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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1997년에 출간되었다가 2007년에 이르러서 개정판이 나온 로빈 베이커의 <정자전쟁>은 10년의 세월 동안 빛바래고 구태스러워진 것이 아니라 여전히 위험하고 선정적으로 비친다. 꼭꼭 숨겨야 안심이 될 것 같은 구석지고 음습한 성까지 정중앙으로 끌어내 학술적인 측면으로 객관화하고 있는데, 10년 전에는 미성년이었고, 10년이 지나서는 별다를 게 없는 상식적-그리고 무지한- 성의식을 가진 본인을 비롯한 이들에게 읽는 내내 불편한 감각을 불러일으키게 될 듯싶다.
일부일처로 살아가는 대다수의 부부들은 매 자녀의 출산당 약 500회의 성관계를 갖는다고 하는데, 수태가 목적이 아닌 주기적 성관계는 정자전쟁과 무슨 연관이 있는가? 정자전쟁이란 여성의 자궁경부에 다른 남성의 정자를 물리치고 자신의 정자로 난자를 수정시키려는 종족보존을 위한 치열한 각축전을 말한다. 여성은 배우자가 아닌 외도로 만난 남성과의 단발적인 성관계에서 수태할 확률이 높은데, 주기적 성관계를 맺는 남성들은 이 정자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방어책으로 배우자인 여성들에게 자신의 정자부대를 채워 넣는다(그리고 여성의 신체는 애인의 정자부대를 편애하도록 배려할 수도 있다)고 로빈 베이커는 말한다. 일상적인 부부들의 성적 트러블, 스와핑, 양성애, 배타적 동성애, 강간, 집단성교, 매춘, 자위행위, 오르가슴, 외도를 숨기는 효과적인 방법 등등. 쉴 새 없이 독자들에게 몰아치면서, 인간의 거의 모든 성행위의 범주를 정자전쟁의 일환으로 풀어내는 저자의 일관된 서술방식이 때로는 책을 덮어버리고 싶을 만큼 왜 그렇게 껄끄러웠나 생각해보게 된다. 반윤리적이고, 명백한 범죄행각인 성행위에서조차 종족보존의 측면에서 분석하고 있는 그 철저한 사명감이 불편했던 것이 아니라, 의사다큐멘터리 형식을 취해 사례를 검증해나가는 방식에 대한 반발심리 때문이었다. 심심찮게 터져 나오곤 하는, 유명 칼럼니스트들이 실제의 조사 없이 사례들을 조작해 칼럼의 논지들을 한 치의 오차 없이 검증해나가는 것은, 명백하게 직업윤리를 저버린 행동이다. 그러나 로빈 베이커는 이미 서문에서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사례들이 주변인과 자신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재구성으로 완전한 픽션이라고 당당히 밝히고 있다. 픽션 이상으로 과격하고 적나라한 실제 상황들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겠지만, 재구성이라고 밝혀진 책임 소재면에서도 자유로운 장치들은 실례이상으로 생생하게 다가오고 있으니 자못 교활한 면모가 없진 않다. 정자전쟁은 다시 말하지만, 사회적으로 용인되고 윤리적으로 인정받는 일정 기준을 준수하는 성행위에서 오는 상식적인 개념이 아니다. 오히려 종족보존율을 최대한으로 높이는, 자신의 유전자를 가진 후손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힘껏 퍼뜨리면서도 양육의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는 정자전쟁의 승리자들에게 월계관을 준다. 외도의 상대방을 임신시켜 그 남편에게 양육케 하는 것, 남편의 존재는 장기적 배우자 관계에는 적합할지 모르지만 유전적으로 더 마음에 끌리는 정부에게 정자전쟁에서 우세하도록 편애하는 것, 양성애 관계를 맺는 것이 외도를 효과적으로 은폐할 수 있는 것, 일찍이 동성애적 행위에 눈 뜨는 조숙한 아이들이 정자전쟁에서 승리할 확률이 높다는 것 등등. 정자전쟁이 추구하는 목표는 자신의 유전자를 가진 후손을 가장 많이 갖는 세대 쟁탈전에서의 승리이지 사회의 통념에 안주하는 것이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정자전쟁>은 최대 다수의 후손들을 위해 반사회적인 행위들을 습득하고 효과적으로 수행하라는 것을 설파하기 위한 책일까? 최종장에 실린 최후의 정자전쟁의 승리자는 역설적으로도 일부일처를 통해 무수히 많은 후손들을 많은 부부이다. 모든 것은 가능성의 문제이다. 정자전쟁을 야기하는 상당수의 책임은 여성에게 있으며, 여성은 외도를 추구하도록 생물학적으로 설정되어 있다고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빈틈없는 각도에서 검증하고 있는 이 책을 통해 2007년의 우리는 대체 무엇을 얻고, 변혁을 이루어야 하는가. 현상을 바로 이해하는 것과 현상을 억제하기 위해 의식화하도록 하는 것은 불가능하단 말인가? 어렵사리 읽어낸 책을 통해 느꼈던 혼란스러움과 불편한 감각은 앞으로도 10년간, 그리고 또 10년간... 인간이 인간으로 존재하는 한 치열하게 계속 되리라는 선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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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섹스"가 양지로 올라왔다고 봐도 될것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의 노출도 섹스장면도 많아 지고, 수위도 높아져 가고 있다. 많은 아이돌 그룹들이 다양한 패션으로 자신들의 매력을 보여주지만 궁극적으로 통하는 이미지는 "섹시함" 아니던가. 그에 따라 첫 성경험 연령도 대폭 내려갔고, 미혼남녀는 말할 것도 없고 청소년사이에서의 성경험 비율도 상당히 올라갔다. 이런 추세에 대해서 많은 분석이 있다. 경제적으로 자유로와진 여성들이 사회에 참여를 많이 하면서 섹스에 대해 보수적인 생각이 완화됬다는 분석도 있다. 이제 여자들은 경제적 안정이나 사회적 영향력을 위해 남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런 것들은 스스로 이룰수 있다. 따라서 섹스의 값어치를 높이 유지해야 할 다급한 동기가 없다.-헤나 로진 남자의 종말에서 하지만 이 책 정자전쟁은 저런 사회학적인 설명은 전혀 없다. 모든 섹스가 종족 번식의 본능이라는 것이다. 남자는 자신의 정자를 최대한 성공적으로 퍼트리기위해 많은 행위를 하고, 여성은 좋은 정자를 받아들여 보다 좋은 환경에서 그 정자를 키우기 위해 노력을 한다는 것이다. 그에 맞춰 우리의 몸도 진화해왔다. 남자의 몸이 원하는 일은 상대의 몸속에 많은 정자를 존속시키는 것이다. 여자의 몸이 원하는 일은 의식적으로건 무의식적으로건, 남자가 언제 자신에게 사정하는 것이 좋은지를 헷갈리게 하는 것이다.~~~암컷은 번식기를 숨겨서 수태 시기와 상대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하려 한다. 이런 일관된 주제하에서 다양한 섹스가 나온다. 평범한 부부의 섹스, 바람피기, 강간, 가정폭력, 청소년의 섹스, 원조교제, 집단섹스 등등.. 하지만 그런 행위들에 대해서 선과 악에 대한 옳은 행동이다 옳지않은 행동이다 이런 평가도 내리지 않는다. 모든 행위를 종족번식의 본능에 입각해 설명할 뿐이다. 참으로 특이한 책이다. 그리고 섹스에 대한 해부학적인 설명이 담담하게 다큐멘터리처럼 나오는데 일반적인 상식을 넘는 새로운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리고 왠만한 로맨스책보다 더 야하고 노골적이다. 정말 특이한 책이지만 읽어 볼만한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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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전쟁’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동서양을 막론하고 개인의 사생활, 특히 성생활이 일반 대중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꺼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 책은 직설적으로 성생활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그 묘사 자체가 거의 포로노그라피 수준이라고해도 좋을 정도다.
그렇다고 이 책이 외설적인 것은 결코 아니다. 있는 사실 그대로를 묘사하다보니 그렇게 느껴지는 측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이 책이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것은 성을 밝은 곳으로 끌어내어 우리들의 모습을 제대로 보고자 하는 것이다.
이미 10여년 전에 출간되어 국내외적으로 많은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책으로, 국내에서는 절판되어 구할 수도 없었던 책이었다. 과학자이자 성 생물학 분야의 작가인 지은이 로빈 베이커는 학문적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대중과학서로 이 책을 발간하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견해에 따라 아주 상반된 생각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는 지은이가 던지는 주제의 적나라함으로 인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이제껏 이루어지던 성담론과는 사뭇 다른 아주 직설적이고 도발적인 내용이라는 것이다.
한 부부의 주기적 성생활을 시작으로 자위행위, 몽정, 남녀간의 외도, 혼음, 스와핑 등 인간의 성과 관련된 모든 것들이 장면이라는 타이틀을 빌어 아주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이러한 점은 어떤 면에서는 이 책이 가지는 장점에 속할 수도 있지만, 역으로 오히려 단점으로도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러한 장면 장면의 묘사를 통하여 지은이는 과학적 접근과 아울러 그러한 상황에서의 인간의 심리상태와 사회상, 문화권간의 차이, 다른 동물들과의 비교를 통해 인간의 성생활이 가지는 의미를 파악하고 있다.
적군을 때려잡는 정자잡이, 적군에게 달라붙어 앞길을 가로막는 방패막이, 수억 마리 아군의 충성스런 복무에 힘입어 수정에 성공하는 난자잡이. 이들이 바로 정자 부대의 정예부대원들이다. 이러한 정자들은 자신의 종족을 보존하기 위하여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여자들은 최상의 조건을 지닌 유전자와 결합하여 자신의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한다. 이러한 지은이의 설명은 다양한 장면들을 통해 더욱 구체화된다.
성과 번식은 사람들의 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그렇게 쉽지 않은 문제다. 그런데 최근 영화 ‘죽어도 좋아’에서는 우리들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노년들의 성생활을 담아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그만큼 어떤 면에서는 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하지만 먼저 그 주제를 끄집어 내기가 힘이 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이 책은 벌써 10여년 전에 성에 대한 거침없는 이야기를 토해낼 정도로 선구자적(?) 역할을 수행하였던 것이다. 파격적인 내용으로 인해 책에 소개된 것들 중에 선뜻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많은 게 사실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보는 각도에 따라 이 책에 대한 평가가 다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책을 통해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성에 대한 선정성을 벗어 던지고 인간 생활의 일부분으로 건강한 성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볼 수는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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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는 7년이라는 기나긴 세월을 굼뱅이로 지낸다. 습하고 어두운 땅속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여름 한 철 불꽃과도 같은 정열을 불사르다 죽어간다. 매미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한 철뿐이다. 그 시간동안 목청이 터져라 암컷을 유혹하고 온몸을 불사르듯 번식을 하고는 끝내 생애를 마감하게 된다. 그것은 의식이라고 표현해야 한다. 단지 본능이나 번식을 위한 교미라고 말하기에는 그들의 인고의 시간들이 너무도 숭고하다.
불륜, 성적 갈등, 침실의 각축전이라는 표현이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정자전쟁(sperm wars)이라는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순전히 언론탓이었다. 주말판 한켠에서 발견한 책의 내용은 그동안 금기시 되어왔던 부분들이었기에 관심과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여성은 외도 직후 배우자와 성관계를 가져 부정을 덮으려 한다. 그러나 남성이 외도한 직후엔 사정할 만큼 충분한 정액을 만들어낼 수 없다' 흡사 선데이서울이나 성인주간지에나 나올법한 내용을 과학적인 실험결과를 통해 확인해 준다고 하니 상식을 넓힐 기회도 될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더불어 서두에서 의식이라고까지 승화시켰던 매미의 본능과 같은 감동도 얻게될 줄 알았다. 하지만 정말이지 그때는 미쳐 몰랐다. 이 책이 단 한페이지를 넘기기가 이리도 힘든 책이었다는 사실을 그때는 미쳐 몰랐다. 그런 이유로 서평을 작성한 기자들이 이 책을 직접 읽고 그러한 글을 썼을리가 없다. 그들은 어떻게 이렇게도 재미없는 책에서 그렇게도 재미있는 부분을 뽑아서 소개해낼 수 있었을까. 역시 기자의 통찰력은 일반의 그것과는 다르기 때문일까? 남자가 성관계 중 사정할 때 배출되는 정자의 수는 무려 수억 마리. 이 중 실제로 난자에까지 접근하는 ‘난자잡이’는 1%가 되지 않으며 나머지 99%는 ‘정자잡이’와 ‘방패막이’ 지원부대로 구성되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여자가 외도했을 경우 자궁 안에서는 두 남자의 정자 수억 마리가 뒤엉켜 독을 뿜는 등 실로 살벌한 전쟁이 벌어진다는 것. 가상의 성생활 상황을 먼저 묘사하고 뒤이어 이를 과학적으로 설명해나간 이 책은 정자전쟁의 이유와 양상을 담은 한 편의 은밀한 탐사보고서이다. 저자는 인간이 성생활을 하는 목적은 ‘자신의 유전자를 물려받는 후손을 많이 남기고자 하는 종존보존 본능’ 때문이라고 단언한다. 이를 위해 남자는 여자의 몸속에 더 많은 정자를 투입하며 여자는 최상의 유전자를 공급해줄 정자를 찾으므로 정자전쟁은 필연적이라고 주장한다. 인간은 태어나기 전부터 엄마 뱃속에서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는 셈이다. 일부 성묘사가 아슬아슬하다. 이학사 발행. 1만8,000원. (주간한국) 옮긴이가 전하는 초판 당시 독자의 반응 하나. "아내가 볼까 봐 몰래 읽었다." 책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 중 한 구절. "여자의 애인은 삽입 행위를 몇 번 하지 않고도 여자의 질 안에 자신의 정액고를 비축했다." 상상은 금물. 이것은 성애 소설이 아니다. 정자전쟁(로빈 베이커)은 '불륜,성적 갈등,침실의 각축전'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대중과학서. 외도하고 싶은 욕구와 아이를 원하지 않으면서도 느끼는 성욕과 자위행위와 오르가슴. 그 모든 것을 여자의 난자와 수정하기 위해 두 명 이상 남자의 정자가 벌이는 치열한 '정자전쟁'의 과학적 결과라고 외친다. 그 '과학'은 이렇다. 여자의 신체가 동시에 두 명 이상 남자의 정자를 보유하고 있으면 두 무리의 정자 사이에는 여자의 난자를 수정하여 포상을 받기 위한 쟁탈전이 벌어진다. 남자가 사정할 때는 수억 마리의 정자를 배출하는데,수정력이 있는 엘리트 난자잡이는 1%에 지나지 않고 나머지는 다른 남자의 정자를 때려잡는 정자잡이,적군에게 달라붙어 앞길을 가로막는 방패막이 등 전투기능에 충실한 불임성의 자살특공대라는 것이다. 결국 남자는 여자에게 달려들게 돼 있고 여자는 바람을 피우게 생물학적으로 설정돼 있다는 주장이다. 발간 당시 지은이조차 상상하지 못했던 가장 많았던 반응이 '고맙다'는 것이었단다. 나도 모르게 욕망하면서도 죄의식을 느끼는 성적 행위들이 과학적 근거를 갖고 있다는 설명에서 위안을 받은 사람이 많았다는 말이다. 물론 당시 미국의 한 방송국에서는 '정자전쟁'의 핵심 이론을 차분하게 설명하는 지은이의 말을 끊고 음악을 내보내는가 하면 바람기를 정당화한다는 집중포화를 받는 등 논쟁을 일으키기도 했다. '자연이 시키는 대로 살자'는 게 지은이의 주제라는데. 어쨌든 "아내가 볼까 봐 몰래 읽었다"는 남성 독자가 현명했다는 건 알겠다. 하나 더. 선데이타임스가 "올해 읽은 최고의 픽션"이라고 했던 각 장 머리의 가상 섹스 장면들은 과학책에서 가장 생생한 성애 장면 묘사를 '떳떳하게' 보는 경험을 제공한다. (부산일보) 남녀는 통계적으로 평생 2000~3000회 성관계를 한다. 10배 더하거나 10배 덜하는 사람도 물론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피임법을 쓰지 않더라도 자녀 수는 일곱을 넘지 않는 게 보통이다. 거칠게 평균을 내면 한 자녀 출산당 500회의 관계를 갖는 셈이다. 개개인의 특성은 유전자에 좌우된다. 정자와 난자를 따라 전달된 이 유전자를 통해 우리는 생리와 심리, 성적 행위를 비롯한 행동 방식까지 상당 부분 물려받는다. 우리가 왜 성적(性的)으로 현재와 같이 행동하는가를 밝히는 게 이 책의 임무다. 방법은 간단하다. 종족보존의 성공모델을 캐는 것이다. 각 세대는 자기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전달하기 위한 쟁탈전을 벌인다. 이 전쟁은 한 세대의 어떤 이들이 다른 이들보다 많은 후손을 갖는 한 계속된다. 여자의 몸은 최상급 유전자를 골라내려고 애쓴다. 남자가 수십억 마리 정자를 채워넣는다 해도 여자의 몸이 내켜하지 않으면 난자를 얻기 어렵다. 남자의 몸도 수수방관하는 건 아니다. 사정량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성(性)·생식력·출산 같은 주제를 다루는 대중 과학 서적으로 20여개 언어로 번역된 베스트셀러다. 구체적인 상황들이 이어져 시나리오처럼 재미있게 읽힌다. (조선일보) 바람난 여성의 몸에선 수억 마리의 정자 부대가 대규모 전투를 벌인다. 정자가 모두 '올챙이'처럼 생긴 건 아니란다. 꼬리가 돌돌 말리거나 몸통이 굽은 녀석, 머리가 유독 큰 놈, 머리가 여럿 달린 것까지 여러 종류다. 이들은 행동이 굼뜬 '방패막이(blockers-sperm)' 정자다. 다른 유전형질을 지닌 정자들이 난자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몸으로 방어막을 친다. 다른 남자의 정자를 찾아가 독성이 든 머리로 옆구리를 찔러 죽이는 '정자잡이(killer-sperm)'도 있다. 이들은 여러 정자를 처치하느라 독을 다 쓰고 나면 적을 끌어안은 채 장렬하게 전사한다. 최후의 승자는 '난자잡이(egg-getters)' 정자들 중 하나 뿐이다. 여자는 본능적으로 정자간 전쟁을 일으켜 더 우수한 정자를 골라 수태하려 든다. 남자는 아내와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 배우자의 외도 가능성이 거의 없다면 평소처럼 적당한 양을, 떨어져 있는 기간이 길었다면 대규모 정자부대를 방출한다. 혹여 아내의 몸속에 남아 있을 다른 남자 정자와의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다. 늘 싱싱한 정자를 전투에 투입하기 위해, 성관계를 갖지 못할 땐 자위나 몽정으로 늙은 정자를 배출한다. 포르노를 보고 흥분하는 것도 상시 전투태세를 갖추는 훈련이 되어 있어서란다. 여성이 성관계 중, 혹은 직후에 오르가슴을 느끼면 자궁경부가 열려 정자가 난자에 접근하기 수월해진다. 반면 성관계 전 자위행위 등을 통해 오르가슴을 미리 느끼면 정자가 뚫고 들어가기 힘든 단단한 점액질 장벽을 치게 된다. 여성은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더 훌륭한 정자가 전쟁에서 이기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여성은 외도 직후 배우자와 성관계를 가져 부정을 덮으려 한다. 그러나 남성이 외도한 직후엔 사정할 만큼 충분한 정액을 만들어낼 수 없다. 확인할 방법만 있다면, 남성의 정액량만 봐도 외도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는 뜻이다. 대개는 여성이 더 정교하게 바람을 피운다. 들키면 감수해야 할 위험 부담이 훨씬 크기 때문이란다. 생물학자인 지은이는 10년 전 이 책을 발표했다. 그때만 해도 이곳저곳에서 돌이 날아온 모양인지 책은 절판됐다. 그러나 이제 사회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덕에 개정판이 나왔다. 적(?)들에겐 보여주기 무서울 만큼 흥미로운 내용으로 가득하다. 전쟁은 카슈미르 등 세계의 분쟁지역에서만 벌어지는 게 아니었다. (중앙일보) 이와같은 내용을 책에서 직접 확인하고 싶었지만 도저히 50페이지 이상을 읽어나갈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책은 무려 400여페이지. 문득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쥐고 씨름하는 시간동안 다른 책을 읽거나 다른 그 무엇이라도 한다면 더 보람되고 효율적인 시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위의 신문서평을 보고 이 책의 내용을 직접 확인하고픈 사람이라면 도전을 허용한다. 도전하는 자에게 인내의 열매를 내리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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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독자들이 우선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할 점이 있다면, 저자인 로빈 베이커는 저널리스트나 의사가 아닌 동물학을 전공한 진화생물학자라는 사실이다. <정자전쟁>은 인간 중심적인 관점에서 쓴 책이 아니다. 이 책의 주 테마를 이루는 인간의 재생식과 정자전쟁은, 사회적인 결혼과 출산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 않으며, 수많은 동물 종 중의 하나인 호모 사피엔스의 번식을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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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간의 성행위와 관련한 '거의 모든 행위'에 과학적이고, 진화론적이고, 동물행동학적인 설명을 설명을 붙이려 했다. 여기서 '거의 모든 행위'란 부부간의 일상적인 잠자리에서부터 심지어 강간범의 범죄 현장에까지를 말한다! 솔직히 말해서 그럴 듯한 설명도 꽤 있었지만 너무 억지로 끼워맞추진 않은가하는 부분도 조금 있다. 그리고 자녀를 낳고싶다거나 성행위를 통해 쾌락을 추구하는 행위들을 이렇게 과학적으로 깊이 파고들어 해석하다니 약간은 거북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래서 더 재밌었다는 것도 인정! 어쨌든 작가가 서두에서, 그리고 중간중간에 밝혔듯이 이 책이 외도나 문란한 성행위를 정당화하거나 심지어 장려한다고 생각하는 바보는 없길 바란다. 작가가 적당한 비유를 들었듯이 전쟁으로 한 국가가 이익을 얻었다고 말하는 역사학자를 전쟁을 옹호한다고 비난하는 바보는 없듯이, 인간의 (현재 우리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행동을 설명하려는 과학자를 범죄를 부추긴다고 비난하는 바보도 없길 바란다. 대신 이러한 인간 행동 이면에 숨겨진 의도를 알아봄으로써 인간을 좀 더 깊이 이해하고, 우리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행동들을 좀 더 효과적으로 방지하고 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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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뉴스에서 음란 사이트의 운영자가 초등학교 3학년이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예전과는 비교 할 수 없이 性적인 환경에 너나 없이 노출되어 있는게 사실이다. 성적인 윤리나 도덕을 앞세우기전에 진화 생물학자가 펴낸 성적인 행동에 관한 과학적 근거와 분석을 살펴보는 일도 의미 있는 일이란 생각이 든다.
책의 제목이 정자 전쟁인데 몇 페이지 읽지 않아도 '종족 보전 본능'을 위한 정자 전쟁은 어떤 전쟁 시나리오도 무색할 만큼 교묘하고도 치열하다. 남자는 한번 사정을 할 때 수억마리의 정자를 배출하는데 이 많은 정자부대의 1%만 난자와 수정이 가능한 '난자잡이' 정자이며 나머지는 여자의 몸속에서 전쟁을 벌이는 자살특공대인 '정자잡이'나 '방패막이'라고 한다.
또한 남자는 자신의 유전자(정자)를 최상의 조건을 지닌 유전자와 결합시켜 되도록 많은 후손을 남기려고 하며, 여자는 남편이 아닌 남자에게 우월한 유전자를 발견하면 그 유전자를 자신의 후손에게 이어주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게 되는데 이때 정자 전쟁이 발생하게 된다고 한다. 이 전쟁에서 임신여부가 결정되는데 영리한 질점액은 정자를 차별하여 차단하거나 통과시키는며 여자 스스로도 언제 임신이 되는지 짐작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단지 여자의 신체가 결정한다고 한다.
그 밖에도 재미있는 상식들이 많은데 예를들면, 부부 관계에서 태어나는 자녀의 10%가 아버지의 자식이 아니라던지. 부부간의 주기적 성관계의 기본 기능은 임신이 아니라 남자에게는 아내의 몸속에 자신의 정자 부대를 존속시킴으로써 아내의 부정으로 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던지. 자녀를 낳을 최상의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이 되면 여성쪽에서 피임을 하지만 남자도 스트레스 상황 아래서는스스로 자신의 정자와의 전쟁을 수행하는(파괴하는) '가족계획형 정자'를 다량 생산한다는 것등이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저자의 주장은 '모든 남자는 잠재적인 강간범'이라는 것이며 '할 수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누구에게라도 사정한다' 라는 것이다. (360쪽) 저자 로빈 베이커 자신이 진화 생물학자이기 이전에 남자이고 보면 촌철살인의 표현이라는 생각을 아니할 수 없다.
학창시절 받았던 성교육 시간에는 결코 들어본 적이 없는, 첨단을 달리는 진화생물학자의 이론답게 처음 접하는 내용이 많았고 과연 그럴까 하는 의문과 각종 조류와 유인원, 침팬지의 연장선에 놓인 인간이란 개체의 동물적 한계를 비판 없이 받아들이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독자의 비난이 의식되는 부분에는 여지없이 '머리에서는 모르게 신체에서 꾸미는 음모' 즉 무의식적 차원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주장을 하고 있으니 진화 생물학의 미진한 모자이크 부분은 프로이드적인 사고로 커버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 마저 들었다.
책에 실린 에피소드들은 나날이 발전하는 진화 생물학을 생생히 독자에게 전달하려는 저자의 노력이 낳은 픽션이라고 스스로도 주장하고 있으나 너무 야설적이여서 거북하다. 픽션들에 포르노그래피의 요소들이 좀 적게 들어갔다면 대학에서 성교육 교재로의 활용도 생각해 볼만 하다고 느꼈다. 일부일처제 사회에서 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보수적인 사회에서 제대로된 성교육도 부재 했거니와 외도나 불륜, 강간등과 같은 사건들은 터부시 되고 공공연하게 논의되지 못했다 . 이 정자전쟁라는 책은 사회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는 외도나 강간등 평소에 이해하기 힘들었던 성적인 사회현상을 좀 더 과학적인 해석을 통해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길잡이로 삼을만 한 책이 아닌가 한다.
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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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하게 진화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이 책 <정자전쟁>은 우리 삶의 ‘성’과 관련하여 비근한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다. 불륜, 외도, 동성애부터 스와핑, 로리타, 집단성교, 강간, 수간에 이르기까지....... 저자가 풀어헤치는 금기를 들여다보는 맛은 우리의 본능을 자극해 짜릿함을 주기도 하지만, 한편 마음이 어두워진다. 아름다운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판도라상자를 열었더니 거기서 나오는 것은 종족번식을 위한 짝짓기전략이 전부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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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감상을 말하자면 읽는 내내 인간판 `동물의 세계`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 어렸을 때 데즈먼드 모리스의 <털없는 원숭이> 읽고 받은 충격 정도는 아니지만 신기하다. 정자가 다 같은 정자가 아니라는 걸 새로 알게 되었다. 그냥 올챙이같이 생긴 애들이 달리기 경쟁해서 제일 빠르고 센 놈이 난자에 도착하면 장땡인 줄 알았는데 뜻밖에 복잡한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었다. 정자도 계층이 나누어지고 구성원의 비율을 조정해서 효율적으로 난자에 도달하는 방법을 고안해 다른 수컷의 정자와 경쟁한다고 한다. 그렇게 정자 전쟁의 기본 전제로 다른 수컷의 정자와 경쟁 가능성을 깔고 있어서 사람들이 더 거북함을 느낀 게 아닐까. 예시로 든 장면들은 꽤 주말연속극스럽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면 서양판 `사랑과 전쟁`? 저자는 나름대로 객관성을 유지하고 독자의 감정 이입을 막기 위해서인지 가명이라도 각 인물에게 이름을 제공하지 않고 남자와 여자라는 명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너무나 세세한 배경 묘사에 어쩔 수 없이 몰입해 버리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런 걸 제외하곤 나름대로 쓸모있는 부분도 많았다. 성인을 위한 성교육 책으로 봐도 좋을 듯하다. 자위행위와 여성의 오르가슴에 그런 기능이 있는 줄은 몰랐다. 인체의 신비함에 대해 새삼 깨닫게 된다. 동성애 부분에선 유전자 이론과 연결짓는 걸 보고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에서 알게 되었던 것들을 떠올리면서 읽었는데 역시 대립유전자 이론의 유용함을 깨닫게 된다. 한 쌍의 동성애와 이성애 둘중 어느 것을 선호할 것인가와 관련된 유전자에서 한 개만 동성애 유전자일 경우 양성애로 발현되고 그것은 일반상식과는 달리 오히려 종족-유전자 보존에 더 유리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는 신기해했다. 그러니까 양과 질 어느 쪽을 중시하는가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거의 끝부분에 나오는 성폭행과 전쟁 중에 일어난 집단성폭행 부분은 기분이 많이 나빴다. 불륜관계나 잡다한 건 도덕은 둘째치고 어쨌든 개인의 자유의지에 의해 행해진 건데 이건 일방적인 폭력으로 합의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걸 종족보존 쪽으로 설명하니 머리로는 알겠어도 가슴 쪽으론 혐오감이 밀려왔다. 저자도 독자의 그런 반응을 예상했던 건지 이건 그게 옳다는 당위성에서 말하는 게 아니고 단지 현상을 설명하는 거라고 서문에서 말하고 있다. 인간이란 생물과 관련해서 과학을 하는 건 이래서 어려운 걸지도 모르겠다. 나름대로 신기하고 재미있는 부분도 있었지만 90년대 후반에 나온 책을 거의 십 년 지나서 다시 내놓은 거라서 그런지 엄청나게 충격적이진 않았다. 뭐 그만큼 우리 사회가 복잡해졌다는 방증이겠지. 책 두께에 비해서도 책가격이 좀 비싼 감이 드는 게 이만 원 돈 주고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사지 않을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