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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경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드라마 <거짓말>을 통해서였다. 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 나였기에 처음부터 이 드라마를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뒤늦게 이 이야기에 홀린 사람들에 합류하여 대사 하나, 하나부터 드라마에 나온 음악들까지 섭렵하게 되었다. 이후 당연하게도 ‘노희경’이라는 작가의 팬이 되었고, 그녀의 드라마들을 꼬박꼬박 챙겨보고, 대본집과 에세이를 챙겨 읽는 사람이 되었다.
<겨울 가면 봄이 오듯 사랑은 또 온다>
책 제목이기도 한 이 대사는 <거짓말> 속 엄마 영희(윤여정)가 딸 성우(배종옥)에게 전하는 애틋한 독백이다. 솔직히 나는 이 뒤에 이어지는 대사가 더 닿았다. 엄마는 덧붙인다. ‘그래도 가여운 내 딸’이라고. 나는 ‘사랑이 또 올 거야, 괜찮아’라 말하는 것보다 애틋한 시선으로 딸을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에 위로를 받았다.
이 책에는 노희경 작가가 쓴 스물두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솔직히 유명작가의 책에서 마음을 사로잡는 문장, 눈을 끄는 장면들만 가져와 엮은 책들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은 꽤 오랫동안 장바구니에 담긴 채 시간을 보내다가 ‘내게 주는 선물’이라는 미명 하에 내 책상 위에 놓이게 되었다.
그녀의 작품들을 모두 본 것은 아니지만, 나름 팬을 자처하고 있는터라 많은 대사들이 익숙할테니 빠른 시간에 이 책을 다 읽겠구나, 했는데 웬걸, 한 장, 한 장 넘길때마다 그 짧은 문장들을 몇 번이고 곱씹고 내 마음속에 남은 장면들을 떠올리다 보니 제법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 그게 좋았다. 후루룩 읽히지 않고 나를 잡아당기는 그 문장들, 어떨때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후두둑 떨어질 듯 마음을 찌르는 그 문장들이 좋아 한참을 멈추어 있기도 했다.
엄만 세상에서 뭐가 젤 힘들어? 자식 힘든게 아무것도 해줄게 없는거
세상에 나를 전부 이해해줄 사람이 단 한사람만이라도 있으면 참 좋겠다
젊어선 모르겠더니, 나이가 드니까 참 좋은게 많아 욕심 부릴게 뭐고, 안부릴게 뭔지 알게 되지... ![]() 몸도 마음도 힘든 일이 생길땐 내가 크려나보다 내가 아직 작아서 크려고 이렇게 아픈가보다
그렇게 생각해
지나가면 다시 안올것처럼 보여도 겨울 가면 봄이 오듯 사랑은 또 온다
웃기는 말이지만, 나는 내가 오십까지 살 줄도 몰랐고, 이십 년 지고지순하게 드라마를 사랑할 줄도 몰랐다. 그저 순간순간 살아지니 살고, 쓰고 싶어 쓰니, 이리 됐다. 이 꼴로 가면 앞날도 훤하다. 지금처럼 멋모르고 살다, 가리라. 어려선 이 나이쯤 되면 뭐든 확연해지고, 내 삶은 내가 쓴 한 줄 대사처럼 꿰뚫어질 줄 알았는데... 기껏 혼란만 인정하는 수준이라니, 사는 게 참 재밌다. pp.4-5
대사를 잘 쓰려 애쓰던 서른을 지나고, 말로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고 싶은 사십의 야망을 지나, 이제 오십의 나는 말 없는 드라마를 쓰고 싶다. 배우의 손길이 그저 내 어머니고, 배우의 뒷모습이 그저 내 아버지고, 배우의 거친 반항이 그저 시대의 청춘들의 고단을 인정해주는, 그래서, 결국 내 드라마에 대사가 다 없어진다 해도 후회는 없겠다. p.5
오십의 나이, 이쯤되면 뭐든 확연해질 줄 알았다던 그녀의 글을 읽으며, 후배들에게 나는 이 나이가 되면 좀 더 우아한 커리어우먼일 줄 알았는데, 여전히 종종거리며 뛰어다닐 줄은 몰랐다 말했던 순간이 떠올랐다. 이런 내 말을 들을때면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는 후배들을 보며, 너희는 조금 다르기를 바란다고, 나처럼 실수 많이 하지 말라고 하지만(어, 조금 꼰대 같은가?), 나도 그들도 안다. 결국 시간이 지나고 어릴적 내 기준으로는 '대단한' 나이가 되어도 우리는 그리 많이 바뀌지는 않으리란걸. 그저 내 안의 일렁임을 감추는 것이 조금 더 익숙해질 뿐 이라는 걸, 내가 완전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되고 겸손해질 것이라는 걸.
혹여 말로 대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대사를 쓸 땐, 제발, 노희경, 말이 목적이 아니길, 사람이 목적이길, 입을 닫고 온 마음으로. p.5
2015년의 다짐이니, 그 이후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노희경 작가의 다짐이 잘 지켜지고 있기를 응원하며(그 이후 그녀의 작품들을 보면 그 다짐을 꿋꿋하게 지켜나가고 계신 듯), 사람들의 대사를 쓰는 작가의 다짐도 이러할진대, 나의 시간에도 말이 아닌 마음이 가득차기를, 그 마음이 넘쳐 말이 되기를.
*기억에 남는 문장 이상하다. ‘당신을 이해할 수 없어.’ 이 말은 엊그제까지만 해도 내게 상당히 부정적인 의미였는데, 지금은 그 말이 참 매력적이란 생각이 든다.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린 더 이야기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린 지금 몸 안이 온 감각을 곤두세워야만 한다. 이해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건 아니구나. p.13 # 그들이 사는 세상
그날 언니는 식장에 서서 마음속에 세 가지 다짐을 했다고 한다. 첫째 사랑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쉽게 포기하려 하지 않기. 둘째 사랑을 받으려고 구걸하지 않고 먼저 주는 사람이 되기. 셋째 지금 자신의 옆에 서 있는 사람에게 한없이 감사하고 감사하기. p.28 # 꽃보다 아름다워
사람들은 늘 영원한 사랑에, 변치 않을 사랑에 목을 매며 산다. 계절이 변하는 게 당연하듯, 우리의 마음이 사랑에서 미움으로 미움에서 증오로, 다시 그리움으로 변하는 것 역시 당연한데, 우린 왜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걸까? p.52 # 굿바이 솔로
지금 방황하는 사람들, 그대들의 방황은 정녕 옳은 것이다 그러나, 그대의 어머니가 살아있는 그 시기안에서 부디 방황을 멈추라 아픈 기억이 아무리 삶의 자양분이 된다 해도 부모에 대한 불효만은 할게 아니다 p.71 #아픔의 기억은 많을수록 좋다, 중에서
누가 그러더라 세상에서 가장 폭력적인 말이 남자답다 여자답다 엄마답다 의사답다 학생답다 뭐 이런 말이라고 그냥 다 처음 살아보는 인생이라 서툰건데 그래서 안쓰러운건데 그래서 실수해도 되는건데 p.79 # 괜찮아 사랑이야
나는 작가에겐 아픈 기억이 많을수록 좋단 생각이다 아니, 작가가 아니더라도 그 누구에게나 아픈 기억은 필요하다 내가 아파야 남의 아픔을 알 수 있고, 패배해야 패배자의 마음을 달랠 수 있기 때문이다 p.121 아픔의 기억은 많을수록 좋다 중에서
세상에 나를 전부 이해해줄 사람이 단 한사람만이라도 있으면 참 좋겠다 156 # 굿바이 솔로
인생 별거 아냐. 너나 나만 그런 거 아니고, 남들도 다 그래. 인생이 별거라고 으스대는 놈들이 있다면, 그건...... 인생을 모르는 거고. p.163 #유행가가 되리
원래 나무를 잘 타는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는 법입니다. 하지만 그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졌다고 해서 너는 이제부터 나무를 못 타는 원숭이다. 그렇게는 말할 수가 없어요. 그냥 실수했다, 그렇게 말하면 모를까. p.181 #화려한 시절
사막에서는 밤에 낙타는 나무에 묶어둬. 아침에 끈을 풀어줘도 낙타는 도망가지 않아. 나무에 묶여 있던 밤을 기억하거든. 우리가 지나간 상처를 기억하듯 과거의 상처가 현재 우리의 발목을 잡는다는 얘기지. p.200 #괜찮아 사랑이야
왜 우리는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고 생각하지 못할까 그래서 왜 이 순간의 행복을 끝없이 방해받을까? p.216 #굿바이 솔로
사람이 사람한테 해줄 수 있는건 용서가 아니라, 위로야 p.223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당신이 잘해야만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당신이 네네, 해야만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지금 끝내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p.241 #굿바이 솔로
사랑이 변한다면 뭘로 변할까. 미움? 증오 그러다 그런 생각이 들더라. (중략) 사랑은 가만히 있는데 내 맘이 변해놓고, 그걸 사랑이 변했다고 내가 우기는구나. 변할 수도 있는데... p.242 #굿바이 솔로
사랑은 상대를 위해 뭔가를 포기하는게 아니라 뭔가를 해내는거야 p.273 #괜찮아 사랑이야
사랑하는 거 별거 아니야.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거야. p.274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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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경 작가님 작품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구매합니다 ! 문장 하나하나가 가슴 절절하게 만드는 문체가 참 좋아요. 마냥 보기좋게 겉만 번지르르한 글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이 사는 이야기, 사랑하는 이야기. 누구나가 겪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에서 느끼는 감정을 잘 표현 해내서 굉장히 좋아하는 작가님입니다 ! 좋아하는 글귀들이 한권에 다 엮여있어 읽고 또 읽게 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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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경 작가님의 말솜씨를 좋아한다. 이책또한 노희경 작가님의 명언들을 돌이켜 보고 새기기 위해서, 주문한 책이다. 한장 한장 넘기면서 , 울고 웃었다. 비수를 꽂는 가슴이 애린 문구가 있는 가하면, 너도 나도 할것없이 누구나 공감하고, 행복해 질수 있는 문구를 보면서 정말 감동적인 책이 아닐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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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도 식힐 겸, 마음도 말랑말랑해지고 싶어서 책꽂이에서 꺼내든 책. 평소 드라마를 보더라도 작가가 누군지 확인하고 보던 것이 아니라, 이 노희경 작가의 대사집을 보며, ‘아,, 이 드라마가 노희경 작가 작품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작품과 주옥 같은 대사 중에서도, 베스트로 뽑힌 대사들이여서
그런지 한 문장 한 문장 다 깊이 와 닿았다. 책장이 넘어갈수록 내 마음이 위로 받고, 차분하게 부드러워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 젊은 애들 사랑이라는 게 아침 다르고 저녁 다르게 변하는
거니까 조바심도 나겠지. 안 보면 잊혀질 거 같고,
지금 애가 닳게 좋으니, 하루라도 못 보는 게 가슴 타고… 그런데 그런 거 다 세월 가면 아무것도 아닌데, 지금은… 모르겠지
? 하긴 그러니까 네가 애고,
우리가 어른이지. P.49 -. 더 사랑해서 약자가 되는 게 아니라,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약자가 되는 거야. 나는 사랑했으므로 행복하다, 괜찮다. 그게 여유지. p.57 -. 목숨을 담보로, 재물을
담보로, 그 어떤
것을 담보로 의리를 요구하는 친구는 친구가 아니다. p.172 -. 30년 고단하게 일했는데,
그 피곤이 하루 아침에 풀릴까. 쉬어요, 당신
너무 고단했잖아. 그냥, 게으르게, 쉬어. p.211 -. 흔들렸다 바로 섰다, 흔들렸다
바로 섰다 하는게 인생이에요. p.215 -. 사랑은 가만히 있는데 내 맘이 변해 놓고, 그걸 사랑이 변했다고 내가 우기는구나. 변할 수도 있는데… p.242 -. 우리가 다시 보지 못한다고 해도, 무슨 상관이 있으랴. 서로의 가슴에 서로가 남겨져 있는데. p.2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