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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들은 모두 가슴 한 켠에 저마다의 상처를 간직한 채 살아간다. 살아가는 것이 참으로 힘들고 피곤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다. 돌이켜보면, 몸과 마음이 침울함에 침잠되어 그대로 주저앉고 싶다고 느낀 적, 누구에게나 있었을 게다. 마냥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기에 다시 비틀거리며 일어나 걸어가지만 상처는 완전히 치유되지 않은 채 남는다. 삶의 흔적으로 남은 상처는 결국 가슴 한 켠에서 낙인처럼 굳어져 우리 존재의 한 부분을 이루는 아픔이 되어버린다. 우리는 아플 때마다 늘 다시 김광석을 만난다. 김광석은 싫증내지 않고 그 아픈 상처를 어루만져 준다. 그의 노래는 삶의 변곡점을 마주하여 불안해하고 상처받는 우리 평범한 이들, 그들의 아픔을 간취하며 그들의 슬픔에 공명해 준다. 무거운 짐을 지고서 먼 길을 왔는데 끝이 보이지 않아 다 버리고 싶은 기분일 때, 그의 목소리로부터 위안 받았던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의 노래는, 비록 상처를 없애주지는 못하지만, 우리의 아픔에 공감하고 그것을 보듬어 안아줌으로써 고통과 외로움, 고독감을 덜어주고 위로해 주었다. ‘일어나'서 ’나의 노래'를 부르며 ‘다시 한 번 해' 보라고 고무해 주었다. 이제 김광석의 바톤을 김광식이 이어받으려 하고 있다. 조금은 다른 형식과 내용으로써. 2. <김광석과 철학하기>라는 제목을 일별하며 받은 첫인상은 '형용모순'이었다. 김광석과 철학은 상호결합이 어려운 대립항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슬픈 노래'로써 다가와 위무해 주었던 김광석, 지성이 아니라 풍부한 감성과 표현으로 호소하는 김광석이 '세계의 근본적 근거와 그 표현개념에 관한 비판적 검토'(브리태니커)를 주 임무로 한다는 '철학'과 어울리겠느냐 말이다. 게다가 김광석의 노래는 대체로 '슬프고 처연하지' 않은가. 따라서 <김광석과 철학하기>는 달리 해서 ‘슬픈 노래와 철학하기'라는 말로 치환함이 가능할 텐데, 그렇다면 저자 김광식은 ’슬픔 또는 애수의 원인과 본질에 관한 해석학적 고찰'이라는 제목을 선택하는 편이 보다 좋지 않았을까? 이런 인상을 받았던 것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두 단어가 제법 어울린다. <슬픔으로 슬픔을, 생각으로 생각을 치유한다>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김광식은 아래와 같이 말한다. “왜 노래와 철학인가? 아픈 마음을 엮고 푸는 씨줄과 날줄이 감성과 이성이니까. 노래는 감성으로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철학은 이성으로 아픈 마음을 헤아려준다.” “왜 김광석인가? 슬프니까. 슬퍼서 오히려 마음속 슬픔이 차분히 가라앉는다. 슬픔이 슬픔을 치유하는 것이다. 그런데 왜 슬픈 노래를 생뚱맞게 행복을 위한 철학과 엮는가? 행복을 위한 철학은 불행한 이들을 위한 철학이기 때문이다.” (6쪽) 다른 사람 아닌 김광석과 ‘철학'을 하고 싶은 이유는 그의 노래가 슬퍼서, 너무나 슬퍼서 상처를 도리어 보듬어 주기 때문이다. 채움보다 비움을, 만남보다 헤어짐을 노래하는 ’가객' 김광석은 슬픈 노래로써 슬픈 마음을 정화시켜 주며, 아픈 마음을 역어 놓은 씨줄과 날줄 중 감성의 씨줄을 풀어놓는다. 남아있는 슬픔의 날줄은 이성이 맡아야 할 몫이다. <철학자> 김광식은 이성의 무기로써 불행의 시원을 탐구하여 아픔과 상처의 원인을 규명하고 슬픔을 치유하려고 한다. “철학은 궁극의 학문이다. 철학은 마음속 불행의 뿌리를 깊이 파헤쳐 치유를 시도한다. 궁극(근본)에 이를 때까지.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벗어날 행복의 실마리를 찾을 때까지.” (6쪽) 삶의 흐름 속에서 단단히 굳어가지만 건드리면 여전히 아픈 그 상처를 이성의 힘을 가지고서 근본적으로 치유해 내는 것, 이것이 김광식의 목표이다. 그 출발점이 되어주어야 하는 것은 김광석의 노래다. ‘자유를 그리워하는 동물의 냄새를 풍기는', 또한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김광석의 ‘철학을 비추는 거울같이 보이는' 노래다. 그것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매일같이 조우하는 고통과 슬픔과 불행의 원형(Archetyp)을 찾아내는 실마리이며, 불행의 영겁회귀를 행복의 현전으로 전환시키는 인식론적 돌파(epistemological breakthrough)의 출발점이 되어줄 것이다. 그래서 제목은 <김광석과 철학하기>가 마땅하다. 다른 제목이 필요할까 3. 제목도 좋고, 김광식의 뜻도 좋다. 김광석은 말할 나위 없이 좋다. 다 좋은데 말이지, ‘철학'이라니 너무 딱딱하고 어렵지 않을까? 학창시절이 시작한 이래, 그 단어를 듣고서 연상되는 것은 난해함, 고루함, 편두통, 수면제 등이 아니던가. 이걸로 어떻게 ’행복'을 얻는단 말인가. 이건 도리어 ‘고통'으로 향하는 아우토반이잖아. 아마도 책을 읽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같은 우려는 자취를 감출 것이다. 이 책은 매우 빼어난 철학안내서라고 불릴 만한데, 서양 철학사 상의 주요 이정표가 되어주는 12명의 철학자(저자 김광식을 포함하는)와 그들의 테제를, 결코 난해하지 않은 필치로써 친절히, 그리고 정곡을 짚어서 해설해주기 때문이다. 대단한 노력을 경주하지 않더라도 저자의 붓이 가리키는 대로 따라가노라면, 서구철학이 배출해낸 거장들과 그들의 ‘철학함' (philosophieren)에 대한 이해의 단초를 자연스럽게 제공받는 것이다. 읽는 이가 약간의 지적노력을 덧붙인다면, 서양철학의 흐름과 발전사의 윤곽을 그리는 것도 가능할지 모른다.
말하자면 이 책은 어렵지 않으면서도 풍요롭다. 이는 당연하게도 저자의 탄탄한 철학적 식견에 기반함으로써 가능한 것이지만, 또한 난해해 보이는 철학 개념들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주는 이야기 솜씨의 덕분이기도 하다. ‘철학을 이야기로써 풀어낸다'는 것은 말처럼 손쉬운 작업이 결코 아닐 것인데, 특히 철학이라는 학문 특유의 속성 때문에 그러하다. 철학은 그것을 두르고 있는 단단한 학문적 외피와 내적으로 요구받는 엄밀함으로 인하여 이야기를 활용하거나 이야기가 되기에는 어려운 분야라고 생각되는 것이다. 책을 펼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이 같은 선입견이 깨어져 나간다. 저자는 김광석의 노래로부터 포착해낸 행복 또는 불행과 관련된 철학적 화두를 자신의 체험담, 영화 속의 에피소드, 저자가 직접 상담한 이런저런 일상적 사례들과 접목시켜 입체적으로 해설해 나간다. 현실적 삶의 다양한 양상들과 결합함으로써, 철학은 고담준론의 위치에서 하강하여 피와 육을 얻어 우리의 생활세계 안에서 숨을 쉬게 된다. 그 결과로 남는 것은, 진지하지만 결코 이해하기 어렵지 않은 삶에 대한 성찰과 지혜, 행복을 향한 지침이다. 이야말로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일지도 모른다. 제 아무리 좋은 이야기이고 인생살이에 금과옥조가 되는 금언이라고 하더라도 읽어내기 힘들어서야 무엇에 쓸 것인가. ‘김광식의 행복콘서트'에 입장하기가 고통스럽다면 그것은 행복이 아니라 ’불행'아닌가. 4. 이 책은 잘 쓴 철학서이지만, 동시에 행복에 대한 분석적 레포타쥬이다. 행복에 관하여 추상적이고 완결된, 어떤 닫힌 정의를 내리는 것이 아니라, 현실세계를 살아가는 여러 양상들을 보여주며 그 안에 담겨진 행복과 불행의 상관관계를 파헤쳐 나가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의 진실한 미덕은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자리에서 발견된다. 삶 속에서 우리를 번민하게 하는 다기한 현실적 고민들에 마주하여 행복해지고 싶다면 어떠한 자세를 견지할 것인가, 라는 단순하지만 근원적인 질문에 대하여 철학의 목소리로써 답을 제시해 주는 것이다. 여기서 플라톤의 ‘이데아론'은 새로운 꿈을 향해 걸어가는 이를 위한 찬가로 변모한다. 저 쾨니히스베르크의 현인(칸트)은 준엄한 자기성찰의 회초리를 들이대며, 환경에 매몰된 무반성적 삶을 경계하라 명한다. 철저히 실패하고 좌절함으로써 가진 것들의 덧없음을 느끼고 그것에 연연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이는 공산당 선언의 저자(마르크스)이다. 누군가(니체)는 "뒤뚱뒤뚱 위태롭게 내딛는 아찔한, 그래서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삶의 과정"을 밟아가라 권하며, 다른 누군가(롤스)는 ’공정한 사랑'을 위해 ‘무지의 베일'을 쓰라고 요구한다. 김광석의 노래에 이끌려 도서관에서 소환된 철학의 대가들이, 나의 세계를 변혁시키고 행복으로 향하기 위해 필요한 덕성과 자세를 강론하는 것이다. 이제 철학은 ‘거리에서' 숨을 내쉬며, 지금 이 순간의 행복한 삶을 구현하기 위한 지혜로 탈피한다. 물론 이 모든 것은 구성이며 해석이다. 말하자면 김광식의 학문적 인식을 통해 획득된, 행복에 관한 성찰적 지혜이다. 그 모든 통찰의 마지막 장이 말하는 것, 즉 행복으로 가기 위해 밟아야 할 마지막 계단은 ‘행동지식'을 통한 실천이다. 말하자면: "행동지식"을 몸에 배이게 하여 지식과 행동사이의 간극을 없앨 것, 작은 행위를 꾸준히 반복적으로 실천하여 행동방식이 몸에 배이게 할 것, 이 ’몸의 철학'을 통해서 세계와의 거리를 좁히고 ‘낯섬'을 극복할 것. 행복해지고 싶다면 행동하라는 것이다. 짝사랑하는 그녀에게 다가가기를 원한다면, 멀리서 바라만 보지 말고 "저기, 커피 한 잔 어때요?"라고 한마디 전하는 것부터 시작하라는 것이다. “사람에 대한 사랑이든 세상에 대한 사랑이든 사랑의 근육을 만드는 비결은 끊임없이 자기 되먹임하며 사랑의 행동을 되풀이하는 데 있다.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 여워하지만 말고 세상을 사랑하고 또 사랑하라.“ (353쪽) 행복해지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딛고 또 내딛어야 하며, 끊임없이 사랑의 행동을 되풀이해야 한다. 사랑과 행복을 원한다면 사랑과 행복을 얻을 수 있는 행동이 몸에 배이도록 해야 한다. "알고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제로 응용해야한다. 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제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라는 괴테의 금언이 떠오른다. 5. 정리해 보자. 불행으로부터 벗어나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1. 우선 시야를 바꾸어 다른 각도로 세상을 바라볼 것. 2. 그렇게 해서 얻게된 인식이 몸에 배일 때 까지 실행하고 실행하고 또 실행할 것. 동서고금의 현인들이 유사한 깨우침을 전해왔다. 고개를 돌리면 청산이라 하지 않던가. 모든 것이 내 마음의 조화로움에 달려있다(一切唯心造)는 가르침은 또 어떤가. 이 ‘덕의 철학'이 김광식을 만나서 ’행동지식'과 결합되었다. 그 결과는 적극적 실천철학인 ‘몸의 철학'의 탄생이다. 그것은 “세상을 사랑하는 착하게 사는 방식이 덕으로 몸에 배어야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외친다. 청산을 본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청산이 보였다면 그곳으로 가기 위해 발을 내딛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몸의 철학'은 청산으로 가는 ‘그 길'을 확실히 알려 주고 있는가? 청산으로 향하는 ‘단 하나의 길'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김광식은 그 같은 길을 알려 줄 역량도, 의사도 없음이다. “모두에게 통하는 단 하나의 절대적인, 잘 사는 행복의 비법 같은 것은 없다. 행복하게 사는 방식은 사는 이의 삶에 따라 제각기 어울리는 방식이 따로 있다. 행복은 맞춤옷과 같다.” (355쪽) 청산으로 가는 루트를 정하는 이는 김광식이 아니라 당신 자신이다. ‘몸의 철학'을 통해 도달할 수 있는 것은 모든 이를 감싸 안는 ‘하나의' 유토피아가 아니라, 저마다의 가슴 속에 자리하고 있는 저마다의 청산이다. 게다가 ‘몸의 철학'이 보다 강조하는 것은 청산 그 자체가 아니라 청산으로 향하는 방법, 말하자면 청산을 향해 내딛는 발걸음 하나하나에 담긴 가치이다. “'이상은 이상일 뿐'이라는 너의 목소리가 그리워도 뒤돌아보지 말고 의연하게 휘파람 불며 걸어가야 한다. 너에게 돌아가 현실에 안주할 수는 없다. 덜컹이는 기차에 몸을 싣고, 출렁이는 파도에 흔들려도 바람에 내 몸 맡기고 담담하게 가야 한다.” (73쪽) 6. 우리들은 우리 자신의 의사와 전혀 무관하게 이 세상 속에 "던져진" 존재이다.(하이데거) 어떤 이유도 없이 던져짐으로써 본질이라고 할 만한 존재 이유 같은 것을 지니지 못한 ‘부조리'한 존재이다.(샤르트르) 이처럼 우리들이 숙명적으로 탑재하고 있는 세계와의 균열이 우리들 불안과 불행의 근원적 요인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바로 그 덕분에 우리는 절대적으로 자유로우며, 결단을 통하여 미래를 향해 자신을 ‘기투'할 수 있는 존재가 될 것이다. 김광석은 그의 노래로써, 세계와의 균열로 인해 상처받은 우리의 가슴을 어루만져 주었다. 김광식은 그의 노래를 빌어 균열을 담담히 인정하며 마주하는 방법을 알려 준다. 노래는 삶을 위로하고, 눈물을 닦아주며 따뜻이 감싸 안아준다. 철학은 더 이상 주저앉아 있지 말고 떨쳐 일어날 것을 권유한다. 김광석은 삶의 아픔을 위로해주며, 김광식은 삶의 의미를 깨우쳐 준다. 이 두 사람의 결합을 운명지우는 필연적 이유 같은 것은 아마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두 사람의 이름에서 연유하는 묘한 친족유사성의 느낌 정도를 제하고는 말이다. 하지만 그러면 어떠한가. 우발적 결합을 통해서 창발적이고 창의적인 철학과 음악의 이중주가 태어났으니 말이다. <김광석과 철학하기>는 김광석을 통하여 김광식이 부르는 철학의 노래이며, 김광석에게 들려주는 김광식의 ‘나의 노래'다. 그것은 생의 비애이자 모순으로 느껴졌던 체험들을 연소시켜 ‘삶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라고 요구하는 ‘희망과 행복의 찬가'다. 이 책을 쓰는 동안, 혹은 쓰고 난 후 김광식은 무척이나 행복했을 것임에 틀림없다. 천상의 김광석도 조금은 더 행복해 졌기를 바란다. |
서른한 살이란 너무나 이른 나이에 우리 곁을 떠난 불멸의 싱어송라이터 '故 김광석'... 올해가 추모 20주기라고 알고 있다. 지금도 여전히 김광석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은 많다. 김광석의 노래만으로 이루어진 뮤지컬이 만들어지고 그를 추모하는 가수들은 계속해서 추모공연을 하고 있다. 김광석의 노래하는 가슴 깊은 울림이 있다. 그를 가르쳐 노래하는 철학자란 수식어가 붙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김광석과 철학하기'는 서울대 교수 김광식 님이 이미 KBS <TV 특강>, MBC 라디오, 서울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야기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높은 인기를 얻었을 정도로 화제를 일으킨 강의인데 TV이를 즐겨보지 못한 탓에 모르고 있다가 책을 통해 만났다. 책을 읽으며 TV 강의도 들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김광석의 주옥같은 노래를 통해 우리들이 느끼는 인생의 상처, 아픔, 고통, 사랑 등을 철학적으로 풀어낸 책인데 너무나 좋아하는 김광석의 노랫말이 이토록 심오한 의미를 지녔다는 것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슬픔으로 슬픔을, 생각으로 생각을 치유한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김광석과 에피쿠로스 두 사람을 믿고서 책을 쓴다고 밝히고 있다. 노래와 철학은 씨줄과 날줄처럼 감성과 이성으로 노래는 감성으로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철학은 이성으로 아픔 마음을 헤아려준다. -p6-고 밝히고 있을 정도로 노래와 철학을 별개로 느끼던 나 같은 사람도 노래가 깔린 철학적인 이야기를 마음이 따뜻해지고 괜찮다는 위로를 얻게 된다.
김광석의 대표곡 12곡이 담겨져 있다. 노래 한 곡마다 노래 가사 속에 담겨진 철학적 이야기와 이와 연관성이 있는 철학자의 심오한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살면서 누구나가 느끼는 감정에 대한 이야기는 마치 내 이야기 같다. 실제 고민을 갖고 있던 상담한 내용, 책이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인물들을 통해 우리가 그들과 별반 다르지 않으며 그들이 가진 고민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으로 행복을 추구해야하는지 알려 준다.
김광석을 노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른 곳이 여러 개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거리에서'를 떠올리지 않을까 싶다. 나도 그렇다. 거리에서는 부르는 순간부터 쓸쓸함, 외로움, 슬픔 감정이 함께 온다. 노래에 담겨진 행복의 철학은 어디에 매여 있지 않은 꿈결의 철학으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의 철학을 통해 행복을 이야기한다. '덧없음'이 중용 철학의 핵심인데 현대인들이 추구하는 삶의 목적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중용의 철학의 덧없음이 필요함을 느끼게 된다. 연애 따로, 결혼 따로란 말이 나온 배경에는 물질적 요소가 크다. 사랑이 밑바탕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알지만 돈 없이 사랑만 먹고 사는 것보다 풍요하게 조금 덜 사랑하며 사는 방식을 택하는 사람들이 많다. 많이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이 갖기 위해 자신보다 덜 가진 사람의 몫을 탐한다. 명예, 권력 등 역시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가 될 수 없다.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행복은 수단이며 목적이 되어야 한다. 얻는 것이 행복하고 잃는 것이 불행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자리에서 잘 사는 게 행복한 삶이다.
좋은 가사를 가졌지만 다른 노래에 비해 '나무'는 가사자체도 가물거릴 정도로 잘 부르지 않는다. 한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나무의 철학은 부동심이다. 살면서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요소는 사람들마다 다르다. 정적이지만 즐거움의 철학으로 에피쿠로스의 '쾌락의 철학'을 통해 알 수 있다. 너무나 상반되게 느껴지는 부동심과 쾌락... 허나 에피쿠로스의 쾌락은 부동심, 이다락시아에 바탕을 두는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가르치는 것이다. 물질적, 감각적 즐거움을 에피쿠로스의 철학은 죽은 시인의 사회의 키팅 선생님의 외침 '카르페디엠'이다. 자신이 즐겁고 행복하다면 물질적, 감각적의 쾌락도 괜찮다. 감정적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는 남녀의 사랑보다 우정을 더 추구하는 것이 더 행복할 수 있다. 나무는 자신을 찾는 사람들과 즐거움을 나누지만 찾지 않아도 상관없다. 조용히 즐기며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이다.
'슬픈 노래'에 담겨진 어린아이의 철학.... 어른아이란 말이 유행이 될 정도로 어른이 되었지만 마음속에 어린아이 한 명은 가지고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어린아이는 니체의 초인의 철학이다. 중년의 어른이 되니 어릴 때가 좋은 때라는 어른들의 말이 가슴에 팍팍 와 닿는다. 행복의 조건이 많지 않은 것이 어린아이다. 헌데 요즘 아이들을 보면 어른 뺨치게 어른의 축소판인 아이들이 꽤 있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고 일요일이 되면 본방사수를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 아빠들의 고군분투도 흥미롭지만 아이들의 모습이 사랑스러워 좋아한다. 어른이 만들어 놓은 생활습관을 잘 따르는 아이를 보며 참 착하구나, 부모님은 좋겠다란 생각을 했는데 이것이 옳은지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된다. 자기중심적인 어린아이가 예쁜 것은 아니지만 어른들의 만들어 놓은 틀 안에 갇혀진 아이는 정말 행복할까? 의문이 든다. 어른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어린아이가 받는 스트레스는 없는지.... 어른에게 길들여지지 않은 아이가 갖고 있는 자긍심을 심어주려는 어른이 아니라 관습, 어른들의 틀 안에 아이를 가두는 어른인 나의 모습을 반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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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수들이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를 부른 것으로 안다. 가슴이 먹먹하게 만드는 가사다. 절제와 질서를 담고 있는 헤겔의 넥타이 철학을 담고 있다. 공동체 안에서 자유롭지만 상처받는 사람 없는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것이 행복한 삶이며 이를 바탕으로 한 가족공동체가 가장 이상적인 공동체다. 나폴레옹, 영화 마더, 심청전, 엄마를 부탁해 등을 예로 들어 인간의 윤리를 들여다본다. 나도 이 노래를 좋아한다. 부모님... 특히 엄마는 남다르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어머니의 희긋한 머리칼을 보며 인생의 무게를 느끼게 된다. 나이를 먹을수록 부부가 최고라고 한다. 등 긁어 줄 부부만한 사람이 없다는데 인생 100세 시대가 되고 이혼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면서 황혼 이혼이 늘고 있다.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의 부부처럼 죽음을 함께하는 부부가 얼마나 될지.... 남편과 자식을 위해 산 여자가 혼자서 떠나는 모습이 가슴 먹먹하게 느껴진다. 노래를 통해 우리의 삶을 철학으로 풀어낸 이야기는 철학은 어렵다는 편견을 없애버리기에 충분하다. 11곡의 가사와 연관된 철학자들의 핵심적인 철학이야기에 마지막 '말하지 않은 내사랑'에서는 저자의 몸의 철학인 인지문화철학으로 풀어낸다. 생물학, 과학을 통해 풀어내고 있다. 몸에 밴 행동 방식으로 굳어버린 '앎'을 동성애, 투표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많은 의식 변화가 있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동성애를 바라보는 우리의 미숙한 인식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투표 근육을 단련시켜야 한다는 이야기에 공감한다. '김광석과 철학하기'는 무척이나 흥미롭고 재밌는 책이다. 평소에 철학을 어렵게만 느끼는 나 같은 사람도 쉽고 편안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기에 평소 철학에 대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라도 충분히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김광석의 노래가 나와 함께 했다. 해마다 경제가 좋아지기는커녕 더 어렵다는 사람들만 늘고 있다. 오늘 우리가 가진 고민, 아픔, 상처, 갈등을 나이를 떠나 들여다보고 나의 행복을 찾아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꿈꿀 수 있는 사람은 세상 모든 것을 가진 사람입니다. (...) 이룰 수 있는 꿈이건, 이루지 못할 꿈이건 꿈을 꿀 수 있다는 자체만으롣 우린 행복합니다. 꿈을 꾸는 사람의 얼굴, 저는 그 얼굴이 되고 싶습니다." -故 김광석, p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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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이 우리에게 남긴 것은 음악 뿐만 아니다. 한 시대의 청춘이 품었던 이상, 그 속에 핀 청춘의 그림자들을 향수와 기억속에 고스란히 남겼다. 이제 그의 철학을 이야기한다. 김광석을 이야기하는 것에는 항상 80년대의 좌절된 꿈이 또아리처럼 남겨져 있다. 그가 자신만의 깊은 울림을 음악에 남기고 스스로 떠날 수 밖에 없었음에 대해 시간이 지난 오늘, 김광석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는 것은 젊은날의 꿈을, 젊은날의 사랑을 젊은날의 슬픔을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내가 평생 살면서 철학이라는 분야가 가장 난공불략의 어려운 분야라고 생각해왔는데, 최근 몇 권의 철학 입문서를 읽었다. 꽤 오래전에 읽었지만 철학에 관련된 책이라고는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늘상 머물러 있다가, 여러 종류의 입문에 해당하는 철학책을 읽은 것이 1~2년 사이의 일인데, 읽은 책들 중, 국내 저자가 쓴 책도 처음이고, 적어도 무슨 뜻인지 문장과 문단적인 차원에서는 이해를 한 책도 처음이다. 책 제목이 철학하기지만 김광석과 철학하기라고 해서, 김광석의 노래말과 인생을 옄은 에세이류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시대순으로 김광석의 노래 가사에 철학가들의 사상을 하나씩 대입하여 풀어나가는 철학책이다. 물론 김광석의 노랫말과 엮이다 보니 본문이 철학책 특유의 논문체보다는 조금 노골노골한 문체여서 읽기가 훨씬 편했고, 번역서가 아니어서 가독성도 좋았다. 코에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고, 김광석의 노랫말이 그닥 심오하고 철학적이라기 보다는 일상적이고 소소한 언어라 하나의 철학 사상으로 풀이하기에는 무리수가 있는 것도 있었으나, 오히려 조금 웃기기도 하고 그랬다. <거리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 사상이,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플라톤의 이상의 철학이, <나무>는 에피쿠로스의 쾌락의 철학이,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는 데카르트의 이성의 철학이, <사랑했지만>은 흄의 의심의 철학이, <이등병의 편지>는 칸트의 자기이성비판에서 밝힌 자기 비판이,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는 헤겔의 정신의 변증법이, <타는 목마른으로>는 마르크스의 역사와 물질의 변증법이, <슬픈 노래>는 니체의 어린애와 같은 초인의 철학이,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은 하이데거의 실존주의 철학이, <그녀가 처음 울던 날>은 벤담의 공리주의와 밀의 의무주의를 잇는 롤스의 정의론이 <말하지 못한 내 사랑>은 저자 김광식의 몸의 철학이 각각 대응되어 소개된다. 저자 김광식은 가수 김광석과 모음 하나만 차이난다. 그리고 <말하지 못한 내사랑>에서 짝사랑에 대한 예로 광식이 동생 광수에 나오는 광식이까지 소개되어 광식과 광석이 못다한 짝사랑의 대열에서 하나가 된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의 가사를 토대로 하이데거의 실존주의 철학을 설명하는 내용이 좋았고, <그녀가 처음 울던 날>에 롤스의 정의론을 끌어들이는 건 좀 억지스러웠다. 그동안 하이데거의 철학은 현존재니 거기니 어쩌니 좀 이상한 말들로 범벅이 된 외래 서적들을 통해 접한 사상은 알쏭달쏭 뭐라는 소리일까 싶었는데, 정말 쉽게 설명되어 있어서 이제 조금은 설명에 있는 만큼은 하이데거가 말하는 실존이라는 말이 어떤 뜻인지를 알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이데거가 말한 죽음과 대결하라는 뜻은 생이 영원할 것처럼, 세상이 내게 부여한 존재의 의미나 가치들에 따라 살아가지 말고, 당장 내일, 혹은 한달 내에 죽는다고 생각하고, 매순간 다시 못올 시간을 살라는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렇게 쉬운 거였나. 죽음의 불안이 엄습하면 모든 일상적인 존재와 존재자들이 비본래적인 것이 되며, 죽음이라는 유한한 시간의 의미 앞에 세상이 부여한 모든 가치는 신기루처럼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실존은 하루를 살아도 그 비본래적인 것을 버리고 본래적인 것, 죽음 앞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을 추구하며 살라는 것이다. 아들 샌들러가 쓴 두꺼운 책에서 접한 하이데거보다 몇 장 안되는 이 책에서 읽은 많하이데거가 더 좋다. <그녀가 처음 울던 날> 의 가사는 매일 활짝 웃고 기다려주던 그녀가, 아무리 괴로워도 웃던 그녀가, 처음 울던 날 내 곁을 떠나갔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런 심플한 가사를 저자는 이렇게 해석한다. '최소의 혜택을 받는 약한 자인 여자에게 최대의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게 정의로운 사랑이다... 여자를 성실히 사랑하고, 사랑을 받은 만큼 여자에게 사랑을 주는 규칙을 원할 것이다. 왜냐면 내가 여자일 수도 있으니까. 이런 사랑의 규칙이야말로 정의로운 규칙이며, 정의롭고 행복한 사랑을 가능하게 해준다(p322).' 나는 이 대목이 좀 서걱거렸다. 물론 이 대목과 다음 대목을 통해 롤스의 철학을 설명하는 것은 이해가 되었으나, 가사를 잘못 해석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노래에서 중요한 것은 남과 여의 권력 구조가 아니라 사랑의 권력구조다. 더 사랑하는 사람이 덜 사랑하는 사람을 애타게 기다리고, 너그럽게 용서하고, 더 보고 싶어 하고, 더 많이 베푼다. 그러므로 이 때 정의를 말하고 싶다면 여성이어서가 아니라, 더 사랑하는 사람이어서 내가 그녀(혹은 그)를 사랑하는 것보다 그녀(혹은 그)가 나를 더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을 얻기 위해 약자가 되는 것이다. 이 때 덜 사랑하는 사람이 롤스의 정의를 따른다면 낭만은 강아지가 물어가고, 정의적 사랑이 판을 치게 될까. 간혹 학생들의 사연이 소개되어 있는데, 적절한 철학자의 비유를 들어 보내준 답변이, 교수로서의 저자가 학교 내에서 학생과 교감하며 생활하는 모습을 엿보게 했다. 여러 철학자들의 핵심 사상을 비교적 쉽게 이해하고 보니, 대체 왜 철학자들은 다음 세대의 철학자들이 뒤짚어 엎고 파기될 철학을 죽기 살기로 연구하고 전파하였나 하는 회의감이 들기도 하였다. 감성이 중요했다가, 이성이 중요했다가, 정신이 물질을 지배하는 변증법의 핵심이었다가 다시 물질이 정신을 지배했다가 시대를 따라 변하는 철학이란 게, 생각하는 방식을 굳이 어떠한 틀에 넣으려는 시도인가 라는 생각도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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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가수의 노래는 오직 그 노래 자체만으로 철학적이다. 대표적으로 고인이 된 신해철이나 실력있는 싱어송라이터 이상은의 노래가 그렇다. 오직 가사와 멜로디만으로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무한정 남겨둔다. 그에 반하면 김광석의 노래는 그 자체로 철학적인 노래는 아니다. 사실 우리가 잘 아는 노래도 그가 직접 작사한 노래가 그렇게 많지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김광석의 노래에 우리 인생이 담겼다고 생각한다. 왜 그럴까. 그것은 김광석의 노래가 오직 '노래'로서 따로 생명력을 가진 것이 아니라 '김광석의 노래'로서 생명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그의 삶과 그의 행동과 말투, 그리고 노래를 부르는 톤과 목소리 전체가 하나의 형상을 만들어낸다. 김수희의 '애모'나 나미의 '슬픈인연'을 떠올릴 때 나는 가수들을 떠올리지 않고 종종 그 곡 자체로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떠올리면 난 단 한순간도 김광석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비극적인 죽음이 예술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잔인한 생각은 좀 버려두고서라도, 김광석은 항상 뭔가에 고뇌하는 모습으로 우리에게 기억된다. 삶의 무게에 짓눌려 금방이라도 탈선해버릴 것 같은 불안한 열차처럼, 질식의 끝에서 부르는 그의 노래는 우리에게 절실함으로 기억된다. '김광석과 철학하기'라는 책이 어울리는 이유는 아마도 그의 노래가 담고 있는 은유적 메시지가 우리의 무의식에 깊이 각인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김광석의 노래 12곡과 그에 어울리는 철학자 열 두 명(마지막은 저자)의 철학 이야기가 담겨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김광석과 철학하기는 김광석의 노래보다 철학에 방점이 찍혀있다. 개인적으로는 노래 가사 하나 하나에 담긴 철학적 의미를 좀더 깊이 파고 들어 철학자들의 주장과 연결시켜 보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큰 틀에서 철학적 주제를 잡고 끄집어 내서 이를 중심 주제로 해서 철학사와 연결시키고 있다. 예를 들면,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서 바람의 철학을 이야기 하기 위해 플라톤의 '이상의 철학'을 인용하거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에서 창의 철학을 이야기 하기 위해 데카르트의 '이성의 철학'을 이야기 하는 식이다. 그렇다보니 안타깝게 매 챕터마다 나뉘어 있는 1악장과 다음 2악장 사이에 미묘한 캡이 존재한다.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 3악장에서는 두 악장의 조화를 시도하지만 다소 아쉬운 면이 있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철학이라는 다소 껄끄럽고 부담스러운 주제를 자연스럽게 이끌어 책을 보는 사이 개념에 푹 빠질 수 있게 쓰여진 책이다. 트랙 3 '나무'라는 노래의 철학 이야기가 특히 마음에 들었다. '나무'라는 노래는 김광석의 노래 중에서 크게 알려지지 않은 은은하고 차분한 노래이다. '한결같은 빗속에 서서 젖는 나무를 보며 / 눈부신 햇빛과 개인 하늘을 나는 잊었소 / 누구 하나 나를 찾지도 기다리지도 않소' 동적인 쾌락이 아닌 정적인 쾌락을 추구하는 나무의 모습이 연상 시키는 것은 에피쿠로스 학파이다. 쾌락보다 절제와 금욕이 중시되던 사회에서 에피쿠로스 학파는 '쾌락'이 좋은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들은 필연적인 법칙이나 운명에 따른 삶을 부정하고 '우연'과 '우발성'의 존재를 인정했다. 특별한 기준이나 운명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생각은, 우리가 유동적이과 끝없이 변화하는 우주에서 존재 그자체로 살 수 있는 논리의 토대가 되었다. 이러한 점이 '이데아'라는 외적 기준을 정해 놓고 이를 이상향으로 생각하는 소크라테스 사단에게서는 얻을 수 없는 깨달음이 에피쿠로스 학파에서 가능하게 했다. 나무처럼 바라지 않고 주어지는 대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삶은, 우리가 우리 마음이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도록 이끌고 격려한다. 가끔 이런 마음이 인문학이 우리에게 바라는 삶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 밖에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에서 들어보는 헤겔의 '자유의 철학'이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에서 보여주는 하이데거의 '아픈 사랑의 철학'도 읽을만 했다. 가끔 믿기지 않는 일들이 있다. 죽고 나서야 우리가 겨우 그 가치를 알게된 것인지, 그전부터 알았지만 그것이 더욱 올라간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김광석이 그 시대를 살아온 이들에게 지울 수 없는 흔적과 고민을 남긴것만은 사실이다. '음미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고 말했던 소크라테스의 말처럼, '고민하지 않고 듣는 음악은 들을 가치가 없다'라는 생각을 늦은 밤 그의 노래를 다시 들으면서 해본다. |
감성적인 노래와 이성적인 철학으로 아픔을 치유하는 책 <김광석과 철학하기>. 행복론을 다룬 책인데 일반적인 행복론 책과 느낌이 다르네요. 아픔의 증상과 원인을 김광석의 노래와 12인의 철학자 철학론으로 말합니다.
<김광석과 철학하기> 책은 김광석의 '노래'와 철학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아릿해지는 가수 김광석의 노래 12곡에서 찾아낸 철학. 김광석이 직접 쓴 가사도 있지만, 류근 시인처럼 작사가가 다른 이도 있으니... 김광석이 부른 노래에 담긴 철학 이야기인 거죠.
가사를 글로 찬찬히 읽으니 새로운 맛이 나네요. <김광석과 철학하기>는 그의 노래에 담긴 메시지를 읽어내고 그 가사와 매치되는 철학자의 철학론을 이야기합니다.
노래 「거리에서」는 잃어버린 '그 무엇'을 집착하는 것을 이야기하네요. 가사의 '꿈결'에 주목합니다. 넘나듦과 덧없음이란 깨달음에 바탕을 둔 꿈결의 철학.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 같아도 그 꿈이 한순간에 덧없이 사라질 수 있다는 깨달음에 바탕을 둡니다. '그 무엇'이라는 믿음이 영원할 수 없다고 여기는 것은 바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의 철학과 연결되는데요. 극단을 피하는 중용이란 극단에 대한 집착을 피하고,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그 무엇'을 얻으려 집착하며 사는 것은 부질없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론이 담긴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는 당신은 왜 사는가를 묻는다고 해요. 무엇을 위해 사는가라는 물음을 더이상 물을 수 없게 될 때 우리가 사는 참된 이유라고 합니다. 더이상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없고, 더이상 보탤 필요가 없는 삶의 궁극 목적은 무엇인지 고민하게 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삶의 궁극 목적을 돈, 쾌락, 명예, 사랑이 아닌 행복에서 찾습니다. 그런데 그는 행복조차도 덧없다 하는데, 우리가 행복을 즐거움이라 착각하기에 그렇다고 하네요.
행복이란 잘 사는 방식, 그것도 그냥 잘 사는 게 아니라 이성적으로 사는 삶의 방식이자 라이프 스타일이라고 합니다. 이성적이라는 말은 바로 중용을 뜻하고, 절제라는 균형을 의미합니다.
김광석의 노래 「거리에서」를 통해 본 행복론은 결국 그놈의 '집착'이 관건이었네요. "행복이 무엇인지 묻기보다 행복하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물어야 한다." - 책 속에서
"김광석의 노래와 철학은 서로를 비추는 거울과 같다." - 책 속에서 아리스토텔레스 행복의 철학, 플라톤 이상의 철학, 에피쿠로스 쾌락의 철학, 흄 의심의 철학, 칸트 비판의 철학, 헤겔 자유의 철학, 마르크스 혁명의 철학, 니체 초인의 철학, 하이데거 죽음의 철학, 롤스 정의의 철학. 어렵게만 느껴지던 철학, <김광석과 철학하기>에서는 일상에서 삶의 작고 큰 고통을 함께 나누는 것을 지향하는 제대로 된 철학을 보여줍니다. 마음의 고통을 물리치지 못하는 철학은 소용없다고 하죠.
김광석의 노래만 나오는 게 아니라 공동경비구역, 도어즈, 피에타, 결혼은 미친 짓이다 등의 영화와 월든, 엄마를 부탁해 등의 책으로도 비슷한 상황을 함께 소개하고 있어 더 즐겁게 읽을 수 있어요. 상담 사례를 통해 이론과 실제를 현실적으로 접목할 수도 있었고요.
<김광석과 철학하기>의 저자 성함을 한번 보면 기억할 수밖에 없을듯하네요. 가수 김광석 이름과 비슷한 김광식 교수님. KBS TV특강에서 '행복을 위한 철학콘서트' 강연을 했을 때 동시간대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제치고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한, 인지철학자이자 문화철학자입니다. <김광석과 철학하기>는 서울대에서 여러 학기 강의한 내용을 엮은 책이라고 해요. 12명의 철학자 이야기 중 마지막이 바로 저자 김광식 교수님의 몸의 철학에 관한 내용입니다. 김광석 노래 「말하지 못한 내 사랑」에서 짝사랑이란 키워드를 뽑아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를 함께 접목해, 세상을 바꾸는 것은 생각이 아니라 몸이라는... 행동 실천을 이야기합니다. 이론을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끝판왕 격이죠. 행복하게 사는 데 필요한 핵심을 김광석의 노래와 함께하니 딱딱하지 않고 더 가슴에 잘 와 닿는 느낌이었어요. 행복을 스스로 깨우치도록 돕는 철학 이야기는 집착을 내려놓는, 잃어버려도 아쉽지만 괴로워하지는 않도록 살라는 가르침이기도 합니다. "행복은 가르칠 수 없다. 저마다의 행복을 스스로 깨우칠 수 있을 뿐이다."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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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곳>, <잊어야한다는 마음으로>, <사랑했지만>, <이등병의 편지> 등 다수의 명곡으로 기억되는 가수 故 김광석.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그였지만, 그의 음악은 영원히 우리와 함께 현재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jtbc <히든싱어> 프로그램에서 故 김광석의 모창을 훌륭히 소화했던 출연자들만큼이나 그의 음악을 사랑하는 골수팬도 참 많습니다. 서정적인 가사와 여운을 남기는 깊은 목소리는 듣는 이로 하여금 인생의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하고, 생각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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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특별한 방식으로 그의 음악을 추억하며, 그의 음악에 깃든 철학을 설명하는 책이 있는데요. 총 12챕터(트랙)로 구성된 이 책은 김광석의 명곡 12곡에 드러난 철학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김광석과 비슷한 이름을 가진 김광식 교수는 서울대학교와 서울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여러 학기 강의한 내용을 토대로 구성된 이 책은 KBS 2TV <TV특강>에서 '행복을 위한 철학 콘서트'로 1주일 동안 강연했던 시리즈를 보완했습니다. '김광석의 철학'을 시도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김광석과 철학의 만남을 엿볼 뿐인거죠. 김광석은 슬픔으로 슬픔을 치유하고, 김광식은 생각으로 생각을 치유하고자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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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하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철학 이론들이 그의 음악을 만나자, 우리 내면에 스며있던 아픔과 슬픔으로 맨얼굴을 드러냅니다. 순간순간 마음에 남는 글귀들은 밑줄치는 습관이 있어 표시하다보니, 책이 온통 밑줄 투성이입니다. 다수의 이야기에서 공감하는 측면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건 '목마름의 철학'입니다. "목마름의 철학은 결핍이나 잃을 게 없음이 삶과 세상을 뒤바꾸는 힘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부족한 게 없거나 잃을 게 많은 자는 삶이든 세상이든 바꾸려 들지 않는다. 아니 바뀌는 것을 원치 않는다. 결국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판다! 타는 목마름으로." (p.231) "서슬 퍼런 독재에 맞서 아닌 건 아니라고 외칠 수 있는 이들은 무단횡단을 한다고, 담배꽁초를 버린다고, 새치기를 한다고, 피도 안마른 어린 것들이 버르장머리 없다고 손가락질하며 핏대를 올리던 이들이 아니다. 그들은 바로 얻어맞고, 고문당하고, 끌려가던 벗들의 피 묻은 얼굴을 보고 손이 떨리고 가슴이 떨리고 노여움에 치가 떨려본 자들이다." (p.252) 그리고 초인의 철학에서 다시금 정리되는 자기를 긍정하는 마음이야말로 삶을 대하는 철학적 자세이면서 슬픔이 슬픔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길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우리들은 이를 통해 형태없이 막연하게만 꿈꿔오던 행복을 벗어던지고, 삶의 민낯을 있는그대로 마주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배우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래두고 읽으면서 그의 음악과 그의 음악에서 배우는 철학적인 자세를 배워갈 수 있는 책입니다. 우리는 '존재'하지만, 존재하는 '방식'이 서로 다르기 마련인데, 그렇게 '존재'하는 故 김광석이 그립고 애잔한 마음이 듭니다. 그렇게 먹먹해진 마음으로 책을 덮습니다. 늘 그렇듯 '존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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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의 노래를 들으며 막연히 느꼈던 감상을 철학적으로 풀어낸 책. 철학이 이렇게 가깝게 쉽게 다가갈 수 있구나를 알게 해주고 일상에서의 철학 마인드를 어떻게 접목시켜갈 것인가를 깨닫게 해줄 수 있겠다. 우리에게 친숙한 가수의 노래말과 옛 철학가들을 연결하여 삶의 화두를 던지며 행복을 묻는다. 철학은 어려운 것이 아니고 우리의 삶을 보다 깊게 느낄 수 있게 이끌어 주는 사고라는 것. 인문학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고 삶에서 철학적으로 사는 것이 머리싸매고 심각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행복하게 사는 방법임을 알게 해 준다. 우리 아들에게 꼭 읽어보도록 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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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 노래하던 한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갑자기 그는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렸다. 그가 떠난 빈자리에는 그를 추억하는 우리들만이 남았다. 지난달 6일이 그가 떠난 지 꼭 20년이 되던 날이었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그는 영원한 가객으로 그를 기억하고 그의 노래를 사랑하는 이들의 가슴속에 살아 있다. 그의 이름 석자 김광석을 아로새기면서. 평소 우리가 그를 추억하는 방법은 살아생전 그가 불렀던 주옥같은 노래들을 듣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엔 좀 색다르게 그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듯하다. 흔히 김광석의 노래엔 철학이 담겨 있다고들 말한다. 시대의 부조리와 삶의 모순, 기쁨과 슬픔, 사랑과 이별 등 인간의 희로애락이 모두 들어있다고 말이다. 그래서인지 길을 가다 그의 노래가 흘러나오면 불현듯 그 자리에 멈춰 서서 듣게 되나 보다. 노래를 부르는 이의 삶의 의미와 깊이를 철학적인 사색으로 재해석하여 들여다본다면 어떠할까. 아마도 이 책은 그러한 시도를 한 첫 번째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고대부터 시작하여 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12명의 철학자와 그들의 사상이 가객 김광석을 만났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꽤 오랜 시간 여운이 길게 남았던 철학적 사색은 다음과 같다. 사랑의 슬픈 추억을 간직한 채 어두워져 가는 거리에서 모든 것이 꿈결같다고 노래하는 '거리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를 만나 행복을 이야기한다. 행복이란 과연 무엇일까. 우리 인간의 감정은 시시각각 변한다. 공포, 자만, 색욕, 갈망, 연민, 쾌락, 고통, 기쁨, 슬픔과 같은 감정을 너무 많이 혹은 너무 적게 느끼곤 한다. 기복이 심한 상태에서 우리가 만족할만한 감정을 느끼기 위해서는 적절한 중용이 필요하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장하는 이러한 중용은 인간에게 있어 최상의 상태를 나타낸다. 결국 행복이라는 감정은 덜하지도 그렇다고 과하지도 않은 중용으로서의 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행복을 이렇게 단순히 정의 내릴 순 없다. 행복의 기준은 개인마다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개인에 맞는 라이프스타일이 있듯이 자기 자신에게 맞는 행복 스타일이 있기 마련이다. 아프지 않은 사랑은 없다고 했던가. 가객 김광석은 그 말의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았던 것 같다. 그 말을 부인하듯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고백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했던 만큼 떠나보낼 수밖에 없는 아픈 사랑은 죽음과도 같다. 인간은 누구나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그렇지만 죽음은 삶의 의미도 갖는다. 하이데거 또한 죽음 이면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자 했다. 그는 죽음에 대한 감정이 불안으로부터 비롯된다고 보았다. 불안은 미래 속의 가능성으로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고 파괴하는 것에 대한 감정이다. 인간은 불안을 극복하며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존재다. 하이데거는 불안을 느끼지 못하는 이들을 '보통의 인간'이라 불렀으며 이와 달리 죽음의 의미를 되새기며 보다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하고자 하는 인간을 '실존'이라고 표현했다. 결국 그는 죽음의 의미를 깊이 새기는 것은 보다 의미 있는 삶을 살고자 하는 인간의 의지다. 이 외에도 '이등병의 편지'와 칸트가 만나 비판의 철학을,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와 헤겔이 만나 자유의 철학을, '타는 목마름으로'와 마르크스가 만나 혁명의 철학 등 다양한 관점에서 철학 사상가들의 이론을 재미있게 만날 수 있었다. 항상 노랫말을 흥얼거리며 듣던 김광석을 철학적 사색과 함께 읽게 된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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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에는 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김광석의 노래와 철학을 연관시켜 한 권의 책을 엮어낼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오산이었음을 이 책을 읽으며 깨달았다. 한 때 김광석의 노래를 듣고 따라부르던 때를 떠올린다. 그저 유행하기에 잘 알던 노래였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가사에 담긴 의미가 새록새록 가슴에 새겨진다. 무게감 있는 가사 내용이었는데, 그저 흘러가는 유행가 정도로만 가벼이 지나가버렸으니, 지금 생각해보면 새삼 놀랍다. 김광석의 노래들을 매개로 철학적 사색을 풀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 또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이 책『김광석과 철학하기』는 서울대학교와 서울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여러 학기 강의한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또한 KBS 2TV <TV 특강>에서 '행복을 위한 철학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신년벽두에 1주일 동안 강연했던 시리즈를 보완했고, 라디오에서 여러 달 동안 강연했던 내용도 포함했다.
이 책의 저자는 김광식. 인지과학의 성과를 철학적으로 해석하는 인지철학자이자, 여러 문화 현상의 실천적 대안을 모색하는 문화철학자, 현재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교수로 있다. 김광식 교수는 에피쿠로스의 말을 빌려 "몸의 병을 물리치지 못하는 의술이 아무 소용없듯이, 마음의 고통을 물리치지 못하는 철학 또한 아무 소용이 없다'라고 강조한다. 거대담론의 철학보다 일상을 이야기하는 철학을, 삶과 격리된 동굴 속 철학이 아닌 삶의 작고 큰 고통을 함께 나누는 철학을 지향한다.
왜 노래와 철학인가? 아픈 마음을 엮고 푸는 씨줄과 날줄이 감성과 이성이니까. 노래는 감성으로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철학은 이성으로 아픈 마음을 헤아려준다. 마음이 아플 때 노래를 들으면 아픔이 가라앉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아프다. 아픔의 증상만 가라앉혔을 뿐 아픔의 원인을 찾아 해결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아픔의 원인을 찾아 해결할 수 있는 건 감성이 아니라 이성이다. 왜 김광석인가? 슬프니까. 슬퍼서 오히려 마음속 슬픔이 차분히 가라앉는다. 슬픔이 슬픔을 치유하는 것이다. 그런데 왜 슬픈 노래를 생뚱맞게 행복을 위한 철학과 엮는가? 행복을 위한 철학은 불행한 이들을 위한 철학이기 때문이다. 행복한 이들은 행복을 위한 철학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미 행복하기 때문에. (6쪽) 6쪽에 나온 이 문장을 보면 왜 김광석의 노래와 철학을 연결시켜 행복을 향한 논의를 하는지 의문이 풀린다. 처음에 느꼈던 의구심은 사라지고 금세 이 책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기대 이상의 책이었다. 쉽게 접하던 노래나 영화 등을 매개로 일상 속에서 철학을 하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에는 김광석의 노래와 김광식의 강연이 담겨있다. "거리에서"와 행복의 철학, "바람이 불어오는 곳"과 이상의 철학, "나무"와 쾌락의 철학,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와 이성의 철학, "사랑했지만"과 의심의 철학, "이등병의 편지"와 비판의 철학,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와 자유의 철학, "타는 목마름으로"와 혁명의 철학, "슬픈 노래"와 초인의 철학,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과 죽음의 철학, "그녀가 처음 울던 날"과 정의의 철학, "말하지 못한 내 사랑"과 몸의 철학에 관해 이야기한다. 각각의 노래에 대해 3악장의 설명이 이어지는데, 이로 인해 철학자의 사상이 한 걸음 가깝게 다가온다.
가장 먼저 김광석의 '거리에서'노래 가사가 담겨있다. 가사를 읽어나가다보니 머릿속에 노랫가락이 흘러다닌다. 이어지는 글을 읽다보면 그 의미가 더 크게 작용한다. 이 노래에 숨겨진 행복을 위한 키워드 '꿈결'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보고, 이야기는 '꿈결의 철학'을 잘 보여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 철학'으로 자연스레 이어진다. 행복에 대한 기본적인 질문과 여러 철학자들의 철학적 사색이 어우러져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사운드 트랙을 들을 때에 좋아하는 노래를 골라 듣듯이 김광석의 노래 중에 특별히 좋아했던 노래에 먼저 눈길을 주어도 좋을 것이다. 나는 이 중에서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를 가장 먼저 떠올렸는데, 어느 가을 날 버스를 타고 가다 우연히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이 노래에 눈시울을 적신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노래 한 곡에 담긴 인생은 무덤덤하면서도 평범한데 그래서 더 슬펐는지도 모른다. 어찌보면 기나긴 인생이지만, 이렇게 보니 인생의 순간이 너무 빨리 스쳐지나가버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그때의 감정을 기억하며 글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저자의 글은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어루만져준다. "왜 우리는 자발적으로 넥타이를 매는가"를 통해 매는 구속과 매어주는 예속의 굴레를 이야기하고, 헤겔의 변증법으로 이어진다. 자유와 구속의 논의와 함께 진정 자유롭고 행복한 이상적인 집안은 어떤 모습일지 생각하게 된다.
예전에 웃음치료사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처음에는 하란 대로 열심히 웃었지만 강의가 계속될수록 점점 힘들고 지쳐갔다. 억지로라도 웃으면 웃을 일이 생긴다는 말에도 물론 일리가 있다. 하지만 슬픔을 애써 외면하며 '웃자, 행복하자' 주문을 외운다고 하루 아침에 행복모드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행복하려고 한다면 슬픔을 직시하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데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나에게 맞는 행복을 찾는 지침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나만의 행복을 찾는 데에 도움이 되는 여러 갈래의 길을 보여준다.
교과서 안에서 이론적으로 만나는 철학자들의 철학이 아니라, 김광석의 노래 가사와 연관지어 바라보니 보다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그렇기에 처음의 의구심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이 책에 푹 빠져서 읽을 수 있었다. 저자가 에필로그에서 남긴 말에 동의한다. 이 책은 읽어나가며 스스로 생각하게 하고, 나에게 맞는 행복을 깨우치도록 도움을 주었다. 김광석의 노래와 나의 철학이, 당신이 마음 깊숙이 감추었을지도 모르는 슬픔을 쓰다듬고 다독여 스스로 치유하고, 당신의 삶이나 슬픔의 모양에 맞는 행복을 스스로 깨우치도록 돕는 작은 마중물이 되었으면 좋겠다. (356쪽)
김광석의 노래를 즐겨들었던 사람에게는 반드시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김광석의 노래를 잘 모르더라도 상관없다. 이 책이 주는 철학적 메시지는 인간이라는 존재라면, 이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라면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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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투브 동영상하나 올립니다. 저자는 노래와 철학으로 아픔을 치유하고자 합니다.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았던 여전히 사랑받는 김광석의 노래와 철학으로...
왜 노래와 철학인가? 노래는 감성으로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철학은 이성으로 아픈 마음을 헤아려준다. 마음이 아플 때 노래를 들으면 아픔이 가라앉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아프다. 아픔의 증상만 가라앉혔을 뿐 아픔의 원인을 찾아 해결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아픔의 원인을 찾아 해결할 수 있는 건 감성이 아니라 이성이다. (p.006) 이 책은 김광석의 노래 12곡과 각각의 노래와 연관된 철학을 하나씩 비교합니다. 소나타처럼 3악장으로. 1악장에서는 김광석의 노래를, 2악장에서는 연관된 철학을 3악절로 설명하고, 3악장에서 노래와 철학을 비교분석합니다. TRACK 1. "거리에서"와 행복의 철학 제2악장 행복은 라이프스타일 3악절 : 넘나듦의 철학 행복은 이성적으로 사는 라이프스타일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지나침이나 모자람이 없이 사는 게 '이성적으로' 사는 것이라 한다. 이게 중용이다. 중용은 양 극단의 산술적인 중간이 아니라 더 이상 더하거나 뺄 것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절제 : 욕심이 지나친 탐욕과 모자란 금욕 용기 : 위험을 무릅쓰는 것이 지나친 무모함과 모자란 비겁 긍지 : 자기를 긍정하는 마음이 지나친 오만함과 모자란 비굴함 성실함 : 관심과 열정이 지나친 조급함과 모자란 나태함(p.037) TRACK 2. "바람이 불어오는 곳"과 이상의 철학 제1악장 레볼루셔너리 로드 "꿈을 좇는 건 비현실적이야." 프랭크는 여느 현실주의자들처럼 끊임없이 꿈을 실현하지 못하게 만드는 걸림돌들만 찾는다. 늘 그렇듯 '꿈이 실현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이 현실주의자들의 발목을 잡는다. 꿈꾸지 않으면 이미 실현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자신이 원하지 않는 현실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게 비현실적이지! 그거야말로 죽은 삶이라고!"(p.049) TRACK 3. "나무"와 쾌락의 철학 제1악장 아타락시아, 영원한 즐거움 움직이지 않는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게 아니다. 나무는 즐거이 삶을 산다. 끊임없이 생명을 가꾸고 만든다. 그 생명력이 하늘을 찌르고 그 무성함이 시원한 그늘을 펼친다. 정중동이다. 고요함 속에 움직임이 있는 것이다. 나무의 철학, 부동심의 철학은 고행이나 금욕의 철학이 아니라, 춤과 노래의 철학, 다시 말해 즐거움의 철학이다.(p.080) epilogue 행복을 가르칠 수 있을까 "행복은 잘 사는 방식, 곧 훌륭한 라이프스타일이다." - 아리스토텔레스 잘 사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다. 삶은 사는 이마다 제각이 다르니까. 똑같은 삶은 없다. 행복하게 사는 방식은 사는 이의 삶에 따라 제각기 어울리는 방식이 따로 있다. 행복은 맞춤옷과 같다. 행복은 가르칠 수 없다. 저마다의 행복을 스스로 깨우칠 수 있을 뿐이다.(p.355) 이 책에 수록된 김광석님의 12곡의 노래 중 제가 들어본 곡은 4곡이 전부였습니다. 그것도 다른 후배 가수가 리메이크 한 곡이었습니다. 기타선율에 목소리로 연주하는 그의 노래는 아련한 느낌이 듭니다. 대중가요와 철학의 만남으로 저자는 행복을 노래합니다. [김광석과 철학하기 / 김영사 / 김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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