 숲을 진짜 걸었던 것은 아니었고, 저자의 가상 인터뷰를 포함해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문기사나 기존 인터뷰를 토대로 저자가 재구성한 책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 북극성이었다면, 무라카미 하루키는 저자의 ‘북극성’이었노라는 찬사와 함께 말이다.
평소 하루키의 에세이를 즐겨 읽다보니, 이 책에서 새삼스러운 것을 기대하긴 어려웠지만, 또 그의 라이프 스토리에 대해 한꺼번에 읽는다는 장점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한가지. 무라카미 하루키는 <해변의 카프카>를 쓰기 위해, 180일간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5시간씩 글을 썼다고 한다.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는 순간에도 집중을 위해 노력하거나, 멍~하니 앉아있다 보면, 어떻게든 쓰게 되어 있다고. 심지어 글을 쓰기 전에 사전 구상을 하는 것도 아니고 작가의 상상력이 우선이기 때문에, 배경이 되는 장소로 사전 답사를 가는 것도 아니라고.
‘소설’이란, 창의력의 산물이 아니라, 성실함의 산물일까? (* 흠, 나도 이런 것은 잘 할 수 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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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와 노르웨이 숲을 걷다/임경선/뜨인돌 15살에 우연히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처음 읽은 이후 20년간 하루키의 책과 함께 해온 저자가 자신의 우상에게 바치는 ‘헌사’이다 내가 하고 싶던 일을 먼저 해 버린 사람들이 있어 실망한 경험이 더러 있다. 이 책이 딱 그런 책이었다. 2008년 3월 『상실의 시대』를 시작으로 2010년 11월에 『약속된 장소에서』에 이르기까지 2년 반에 걸쳐 하루키를 일독한 후 하루키론을 한번 써 보려고 생각했는데 같은 생각을 가진 광 팬이 있어 먼저 써 버렸다. 왜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해 글을 쓰게 되었냐고 누군가가 묻는다면, 나는 ‘그저 그래야 될 것 같았고 또 너무나 그러고 싶었기 때문에’라고 대답할 것이다.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것은 내 인생의 당연한 수순이었다. - 8p 하루키의 성장기와 작가 하루키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작품 속 하루키만의 스타일 등을 그의 작품과 각종 인터뷰 자료 등을 분석하여 놓았다. 저자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하루키의 흔적을 찾아 직접 일본까지 찾아가 보는 열성을 보이기도 하였다. 이 정도는 되어야 하루키를 말하는 책을 쓸 자격이 째즈 카페 “피터 캣”의 주인장으로 살던 하루키가 야구 경기를 관람하다가 문득 하늘이 내린 계시처럼 ‘그래, 뭐가 뭔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소설을 한번 써 보자’라고 결심한 후 첫 소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군조신인상을 받고 그로부터 2년 뒤에 전업 작가의 길로 접어들었고, 피츠제럴드를 비롯한 미국 작가들을 탐독하며 번역을 즐겨하였던 그의 소설은 기존의 일본 소설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로 태어났으며 『상실의 시대』로 불거진 “하루키 현상”과 기성 문단과 융화하지 못하던 이 책은 하루키의 작품에 대한 많은 의문들도 해소시켜 해 주었다. 주인공 대부분이 부모들과의 관계가 좋지 않았던 것은, 기대치가 높았던 하루키의 아버지에 대한 심리적인 압박과 반발 심리 때문이라는 것과 그들이 독신이나 이혼남인 경우가 많은 것이 순탄치 못한 결혼생활 때문이 아닐까 하는 우려는, 아내 요코가 조언자의 역할까지 톡톡히 해주고 있다는 글을 심플하고 쉽게 읽혀지는 하루키의 글이 손쉽게 씌어졌을 것이란 무지한 시각은 저자가 하루키와의 가상 인터뷰의 형식으로 꾸며 놓은 글이 깨우쳐 준다. 필자: 그렇다면 멋진 문장을 어떻게 쓸 수 있을까요? 하루키: 간단합니다. 방법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좋은 문장을 쓰려면 몇 번이라도 반복해서 읽고, 또 읽고, 수정해야 합니다. 좋은 글의 원칙은 ‘수정, 수정, 또 수정!’입니다. 필요한 만큼, 납득할 수 있을 때까지 수정해야 합니다. 필자 : 수정 작업을 조금 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하루키: 특별한 방법은 없습니다. 싫더라도 이를 악물고 읽고 또 읽어야 합니다. 물론 수정 전에 글을 숙성시키기 위한 시간 배분도 적절히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수정할 곳이 훨씬 더 잘 보이거든요. 가끔 잡문에 가까운 서평을 써 놓고 다시 읽으면서 창피스러움을 넘어 자신에 대한 경멸감까지 감당해야 하는 나의 고통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미천한 글재주 때문에 겪은 나만의 수치스러움이려니 하였는데 하루키 역시도 그러한 힘든 과정을 거쳐서 예리한 리듬 감각과 유머가 있는 심플하고 읽기 쉬운 문장이 나온다고 하니 죄송한 마음과 함께 스스로에게 조금은 위로가 된다. 좋은 문장에 관한 하루키의 사전적인 지론은 기본의 중요성을 화려한 미사여구보다는 단순하고 알기 쉬운 단어를 사용해서 글을 만들어 내는 것이 좋은 글의 기본이자 ‘친절한 글쓰기’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엄격한 생활과 체력을 유지하기 위한 하루키의 노력 또한 그의 글들이 뼈를 하루키라는 작가 속에서 오래도록 침잠하게 될 것은 하루키가 존경하여 작가 사후에 작품을 번역해서 ‘헌정’했던 레이먼드 카버의 작품을 읽으면서 그의 새로운 작품을 기다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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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임경선씨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유희열이 진행하는 라디오 음악프로그램에서였습니다.
예전에도 캣 우먼, 연애 컬럼니스트 등의 수식어로 그녀의 존재를 어렴풋이 알고 있긴 했지만 별 관심이 없었다가 그녀가 직접 라디오에서 상담 코너를 진행하는 것을 보고 시원시원, 쿨하면서도 속이 깊은 사람이라는 좋은 인상을 받았어요.
그런 그녀가 제가 좋아하는 하루키에 관한 책을 냈다고 해서 호기심에 읽게 되었는데 생각한 것 이상으로 사랑스러운 책입니다.
하루키의 일상, 습관 등에 대해서는 그가 직접 쓴 에세이 등을 통해 간간히 접할 수 있었지만 그에 관한 기사, 인터뷰 등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갖가지 자료를 통해 그의 라이프 스타일, 가치관, 글 쓰는 방식 등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집대성해서 책을 드는 순간 끝까지 책장을 덮을 수 없게 합니다.
하루키에 대한 애정과 그녀의 어학실력, 쉽고 편하게 글을 쓰는 재능의 3박자가 갖추어진 좋으 책이라고 생각해요.
인간 하루키, 소설가 하루키의 팬이시라면 꼭 소장할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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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저자의, 그것도 저자와 내가 공통으로 좋아하는 작가에 대한 글을 읽는 건 참으로 귀하면서도 특별한 경험이다. 임경선이 쓴 무라카미 하루키 평전 <하루키와 노르웨이 숲을 걷다>가 나에게는 바로 그런 책이다. 그야 무라카미 하루키는 노벨문학상 후보로 매년 거론될 만큼 명성이 높고, 우리나라에서도 대중들은 물론 심지어는 (콧대가 높기로 유명한) 작가들마저도 하루키 팬임을 '커밍아웃'하는 실정이다보니 드문 일이 아닌지도 모른다.
하지만 임경선만큼 하루키에 대한 '팬심' 내지는 '덕후심'이 넘치는 작가를 나는 아직까지 본 일이 없다. 잘 모른다면 몇 달 전에 공개된 민음사 팟캐스트 <하루키 라디오>를 들어보시길. 하루키의 광팬임을 자처하는 사람들 속에서 그녀는 존재감을 빛냈다. 대부분의 출연자들이 팬이라면 누구나 떠들 수 있는 평범한 정보와 소설에 대한 감상으로 일관한 반면, 임경선은 절판 또는 국내 미출간 등의 이유로 국내에는 소개되지 않은 책들에 대한 정보, 하루키의 지인들을 수소문하여 얻은 'A급 정보', '욘사마'의 흔적을 찾아 한국에 오는 일본 아줌마들처럼 하루키의 고향을 비롯하여 그의 발길이 닿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에 직접 들렀던 경험까지 '깨알같이' 소개해주었다. 하루키 책에서 좋아하는 대목이라며 유유히 원서를 낭독하던 그녀의 자태란! (팟캐스트라서 모습을 보지는 못했지만.)
책에 대한 이야기로 다시 돌아오면, 최근에 하루키에 대해 쓴 다른 작가의 평전 비스무리한 책을 읽었지만 이 책은 작가의 애정과 정보 면에서 수준이 확연히 다르다. 책 자체는 두껍지 않지만 하루키의 성장기와 작가로서 데뷔하고 성공하기까지의 이력, 문학관, 라이프스타일 등 중요한 내용들이 알차게 담겨 있다. 가정 환경과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 읽는 것이 많았고, 데뷔 이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일본 문단과 출판계에 대한 불신감, 외국 작가들과 교류하면서 받은 영향 등은 어렴풋하게만 알고 있던 내용이라서 이번 기회에 제대로 알았다.
하루키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그는 하루 몇 시간씩 운동하는 시간으로 떼어놓고, 마라톤으로도 모자라 트라이애슬론에도 도전할만큼 운동에 열심인 것으로 유명하다. 전에는 그저 건강 때문에 운동에 열심인 줄 알았는데, 저자의 해석은 다르다. "운동이 가져다준 몸의 긍정적인 변화는 작가로서의 삶도 놀라울 정도로 바꿔 놓았다. ... 덕분에 문장의 호흡도 길어지고 문체에는 힘이 붙게 되었다. ...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의 경우 호흡이 딱딱 끊어질 만큼 짧고 가파랐다면 <태엽감는 새>의 호흡은 훨씬 길어지고 깊어졌다." (pp.172-3) 작가의 체력이 작품에도 영향을 준다니!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체력에도 신경을 써야겠다. 그는 일상생활도 금욕적이다 싶을 만큼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나는 TV도 안 보고 빨리 자고 빨리 일어납니다. 운동도 하고 되도록이면 바람도 안 피죠. 이런 건 결국 형식일 뿐이지만 이 형식이야말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p.178) 하루키가 소설에서 흔히 그러듯 마지막 문장의 글자마다 점을 찍고 싶은 기분이다. 작가의 체력이 작품에 영향을 주는 것처럼, 이런 스토익한 생활 역시 하루키의 작품을 그토록 담백하면서도 짜임새있게 만들어주는 게 아닌가 싶다.
2007년에 나온 책이니 그 후 6년 동안 업데이트된 정보로 개정판 또는 후속판을 내실 생각은 없으시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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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보면 살짝 나와 하루키가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다. 난 남들이 다 한다고 무조건 따라하지 않는다. 시도할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냥 내가 땡겨야 할 뿐...
전철에서, '해변의 카프카'녹색이나 푸른색을 들고 다니던 대딩, 직딩들을 수없이 봤을때도,
그리고 하루키 책은 무조건 구입해서 서가에 꽂아놓는 것이 작은 행복이라는 선배가 있었는데도, 하루키 책을 읽어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근데 우연찮게 이 책을 읽어보니, 하루키 책을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옛날 책이 더 재밌단다.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로 시작해볼까나...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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