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적인 사랑을 꿈꾸고 계신가요? 아니면 결혼 생활에 대한 환상은요? 사랑은 젊은이에게 걸맞는 거라는 생각은요? 이 책은 그런 것과는 아주 아주 거리가 멉니다. 혹시라도 그런 걸 기대하고 읽으시면 절대 안됩니다. 하긴 크루즈 책이 언제는 그런 쪽과 상관이 있었습니까마는 이 작품은 특히 심합니다. 심지어는 크루즈 팬들 중에서도 반감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기본으로 혼외정사와 삐걱거리는 결혼 생활을 깔고 시작하는 이 책이 대부분의 미혼이나 소수의 기혼 여성의 입맛에 맞을 리가 없습니다. 어린 나이에 결혼해서 죽도록 고생해서 남편을 현재의 위치에 올려놓고 이제 좀 사람답게 살아보려던 넬은 어느 크리스마스 오후에 ‘이제 더 이상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 라는 폭탄 선언을 듣습니다. 그리고 22년간의 결혼 생활은 그 순간 아무런 가치 없는 허상이 되어버리죠. 1년 반을 제대로 먹지도 않고 잃어버린 것에 대한 미련과 안타까움으로 허송세월하던 넬은 드디어 직업을 구합니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생활 전선으로 뛰어든 거죠. 취직한 곳은 탐정 사무소입니다. 넬은 특유의 고집과 독선, 끈기로 사무실에 일대 혁신을 가져옵니다. 그 와중에 사무실의 두 파트너, 게이브와 라일리와 얽히게 됩니다. 그리고는 물론 탐정 사무소이니만큼 살인 사건 및 각종 사건 얘기도 나옵니다. 그럼 이 책의 포인트는 무엇이냐, 세 여자 간의 이상한 동지 의식 되겠습니다. 넬과 동서 둘, 수즈와 마기는 셋을 연결시켰던 결혼 생활은 깨어져도 꿋꿋하게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줍니다.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작품 자체에 무슨 철학을 깔고 있다는 게 아니라 이런 저런 사건과 대화를 통해 현재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달까. 외국이나 우리나라나 여자들이 사는 모습이란...했다가 또 어떻게 생각하면 우리나라 여자들은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는 한 마디에 이혼당하는 외국 여자들에 비해 나은 지위를 점하고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되고. 참, 이 책 또한 크루즈 특유의 재치는 빛을 발해 전반부에서는 책 읽다가 폭소를 터뜨리게 되는 경우도 있구요, 지나치게 냉소적이고 현실적인 면은 있지만 어쨌든 끝은 해피엔딩입니다. (그 해피 엔딩이 과연 happily everafter일까 하는 의구심은 들지만) 그 필력도 어디 안 갔습니다. 로맨스와 여성 소설 간에 줄타기를 하는 듯한 느낌입니다. |