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0%
  • 리뷰 총점8 10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0.0
  • 50대 8.0
리뷰 총점 종이책
핑퐁 = 재능이란 무엇인가
"핑퐁 = 재능이란 무엇인가" 내용보기
마츠모토 타이요 작품을 섭렵 중이다. 지난번에 <넘버 5>를 읽었으나, 워낙 초현실주의 작품이고 나중에 한 번 다시 봐야겠다 싶어서 일단 넘어가고, 이번에 읽은 <핑퐁>을 놓고 한마디 뇌까려볼까 한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두 아이다(역시 마츠모토). 스마일이라 불리는 츠키모토와 페코라 불리는 호시노. 두 아이는 어릴 적부터 친구고, 둘 다 탁구에 빠져 후진 고등학교 탁
"핑퐁 = 재능이란 무엇인가" 내용보기

 

마츠모토 타이요 작품을 섭렵 중이다. 지난번에 <넘버 5>를 읽었으나, 워낙 초현실주의 작품이고 나중에 한 번 다시 봐야겠다 싶어서 일단 넘어가고, 이번에 읽은 <핑퐁>을 놓고 한마디 뇌까려볼까 한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두 아이다(역시 마츠모토). 스마일이라 불리는 츠키모토와 페코라 불리는 호시노. 두 아이는 어릴 적부터 친구고, 둘 다 탁구에 빠져 후진 고등학교 탁구부의 일원으로 활동한다. 페코의 권유로 동네 탁구장에서 탁구를 시작한 스마일. 스마일에게 페코는 '히어로'다. 위기의 순간에 등장하는 히어로. 그런 히어로가 점점 맥이 풀리자, 그를 되살리겠다고 결심하게 된다--아니 어쩌면 구체적으로 이런 결심을 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저 '다른 사람'으로 바뀐다. 원래 한없이 유약하고 누군가를 '이긴다는' 것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여 대강 져주거나 하던 스마일이 호전적이고 매정한 인간으로 바뀌면서 급성장하기 시작한다. 페코는 스마일의 실력을 보면서 (물론 중국에서 수입(?)된 선수에게 대판 깨지고 충격을 먹기도 했겠지만) 도망가버린다. 오락실로, 담배로, 탁구가 아닌 다른 것으로.

 

줄거리를 다 말하면 재미 없으니 여기까지 하기로 하고(나머지는 직접 읽어보시라! <넘버5>와는 달리 얇기도 하거니와 쉬워서 금방 읽는다.) 여기에 보면 페코의 또 다른 어릴 적 친구가 등장한다. 아쿠마라는 녀석인데, 카이오라는 '탁구 명문' 학교에 다닌다. 원래 탁구를 무지무지 못 치던 녀석인데, 엄청난 노력으로 명문 탁구부에서 살아남았다. 카이오에는 '드래곤'이라 불리는 카지마가 있다. 전국대회 우승자. 그러나 시합 전이면 화장실에 쳐박혀서 나오지 못하는 놈.

 

페코는 나중에 '아쿠마'에게도 깨진다. '그것밖에 안 되냐, 3세기는 더 배우고 와라'고 맨날 놀리던 그 아쿠마에게. 그리고 그 아쿠마를 '스마일'이 깨부순다. 카지마가 인정하는 스마일과 붙어보고 싶어, 학칙을 어기고 스마일의 학교로 찾아가 시합을 신청한 것이다. 자기가 어릴 적 늘 이겼으니 이번에도 자신 있다며 붙는다. 당연히 처참하게 깨진다. 그 후, 아쿠마는 탁구를 그만둔다. 자신의 '재능 없음'을 더 이상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기 때문에.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렇다. 이 재능 없는 아쿠마가 '포기'하기까지, 대체 얼만큼 공을 쳐댔는가. '탁구 명문'에 가장 재능 없는 놈으로 들어가 그 빡센 훈련을 남보다 두 배 세 배로 소화하면서 실력을 기르지 않았던가. 그러던 녀석이, 몇 달 빡시게 훈련하더니 자신을 훌쩍 뛰어넘어버린 스마일을 보고 더 이상 자신을 속일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제 해볼 만큼 해본 거다. 부딪쳐볼 만큼 부딛쳐본 거다. 자신이 납득할 수 있을 만큼. 그런 뒤에 비로소 '후회 없이 접을 수 있다.' 때때로 재능 운운하면서 제대로 도전해보지도 않고 꼬리부터 내리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보는데, 부디 그냥 말하지 마라. 쪽팔리지 않나. 뭘 얼마나 해봤다고 재능 운운하나? 무슨 모차르트 탄생이라도 기다리는 건가? 재능이 있는지 확인하는 데도 최소한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진정 모르나? 자기 가슴에 '열망'이 있다면 일단 몸으로 부딪쳐라. 정신이 얼얼해질 때까지. 그러고 나서 포기한다면, 그건 해피앤딩이다. 어차피 우리가 갈 수 있는 길은 하나가 아니다. 바로 그 '악몽'이, 진정한 자신의 길을 걸어갈 때 '축복'으로 바뀔 것이다. 자신을 허공에 내던져보지 않으면 영영 날 수 없다. 그렇게, 두려움을 주입하는 우리 교육은 아이들을 평생 날지 못하는 불구로 만들어버린다. 날개를 자르거나 꺽는 무식한 짓은 하지 않는다. 새끼일 때 날개에 클립을 찝어놓을 뿐.

 

책의 결말로 가면 결국 스마일도 '선수'로서의 꿈은 접고, 동네 탁구장에서 아이들 가르치는 것으로 만족한다. 애초부터 스마일에게 탁구는 '그냥 재미있으면 되는 것'이었다. 탁구에 인생을 건다는 자체가 스마일에게는 스마일이었다. 탁구를 치는 방법도 가지가지다. 인생을 사는 방법이 그렇듯이. 스마일에게 축복 있으라!

y*****m 2009.02.14. 신고 공감 1 댓글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