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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vellous !!!
"marvellous !!!" 내용보기
나는 단 한번도 그림을 감상하는데, "체계적 사고"나 "논리적 분석"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 관객은 자신이 보고싶은 각도에서, 보고싶은 부분만을, 보고싶은 관점에서 보면 그뿐이라고 생각해왔다. 학창시절에도 변변한 미술사 강의 한번 들어본 적이 없으며 용돈을 아껴가며 모은 열화당의 책들도 서가 한켠에서 먼지에 쌓여 있기가 일쑤였다. 심지어 다비드의 그림을 좋아
"marvellous !!!" 내용보기
나는 단 한번도 그림을 감상하는데, "체계적 사고"나 "논리적 분석"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 관객은 자신이 보고싶은 각도에서, 보고싶은 부분만을, 보고싶은 관점에서 보면 그뿐이라고 생각해왔다. 학창시절에도 변변한 미술사 강의 한번 들어본 적이 없으며 용돈을 아껴가며 모은 열화당의 책들도 서가 한켠에서 먼지에 쌓여 있기가 일쑤였다. 심지어 다비드의 그림을 좋아 했으면서도 프랑스 혁명이며 고대 로마의 공화정과 연관지어 살펴본 적은 한번도 없었다. 마라의 죽음은 그저 마라의 죽음일 뿐이었다. 『Sister Wendy's』 이 책은 생각하면서 그림을 읽게 만든다. 수십번도 더 보았던 에두아르드 마네의 Folies-Bergeres의 술집도 새로운 시각에서 살펴보게 만든다. 내가 다시 만난 걸작 속에는 예전에 읽지 못했던 은유며, 직유, 과장등 수사의 묘미가 가득하다. '왜 이 그림은 배면에 있는 거울을 통해서 주인공의 시선을 보여주고 있을까. 원근법을 무시하면서까지 강조하고 있는 우측 상단의 사내는 무얼까. 왜 좌측상단의 허공에는 초록색 신발을 신은 발이 매달려 있을까.......' 문장은 단아하고 매끄럽다. 무리한 인용에서 오는 피곤함은 어디에도 없다. 글을 따라 다니는 내내 자동으로 앵글이 잡히고, 노출이 맞춰지며 경쾌하게 화면이동이 일어난다. 오래 곰삭아 체화됨이 전해주는 편안함은 가히 일품이다. 오랜만에 명품을 만났다.
b******n 2002.04.2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