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신문을 볼 때마다 안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과연 언제쯤 우리나라에 청렴한 지도자가 나타날 수 있을까하는 점이다. 과거에도 국무총리가 서리체제로 간신히 유지되온 바 있었지만, 도덕성 청렴성이 공직자의 기본적 자격요건이 되다시피한 요즘시대에 와서는 이 조건을 만족시킬 만한 인물도 흔하지 않으가보다. 서리딱지를 붙인 국무총리임명마저도 하늘에 별따기이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 "장정"의 저자 김준엽선생은 모든 국민들의 귀감이 될 법한 인물이다. 청렴한 생활, 도덕적 인품과 지도자적 자질을 두루 갖추셨음에도 불구하고 칠팔십년대 번번히 총리제의를 거절하신 선생님의 일화가 지금에 와서 가슴저리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준엽선생의 장정시리즈는 일종의 자서전적 성격을 띠고 있다. 일제에 강제징용된 후, 탈출에 성공하여 광복군에 가담하신 정황을 자세히 서술하고 있는 장정 1편은 너무나 유명하며 그 이후의 시리즈물들은 학자로서의 삶과 반독재투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책 제5권은 시리즈물의 마지막 편으로서, 고려대학교 총장직에서 물러나신 후, 학자로서 소일하시는 삶을 정감있게 그려나가고 있다. 일제와의 투쟁, 반독재투쟁 등으로 대표되는 선생의 그와같은 삶들은 우리민족의 현대역사에 있어 도덕적 정당성과 청렴결백이 과연 무엇을 뜻하는지를 자문하는 현대인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도덕성과 청렴성을 상실한 요즘 시대의 자화상속에서, 우리가 그와같은 분을 요구하는 것은 과연 지나친 욕심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