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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그것에 대한 물음으로부터 출발한 사진들.. 그리고 그 사진을 이야기하고 싶은 호기심으로 엮어진 책..
아름다운 풍경, 순간의 영원함.. 사진이 가진 그 묘한 능력을 일상의 일부분을 찍어보는데서 평범하지만, 쉽게 스치고 마는 것들에 대한 눈길보내기.. 제목처럼.. 그리고 서문의 연암 박지원 일화처럼.. 수십년 만에 눈을 뜬 장님이 자신이 늘 걸어다니던 거리를 밝은 눈으로 구경하게 되었지만, 집으로 가는 길을 잃어버려 울고 있던 그에게 박지원이 던진말 한마디 "도로 눈을 감고 가시오" 우린 일상을 스치면서 살지만, 어느 순간 그것들이 낯설기도 하다.. [인상깊은구절] 연암의 이야기는 감각 혹은 일상에 관해 흥미로운 시사점을 던져준다. 그 장님처럼 우리는 사물을, 거리를, 세상을 '본다'. 그러나 사실은 '보지 않는다'. 집을 찾아가야 하는 장님의 눈과 디자이너의 눈은 다르가. 누군가가 보는 것을 또 다른 누군가는 전혀 보지 않는다. 누군가가 일상이라고 믿는 어떤 것을 다른 누군가는 다자인이라고 하고 또 누군가는 시(時)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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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주의자라는 거창한 말까지는 붙일 수 없을지라도,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작품은 전부 읽으려고 노력한다. 김영하도 그 리스트에 속하는 작가중의 한명이다. 책을 받아본 순간 사진집이라기엔 너무 답답한 작은 크기에 실망했고, 책을 펴든 순간 몇쪽 밖에 없는 김영하의 글에 좌절했다. 그나마 어떤 글은 이미 김영하의 다른책(아마 <포스트잇>같다)에서 본글이었다. 유명작가의 이미 출간된, 그러나 별로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에는 뭔가 이유가 있다는 걸 다시 확인하게된다. 그렇다고 실려있는 사진 작품들을 혹평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단지 내가 기대했던 것과 어긋나 좀 실망햇다는 것일뿐. 길거리나 까페 같은 곳에 들어가면 쌓여 있는 커다랗고 두툼한 무가지들에 실려있는 사진들 보기를 즐기는 분이라면 한번 사보시길. [인상깊은구절] 친절한 말 한 마디에 총을 곁들이면 좀더 많은 걸 얻어낼 수 있다.포스트잇> |
| 대중매체와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이미지에 힘이 실리고 그 반대 급부로 문자언어가 쇠퇴하게 되었다고들 한다. 어떤 이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각각이 가진 장점과 특징이 있듯이, 문자와 이미지는 대립되어야 할 관계가 아니라 화해하고 공존해야 한다고 하기도 한다. 문자와 이미지는 문법이나 존재방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공존할 수 없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아무튼 이런 세태 속에서 지루하지 않고 톡톡 튀는, 새롭고 참신한 소재와 방법으로 글을 써 온 소설가 김영하는 단국대학교 시각디자인과 4학년 학생들과 함께 책 하나를 만들었다. 문자만 독주하지도 않고 이미지만 범람하지도 않는, 문자와 이미지가 소통하면서 일상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일상"이라는 책이다. 그렇다고 김영하라는 소설가가 자신의 느낌을 사진을 보고 적어내려간 것은 아니고, 기존의 문학작품이나 글들을 인용하여 이미지와 문자간의 의사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다루어진 소재부터가, 존재감도 느끼지 못한채 많은 날을 무수히 스쳐지나갔을만한, 어떻게 보면 사소하고 어떻게 보면 친근하기도 한 것들이다. 사소한 소재가 예술 사진처럼 한껏 의미를 품고 눈 앞에 떡 버티고 있으니 생경할 만도 하고, 그런 점에서 의미 없이 지나치던 일상을 새롭게 재인식하자는 작업의 취지가 성공한 것이 아닐까? 글자만 가득한 책들을 읽다가 지쳤다거나, 이동하는 시간을 그냥 버리기 아쉬운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이런 책은 보는 사람이 얼마나 마음을 여느냐에 따라 받아들일 수 있는 정도도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는 이 책에서 이미지와 문자가 대화하는 소리를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