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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모드 몽고메리 여사는 빨강머리 앤으로 가장, 거의 절대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녀는 <에밀리 초원의 빛>(국내 제목)을 자신의 최대 걸작이라 칭했다. 빨강머리 앤을 사랑해마지않기에 앤을 제치고 그녀 마음 속에서 최고의 기쁨의 방석을 차지한 에밀리는 도대체 어떤 인물인가 궁금해하며 책을 빌렸는데(사실은 그냥 재미있어보여서 빌렸다.) 읽다보니 그 책은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었다. 그렇다면 작가와 삶과 이 책의 주인공 에밀리와의 공통점은 어디까지였을까 궁금해하며 이 책을 빌려보게 되었다.
사실 이 책의 위치는 조금 애매하다. 자서전이라기엔 나이 40에 쓰여진 이 책은 다소 부족하다. 성장과정을 담았다고 하기엔 책의 분량이나 서술, 묘사가 부족하고 뒤에 담긴 상당 분량 ㅡ사실 많지 않은 분량이나 책의 전체 분량에 비교해봤을땐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ㅡ의 여행기가 걸리적거린다. 작가 지망생을 위하여 쓰여진 책이라고 하기엔 미진하고 부족한 감이 느껴진다.
작가의 어린 시절, 작품에 배어든 성장 과정과 배경의 소개, 작가가 되기까지의 노력, 여행기. 이 모든 것들을 두루두루 살짜쿵 조금씩 그러모아 만든 일종의 산문집이라고 칭하면 가장 적당할 것 같다.
읽으며 작가가 태어나고 자란 프린스 에드워드 섬의 환경이 참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작가만큼 목가적이진 않지만 그래도 약간은 목가적..한다. 또한 루시 모드 몽고메리는 <작가는 태어나는 것이나 또한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모순될 법한 두 명제가 가장 잘 어울리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폴 오스터가 이야기했던가? 작가는 이 일 아니면 아무것도 할 게 없다는(할 수 없다는?) 절대적인 확신이 드는 사람만이 하는거라고? 진짜 이 분이 딱 그렇다.
빨강머리 앤의 팬으로서 안 읽으면 아쉬울 책이지만 읽어도 아쉬움이 남는 다소 애매한 책이다. 그래두 .. 아주 만족스러웠다거나 흡족했던 건 아니지만 앤의 팬이라면 한번은 읽고 넘어가시길 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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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근깨 빼뺴마른 빨간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이 가사만은 내 머릿속에서 잊혀지지 않고 있다. 공감이 가는 캐릭터로 많은 아이들의 사랑을 받은 빨간머리 앤을 나 역시도 즐겨 시청하곤 했었다. 텔레비전 만화를 보기에는 너무도 나이가 들어버린 어느 해, 생일 선물로 몽고메리의 빨간머리 앤을 받아들었다. 처음에는 제목만 보고 이렇게 유치한 책을 선물로 준 누군가를 원망했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그 책은 내가 가장 종아하는 책이 되어버리고야 말았다. 여전히 나는 이제까지 읽어온 책들 중 추천하고픈 몇몇 목록에 빨간머리 앤을 포함시킨다.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그 책에는 한 여성의 모든 것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좌절만이 떠오를 법한 순간에도 인생의 모퉁이를 돌아서면 또다른 인생이 펼쳐진다며, 우리의 앤은 용기를 냈다. 나약한 내 자신이 흔들리는 것 같단 생각이 들 때마다 나는 앤과의 재회를 통해 살아갈 힘을 얻는다. 앤과의 유쾌한 만남을 가능하게 만들어준 이는 캐나다 작가 몽고메리이다. 참으로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는 빨간머리 앤 이야기와는 별개로, 작가 몽고메리는 무려 100년 전 인물이다. 우리나라로 따지자면 조선이 야금야금 밀고 들어오는 제국주의 세력에 의해 무너져가고 있을 때 몽고메리는 태어났다. 상투를 목숨보다 소중히 여기던 그 시절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지금의 우리에게 낯설듯 서양의 100년 역시 짧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사실 몽고메리는 선구자적인 삶을 살다간 인물이라 평할 수 있다. 그 시절 어느 여성이 직업을, 그것도 책을 출판해 인세로 먹고 사는 작가의 길을 걸었겠는가. 기본적인 교육의 길조차도 막혀 있었을 것만 같은 그 시절, 몽고메리는 글을 섰다. 그녀의 글은 자전적인 요소를 다분히 포함하고 있었지만, 10대 청소년들에서부터 할머니, 할아버지 연령대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 책은 여전히 끊이지 않는 사랑을 받고 있는 빨간머리 앤의 창조자, 몽고메리의 일생을 다룬 글이다. 자서전이라 함은 한 개인의 제 인생을 돌아보며 쓰는 성격의 것이다. 자연스레 나이가 어느 정도 차서 완성의 단계에 삶이 다다랐을 때 작가들은 자서전을 쓴다. 그런데 이 책은 그녀가 고작 40대 초반밖에 되지 않았을 때 씌어졌다. ‘나의 생애’를 써보지 않겠느냐는 <여성세계>의 편집장의 물음에 대한 답이라고 할까나. 그래서일까? 어린 시절은 비교적 상세히 기술되었지만 성인이 된 이후의 사회생활이나 결혼생활 등에 할애된 부분이 극히 적음은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지금까지의 걸음을 되돌아보고픈 욕망에 사로잡힌다. 걸어온 길을 돌아보았을 때 그래도 이제까지 잘 해왔다는 안도감과 함께 비로소 현실의 힘겨움에 맞서봐야겠다는 용기를 얻는다. 하물며 그녀와 같은 유명 작가라면 그 정도가 더할 것이다. 어쩌면 이 책은 그녀에게 필요했을 잠시의 쉼을 위해 엮어졌을 수도 있다. 언제나 과거는 그리운 법이기에… 세계적인 작가 몽고메리를 키운 아름다운 캐나다를 상상해 본다. 유독 자연환경을 뛰어나게 묘사했던 그녀의 감수성 어린 문장들은 어린 시절부터 축적된 경험에 의해 성장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삭막한 도시에서 성장한 나와 같은 이들이 팔 할인 현대를 고려한다면, 그녀는 참으로 복 받은 환경에서 살다 갔다. 갑자기 그녀의 어린 시절 배경이 되어 준 섬에 가고파진다. 그 곳에 가면 왠지 빨간머리 앤과 만날 수 있을 것만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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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 간다는 것은 신기하고 매혹적인 곳에 잠시 머무는 것을 의미했다. -66쪽.
책의 뒷표지에 이런글이 적혀있다.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 빨강머리 앤을 읽은 사람과 읽지 않은 사람..." 빨강머리앤을 읽은것이 언제였는지도 사실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내용도 사실 가물가물하고 어렴풋이 조금씩만 기억에 떠오를뿐이다. 책보다는 티비에서 방영되었던 애니메이션이, 그것도 조금은 독특한 성우의 목소리가 더 강하게 각인되어 있다고나 할까.
어쨌든 기억나는것은 양갈래머리의 빨강머리에 주근깨 가득한, 그리고 독특한 상상력으로 중무장한 여자아이였다는 것. 성격이 어두워질법한 환경임에도 너무나 밝고 명랑한 낙천적인 소녀라는 것. 그정도이다. 그렇게 기억속에는 어렴풋이로밖에는 떠오르지 않지만 빨강머리 앤이라는 책과 그 주인공인 소녀는 잊혀지지 않는 내 어린시절 추억의 한자락이다.
이 책은 초록지붕집의 소녀인 루시모드 몽고메리 에게서 앤을 발견할 수 있는 짧은 자서전이다. 책속에서 나는 빨강머리 앤을 다시금 만났다. 앤이라는 이름이 아닌 몽고메리라는 소녀를 통해서. 빨강머리 앤이 태어날 수 밖에 없는 듯한 놀라운 상상력을 지닌 몽고메리의 어린시절과, 그렇게 상상력을 키워갈 수 있었던 환경을 바라보며 나도 다시금 소녀였던 시간으로 되돌아가는듯한 즐거움을 맛볼수 있었다.
이렇듯 나의 유년 시절은 조용하고 소박하게 흘러갔다. 별반 신나는 사건도 없었고, 생애의 자극이랄 일도 없었다. 어떤 이들은 지루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지루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나만의 생생한 상상 속에서 나는 요정나라에 드나들 수 있는 입장권을 갖고 있었다. 눈깜짝할 사이에 시간과 장소의 제한에서 벗어나 신비한 모험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었다. -77쪽. 너무나도 아름다운-소녀의 눈에 비친-프린스에드워드 섬에서 자라며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온갖 상상과 꿈을 키우며 삶을 가꾼 소녀의 여러 기록들로 탄생한 빨강머리 앤은 그저 루시모드 몽고메리 뿐만 아니라 나의 어린시절에도 품고있던 모습이 아니었을까. 그렇기에 나역시도 어린시절에 앤을 읽으며 함께 꿈을 꾸고 웃으며 상상력의 날개를 펼치며 즐거워했던것이 아닐까.
나는 지칠줄 모르는 꼬마 문인이었다. 오래전에 재가 되어 없어진 것들도 많지만 나의 원고 더미들이 증인이 되어 줄 것이다. 그 시절 나는 일상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사건들을 모두 적어두었다. -86쪽. 길지 않은 자서전속에서 그녀가 풀어내는 아름다웠던 어린시절의 묘사를 읽으며 나역시도 다시금 어린시절로 되돌아가 양갈래 머리를 묶고 자전거를 타는 앤의 모습이 되어 즐거운 웃음소리를 터트리던 아이가 잠시 되어본다. 지금은 떠오르지 않는 이야기-'빨강머리 앤'을 다시금 찾아 만나보아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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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빨강머리 앤의 나에게 있어서 최고의 책이었다. 답답한 일이 있을 때 '빨강 머리 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그 아이의 타고난 성격 덕택에 마음이 편안해지곤 했다. 우리나라에도 '빨강머리 앤'의 다양한 판본이 나와 있는데, 완역본으로 나온 것은 아직 딱 1종류밖에 없다. 보다 예쁜 책 디자인으로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 그 두께와 분량은 쉽게 접하기 어렵게 만든다.
아무튼 '내 안의 빨강머리 앤'은 앤의 이야기가 아니라 작가인 루시모드 몽고메리의 이야기이다. 그것도 다른 사람이 대신 쓴 전기가 아니라 작가 자신이 직접 쓴 자서전이다. 하지만 이 책을 한 인물의 전기라고 하기에는 다소 모자란 감이 있다. 어렸을 때의 일들이 순서대로 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 책을 위해서 일관되게 쓴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 썼던 수필 모음집의 성격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종류의 책이 아예 나오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만 이왕이면 보다 멋진 모습으로 나왔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책을 받아보면 알겠지만, 두께도 별로 두껍지 않다. 집중해서 읽는다면 하루만에 다 끝낼 수도 있는 분량이다. 앤과 비슷한 유년기를 보냈을 것이라는 예상대로 앤은 몽고메리의 유년기를 어느정도 반영하고 있다. 만약 그렇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한 인물을 이렇게도 생생하게 그려낼 수 있다는 말인가. 어렸을 때 겪었던 일들을 단편적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크게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앤의 화려한 화술에 비하면 작가의 목소리는 너무나도 담담하다. 오히려 너무나도 깔끔해서 앤의 모습을 기대했던 독자로서는 심심할 정도이다. 이 책의 기획자도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책의 가장 뒤쪽에는 자료에 근거하여 편집한 몽고메리의 연애담도 살짝 첨가했다. 이 부분은 작가가 쓴 내용 못지않게 꽤 재미있었다.
빨강머리 앤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독자라면,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다. 깔끔한 양장본에 종이질도 꽤나 튼튼하게 잘 만들어진 책이니 말이다. 하지만 소설과도 같은 화려한 묘사를 기대하지는 말 것. 작가는 앤과 비슷하기는 하지만 절대 똑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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