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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추억을 잊어버렸지만.
"어린 시절의 추억을 잊어버렸지만." 내용보기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오늘 개학을 한 학교가 많았나보다. 아침 출근길에 수다를 떨며 친구들과 떼지어 학교로 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생동감이 넘치는 봄, 을 느껴봤다. 아, 그런데 이 세상은 아직 쌩긋 웃는 봄을 맞이할 때가 된 것은 아니었나보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으며 무심코 흥얼거리며 골목을 지나칠 때, 내 눈길을 잡아 끄는 꼬맹이들의 무리는 어딘가 그늘진 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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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가 시작되면서 오늘 개학을 한 학교가 많았나보다. 아침 출근길에 수다를 떨며 친구들과 떼지어 학교로 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생동감이 넘치는 봄, 을 느껴봤다. 아, 그런데 이 세상은 아직 쌩긋 웃는 봄을 맞이할 때가 된 것은 아니었나보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으며 무심코 흥얼거리며 골목을 지나칠 때, 내 눈길을 잡아 끄는 꼬맹이들의 무리는 어딘가 그늘진 곳에서 짓밟히는 잡초같은 느낌이었다. 열명정도의 꼬맹이들. 내가 지나쳐가려 하니 좀 더 으슥한 곳으로 몰려가는 녀석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지나쳐 가다 다시 되돌아봤더니, 한 녀석이 주변을 살피느라 고개를 내밀었는데 나와 눈이 마주쳤다. 그때 나는 결단을 내렸어야 했다. 시덥잖은 어른행세를 하게 되는 것일지라도 나는 그녀석들에게 가서 '학교 가기 전에 회의하냐?'라는 한마디라도 했어야했다... 빨간 모자를 눌러쓰고 두리번 거리던 녀석과 마주친 눈이 자꾸 내 뒤통수를 때리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스쳐버린 나는, 아마도 이기적인 어른이 된 것일게다. 뭐라 할 말이 없네.

 

주일에 성당에 가면 간혹 절대로 내 말을 듣지 않는 고등학생 녀석 하나를 만난다. 성당안으로 들어가자,는 내 말에 대꾸를 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말없이 부르튼 입술만 손으로 뜯으며 버티는 모습을 보면 화가 치밀어 올라 '넌 선생님 말도 안듣니?'라고 내뱉고는 혼자 성당으로 들어가버리고 만다. '저 녀석은 내 영역밖이야. 내 말은 죽어라 안듣는데, 신경 끄는게 낫지'라고 말도 안되는 위안을 하고는 그녀석에 대한 생각은 잊어버린다. 그런데 얼마전 수녀님과 얘기를 하면서 알았다. 약간 정신적으로 장애가 있지만 그래도 얼마나 착한 애인지 모른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나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순간적으로 내 입장에서만 그녀석을 바라봤고 내 감정을 못눌러 화를 내고 형편없는 녀석이라고 판단해버린 내가, 그런 내가 어떻게 아이들에게 '사랑'에 대해 가르칠 수 있단 말인가. 나를 지워버리고 싶었다.

 

말더듬이 자크의 이야기를 읽는 동안 자꾸만 떠오르는 녀석들이다. 도대체 나는 무슨 짓을 한거야?

 

말더듬이 자크는 유일한 친구 봉지하고만 막힘없이 더듬지도 않고 유창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할 수 있다. 엄마 아빠를 사랑하지만 피곤에 지친 생기없는 엄마의 모습과 화를 내며 매질을 하는 아빠에 대한 두려움은 자크의 마음을 열어주지 못한다. 그래서 자크는 침대 밑에 들어가 자신만의 비밀 일기를 쓴다. 자크의 비밀일기와 친구 봉지와의 대화가 자크의 마음을 보여주는 유일한 것이다.

 

어른이 된 내가 바라보는 어린 자크의 모습이 아니라 오로지 자크의 마음을 표현한 이야기는 너무 마음이 아프게 느껴졌다. 하지만 나는 이미 자크를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을 잃어버렸다. 거리에서 만난 아이들에게 아무런 관심도 주지 않았고, 착하게 인사를 하고 말을 듣고 싶지만 쉽게 행동하지 못하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버럭 화만 내 버리는 어른이 되어버렸다. 나는 말더듬이 자크처럼 이 세상을 향해 떠듬떠듬 자신을 내 보이려고 하는 아이들의 작은 몸짓을 무참히 밟아버리는 어른이 되어버렸다.

 

나는... 나도 어릴 적 내 마음과 내 생각과는 달리 말을 한마디도 못해 부모님께 선생님께 친구들에게 오해를 받고 외톨이라고 느낀적이 있었다. 나의 어린 시절이 자크의 이야기를 읽으며 조금씩 떠올랐다. 
어떻게 내 마음을 말해야 하는지 몰랐던 나는 커서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마음을 알아 들을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었지. 그런데 지금 내 모습은 전혀 아니야. 그래서 더 슬퍼져버렸다. 자크의 이야기는 정말 나를 슬프게 했어.
자크를 따뜻하게 감싸주고 한없이 넓은 마음을 보여주는 마뉘선생님의 이야기가 나오자 너무 큰 감동이 느껴졌지만, 마음 한편으로 마뉘선생님처럼 되지 못한 내가 또 한없이 슬퍼지기도 했지.
작가 소르주 살랑동은 이 책을 '어린 시절을 아프게 보내어 어린 시절에 대해 추억할 것이 없는  사람들'이 읽으면 가장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인터뷰를 읽으니 또 마음 한켠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소르주 살랑동은 그렇게 하기 위해 어린시절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자크의 이야기를 끄집어 낸 것은 아닐 것이다.

 

그림자 친구의 존재, 추운 겨울 빨갛게 시린 발목이 드러나는 짧은 바지를 입고 날마다 같은 옷을 입어야 하는 가정환경, 말을 더듬어 친구들에게 따돌림 당하고 외톨이가 된 자크, 아무도 자크의 마음을 이해해주지 못하고.... 소르주 살랑동의 '말더듬이 자크'는 미화된 미사여구도 없이 어린 자크를 그대로 보여준다. '마침내 자크는 행복해졌습니다...'가 아니라 자크의 어린 시절은 그랬다,라는 말만 툭 내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눈물겹게 감동적이거나 극적인 희망이 보인다거나 모든 것이 다 좋아질 것이다,라는 일말의 해피엔딩조차 말하고 있지 않다. 그저 툭툭 끊어지는 듯한 표현으로 사실을 말해주고 있을뿐이다.
하지만 그래도 감동적이다. 마뉘선생님이 계시고, 폭력을 휘두르기는 하지만 사랑하는 아빠가 계시고, 사랑하는 엄마가 계시고, 좀처럼 말을 들어주려고 하지 않는 친구들이기는 하지만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친구가 있다고 말해주고 있으니까. 소르주 살랑동은 은근히 그렇게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는 말더듬이 자크가 조금씩 세상을 향해 입을 열게 되리라는 것을 자크의 이야기 끄트머리에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말더듬이 자크의 이야기는 감동적이다.

 

지금도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는 수많은 아이들이 자신의 그림자 친구하고만 비밀대화를 나누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여전히 그 아이들의 표현없는 마음과 몸짓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인내심있게 지켜보며 노력하면서 마음이 보여주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말을 듣게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질 것이다.

 

 

r***2 2007.03.06.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말더듬이 자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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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위엔 어떠한 연유인지는 모르지만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말더듬이가 있다.듣는 사람은 답답하기도 하고 순간적으로 무시하며 애써 외면하려는 경향도 있다.군대 시절 입대 동기 하나가 말을 더듬고 문제를 자주 일으키는 바람에 안타깝게도 고참들에게 많이도 얻어 터지고 그의 잘못과 말더듬으로 인해 단체가 기합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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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주위엔 어떠한 연유인지는 모르지만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말더듬이가 있다.듣는 사람은 답답하기도 하고 순간적으로 무시하며 애써 외면하려는 경향도 있다.군대 시절 입대 동기 하나가 말을 더듬고 문제를 자주 일으키는 바람에 안타깝게도 고참들에게 많이도 얻어 터지고 그의 잘못과 말더듬으로 인해 단체가 기합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그러나 말을 더듬는 장본인은 얼마나 속이 답답하고 주위로부터 외면 당하기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비참함과 비애를 안고 하루 하루를 살아야 할지 괴롭기 짝이 없을거 같다.그러나 말더듬이도 꾸준한 교정과 주위의 따뜻한 배려와 격려를 통해 단어와 문장을 연습해 나간다면 말더듬으로 인한 상처와 따돌림에서 자신감과 진전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상처를 받고 소외받는 일종의 장애를 안고 있는 이들에게 힘과 용기,격려를 실어 줌으로써 함께 살아가는 인간미를 서로가 관심과 애정을 갖아야 할때라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 자크는 말을 더듬는 바람에 급우들로부터 따돌림을 받고 무시당하는데 자신의 마음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는 점에서 자신도 답답하고 어디에 하소연할 길이 없다.그래서 그는 쓰디 쓴 약초를 먹으면 말더듬이 차츰 나아지고 정상적으로 된다는 말을 듣고 약초를 질겅질겅 씹기도 하지만 말더듬은 여전하다.이런 자크는 생각도 늘 부정적이다.나쁜 말,지저분한 말,더러운 말,바보 같은 말,가시 돋힌 말과 구역질 나는 말 대신 부드럽고 밝으며 황금과 다이아몬드 같으며 애정과 영혼이 깃든 말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다짐한다.

 

 열두 살 소년 자크에겐 다행히도 그를 생각하고 배려해주는 따뜻한 심성의 소유자 봉지가 있다.그를 헌신짝처럼 생각하고 '소 닭보듯 하는'급우들과는 달리 그를 불쌍히 여기고 배려하는 소녀 봉지는 마치 수호천사와 같은 존재이고 든든한 지탱이 되어 준다.또한 담임선생님이 아이들에게 가장 약한 즉,수업 시간에 바깥을 보는 아이,노는 시가네 혼자 있는 아이,놀림을 받는 아이,신발에 구멍이 난 아이,아침을 먹지 않고 학교에 오는 아이,겨울인데 외투를 입지 않은 아이가 모두 약한 아이이니 관심과 배려를 해야 한다고 훈화를 하신다.

 

 말더듬이들이 단어와 말을 배우는 단계가 교육적인 면에서 유익함을 발견하게 된다.말더듬이를 위한 단어들,대체용 단어들,비상으로 쓸 수 있는 단어들,대신 쓸 수 있는 단어들 즉,그 단어들은 자크의 목구멍 속에 깊이 파묻혀 있다가 어떤 단어가 제대로 나오지 안흐면 대신 그 자리를 꿰차려고 가리는 단어들이었다.P141에서

 

 말더듬는 현상은 현대 의학에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고 한다.말을 더듬게 된 원원인을 찾고 환자에게 놀이 치료 등의 치료를 통해 완치는 되지 않더라도 그 증상을 줄일 수가 있으며 치료와 발음 교정을 병행하면 말더듬의 증상이 언 정도 완화될 수가 있다고 하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말더듬이에게 진정으로 다가가 친구가 되어주고 용기와 격려,배려를 아끼지 않는 관계형성이 그에게 안정감과 자신감을 심어 줄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담임선생님은 팔을 걷어 부치고 자크의 부모님을 뵙고 디아트킨(정신분석 연구가)의 연구와 언어 장애에 대해 상담을 하려 하고 교장 선생님까지 나서게 되는데 선생님이 칠판에 쓴 문장을 읽어보라고 하기도 하지만 끝내 더듬거리게 되지만 변화된 급우들이 자크를 보는 태도와 말에 자크는 조금씩 급우들과의 거리감이 좁혀지고 잃었던 자신감을 보이게 되고 불완전하지만 조금씩 말을 익히게 된다.

 

 장애를 둔 부모는 얼마나 마음이 쓰리고 고통스러울까,자크와 같은 언어적 장애를 갖고 있는 장본인은 말할 필요가 없으리라.지저분하고 불쾌하며 덜 떨어진 인간쯤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우선은 그들에게 자연스럽고 연민의 정을 베풀어야 할 때이다.내겐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들이 아직도 가려움으로 괴로워하고 있다.성격이 밝고 긍정적이어 급우들에게 따돌림을 받지는 않지만 완치가 되지 않아 오랜 세월 나와 아내는 아토피 걱정,그의 미래의 진로에 대한 걱정,교육비 걱정으로 늘 신경이 평온할 날이 없다.길을 가다가도 불편한 몸을 가진 사람을 보면 먼저 내 아들을 떠올리게 된다.혹 내게 말을 걸어와 부정확하고 어둔하게 대할지라도 나는 성심성의껏 듣고 마음으로 전해주려 한다.말더듬이 자크와 같은 아이들이 주위의 관심과 애정,격려를 듬뿍 받으며 정상적인 모습으로 태어나 주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j******6 2012.03.31. 신고 공감 2 댓글 3
리뷰 총점 종이책
나를 생각해보다
"나를 생각해보다 " 내용보기
기차의 옆자리에 우연하게 앉으신 도인같아 보이는 아저씨 한분과의 대화로 이 책은 어쩌면 내게 더 깊게 기억되는지도 모르겠다. 무언가 세상사에 대해 아는것이 많아 보이던 아저씨는 책을 한번 살펴보아도 되겠냐고 물었고 나는 흔쾌히 그러라 하였다. 이리저리 내용을 조금 읽어보시던 아저씨 왈. 학생은 말을 더듬는가? 그때는 그저 우습게 넘겼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아저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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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의 옆자리에 우연하게 앉으신 도인같아 보이는 아저씨 한분과의 대화로 이 책은 어쩌면 내게 더 깊게 기억되는지도 모르겠다. 무언가 세상사에 대해 아는것이 많아 보이던 아저씨는 책을 한번 살펴보아도 되겠냐고 물었고 나는 흔쾌히 그러라 하였다. 이리저리 내용을 조금 읽어보시던 아저씨 왈. 학생은 말을 더듬는가? 그때는 그저 우습게 넘겼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아저씨의 그 단순한 한 문장에는 어떤 의미가 있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말 더듬이 자크의 이야기.
어린 아이의 이야기로 사람들은 더 많은것을 배우지 않을까 싶다. 나 역시 그러했고.
외롭고 나약하고 때로는 놀림감이 되는 자크. 더이상 시련을 겪지 않고 사람들로 부터 세상으로 부터 상처 받지 않기 위한 자크의 삶의 이야기. 어쩌면 그것은 우리 모두의 삶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다만 어른이된 지금은 그런 모습을 남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것의 차이랄까.
이 책을 통해 또 한번 느꼈다. 책이란것은 독자가 처한 상황이나 배경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진다는것을 말이다. 어린시절 내가 이런 책을 느꼈다면 조금은 재밌고 독특한 친구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겠지만 이젠 어린 자크를 보면 자크를 뛰어넘어 더 많은 생각을 가지게 되는것 같다. 어린 말더듬이 자크와 나의 닮은 점을 발견하는 일은 나를 당혹스럽게 한다. 비단 그것은 표면적으로 느껴지는 그의 말을 더듬는 습성 같은것이 아니다. 자크가 가진 외로움이란것에 나는 어쩌면 깊이 동질의식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가끔 나의 어린시절과 놀라울정도로 닮아있는 모습이 있는가 하면 어른이 된 지금 내게서도 고개를 끄덕이도록 닮은 모습이 있기도 하다. 말을 더듬는 자크라는 한 아이를 통해 나는 과거의 나를 만나고 현재의 나를 깊이 생각 해 볼 수 있었다. 아마도 이것이 그저 그런 어른들의 외로움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면 나는 아마도 그렇게 깊이 공감할 수 없었으리라.

a******9 2007.05.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