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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신자뿐만 아니라 비신자까지도 즐겨 부르게 된 크리스마스캐럴 중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노래. 캐럴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프란츠 크사버 그루버의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실내악 버전과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들을 수 있는 음반을 찾게 되면 눈이 한 차례 지나간 후다. 200여 년 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오번도르프라는 마을의 작은 성당의 골칫거리, 망가진 오르간 때문에 불과 몇 시간 만에 완성되어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한밤중에 몰래 내리는 눈처럼 고요하게 만드는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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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애착하는 캐럴 음반을 세 장에 대해 먼저 말해야겠다. KBS에서 가창력 미흡으로 금지곡이 되었다는 개그맨 심형래가 녹음한 음반은 내 어린 날의 겨울을 떠올리게 해서 좋다. “흰 눈 사이로 썰매를 타고 달릴까, 말까, 달리는 기분” 눈이 펑펑 내리면 땀까지 흘려가며 신나게 놀았던 적이 있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청소년 시절을 그리게 하는 머라이어 캐리 음반도 빼놓을 수 없다. 함께 들으며 크리스마스의 기분을 만끽했던 친구들 중 몇은 올해도 이 음반을 듣지 않을까.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를 들으며 나를 떠올리는 애 한 명쯤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버릇처럼 듣게 되는 조수미 캐럴 음반 <화이트 콘서트>. 들뜬 마음을 엄숙하게 만든다. 미국 민요 ‘I Wonder as I Wander’를 시작으로 근래에 상영한 영화 <바흐 이전의 침묵>의 영향으로 더 깊게 들리는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나 여기 당신의 마구간 옆에 서 있습니다’나 알렉산드로 스카를라티의 ‘크리스마스를 위한 전원 칸타타’는 앨범의 품격을 높인다. 특히 쾰른 보컬 앙상블과 함께하는 ‘고요한 밤 거룩한 밤’오케스트라 버전은 엄숙하다 못해 듣는 이로 하여금 숙연하게 만든다. 한 해를 보내며 크리스마스를 맞이할 수 있음에 감사하게 한다. 감사한 것투성이인 세상을 만든다. 아돌프 샤를르 아당의 ‘오, 거룩한 밤’에는 소프라노의 음성이 사납게 내리는 눈에게조차 정적을 요구하는 힘이 느껴진다. 특히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엑슐타테 유빌라테’는 성악이 최상의 악기임을 증명한다. 그 어떤 악기에서도 표현할 수 없는 작곡가의 메시지를 음성에 담아낼 수 있어야 하는 곡이다. 가파르게 오르내리는 위태로움을 느낄 새 없는 미려함. 폭풍 같다가도 나뭇잎을 살랑살랑 흔드는 산들바람을 들려준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실내악 버전을 왜 앨범의 마지막에 선곡했는지 알겠다. 2001년 늦가을에 출반했으니 올해로 정확하게 이 음반으로 열 번의 크리스마스를 보낸 셈이다. 1년 후에는 이 음반과 함께 열한 번째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을 터.
![]() 2001년 출반 당시 자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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