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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가 시작되면서 오늘 개학을 한 학교가 많았나보다. 아침 출근길에 수다를 떨며 친구들과 떼지어 학교로 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생동감이 넘치는 봄, 을 느껴봤다. 아, 그런데 이 세상은 아직 쌩긋 웃는 봄을 맞이할 때가 된 것은 아니었나보다.
주일에 성당에 가면 간혹 절대로 내 말을 듣지 않는 고등학생 녀석 하나를 만난다. 성당안으로 들어가자,는 내 말에 대꾸를 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말없이 부르튼 입술만 손으로 뜯으며 버티는 모습을 보면 화가 치밀어 올라 '넌 선생님 말도 안듣니?'라고 내뱉고는 혼자 성당으로 들어가버리고 만다. '저 녀석은 내 영역밖이야. 내 말은 죽어라 안듣는데, 신경 끄는게 낫지'라고 말도 안되는 위안을 하고는 그녀석에 대한 생각은 잊어버린다. 그런데 얼마전 수녀님과 얘기를 하면서 알았다. 약간 정신적으로 장애가 있지만 그래도 얼마나 착한 애인지 모른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나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순간적으로 내 입장에서만 그녀석을 바라봤고 내 감정을 못눌러 화를 내고 형편없는 녀석이라고 판단해버린 내가, 그런 내가 어떻게 아이들에게 '사랑'에 대해 가르칠 수 있단 말인가. 나를 지워버리고 싶었다.
말더듬이 자크의 이야기를 읽는 동안 자꾸만 떠오르는 녀석들이다. 도대체 나는 무슨 짓을 한거야?
말더듬이 자크는 유일한 친구 봉지하고만 막힘없이 더듬지도 않고 유창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할 수 있다. 엄마 아빠를 사랑하지만 피곤에 지친 생기없는 엄마의 모습과 화를 내며 매질을 하는 아빠에 대한 두려움은 자크의 마음을 열어주지 못한다. 그래서 자크는 침대 밑에 들어가 자신만의 비밀 일기를 쓴다. 자크의 비밀일기와 친구 봉지와의 대화가 자크의 마음을 보여주는 유일한 것이다.
어른이 된 내가 바라보는 어린 자크의 모습이 아니라 오로지 자크의 마음을 표현한 이야기는 너무 마음이 아프게 느껴졌다. 하지만 나는 이미 자크를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을 잃어버렸다. 거리에서 만난 아이들에게 아무런 관심도 주지 않았고, 착하게 인사를 하고 말을 듣고 싶지만 쉽게 행동하지 못하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버럭 화만 내 버리는 어른이 되어버렸다. 나는 말더듬이 자크처럼 이 세상을 향해 떠듬떠듬 자신을 내 보이려고 하는 아이들의 작은 몸짓을 무참히 밟아버리는 어른이 되어버렸다.
나는... 나도 어릴 적 내 마음과 내 생각과는 달리 말을 한마디도 못해 부모님께 선생님께 친구들에게 오해를 받고 외톨이라고 느낀적이 있었다. 나의 어린 시절이 자크의 이야기를 읽으며 조금씩 떠올랐다.
그림자 친구의 존재, 추운 겨울 빨갛게 시린 발목이 드러나는 짧은 바지를 입고 날마다 같은 옷을 입어야 하는 가정환경, 말을 더듬어 친구들에게 따돌림 당하고 외톨이가 된 자크, 아무도 자크의 마음을 이해해주지 못하고.... 소르주 살랑동의 '말더듬이 자크'는 미화된 미사여구도 없이 어린 자크를 그대로 보여준다. '마침내 자크는 행복해졌습니다...'가 아니라 자크의 어린 시절은 그랬다,라는 말만 툭 내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눈물겹게 감동적이거나 극적인 희망이 보인다거나 모든 것이 다 좋아질 것이다,라는 일말의 해피엔딩조차 말하고 있지 않다. 그저 툭툭 끊어지는 듯한 표현으로 사실을 말해주고 있을뿐이다.
지금도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는 수많은 아이들이 자신의 그림자 친구하고만 비밀대화를 나누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여전히 그 아이들의 표현없는 마음과 몸짓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인내심있게 지켜보며 노력하면서 마음이 보여주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말을 듣게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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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위엔 어떠한 연유인지는 모르지만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말더듬이가 있다.듣는 사람은 답답하기도 하고 순간적으로 무시하며 애써 외면하려는 경향도 있다.군대 시절 입대 동기 하나가 말을 더듬고 문제를 자주 일으키는 바람에 안타깝게도 고참들에게 많이도 얻어 터지고 그의 잘못과 말더듬으로 인해 단체가 기합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그러나 말을 더듬는 장본인은 얼마나 속이 답답하고 주위로부터 외면 당하기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비참함과 비애를 안고 하루 하루를 살아야 할지 괴롭기 짝이 없을거 같다.그러나 말더듬이도 꾸준한 교정과 주위의 따뜻한 배려와 격려를 통해 단어와 문장을 연습해 나간다면 말더듬으로 인한 상처와 따돌림에서 자신감과 진전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상처를 받고 소외받는 일종의 장애를 안고 있는 이들에게 힘과 용기,격려를 실어 줌으로써 함께 살아가는 인간미를 서로가 관심과 애정을 갖아야 할때라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 자크는 말을 더듬는 바람에 급우들로부터 따돌림을 받고 무시당하는데 자신의 마음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는 점에서 자신도 답답하고 어디에 하소연할 길이 없다.그래서 그는 쓰디 쓴 약초를 먹으면 말더듬이 차츰 나아지고 정상적으로 된다는 말을 듣고 약초를 질겅질겅 씹기도 하지만 말더듬은 여전하다.이런 자크는 생각도 늘 부정적이다.나쁜 말,지저분한 말,더러운 말,바보 같은 말,가시 돋힌 말과 구역질 나는 말 대신 부드럽고 밝으며 황금과 다이아몬드 같으며 애정과 영혼이 깃든 말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다짐한다.
열두 살 소년 자크에겐 다행히도 그를 생각하고 배려해주는 따뜻한 심성의 소유자 봉지가 있다.그를 헌신짝처럼 생각하고 '소 닭보듯 하는'급우들과는 달리 그를 불쌍히 여기고 배려하는 소녀 봉지는 마치 수호천사와 같은 존재이고 든든한 지탱이 되어 준다.또한 담임선생님이 아이들에게 가장 약한 즉,수업 시간에 바깥을 보는 아이,노는 시가네 혼자 있는 아이,놀림을 받는 아이,신발에 구멍이 난 아이,아침을 먹지 않고 학교에 오는 아이,겨울인데 외투를 입지 않은 아이가 모두 약한 아이이니 관심과 배려를 해야 한다고 훈화를 하신다.
말더듬이들이 단어와 말을 배우는 단계가 교육적인 면에서 유익함을 발견하게 된다.말더듬이를 위한 단어들,대체용 단어들,비상으로 쓸 수 있는 단어들,대신 쓸 수 있는 단어들 즉,그 단어들은 자크의 목구멍 속에 깊이 파묻혀 있다가 어떤 단어가 제대로 나오지 안흐면 대신 그 자리를 꿰차려고 가리는 단어들이었다.P141에서
말더듬는 현상은 현대 의학에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고 한다.말을 더듬게 된 원원인을 찾고 환자에게 놀이 치료 등의 치료를 통해 완치는 되지 않더라도 그 증상을 줄일 수가 있으며 치료와 발음 교정을 병행하면 말더듬의 증상이 언 정도 완화될 수가 있다고 하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말더듬이에게 진정으로 다가가 친구가 되어주고 용기와 격려,배려를 아끼지 않는 관계형성이 그에게 안정감과 자신감을 심어 줄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담임선생님은 팔을 걷어 부치고 자크의 부모님을 뵙고 디아트킨(정신분석 연구가)의 연구와 언어 장애에 대해 상담을 하려 하고 교장 선생님까지 나서게 되는데 선생님이 칠판에 쓴 문장을 읽어보라고 하기도 하지만 끝내 더듬거리게 되지만 변화된 급우들이 자크를 보는 태도와 말에 자크는 조금씩 급우들과의 거리감이 좁혀지고 잃었던 자신감을 보이게 되고 불완전하지만 조금씩 말을 익히게 된다.
장애를 둔 부모는 얼마나 마음이 쓰리고 고통스러울까,자크와 같은 언어적 장애를 갖고 있는 장본인은 말할 필요가 없으리라.지저분하고 불쾌하며 덜 떨어진 인간쯤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우선은 그들에게 자연스럽고 연민의 정을 베풀어야 할 때이다.내겐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들이 아직도 가려움으로 괴로워하고 있다.성격이 밝고 긍정적이어 급우들에게 따돌림을 받지는 않지만 완치가 되지 않아 오랜 세월 나와 아내는 아토피 걱정,그의 미래의 진로에 대한 걱정,교육비 걱정으로 늘 신경이 평온할 날이 없다.길을 가다가도 불편한 몸을 가진 사람을 보면 먼저 내 아들을 떠올리게 된다.혹 내게 말을 걸어와 부정확하고 어둔하게 대할지라도 나는 성심성의껏 듣고 마음으로 전해주려 한다.말더듬이 자크와 같은 아이들이 주위의 관심과 애정,격려를 듬뿍 받으며 정상적인 모습으로 태어나 주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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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의 옆자리에 우연하게 앉으신 도인같아 보이는 아저씨 한분과의 대화로 이 책은 어쩌면 내게 더 깊게 기억되는지도 모르겠다. 무언가 세상사에 대해 아는것이 많아 보이던 아저씨는 책을 한번 살펴보아도 되겠냐고 물었고 나는 흔쾌히 그러라 하였다. 이리저리 내용을 조금 읽어보시던 아저씨 왈. 학생은 말을 더듬는가? 그때는 그저 우습게 넘겼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아저씨의 그 단순한 한 문장에는 어떤 의미가 있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말 더듬이 자크의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