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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이라면 분명히 지금보다는 옛날이다. 그래서 나는 옛소설을 읽는 기분으로 읽었는데, 내용들이 어쩐지 옛스럽지가 않다. 눈에 보이는 세상은 일 년 만에도, 한 달 만에도 확확 바뀌는 게 보일 지경인데,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삶의 속살들은 쉽게 바뀌지 않는 것일까,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해 보인다.
내가 특별히 이 책에 관심을 가진 것은 작품이 실린 7명의 여자 작가 중에 이미 알고 있는 권지예, 윤성희의 글을 읽고 싶었기 때문이다. 8년 전 그녀들은 어떤 글을 썼을까, 세상과 어떻게 마주하고 있었을까, 궁금했다. 혹시라도 더욱 매력적인 작가를 만나볼 수나 있지 않을까 기대도 하면서.
다 읽고 나니, 내 기대만큼은 아니구나 싶었다. 소설은, 특히 단편소설은 작가나 독자의 취향이라는 게 있을 수 있고, 서로간의 궁합이라는 것도 있다고 믿는 편이므로, 나와는 그다지 맞지 않는 모양이다 싶은 생각으로 그쳤다. 혹시 책이 나온 2001년에 바로 읽었더라면 괜찮았을까.
너저분하고 구질구질한 삶의 조각들이 나는 왜 싫기만 한지. 동정심도 안 생기고 분노가 이는 것도 아니고, 그저 소소한 짜증만 느껴지는 분위기들. 단 한 편이라도 건졌으면 좋았으련만. 아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