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오늘은 아소비아소바세 1권의 리뷰글입니다. 어렸을 적부터 놀이란 놀이는 다 해봤고 언제나 나름 능숙하게 적응해 숙명의 라이벌을 거의 이기기 직전까지도 가봤지만 그때마다 항상 들었던 생각은 이렇게 시시하고 별볼일없는 심심풀이에 왜이리 열을 내며 시간을 낭비할까하는 그런 짜증과 답답함. 그날도 그때와 다를바없이 여전히 따분한 감상으로 교실 한구석에서 벌어지는 친구들의 놀이를 응시하던 한 소녀가 있었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바로 노무라 카스미. 그녀에게 있어 놀이란 언제나 언니가 자신에게 편하게 심부름시켜 부려먹기위한 좋은 대의명분이었을뿐, 그날도 역시나 이어지는 친구라는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그 가면쓴 핑계좋은 연극에 실소를 금치 못하며 그저 무심하게 지나치려 했죠. 하지만 그날만큼은 유독 이제까지봐왔던 놀이에선 전혀 찾아볼수 없을 정도로 양상이 전혀 달랐습니다. 악의는 악의지만 상대를 골탕먹이거나 이용해먹겠다는 그런 음흉한 악의가 아닌 내가 가진 최대의 힘이 얼마인지 순수하게 궁금해 당장 시험해보고자하는 그 사이코패스같은 광기. 진 상대의 뺨을 후려치는 강도가 주체할수없을 정도로 점점 세지자 결국 보다 못한 카스미는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어 더이상의 놀이 진행을 중단시키게 되지만 이때까지만해도 그녀는 결코 몰랐을 겁니다. 이것이 세상 그 어디에도 없을 괴짜 친구들과의 질긴 첫 인연의 시작이라는걸. 멋들어진 게임 센스와 동물적인 감각으로 완벽하게 두 사람을 제압하고 발길을 돌린 것까지는 좋았지만 그날부터 자신을 표적삼아 줄줄 따라다니는 부담스러운 스토커들의 존재에 어떻게든 피하고 또 피하길 여러차례. 하지만 더이상 피해봤자 아무런 의미없는 몸부림이란걸 깨닫게 된 카스미는 혼다 하나코와 올리비아, 두 사람이 가져오는 각양각색 억지스런 놀이 투어에 점점 어울리게 되죠. 물론 호구처럼 순순히 응할수는 없어서 딱 봐도 영어 잘할것같은 올리비아에게 자신의 유일한 약점인 영어를 가르쳐달라는 교환조건을 달긴 했지만 그 누가 알았을까요. 그녀는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줄곧 일본에서만 살아온 가짜 외국인이나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뭐 그녀의 외국인 코스프레가 워낙에 발연기라 오래가지않아 금방 그 사실을 들키고 말았지만 이제와서 계약 위반을 이유로 모임을 해체하기도 그렇고 서로 이런저런 보잘것없는 다양한 놀이를 하면서 보이지않는 끈끈한 정이 쌓였는지 세 사람은 아예 놀이를 테마로 한 그들만의 부활동을 새로 창설하기로 합니다. 그렇게하여 마침내 탄생하게 된 놀이인(人) 연구회. 물론 이런 수상쩍은 부활동을 당연히 학교에서 허가해줄리가 없었지만 애초에 학교의 허가따위 큰 우선순위가 아니었던 세 사람은 비어있던 부실 하나를 당당히 점거해 대망의 놀이인 연구회 첫 활동을 개시하게 되죠. 뭐 활동이라고 해봤자 거창한 놀이 연구라는 타이틀과 달리 뭔가 있어보이고 싶어서 인(人)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것처럼 그 내용 역시 누구나 다 뻔히 예상한 의미없는 시간때우기의 연속. 어느날은 그 놀이를 하자고 가져온 의도가 너무나 한심하고 불순하여 헛웃음만 나올 때도 있는 반면 또 어느날은 별것없는 승부지만 그래도 나름 치열하게 싸워 한점의 후회도 남아있지 않던 후련한 하루도 분명 있었을 겁니다. 게다가 의외로 재벌가 딸일지도 모를 부유한 하나코의 지원덕에 쓸데없이 그 놀이의 퀄리티만 점점 높아져만가니 여기서 시간을 죽인다해도 딱히 나쁠것 없는 그런 계륵같은 부활동쯤 교내에 하나정도 있어도 되지 않을까하는 뻔뻔한 자기합리화는 이제 세 사람 사이에서 당연한 진리가 되어있었죠. 처음 두 사람 사이의 만행을 제지할 때만해도 지극히 정상적인 상식인의 포지션을 담당하던 카스미조차 두 사람의 막무가내 마이웨이식 행보에 제대로 물들어 버렸는지 가끔씩 언니에게 철저히 농락당했던 그 트라우마가 발동될 때를 제외하곤 줄곧 놀이인 연구회의 자칭 부실에서 늘어져 지내며 완전히 타락해버리고 말았으니까요. 뭐 그 유일한 단점인 트라우마라고 해봤자 노골적인 셔틀 심부름만 아니라면 충분히 당장 극복가능한 문제였으니 그렇게까지 큰 시련은 전혀 아니었으나 그 대신이라며 내건 벌칙의 정체가 다름아닌 상대방의 겨드랑이 냄새맡기라는게 카스미, 그리고 하나코에게 있어 의외로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올리비아가 수줍어하며 어깨를 들자마자 퍼지는 끔찍한 의문의 냄새. 알고보니 그녀는 보기와 달리 그 특유의 암내가 진짜 심한 반전매력(?)의 소유자였던 겁니다. 뭐 서양인들이 동양인에 비해 암내가 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곤 하지만 올리비아의 경우 그 허용범위를 훨씬 넘어서는 심각한 암살병기 그 자체인 모양. 하지만 제아무리 목숨이 위험할 정도로 혼미한 냄새라 할지라도 소녀의 환상을 깨트리기에는 그 쳐다보는 올리비아의 표정이 너무나 악의없는 순수함 바로 그대로이었기에 필사적으로 문제없다는 연기를 계속 이어나갈수밖에 없던 카스미와 하나코였죠. 그렇게 오늘도 보람찬 하루 놀이 연구를 끝마친데다 덤으로 연애에 목마른 노처녀 교사를 낚아 고문겸 부활동 기록 보존용 SNS 계정으로 탈바꿈하는데 성공한 놀이인 연구회 잉여 삼총사. 그러나 법 무서운줄 모르고 미쳐 날뛰던 그들의 끝없는 폭주는 그들의 내부에 있던 암내가 아니라 외부에 있던 또 다른 문제에 의해 바로 제지될 위기에 놓입니다. 새로운 부활동을 승인하며 서류상 비어있는 부실을 그들의 공간으로 배정하려던 학생회장. 하지만 당연히 비어있어야할 그 부실을 놀이인 연구회라는 정체불명의 동아리 호소인들이 강제점거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게 된 학생회장은 당황하는 학생들을 진정시킨뒤 곧바로 그들을 몰아내기위한 즉각적인 실력행사에 나서기 시작하죠. 학생회장 후보 연설에서 말 한마디 하지못해 겨우겨우 당선된 그녀가 이 철판을 깐 막가파들 앞에서 무엇을 할수있냐고요? 그렇다면 바로 확인해보시죠. 그 죽창에 혀 날름 맛보는 유명한 짤처럼 날카로운 칼날 자신있게 뽑아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한면 두면 맛을 음미하는 그녀의 다음 행보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